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흐르는 이 시기. 덥다. 만나는 사람마다 “휴가는 다녀오셨어요?”, “휴가는 어디로 가세요?” 라고 인사말처럼 묻는다. 그래 휴가철이구나! 산으로 들로 바다로, 또는 해외로 남들처럼 떠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진정한 휴식이라면 모름지기 몸과 마음이 편해야 하는 법. 바닷가까지 가느라 막히는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 한적해진 도심 속에서 잠시라도 숨을 돌리는 것도 휴가를 보내는 한 방법이다. 레스토랑 프렙 같은 곳에서. 프렙에 오면 늘 놀러 온 듯한 기분이다. 음식이 맛있는 것은 기본, 주변에는 산이 있어 공기도 맑고 한적하며 레스토랑 맞은편에는 서울 미술관과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서인 석파정(石坡亭)이 있어 식사 후 산책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지난 7월 22일. 프렙의 여름 메뉴와 함께 샤프 트레이딩(Sharp Trading)의 신착 와인을 함께 즐겼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완벽했던 도심 속 여름 휴가를 소개한다.
[프렙의 대표 메뉴와 함께 즐긴 와인]
안달루시안 옐로우 가스파초
프렙의 이영라 헤드 셰프가 스페인 지방을 여행한 후 영감을 받아 만든 요리로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참외를 갈고 레몬주스를 더해 만들었다. 새콤한 신맛과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조화롭고 입맛을 돋게 한다. 여름철 내내 매일같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달루시안 옐로우 가스파초]
돼지족 테린 샐러드
테린은 돼지고기, 소고기, 푸와그라, 해산물 그 어느 것으로도 만들 수 있는데 한국식의 머리 고기처럼 돼지족을 테린으로 만들어 얇게 슬라이스 했다. 돼지족에서 나오는 풍부한 젤라틴 성분을 이용했다. 얇은데도 쫄깃한 텍스쳐가 잘 살아있다. 여름철에 필요한 영양소를 담뿍 담은 스테미너 음식이다. 가니쉬로 얹어진 금귤 콩피와 꾸앵드로 머스타드 소스는 함께 곁들인 와인과 한층 더 잘 어울리는 포인트가 되었다.
[돼지족 테린 샐러드]
도나시앙 바위오 상세르 블랑 N7 2014 Donatien Bahuaud Sancerre Blanc N7 2014
도나시앙 바위오(Donatien Bahuaud) 와이너리와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인 쟈크 뤼통(Jacques Lurton)이 함께 만들어냈다. N7은 프랑스의 7번 국도를 뜻한다. 이 국도는 파리지앵들이 남프랑스로 휴가를 떠날 때 거치는 도로로 와인이 생산되는 상세르에서 가까워 이곳 와인을 들고 휴가를 떠나는 것을 상기해 이름 지었다. 휴가철 와인으로 더없이 좋다. 2016년 코리아 와인챌린지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든 와인으로 흰 꽃내음이 은은하고 미네널러티가 풍부하다. 흔히 마시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보다는 한층 더 우아하고 격이 있는 스타일로 장기 숙성에도 적합하다.
꼬뜨리아드(Cotriade)
프랑스 북서쪽에 위치한 브레따느(Bretagne) 지방의 전통 음식 꼬뜨리아드를 이영라 셰프만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전통적인 스타일은 부이야베스(Bouillabaisse)와 같이 투박한 해산물 스튜에 가깝지만 프렙의 꼬뜨리아드는 맑고 정갈하다. 해산물에 한우 스지(소의 힘줄과 근육부위)를 함께 넣고 끓여 풍미가 더 좋다. 육고기와 해산물을 모두 사용해 화이트 와인과도 레드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속이 확 풀리는 듯한 시원함은 덤. 한 모금 국물을 떠먹자마자 “어머! 이건 꼭 먹어봐야 해!”라고 탄성이 나왔다.
