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페인 라 리오하 와이너리 식도락 여행

스페인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스페인 식문화에 빠져 스페인 레스토랑 가이드 한국(서울)을 쓰고 또 스페인으로 떠났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식도락 여행이다. 스페인 미식의 성지라 불리는 바스크 지역 빌바오와 산 세바스티안을 거점으로 라 리오하 와이너리를 두 곳을 다녀왔다. 빌바오 공항에서 차량을 렌트한 다음 라 리오하 와이너리로 출발. 두 시간 남짓 달렸을까. 빌바오에서 약 100km 이상 떨어진 보데가스 손시에라(Bodegas Sonsierra)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때마침 포도 수확 전 일손이 한가할 때 방문해 여유롭게 와이너리 투어를 하는 행운이 따랐다. 

 

 

[라 리오하(La Rioja) 알타(Alta), 보데가스 손시에라(Bodegas Sonsierra) 와이너리] 

 

협동조합 와이너리 ‘보데가스 손시에라(Bodegas Sonsierra)’

보데가스 손시에라의 와인 메이커 라파 우소스(Rafa Usoz) 씨가 반갑게 맞아줬다. 와이너리를 설명하던 그의 표정에서 그가 하는 일이 천직임을 알 수 있었다. 산 세바스티안 출신인 라파 씨는 보데가스 손시에라에서 18년간 와인을 만들어 오고 있다. 라 리오하 산 빈센테 데 라 손시에라(San Vincente de la Sonsierra) 마을에서 1962년, 포도를 재배하던 240여 명 농부는 오랜 꿈을 실현하고자 430헥타르 규모의 포도원을 모았고, 그들 자신의 와인을 생산하는 협동조합 보데가스 손시에라는 이렇게 탄생했다. 현재 500헥타르 규모인 보데가스 손시에라에서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 95%와 화이트 품종 비우라(Viura) 5%를 재배하고 있다. 포도원에는 30년에서 130년 된 포도나무가 있다.

 

 

[라 리오하는 크게 알타(Alta)와 바하(Baja)로 나뉜다]

 

 


 

[손시에라 와이너리 지도 (사진_ 보데가스 손시에라 www.sonsierra.com)]

 

와인마다 뚜렷이 구분되는 아이덴티티

북쪽 칸타브리안(Cantabrian) 산과 리오하 강에 속하는 남쪽 에브로(Ebro) 강 사이에 위치한 손시에라 와이너리는 접지기후(Microclimate) 지역으로 포도가 잘 자라는 지리적 조건을 두루 갖췄다.  리오하는 지리적으로 에브로 강에 의해 크게 알타(Alta)와 바하(Baja)로 나뉜다. 보데가스 손시에라는 리오하 알타 지역이다. 리오하라는 지명은 오하(Oja) 강(Rio)에서 유래했다. 즉 리오(Rio) 오하(Oja)가 축약돼 리오하(Rioja)로 불리게 됐다. 손시에라는 리오하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원산지 표시 보호 인증 라벨) 지역의 중심부다.


[보데가스 손시에라 와인 저장고] 

 

협동조합은 대개 4년마다 바뀌기 마련인데 보데가스 손시에라는 대를 이어 변함이 없다. 그래서 매년 같은 포도원에서 생산하는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우수한 품질과 독창성으로 리오하 알타 지역에서 협동조합으로는 처음으로 와인을 판매하고 광고하기 시작했다. 보데가스 손시에라는 전통적인 방식과 최신 기술을 결합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보데가스 손시에라는 오는 11월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 리딩 와인(World’s leading wines)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퍼퓸 데 손시에라(Perfume de Sonsierra) 2013]

 

병 디자인부터 향수를 연상시키는 와인  

40년 이상 된 포도원에서 만들어진 보데가스 손시에라의 퍼퓸(Perfume de Sonsierra 2013) 와인은 이름 그대로 향이 매우 아로마틱 하다.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볶은 커피향이 나며 입안에 넣었을 때 벨벳 같은 부드러움에 균형감과 긴 여운을 남긴다. 차가운 고기와 붉은 육류, 가금류와 생선튀김에 잘 어울리며, 양념이 강한 뜨거운 스튜와도 조화를 이룬다.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도 연이어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16세기 건물을 개조한 레스토랑 타베르나 에레리아스(Taberna Herrerías)] 

   

라 리오하 재철 재료로 요리

타베르나 에레리아스(Taberna Herrerías)

