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다이닝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꼭 맛보아야 할 음식

스페인의 아침은 여유롭다. 느지막이 시작해 주로 커피와 추로스 같은 간단한 빵으로 먹는다. 점심은 오후 1시~3시경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해가 가장 뜨거울 무렵이 되면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인 낮잠시간, 시에스타(siesta)를 갖는다. 한낮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달콤한 낮잠 덕분에 저녁 식사는 보통 밤 9시에 시작되고 때로는 11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진다. 늦게 먹고 잠자리에 들면 분명 살이 찐다고 들었건만! 어쩐지 스페인에는 스타일리쉬한 사람만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 보면 언제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먹느냐 중요한 문제일까? 스페인 곳곳에서는 산지의 특성이 담긴 훌륭한 식자재가 생산된다. 하긴, 생토마토를 썰어 올리브유와 소금만 뿌려도 요리가 되는건 스페인에서만 볼 수 있을 거다. 축복받은 땅에 내린 햇빛이 이미 요리를 다 해두었다. 발렌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가장 훌륭한 쌀, 토마토, 오렌지 등이 이곳에서 나온다. 해안가에 있어 해산물 또한 풍부하다. 먹고 마실 거리가 풍부한 곳, 스페인. 그중에서도 발렌시아를 방문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현지식을 소개한다. 
 
달팽이와 토끼 고기로 만든 빠에야가 있다고? 빠에야의 원조 레시피를 찾아 발렌시아로 
빠에야(Paella)는 스페인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진짜 빠에야는 발렌시아에 있다는 사실! 발렌시아어로 빠에야(파에야)는 '프라이팬'을 의미한다. 라틴어 파델라(patella)에서 유래했다. 빠에야는 과거 스페인을 지배했던 무어인의 영향을 받았다. 무어인은 지중해 연안에서 관개 시스템을 개선해 전보다 더 많은 양의 쌀을 생산할 수 있게 했고 발렌시아 지방에는 15세기부터 쌀을 주식으로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빠에야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세기 후반부터다. 이무렵 기록된 빠에야 레시피에는 쌀과 녹색 채소, 토끼, 닭, 오리 등의 가금류와 콩, 식용 달팽이가 사용됐다. 지금도 발렌시아에서는 이 재료를 이용해 빠에야를 내는 원조격 음식점이 많다. 이후 고기와 콩, 해산물 등의 재료를 넣은 파에야 레시피가 만들어졌고 20세기 이후로는 스페인 전역으로 퍼졌다. 쌀을 먹는 습관과 그 조리법은 스페인이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두었을 때 퍼져 식민지 내에도 현지식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잠발라야(jambalaya)가 대표적이다. 
 
[토끼, 달팽이가 들어간 발렌시아의 원조 빠에야]
 
빠에야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지만 모든 단순한 조리법이 그렇듯, 제대로 된 맛을 끌어내는 건 쉽지 않다. 먼저 넓은 팬에 고기와 해산물을 넣고 볶는다. 여기에 채소와 올리브 오일을 넣고 한 번 더 볶아준다. 물을 적당량 넣어주고 쌀을 넣고 약 30분간 끓이고 간을 해준다. 전통적인 조리법은 절대 기름을 붓고 끓이지 않는다. 발렌시아 남서부에서는 일단 밥이 되면 파에야를 불에서 옮겨와서 식히고 밑부분만 살짝 데운다. 이 방법을 선호하는 요리사들이 많다. 
 
오늘날 스페인 각지에서는 주로 채소와 육류, 해산물을 곁들여 빠에야를 만든다. 물론 가장 중요한 재료는 쌀이다. 발렌시아에서 최고의 빠에야를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바로 재료의 차이에서 온다. 파에야 특유의 노란색 밥알은 향신료인 샤프란에서 우러나온다. 하지만, 샤프란은 아주 비싼 향신료이기 때문에 때로는 강황 등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가르파쵸 만체고 
‘가르파쵸(Gazpacho)’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토마토를 갈아 양념한 차갑게 먹는 수프를 떠올린다. 하지만 토마토가 들어간 가르파쵸는 19세기가 되어서야 널리 알려졌다. 기록은 고대시대부터 찾을 수 있다. 주로 빵과 올리브 오일, 물, 마늘 등을 넣어서 죽처럼 먹었던 것이 가르파쵸의 시작으로 추측된다. 앞서 이야기했듯 토마토가 주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이르러서 개발된 조리법이며 오늘날에는 수박, 오이, 파슬리, 아보카도, 포도 등 다양한 버전의 차가운 수프로 응용이 되고 있다. 
 
[가르파쵸 만체고]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는 가르파쵸 만체고(Gazpacho manchego)라고 불리는 수프를 자주 먹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라만차 지역의 동쪽과 그 부근에서 발전됐다. 가르퍄쵸 만체고는 고기를 우려낸 육즙을 이용해 만든 따뜻한 음식이다. 주재료로는 토끼, 달팽이, 비둘기 등을 사용한다. 커다란 솥에 주재료를 넣고 플렛 브레드(flat bread)를 넣어 끓이는데 때로는 마늘, 토마토 등을 첨가한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겨울 먹거리다. 플렛 브레드는 또르따(tortas)라고 부르는데 고대 이베리안(Iberian) 사람들의 주식으로 이용됐다. 잘게 자른 또르따를 가르파쵸 안에 넣어 농도를 맞추고 또르따 자체를 그릇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가르파쵸 만체고 안에 넣는 또르따]
 
발렌시아 푸드 마켓 
발렌시아를 방문했다면 푸드 마켓 구경을 빼놓을 수 없다. 건물 자체의 역사도 무려 100년이 넘어 딱히 살 물건이 없어도 방문해 볼 만하다. 400여 개의 상점, 1,500여 명이 넘는 상인들이 이곳에 밀집해 있다. 치즈, 하몽, 견과류, 과일 뿐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이곳에서 모두 구매가 가능하다. 해산물의 선도가 훌륭한 건 말할 것도 없다. 식도락가라면 호텔보다는 아파트를 빌려 한번쯤은 산지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재료로 멋진 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좋은 재료만 구입해도 이미 요리의 반 이상은 완성된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운영시간 7:00 - 15:00 월~토
 
[싱싱한 재료가 한가득 한, 발렌시아 푸드 마켓]
 
퐁디옹(Fondillón)
발렌시아 지방에는 독특한 디저트 와인이 있다. 이름하여 퐁디옹. 알리칸테 D.O(Alicante D.O.)에서 생산되며 현지에서도 귀한 와인이다. 한국 시장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현지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는 종종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와인 애호가의 여행이라면 반드시 시도해 보시길. 퐁디옹은 모나스트렐(monastrelle) 품종을 늦게 수확해서 만든다. 16%에 달하는 높은 알코올 도수 때문에 종종 주정강화 와인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높은 알코올 도수는 주정이 아닌 스페인의 떼루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렌시오(rancio)라고 불리는 산화된 아로마가 섬세하면서도 무척 매력적이다. 블루치즈처럼 자극적이면서도 선명한 특징이 있는 치즈나 초콜릿 등의 디저트와도 좋은 조화를 이룬다. 커피, 말린 과일, 견과류, 레몬필, 초콜릿 등의 아로마가 풍부하게 느껴지는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최소 10년 이상 숙성을 해 병입, 판매한다. 
 
[퐁디옹]

프로필이미지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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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7.02.05 16:00수정 2017.03.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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