칼럼

[그리스 와인 특집] 두 개의 기둥, 모스코필레로와 아기오르기티코!


[펠로폰네소스 와인생산자들]
 
그리스는 토착 품종 300종 중 50종 포도로 총 와인 생산량의 90%를 생산한다. 이 중 그리스 와인을 외부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4개 품종은 모스코필레로(Moscofilero), 아시르티코(Assyrtiko), 아기오르기티코(Agiorgitiko)와 시노마브로(Xinomavro)다. 이들은 그리스 와인 마케팅 전략 기초가 되는 기둥이자 와인애호가들이 꼭 기억해야 할 품종이기도 하다. 이 중 펠로폰네소스(Peloponnese) 서부 만티니아(Matinia)의 모스코필레로와 동부 네메아(Nemea PDO)의 아기오르기티코를 만나보자.
 
펠로폰네소스의 간략한 역사와 특징
아테네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위치한 펠로폰네소스는 손가락을 몸 쪽으로 향하게 한 오른손 손등처럼 생겼다. 지역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타이게테(Taygete)이름을 딴 타이게투스(Taygetus)산맥과 연결된 수많은 산으로 이뤄졌다. 그리스 남부 지방에, 바다에 가깝고, 산으로 구성된 펠로폰네소스는 해안가로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더 분명한 대륙성 기후를 지닌다. 펠로폰네소스의 포도 재배 역사는 3,500년 전으로 거슬러 오르며, 중세에 모넴바시아(Monemvasia), 다른 말로 말바시아(Malvasia) 혹은 맘세이(Malmsey)로 만든 화이트 와인으로 절정기를 누렸다.
 
장미와 시트러스를 담은 모스코필레로
화이트 와인이 되는 모스코필레로는 해발 650m이상 고원지대인 만티니아(Mantinia PDO)에서 특히 잘 자란다. 산은 ‘자연냉장고’ 기능을 해 포도를 서서히 익게 하며, 와인이 고유 수풀 향기와 높은 산미를 지닐 수 있게 해준다. 모스코필레로는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지만 색이 피노누아에 가까울 정도로 붉어 부드러운 압착을 해 얻은 프리런쥬스(Free run juice)만 사용해 양조한다. 모스코필레로는 장미 꽃잎, 오렌지 꽃, 쟈스민, 바이올렛과 레몬 향을 지니며, 산도가 굉장히 좋아 입을 개운하게 해준다. 모스코필레로 와인은 병입 후 5~6개월 후 복합성과 더 풍부한 아로마를 보여주며, 대개 2~3년 안에 소비한다.
 

[모스코필레로와 잘 맞는 생선튀김]
 
모스코필레로 와인은 상큼하고 바삭한 산미를 지녀 식전주로 좋으며, 바질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 크림 소스 닭고기 요리, 그릴에 구운 새우 혹은 파이류와 잘 어울린다. 소박하게 튀긴 작은 생선, 올리브 오일에 레몬즙을 넣은 소스를 곁들인 숯불에 구운 농어나 돔도 추천된다.
 
체리와 계피를 담은 아기오르기티코
펠로폰네소스 동부 네메아(Nemea PDO)는 그리스에서 가장 많은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체리와 계피 향을 공통적으로 지니는 아기오르기티코는 해발고도에 따라 크게 3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첫째, 해발 200~250m의 계곡 포도원은 영양분이 풍부하며, 이 지역 와인은 보졸레누보 스타일 와인 혹은 달콤한 레드 와인이 된다. 둘째, 해발 400~650m지역 특히, 쿠치(Koutsi)마을 포도원은 척박한 석회암 토양에서 깊이와 강한 개성, 풍부한 타닌과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닌 와인이 나기에 추천된다. 셋째, 해발 650m~1030m 포도원은 거친 자갈과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로제 와인 혹은 미디움 바디를 지닌 피노누아 같은 와인이 된다.
 
앞서 살펴 본대로 아기오르기티코는 단순한 로제, 고품질 로제, 가벼운 레드, 진하고 힘찬 레드, 장기 숙성이 가능한 고품질 레드 와인 그리고 아주 드물게 블랑드누아(Blanc de Noir)까지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따라서, 아기오르기티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세부 산지 특성을 듬뿍 담은 아기오르기티코가 새로이 탄생하는 중이며, 이는 품종이 지닌 큰 축복이자,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메아 피디오(Nemea PDO) 등급을 받으려면 100% 아기오르기티코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어야 하며, 로제 와인 혹은 국제 품종과 섞이는 경우 아래 등급인 피지아이(PGI)를 받는다.
 

[아기오르기티코와 잘 맞는 그리스식 양고기 요리]
 
아기오르기티코 와인은 체리와 계피 향에 적당한 바디와 부드러운 타닌을 지녔다. 따라서, 육류, 훈제 고기, 가금류, 숙성되어 향이 강한 치즈와 잘 어울린다. 진한 아기오르기티코는 와인 자체에 사냥 고기 풍미가 있어 감자 구이를 곁들인 양고기 구이 혹은 양고기 찜과도 좋은 궁합을 보여줬다.
 
