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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김진범 소믈리에와의 만남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매년 한국 최고의 소믈리에를 발굴하는 공신력 있는 대회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이 대회의 결선이 열린 것은 지난 7월 11일. 임페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총 7명의 결선 진출자가 최종 경합을 벌였고 마침내 우승을 한 이는 2013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출전한 다담의 김진범 소믈리에였다. 유독 난이도가 높았던 이번 대회를 그는 어떻게 준비했을까? 그리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이의 새로운 꿈은 무엇일까? 김진범 소믈리에가 근무하는 다담을 방문해 그와 이야기 나눴다. 

 

[김진범 소믈리에가 제16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한 모습]

 
먼저, 축하드립니다. 2013년 12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하셨죠. 당시 첫 출전임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올해는 우승을 해서 더욱 뜻깊을 것 같습니다. 
대회를 치르고 이제 보름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많이들 축하해주셨어요. 우승했다고 해서 당장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앞으로 연수도 다녀오고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어려운 자격증 하나를 따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자부심이 들기도 하네요. 
 
이번 대회 외에도 그동안 국제 영 소믈리에 대회나 코리아 소믈리에 오브 더 이어(Korea Sommelier of the Year) 등 여러 대회에 도전해 좋은 성적을 내신 걸로 알고 있어요.  
대회에 참가한다는 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니, 매년 여러 대회에 출전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평소에 따로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우승이란 건 하나의 목표였고 그 외에도 최근 출제경향이 어떤지, 요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등을 대회를 통해서 많이 파악하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도 그런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나요? 올해는 특히 결선에서 난제들이 출제됐는데, 어떻게 판단하고 해결해나갔는지 궁금합니다.  
2013년에 결선을 치를 때는 출제된 문제가 올해보다 클래식한 형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세계적 트렌드를 반영한 듯한 다양한 문제들이 나왔어요. 스피리츠까지 출제되면서 범위가 넓어졌고, 특히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한번도 출제되지 않았던 칵테일이 등장했는데 그것도 일반적인 칵테일이 아니라 모히토였죠. 다행히 호텔에서 근무할 때 모히토를 많이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서 문제없이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는 처음으로 검은 글라스에 세 가지 와인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샤토네프 뒤 파프, 내추럴 와인, 스위트 와인이었는데 육안으로는 잔에 담긴 게 와인이란 것조차 모를 정도였고 컬러를 배제한 상태에서 맛과 향에만 의존해 판단을 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였습니다. 
 
고객응대와 서비스 능력에서는 어떤 문제가 특히 기억에 남나요?  
1995년 프랑스산 레드 와인을 ‘소믈리에가 알아서 서비스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한 가지 함정이 있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셀러에서 꺼내간 와인을 고객이 레이블을 보겠다고 직접 손에 들고 이리저리 움직였죠. 올드 빈티지라 침전물이 깔려 있을 텐데 그 상황에서 침전물이 흔들렸을 거고, 그러니 셀러에서 동일한 와인을 다시 가지고 와서 오픈하겠다고 응대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고객이 코르크를 수집한다며 아소 나이프로 오픈해주길 요청해서 아소를 얼마나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도 확인하더군요. 칵테일이나 검은 글라스, 아소 사용법 등이 기존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선 등장하지 않았던 것들이죠. 
 
근무하면서 시간을 쪼개 대회를 준비한다는 게 무척 힘든 일일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소믈리에들이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근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니까 잠이 부족하죠. 대회 준비는 늘 비슷한 패턴인데 한국 소믈리에 대회의 경우 필기시험이 3월이니까 연말의 바쁜 시기가 지나가면 연초부터 바로 공부를 시작하고 합격하면 2차를 준비합니다. 이번에 우승하면서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됐으니 곧 그 대회를 준비해야죠. 
 
사실 2014년에 이미 해외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은 어땠는지 말씀해주세요.  
당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클락식스틴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국제 영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한 뒤, 그해 가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 영 소믈리에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됐어요. 유럽 소믈리에들이 많았고, 아시아에서는 저와 중국인 소믈리에 한 명이 출전해 총 두 명밖에 없었죠. 코펜하겐에서 만난 소믈리에들은 깊고 풍부한 와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엄청난 열정과 남다른 마인드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때 다른 나라의 소믈리에들과 겨뤄보면서 여러 가지로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다담에서 만난 김진범 소믈리에] 
 
지금까지 와인업계에서 힘든 순간에 조언을 구하거나 도움을 받은 선배가 있나요? 
저를 이 업계로 이끌어주신 유영진 소믈리에님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처음엔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만났는데, 그분 덕분에 와인 공부를 보다 심도 있게 할 수 있었죠. 제가 대회 준비를 할 때는 직접 오셔서 연습하는 것을 봐주시고, 종종 제게 질문도 던지면서 의견을 나누곤 하셨어요. 
 
처음 와인 공부를 시작한 건 언제인가요? 이 길을 가야겠다고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2009년 군대에서 제대하기 직전, 혼자 책을 보면서 와인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함께 근무하던 후임 덕분에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원래는 기계공학과에 다니고 있었는데 제대 후 전공을 바꿔서 본격적으로 와인 공부를 했고, 졸업 후 이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물론 본격적으로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훌륭한 와인을 마셔본 경험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영진 소믈리에님과 함께 마셨던 샤또 삐숑 롱그빌 꽁떼스 드 라랑드(Chateau 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2000년 빈티지는 정말 좋은 와인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던, 잊지 못할 와인입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다담’은 한정식이면서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는데, 다른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비교해보면 한정식에서의 와인 매칭은 어떤가요?  
한식이라면 맵거나 짠 음식이 많다는 선입견이 있고 그래서 파워풀한 와인과 매칭해야 할 것만 같죠. 하지만 매우 섬세한 음식이 바로 정통 한식이고 와인 또한 섬세한 와인과 잘 어울리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다담에 온 뒤로 그런 부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9월에 저희 회사에서 지원하는 ‘모수’라는 레스토랑이 이태원에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에요. 오픈하면 저는 그곳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안성재 셰프가 시작한지 7개월만에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이 됐고, 그걸 한국에도 선보이는 거죠. 주로 아시안 퀴진이라 제가 다담에서 한식과 와인의 매칭을 폭넓게 시도해본 경험이 도움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레스토랑에서의 활약도 기대가 되네요. 이번 우승으로 한국에서 소믈리에로서 최고 영예를 누렸는데, 앞으로 다음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모수는 재미있는 콘셉트의 레스토랑이 될 것 같아서 저도 기대가 커요. 안성재 셰프가 경험이 많은 분이니 그분과 함께 특별한 와인 페어링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 목표라면 9월에 오픈하는 모수에서 좋은 출발을 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12월에 열리는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를 잘 준비하고 싶습니다. 
 

프로필이미지안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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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7.07.29 14:24수정 2017.08.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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