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젝트 시음이 이뤄진 포이즈도르프 마을 리겔호퍼켈러 Riegelhoferkeller]
2013년 설립된 오스트리아 젝트 와인 협회는 2015년 품질에 따른 오스트리아 젝트 3단계 피라미드 체계를 확립했다. 피라미드 상 최고 등급인 그로스 리저브(Grosse Reserve)가 2018년 정식으로 시장에 출시됨에 따라 오스트리아 젝트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젝트의 시작에서부터 그 발전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자.

[체코 발티체와 가까운 슈라텐베르크 마을 지도]
오스트리아와 체코가 만나는 슈라텐베르크 마을엔 1989년까지 철의 장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제 장막이 걷히고 오스트리아 슈라텐베르크에서 체코 발티체(Valtice)에 이르는 <맨발의 길 Barefoot Path>에는 포도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활성이 일어나고 있다. 이 구간엔 모두 11개의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를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담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젝트 와인들]
바인피어텔(Weinviertel) 역사
오스트리아 바인피어텔(Weinviertel) 포이즈도르프(Poysdorf)지역은 1918년 합스부르크 왕가가 무너진 이후 체코 모라비아(Moravia)와의 접경지대로 남았다. 국경이 그어진 포이즈도르프는 1989년까지 망루, 철조망, 그리고 경비군으로 삼엄한 경계를 받으며, 함께 포도원을 일궈온 사람들은 오스트리아와 체코로 완전히 분리됐다. 심하게 가까운 포도원은 500m정도 떨어져 있을 뿐이지만 장막을 넘을 순 없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리히텐슈타인 가문 소유 포도원은 대부분 체코로 귀속되며 철저히 폐허가 됐고, 오스트리아 쪽으로 남은 포도원에 포도재배 및 와인 양조에 관한 모든 노력이 가해진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발티체 펠트베르크(Feldberg)에 위치한 와인 생산자를 위한 학교도 철의 장막으로 인해 다닐 수 없게 됐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엔 수없이 많은 폭격이 이뤄져 사람들은 고향을 버리고 떠났으며, 이 지역은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하고 고립되게 된다. 정상적인 와인 생산도 어려운 상황이니 와인 마케팅은 자연스레 개인의 몫으로 남았다.

[오스트리아 젝트 와인들]
이로 인해 국경 근처 포이즈도르프(Poysdorf), 팔켄슈타인(Falkenstein), 헤렌바움가르텐(Herrenbaumgarten), 그리고 슈라텐베르크(Schrattenberg)지역 생산자들은 협동조합을 구성해 함께 와인을 생산하고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550명의 작은 생산자들이 이 협동조합에 참여했다. 1950년대 말 협동조합은 포이즈도르프 사우뤼셀(Poysdorf Saurüssel)이라는 자체 상표로 오스트리아 내수 및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사우뤼셀은 코로 고른(Selected by nose)란 의미로 그만큼 좋은 포도로 만든 와인이란 걸 의미한다. 1989년까지 소규모 와인 생산자들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협동조합 덕분에 바인피어텔 지역 포도원 규모는 상당히 잘 보존됐다. 그 결과, 오스트리아가 원산지 지정 보호 등급을 정함에 있어 이 지역이 첫 번째로 그리고 꽤 큰 규모로 DAC(13,858헥타르)를 받을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한 슐럼베르거 젝트]
포이즈도르프와 젝트의 상관 관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젝트 브랜드는 바로 슐럼베르거(Schlumberger)이다. 1840년대 로버트 슐럼베르거(Robert Schlumberger)는 프랑스 샹파뉴에서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법을 익힌 뒤 돌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샴페인 같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여러 지역을 조사했다. 1870년대에 이르러 그는 샹파뉴와 같은 위도에 자리한 포이즈도르프가 여러모로 스파클링 와인의 기본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재까지 슐럼베르거는 포이즈도르프에서 젝트 생산용 기본 와인을 가장 많이 사는 생산자가 됐다. 1890년 합스부르트 왕가 공식 조달업자인 카투스(Kattus)가 포이즈도르프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그가 만든 젝트에 사용된 대부분의 기본 와인이 바로 포이즈도르프 와인이다. 냉전 시대 포이즈도르프 지역 사람들에게는 젝트용 기본 와인을 판매한 게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었다. 1989년 냉전 시대가 종식된 후 지금까지 협동조합은 활발한 마케팅을 해오고 있다. 1997년 협동조합은 빈쩌젝트(Winzersekt) 즉, 와인 생산자의 젝트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으며, 오늘날엔 몇몇 작은 와이너리들이 자신들의 젝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젝트 피라미드, 자료 제공 @AWMB]
오스트리아 젝트 피라미드
오스트리아 젝트 와인 협회는 2016년 정식 젝트 등급을 정해 발표했다. 기본급 젝트는 클라식(Klassik)으로 불린다 젝트 클라식은 오스트리아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며, 효모와의 최소 9개월 숙성된다. 스파클링 와인 양조법 모두 쓸 수 있으며, 2017년 10월 이후 출시 와인부터 적용됐다. 두 번째 등급은 젝트 리저브(Reserve)다. 젝트 리저브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며, 효모와 최소 18개월 숙성해야 한다. 포도는 오스트리아 한 지역에서 난 것만 쓸 수 있다. 역시 2017년 10월 출시된 와인부터 적용됐다. 최고 등급인 젝트 그로스 리저브(Grosse Reserve)는 단일 지역(포이즈도르프Poysdorf, 랑겐로이스Langenlois, 골스Gols, 감리츠Gamlitz)에서 손으로 수확한 포도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와인이며, 효모와 최소 30개월 숙성해야 한다. 이 등급 젝트는 2018년 10월 이후 출시되는 와인에 적용된다.

