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탈리아 남부 와인 교육 세미나 후기

[이탈리아 남부 와인 교육 세미나 강연자 니콜라 비아지]


유럽연합 위원회 발족, 이탈리아 경제 개발국 기획, 이탈리아 대사관 무역진흥부에서 주관한 이탈리아 남부 와인 교육 세미나가 지난 3월 11일, 12일 양일간 한국 와인 전문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와인 양조가이자 와인 컨설턴트인 니콜라 비아지(Nicola Biasi)가 바실리카타, 깜빠니아, 풀리아, 그리고 시칠리아 와인 소개 및 전형성을 지닌 대표 와인을 선택해 함께 시음했다.


작지만 훌륭한 와인의 탄생지-바실리카타(Basilicata)
바실리카타(Basilicata)는 부츠 모양의 이탈리아에서 발바닥 중심 아치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곳에선 이탈리아 남부 와인은 강한 풍미에 달콤한 거란 편견을 확실하게 깨주는 와인이 생산된다. 바실리카타 포도원 규모는 4천 헥타르, 총 와인 생산량은 17만 8천 헥토리터로 작다. 포도원의 47% 이상이 해발고도 500m 이상의 고산지대이며, 큰 일교차를 지녀 고품질 와인이 생산된다. 레드 와인이 90%, 화이트 와인이 10% 비율을 차지한다. 


[바실리카타 와인들]


주요 적포도 품종은 알리아니코(Aglianico)다. 이 품종은 6~7세기경 그리스인에 의해 전해졌다. 알리아니코는 만생종으로 진한 풍미와 좋은 구조, 어마어마한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닌다. 평지에서 자란 알리아니코는 산미가 부족하기 쉽고, 만생종이라 페놀계 숙성을 잘 살피지 않으면, 자칫 그린(Green, 풀 내음) 한 느낌이 남는 와인이 될 수 있다. 알리아니코 품종의 타닌은 숙성을 통해 익지 않기 때문에 고지대에서 알맞게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바실리카타 최상급 알리아니코 레드 와인은 그루당 1킬로 미만, 로제 와인은 2킬로 정도로 수확량이 적다. 바실리카타에서 자란 알리아니코는 즉시 압착만으로 아름다운 분홍빛을 얻을 수 있고, 산미가 좋아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도 쓰인다. 바실리카타에는 4개의 DOC(Aglianico del Vulture, Grottino di Roccanova, Matera, Terre dell’Alta Val d’Agri), 1개의 DOCG인 Aglianico del Vulture Superiore가 있다. 아세렌차(Acerenza)와 티톨로(Titolo)라는 크뤼(Cru)급 알리아니코 와인 시음을 통해 고품질 알리아니코의 풍미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깜빠니아에 비해 바실리카타 알리아니코는 자갈 토양에서 자란 평균 50~70년 수령 포도나무가 많아 생산량은 적지만 응축된 풍미와 구조를 보이는 와인이 많다.


가성비 와인 왕국-깜빠니아(Campania)
깜빠니아(Campania)는 부츠 모양의 이탈리아에서 발등 윗부분에 자리한다. 깜빠니아는 고대 로마 엘리트 집단의 놀이터였다. 숨 막히는 나폴리의 해안가로 유명하며, 피자, 리몬첼로, 모짜렐라 부팔라의 고향이다. 깜빠니야 포도원 규모는 2만 5천 헥타르, 총 와인 생산량은 170만 헥토리터다. 해발고도 100~300m에 자리한 구릉 지대가 51%로 가장 많다. 레드와 로제 와인이 60%, 화이트 와인이 40% 비율로 생산된다. 깜빠니아에는 4개의 DOCG, 15개 DOC, 10개의 IGT가 있다. 깜빠니아는 대륙성 기후라 연교차와 일교차가 크고, 해안으로 갈수록 기후가 온화해진다. 깜빠니아 주요 적포도 품종은 알리아니코(Aglianico)로 만든 타우라지(Taurasi)라는 전통 와인이 잘 알려져 있다. 깜빠니아산 알리아니코는 단순히 마시기 편안한 스타일부터, 상업성을 염두에 둔 스타일, 확실한 개성으로 와인에 대한 잔상이 오래 남는 스타일까지 다양하다. 깜빠니아의 알리아니코는 화산 토양에서 자란 경우, 타닌이 풍부하며, 커피, 라즈베리, 체리, 가죽, 약간의 스모크 향을 특징으로 지닌다. 


[깜빠니아 와인들]