손시에라에서 라 리오하 중심부 로그로뇨(Logroño)로 이동했다. 맛있는 저녁 한 끼를 먹기 위해서다. 로그로뇨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타베르나 에레리아스(Taberna Herrerías)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여행 전 예약했다. 보데가스 손시에라 투어 다음날 방문했던 와이너리 비녜도스 데 알파로(Viñedos de Alfaro)의 수출담당자 아나 페르난데스(Ana Fernández) 씨가 즐겨 찾는다는 타베르나 에레리아스. 현지인 추천인만큼 신뢰를 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오후 9시에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해가 긴 스페인은 보통 오후 8시나 9시 무렵에 저녁 식사를 한다. 타베르나 에레리아스는 리오하에서 나는 재철 재료로 전통요리를 선보인다. 200여 종의 와인 리스트에는 주로 리오하 와인으로 구성했지만, 스페인 전 지역 와인을 골고루 목록에 올렸다. 16세기 건물을 개조해 겉은 고풍스럽고 내부는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다.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 출레타(Chuleta),

토마토 마늘 소스에 대구와 새우를 곁들여 만든 바칼라오 아호에리에로 콘 감바스(Bacalao Ajoarriero con gambas)]

   

메뉴는 전채부터 메인 디저트까지 각 재료별로 구분돼 있다. 우선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 출레타(Chuleta)와 대구를 잘게 저며 마늘과 새우를 곁들여 만든 바칼라오 아호에리에로 콘 감바스(Bacalao Ajoarriero con gambas)에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잔으로 주문했다. 출레타는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로 대형 스테이크 출레톤(Chuletón)보다 적은 무게라지만 양이 제법이다. 뜨거운 불과 굵은소금으로만 맛을 낸 출레타는 보기만 해도 여행자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육즙이 가득하며 씹는 맛이 풍부하다. 바칼라오 아호에리에로는 토마토 마늘소스를 기본으로 담백한 대구와 감칠맛 나는 새우로 깊은 풍미를 냈다.  

 

   

[하몬 데 베요타(Jamon de Bellota)]

 

스페인 식탁에 하몬이 없으면 왠지 허전하다. 하몬 데 베요타(Jamon de Bellota)도 주문했다. 베요타 하몬은 자연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도토리를 먹고 자란 흑돼지로 만든 하몬이다. 접시 가득 담겨 나와도 역시나 와인 한 모금 하몬 한입 먹다 보니 금세 사라졌다. 

주소_ Calle Herrerías, 24, 26001 Logroño, La Rioja, 스페인

 

  

[라 리오하(La Rioja) 바하(Baja), 보데가 비녜도스 데 알파로(Bodega Viñedos de Alfaro) / 사진출처: www.vinedosdealfaro.com]

 

부티크 프리미엄 와인 생산  ‘보데가 비녜도스 데 알파로(Bodega Viñedos de Alfaro)’ 

라 리오하 바하 지역에 위치한 보데가 비녜도스 데 알파로(Bodega Viñedos de Alfaro)에 가려고 로그로뇨에서 아침부터 서둘러 나섰다. 로그로뇨에서 알파로까지는 운전해서 한 시간 거리다. 최고 수준의 포도를 생산하기에 좋은 날씨와 테루아를 지닌 리오하 바하. 여기에 어떤 정성을 기울여 포도밭을 가꾸고 어떻게 부티크 프리미엄 와인을 빚어내는지를 설명하고자 비녜도스 데 알파로의 페르난도 세롤라사(Fernado Cerrolaza) 씨와 와인 메이커 체마(Chema) 씨가 포도밭으로 데려갔다. 패밀리 와이너리 비녜도스 데 알파로는 모든 포도를 직접 손으로 딴다. 비녜도스 데 알파로 포도밭은 100헥타르 규모로 스페인 토착 품종 템프라니요(Tempranillo), 그라시아노(Graciano), 가르나차(Garnacha), 비우라(Viura)와 마수엘로(Mazuelo) 품종이 자란다. 마침 화이트 품종 비우라를 수확하고 있었다. 덩달아 몇 송이 따며 일손도 도왔다. 템프라니요와 그라시아노, 가르나차 품종은 자색 포도다. 이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는지, 포도 품종별 생김새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와인 메이커 체마 씨가 상세히 설명했다. 

 

  

[템프라니요(Tempranillo) 품종]

 

템프라니요(Tempranillo)

리오하의 주요 포도품종 템프라니요는 잎이 크고 끝이 뾰족하며 잎사귀 사이가 갈라졌다. 쩍 벌어진 어깨처럼 널찍한 가지에 기다란 포도 모양이 특징이다. 템프라니요 품종 와인은 색감이 선명한 바이올렛 컬러에 딸기, 자두 등 매우 잘 익은 붉은 과일 향을 지녔다. 산도가 낮고 아로마틱하며 드라이하다. 