[젝트 로고]
젝트 그로스 리저브는 프랑스의 샴페인 및 이탈리아의 프란치아코르타와 같은 품질 와인이다. 포도는 최대 50%까지 압착해 즙을 얻을 수 있으며, 포도원이나 빈티지를 라벨에 표시할 수 있다. 당도 등급은 브뤼(Brut),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 나튀르(Brut Nature)가 있으며, 잔당은 리터당 12g을 넘을 수 없다. 젝트 로제(Sekt Rosé)를 만들기 위해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을 수 없다. 샴페인에서 생산자의 샴페인을 뜻하는 레콜탕 마뉴플랑(RM-Récoltant Manipulant)과 같은 의미로 하우어젝트(Hauersekt)라는 표현이 라벨에 추가될 수 있다. 이 젝트 피라미드에 속하는 와인들은 원산지 지정 보호 표시인 Austrian Sekt g.U(GESCHÜTZTER URSPRUNG. GEPRÜFTE QUALITÄT)를 라벨에 표기해야 한다.

[오스트리아 젝트 와인들]
오스트리아 젝트와 음식 페어링 제안
오스트리아 젝트 클라식은 살짝 훈연한 송어나 가볍지만, 감칠맛이 풍부한 카나페와 잘 어울린다. 젝트 리저브나 그로스 리저브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효모 자가 분해향을 비롯한 복합적인 풍미와 잔잔한 기포를 지닌다. 이에 이 와인들은 흰 살 고기, 가금류, 스파이시하게 조리한 채소 요리와 잘 맞는다. 또한 파스타나 쌀을 이용한 요리, 특히 훈제 연어, 신선한 조개류 요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엑스트라 브뤼나 브뤼 나튀르 당도의 젝트라면, 크림 같은 질감을 가진 음식과 페어링 할 때, 끝내주는 균형을 이룬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오스트리아 젝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슐럼베르거 퀴베 클림트 Schlumberger Sekt Cuvee Klimt Brut
슐로스 고벨스버그 젝트 리저브 브뤼 Schloss Gobelsburg Sekt Reserve Brut NV
슐로스 고벨스버그 젝트 엑스트라 브뤼 Schloss Gobelsburg Sekt Extra Brut 2001
로이머 젝트 엑스트라 브뤼 나튀르 Loimer Sekt Extra Brut
로이머 젝트 로제 브뤼 Loimer Sekt Rosé Brut
브륀들마이어 젝트 엑스트라 브뤼 Bründlmayer Sekt Extra Brut
브륀들마이어 젝트 블랑 드 블랑 엑스트라 브뤼 Bründlmayer Sekt Blanc de Blanc Extra Brut

[왼쪽부터 브륀들마이어 젝트 엑스트라 브뤼와 블랑 드 블랑 엑스트라 브뤼]
수입된 젝트는 오스트리아 현지에서도 최고 수준 젝트로 평가 받는 와인들이다. 일부 와인은 이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맛과 품질, 가성비가 좋다. 아직 오스트리아 젝트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사서 마셔볼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려움을 극복한 오스트리아 젝트를 위하여!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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