깜빠니아는 이탈리아에서 흥미로운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도 기억해야 한다. 팔랑기나(Falanghina), 피아노(Fiano)등 더운 기후에 잘 적응하는 품종이 주로 쓰인다. 깜빠니아에서 최근 부쩍 화이트 와인 생산이 양과 질 모두 크게 성장했다. 이는 1960년 이후 온도 조절 발효, 냉각 기술, 산화 방지법 등이 화이트 와인 양조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팔랑기나는 고대 로마에서 플라네리안(Flanerian)이라 불리던 인기 만점의 와인에 주로 사용되던 품종이라고 한다. 팔랑기나는 레몬, 시트러스, 사과, 배 등의 향에 높은 산미를 지닌다. 니콜라 비아지는 팔랑기나 와인의 전형성으로 구조보다는 균형이 좋은 점을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숨겨진 보물-풀리아(Puglia)
풀리아(Puglia)는 부츠 모양의 이탈리아에서 뒤꿈치와 굽에 해당한다. 풀리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와인 산지로 북부 포지아(Foggia)에서 남부 레체(Lecce)까지 차로 4시간 걸리고 뒷굽에 해당하는 부분만 50km에 이른다고 한다. 이곳엔 바다와 접한 포도원이 많은데, 다채로운 풍경만큼 와인 다양성이 높다. 바실리카타도 바다와 접하고 있으나 산악지대가 주를 이루지만, 풀리아는 평지가 많다. 포도원 규모는 9만 헥타르, 총 와인 생산량은 5백만 헥토리터다. 레드와 로제 와인이 65%, 화이트 와인이 35%를 차지한다. 4개의 DOCG, 29개의 DOC, 6개의 IGT가 있다. 과거 풀리아는 대량 생산을 통한 박리다매를 추구했기 때문에 전체 와인 중 DOCG를 비롯 품질 등급을 지닌 와인은 30% 선에 그친다. 백포도 품종으로는 팔랑기나, 적포도 품종으로는 프리미티보, 네그로아마로(Negroamaro)와 이외 다양한 국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풀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라 화창하고 건조하며, 평지라 땅이 비옥해 생산량도 많다. 


[풀리아 와인들]


세미나엔 샤르도네 3종이 비교 시음 되었는데, 풀리아 기본급 와인 품질을 잘 드러내는 가성비 좋은 와인부터 스타일에 있어 프랑스 부르고뉴를 연상케 하는 와인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풀리아 프리미티보는 잘 익은 붉은 열매 풍미에 상당한 무게를 지닌다. 이 프리미티보는 무화과, 블루베리, 구운 검은 열매, 말린 과실이나 가죽 향이 특징인데, 골고루 익지 않으면 풀 내음을 내기도 한다. 시음 된 프리미티보는 9월 초 수확한 포도와, 10~15일 후에 2차 수확한 농익은 프리미티보를 섞어 풀 내음이 없는 와인을 완성했다. 와인 양조 기술과 지혜의 결정판이라 볼 수 있다. 이 지역 토착 적포도 품종인 수수마니엘로(Susumaniello)도 시음 됐다. 수수마니엘로는 재배가 까다롭고, 고품질 와인으로 생산하려면 수확량을 크게 줄여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생산자가 많지 않다고 한다. 이 품종은 구움 향과 잘 익은 부드러운 타닌이 특징이다. 평균 이상 품질의 풀리아 시음은 이 지역이 저가 와인 산지라는 인식을 깨부수게 했다.


와인 인기가 화산보다 뜨거운 섬-시칠리아(Sicily)
시칠리아는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다. 이곳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리스로부터는 올리브와 포도를, 무어인에게는 사탕수수, 레몬, 오렌지, 그리고 피스타치오 놀랍게도 관개기술 등 다양한 문화를 물려받았다. 그 결과, 시칠리아 땅에는 맛없는 건 있을 수 없다. 물론 시칠리아 와인도 예외가 아니다. 포도원 규모는 10만 6천 헥타르, 총 와인 생산량은 630만 헥토리터다. 구릉 지대 포도원이 전체 61.4%를 차지하며, 해발고도 3300m에 자리한 에트나(Etna)도 포도 재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칠리아에는 1개의 DOCG, 23개의 DOC, 7개의 IGT가 있다. 과거 시칠리아는 벌크(Bulk)와인이 주를 이뤘으나 지금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고품질 와인으로 바뀌었다. 시칠리아 와인 생산자는 품질 향상을 위해 햇빛과 건조에 포도나무를 보호하는 법과 와인, 특히 화이트 와인 양조에서 균형을 잡는 지혜를 축적했다. 주요 백포도 품종으로는 그릴로(Grillo), 샤르도네, 지비보(Zibbibo, Muscat of Alexandria의 다른 이름), 적포도 품종으로는 네로 다볼라,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 네렐로 카푸치오(Nerello Cappucio)가 있다.


[시칠리아 와인들]


니콜라 비아지는 네렐로 마스칼레제를 피노 누아 품종에 비유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두 품종으로 만든 와인 색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피노 누아는 대부분 타닌이 부드럽지만, 좋지 않은 해엔 오히려 타닌이 공격적인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 경우엔 색도 굉장히 진하다. 반면, 네렐로 마스칼레제는 언제나 가볍고 구조가 잘 잡혀있으며 신선함을 기본적으로 지닌다. 이는 화산 토양에서 자란 네렐로 마스칼레제의 특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비보 포도를 건조한 뒤 양조한 달콤한 와인도 시음했다. 시칠리아 스위트 와인은 달콤함에 딱 맞는 산도를 지녀 실제로 질리지 않고 와인을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달콤한 와인과 다른 경쟁력을 지닌다고 한다.

[이탈리아 남부 와인 교육 세미나 현장]


이탈리아 남부 와인은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교육 세미나를 통해 남부 산지 기본 사항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와인 양조가이자 컨설턴트인 니콜라 비아지의 안내로 바실리카타와 깜빠니아의 알리아니코, 풀리아의 팔랑기나와 수수마니엘로, 시칠리아의 네렐로 마스칼레제 등 대표적인 품종의 양조 기법과 스타일의 차이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탈리아 남부 와인을 알게 된 전문인이 늘어난 만큼 이탈리아 남부 와인이 시장에서 더 성공하길 바라본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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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9.03.18 10:13수정 2019.03.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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