모스코필레로와 아기오르기티코 특성을 잘 살린 와인들
 

[가이아 와이너리 와인들]

가이아 Gaia
‘땅의 신’을 의미하는 가이아는 와인 양조가 야니스 파라스케보풀로스(Yiannis Paraskevopoulos)와 레온 카라찰로스(Leon Karatslos)가 설립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가이아 와인들은 출시 이래 그리스 와인의 해외 시장 개척에 횃불 같은 역할을 했다.
-가이아 에스테이트(Gaia Estate) 2013: 아기오르기티코. 붉은 과실과 붉은 과실 페이스트, 감초 향이 좋은 와인으로 매우 부드러운 스파이스와 타닌을 지니고 있다. 균형이 탁월하다.
-가이아 에스(Gaia S) 2014: 아기오르기티코와 시라가 7:3으로 섞인 와인. 감초, 꽃, 체리, 딸기, 민트, 포푸리, 스파이스 등 다양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입에서는 시라의 영향으로 매우 스파이시하며 감칠맛을 동반한 짭짤함이 느껴지고, 고운 타닌과 높은 산미를 지녀 음식과 마시기에 정말 좋은 와인이다.
 

[파판토니스 와이너리 와인들]
 
파판토니스 와이너리 Papantonis Winery
1992년 오빠와 여동생 안토니스(Antonis)와 칼리에(Kallie) 파판토니스(Papantonis)가 설립했다. 포도원은 말란드레니(Malandreni)마을에 위치하며 1979년에 획득된 포도원에서 오랜 수령의 포도 나무로 와인을 만든다. 아기오르기티코 와인의 리더이다.
-메덴 아간 2013(Meden Agan): 아기오르기티코. 메덴 아간은 그리스의 7현자 중 아테네민주주의 틀을 성립한 솔론(Solon)의 명언으로 ‘무엇이든 지나치지 않게’를 의미한다. 영롱한 붉은 열매와 두드러지는 산딸기 향이 좋으며,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조이는 타닌을 지녔다. 아직 너무 어리지만 숙성에 따른 모습이 기대되는 와인이다. 메덴 아간은 복합성과 부드러운 타닌 및 장기 숙성 잠재력을 인정받아 크리스티 경매에서 종종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와인이다.
 

[트루피스 와이너리 와인들]
 
트루피스 와이너리 Troupis Winery
트루피스 와이너리는 모스코필레로 재배에 최적인 해발 700m 프테리(Fteri)마을에 위치한다. 7헥타르 포도원은 가족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프테리(Fteri) 2015: 금귤, 레몬, 뮈스캇, 꽃 향이 굉장히 예리하고 예쁘다. 산미가 높으나, 약간 크리미한 질감을 지녀 마시기 편안하다. 이 와인은 영국에서 완판 기록을 세웠다.
 

[도멘 스쿠라스 와인들]
 
도멘 스쿠라스 Domaine Skouras
조지 스쿠라스(George Skouras)가 프랑스에서 양조 관련 학업과 유럽 각국에서 양조 경험을 쌓은 뒤 1986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최첨단 양조 설비를 갖춘 아름다운 그리스 건축 양식의 와이너리로도 유명하다. 조지 스쿠라스는 아기오르기티코 품종에 국제 품종을 도입한 초기 인물이다.
-모스코필레로(Moscofilero) 2015: 놀라운 농축도를 지닌 와인으로 꽃, 금귤, 뮈스캇 향이 유난히 아름답고 세련된 와인이다. 상쾌하고 싱그러운 수풀 향도 매력을 더해주며, 바삭한 산미와 매우 긴 여운을 지녔다.
-세인트 조지 네메아(St. George Nemea) 2013: 아기오르기티코. 크랜베리, 라즈베리, 산딸기의 붉은 과실 풍미가 두드러지며, 산미가 높고 타닌이 부드러운 피노누아 같은 느낌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풀 향기와 말린 찻잎 향이 느껴져 매력적이다.
 

[첼레포스 와인들]
 
크티마 첼레포스 Ktima Tselepos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훈련 받은 야니스 첼레포스(Yiannis Tselepos)와 그의 아내 아말리아(Amalia)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험준한 산속에 위치한 포도원은 점토, 자갈로 구성되어 있고, 와인은 ‘독특한 첼레포스 스타일’로 해외 시장 개척의 선두가 되고 있다.
-만티니아 첼레포스(Mantinia Tselepos) 2015: 모스코필레로. ‘게브르츠트라미너와 뮈스캇’이 섞인 듯한 와인이다. 매우 신선하고 동시에 농축된 향 속엔 꽃, 미네랄, 시트러스가 녹아있고, 정말 세련되고 깔끔하게 시원한 맛을 낸다.
-드리오피(Driopi) 2013: 아기오르기티코. 흙 내음, 야생 열매, 스파이스, 각종 붉고 작은 열매, 약간의 동물성향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붉은 과실 풍미가 좋고 산미가 좋으며, 살짝 느껴지는 식물성 느낌이 복합성을 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꽃, 스윗 스파이스, 감초 등의 향으로 변화하는 훌륭한 와인으로 시음 적기는 수확 년도에서 5~10년 정도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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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6.05.07 21:04수정 2016.05.1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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