[꼬뜨리아드]
마스 도이쉬 레스 크레스테스 2014 Mas Doix Les Crestes 2014
마스 도이쉬의 기본급 와인. 레스 크레스테느는 수탉을 의미하는데 그 때문에 레이블에 닭벼슬이 그려져있다. 가르나차(Garnacha) 80%, 까리냥(Carignan) 10%, 시라(Syrah) 10%를 블렌딩 해 만들었다. 과실향이 풍부하고 신선한 산미가 있어 마시기 편안하다. 꼬뜨리아드의 스지와 매칭이 아주 좋았다. 미네널러티가 잘 살아있는 와인인데도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여름 보양 음식이나 수육에 곁들이기에도 좋은 와인이다.
[마스 도이쉬 레스 크레스테스]
오리가슴살 로띠&한우 채끝 스테이크
프렙의 대표 메인 메뉴인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와 한우 채끝 스테이크를 모두 맛보았다. 오리 가슴살은 염장해서 드라이 에이징 한 후 사과, 체리 콩포트를 곁들여 레드 베리 계열의 아로마가 느껴지는 와인과 잘 어울렸다. 잘 익은 한우 채끝 스테이크에는 더덕 무스와, 애호박 글라세, 복분자 소금을 곁들였다. 고기 질 자체가 훌륭해 대부분의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린다. 한식 감성이 녹아있는 가니쉬는 스페인 와인과도 절묘하게 잘 어우러졌다.
[메인요리, 오리가슴살 구이&한우 채끝 스테이크]
마스 도이쉬 살랑케스 2013 Mas Doix Salanques 2013년
가르나차 65%와 까리냥 25%, 시라 10%를 블렌딩 해 만들었다. 가르나차와 까리냥은 80년 수령의 올드 바인에서 수확했다. 2013년은 와인이 생산되는 프리오랏(Priorat)의 최고 빈티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아직은 어린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밸런스가 좋고, 순수하면서도 집중도가 높다. 발사믹 터치, 스모키한 아로마, 라즈베리, 크렌베리, 체리를 비롯한 붉은 과실의 아로마를 비롯해 오크 터치에 의한 토스티한 노트가 있다. 체리를 곁들인 오리고기와 매칭이 좋았다.
마스 도이쉬, 도이쉬 2012 Doix 2012
마스 도이쉬의 아이콘 와인. 110년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까리냥 55%, 80년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가르나차 45%를 블렌딩해 만들었다. 해발고도 350~500m에 달하는 언덕에서 생산된다. 포도밭 대부분은 리코레야(Licorella)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종의 점판암으로 유기물이 거의 없고 적갈색이다. 낮에 받은 햇빛의 열기를 보존해 일교차가 큰 밤에도 포도나무를 알맞은 온도로 보호하며 배수가 좋다. 잘 부서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타닌감이 풍부하고 집중도가 높은 와인을 만든다. 국내에 100병 한정으로 수입됐다. 블루베리를 비롯한 블랙프룻 계열의 과실향이 풍부하다. 실키하면서도 힘찬 타닌감, 신선한 산미로 밸런스가 좋다. 잔에 따르고 시간이 지나자 점점 커피, 다크 초콜릿 등의 오크통 숙성에 의한 아로마들이 더 선명하게 피어올랐다. 프렌치 오크통에서 16개월간 숙성했다.
레몬 타르트, 샹띠 크림, 자두, 모링가(Moringa) 크럼블
정성이 많이 들어간 타르트다. 파이지를 구워 가루로 부순 후 타르트 모양을 다시 만들어 구웠다. 덕분에 입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보다 부드럽고 겉껍질까지 모조리 맛있다. 건강에 좋은 식물로 알려진 모링가를 이용한 크럼블을 곁들였다. 많이 달지 않아 디저트를 싹싹 긁어먹고 났는데도 죄책감이 덜하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레몬 타르트]
프렙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25-1 3층
전화번호: 02-332-2334
콜키지: 글라스당 5천원
매주 월요일 휴무
자료제공: 샤프트레이딩(Sharptrading) 02-3446-4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