  

 

[그라시아노(Graciano) 품종] 


그라시아노(Graciano)

잎이 작고 표면이 세포(Cell) 모양과 비슷하며 가지가 길고 포도 알맹이가 매우 작다. 포도를 맛보니 고농축 잼처럼 달다. 와인은 색감이 강렬하고 뚜렷한 보라색을 띠며 복숭아 잼과 말린 자두, 스파이시한 향에 매우 잘 익은 과실향이 난다. 산도가 높고 아로마틱하며 타닌이 강하게 느껴진다. 

 

  

[가르나차(Garnacha) 품종] 

 

가르나차(Garnacha) 

잎사귀가 전체적으로 둥글면서 날카로운 잎 모양에 작고 동그란 포도송이와 둥근 가지가 특징. 와인은 골든 레드 컬러에 갓 갈은 신선한 후추 향도 나고 라즈베리와 블랙베리 향도 난다. 중간 보다 낮은 산도에 베리류가 느껴지며 드라이하다.

 

리오하 알타와 바하 와인 중 어디가 좋을까    

리오하 와이너리 여행 전에 한국에서 리오하 알타(Alta) 와인이 바하(Baja)보다 우수하다는 근거가 불분명한 발언을 읽은 적이 있다. 이는 일반화의 오류다. 비녜도스 데 알파로 와이너리를 투어하고 보니 말과 현실이 다른, 실제로 높은 품질을 위해 일하는 프리미엄 포도주 양조장에게 이러한 이야기는 피해를 준다. 이는 소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와인에 있어 리오하 알타가 좋은지 바하가 좋은지가 아닌 각 와이너리가 어떤 포도를 생산하고 어떻게 와인을 만드는지가 분명한 기준이 되는 게 아닐까.

 

[부티크 프리미엄 와인을 따로 보관하는 공간] 

  

비녜도스 데 알파로의 부티크 와인은 오직 300병에서 500병 내외다. 패밀리 와이너리로 수작업을 거쳐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만들기에 생산량이 적다. 코르크 마개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 각 와인에 맞는 코르크 마게를 선별한다. 뛰어난 와인은 수출한다. 풀보디 와인, 선명한 색감, 구조적 밸런스와 강렬함을 지닌 매력이 비녜도스 데 알파로 와인의 주요 특징이다. 국제 와인 품평회에 높은 성적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뚜렷한 개성과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비녜도스 데 알파로 와인은 숨겨진 보석과 같았다. 

 

 

[로디레스 레제르바 비우라(Rodiles Reserva Viura) 2011]

 

기억에 남는 화이트 레제르바 와인 

1980년에 심은 비우라 품종으로 만든 로디레스 레제르바 비우라(Rodiles Reserva Viura) 2011는 오크에서 2년, 병에서 3년 반 숙성했다. 창백한 골드 컬러에 소나무와 발사믹, 꿀, 아카시아꽃과 복숭아, 살구 향이 나며 복숭아 잼과 사과 맛이 난다. 이어 부드럽고도 우아한 피니시가 입안에 맴돈다. 생산된 와인은 500병으로 수량이 적어 각 병에 번호를 매겼다. 

 

 

[레스토랑 베누스(Venus), 치피로네스 엔 수 틴타(Chipirones en su tinta)] 

 

리오하 지역 맛집 베누스(Venus)

베누스 레스토랑은 날마다 메뉴를 달리한다. 전식으로 주문한 메네스트라(Menestra)는 리오하 지역 음식으로 계절 채소와 콩이 주재료다. 또 다른 전식 메뉴였던 파타타스 콘 초리소(Patatas con Chorizo)는 초리소를 곁들인 감자 요리로 약간 매콤하다. 감자탕 같은 맛이다. 특히 이 메뉴는 접시가 넘치도록 담아줬다. 그만 달라고 할 때까지 국자를 멈추지 않는다. 인심이 후하다. 본식으로는 치피로네스 엔 수 틴타(Chipirones en su tinta)를 맛봤다. 쭈꾸미와 쭈꾸미 먹물로 만든 요리다.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요리해 심플하고 건강한 맛이다. 또 다른 본식 메뉴로 나온 에스카로페(Escalope)는 쇠고기에 빵가루를 묻혀 튀긴 요리로 돈가스처럼 익숙한 맛이다. 

주소_ Calle la Concordia,2,26559 Aldeanueva de Ebro, La Rioja, 스페인 

   

자료제공: 글. 사진: 권혜림 푸드 라이터 hyerhimk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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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7.10.06 16:07수정 2017.10.3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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