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슬로우, 하지만 가장 빠르게 – 슬로베니아 와인에 대하여

정확히 유럽의 중간,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길 위에 슬로베니아(Slovenia)라는 나라가 위치해 있다. 슬로베니아? 왠지 비슷한 이름이 또 있었던 것 같은데? 슬로바키아(Slovakia)? 예전에 체코랑 한나라였다가 지금은 헤어졌다. 슬라비아(slavia)? 옛날옛적에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가 있었다. 만약 당신이 유럽 축구를  좋아한다면 축구팀 이름 ‘슬라비아 프라하’를 기억할 것이다. 슬라보니아(Slavonia)? 와인공부를 한 사람에게는 오크나무가 자라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크로아티아에 속해있는 지역 이름이다.  슬로베니아도 이러한 비슷비슷한 이름들 덕분에 헷갈리기 좋은 이름이기도 하지만, 모두 ‘슬라브 민족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슬라브어 사투리의 차이일뿐이다.


최근에 내추럴 와인 및 오렌지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슬로베니아에서 생산되는 와인들도 가끔씩 찾아볼 수 있다. 중부 유럽에 위치한 이 작은 슬라브 민족의 나라에서는 어떤 와인이 생산될까? 와인에 대한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있을까? 새로운 와인 지역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한번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로 둘러싸인 나라이다. 알프스 산맥의 영향으로 온 국토가 언덕, 그리고 또 언덕이다.]


슬로베니아, 그리고 와인

로마인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전, BC 4-5세기부터 슬로베니아가 위치한 땅에서는 와인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많은 토착 품종과 고유한 와인 양조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이에 더하여 22,300 헥타르 (공식적) 포도밭, 28,000명 이상 포도원 농장주, 2000여개 공식 와이너리, 연간 백만리터 와인 생산량등을 자랑할 수 있는 나라이다.


하지만, 아직 슬로베니아 와인은 한국인들에게, 아니 전세계인들에게 상당히 낯설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포도원 농장주 수(약28,000명)와 포도밭 크기(약22,300ha)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포도밭들은 소자본 소규모로 관리되고 있다. 또한 이웃나라인 이탈리아처럼 슬로베니아 문화에서 와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구당 와인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Forbes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슬로베니아인들은 인구당 세계에서 4번째로 와인을 많이 마신다!). 즉 대부분 작은 가족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지는 와인들은 거의 자국내에서 소비가 되며 약 10% 남짓되는 와인만이 국경을 넘어서 판매된다.


슬로베니아 와인이 낯선 마지막 이유 또한 중요한데, 슬로베니아는 세계2차대전 이후 유고슬라비아라는 남슬라브민족 연합 공산국가에 속해있었다. 공산주의체제에서 와인은 무조건 많이 만드는 것이 미덕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와인 품질은 현저히 낮아지게 되었다. 1991년 슬로베니아는 유고슬라비아에서 가장 먼저 독립을 선언했지만 그 후 이어진 10년간의 유고슬라비아전쟁으로 인하여, 2000년대 초가 되어서야 비로소 와인산업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


그 이후 슬로베니아 와인산업 성장세는 놀랍다. 원래부터 슬로베니아는 유고슬라비아에 속해있었던 다른 나라(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등)중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였는데, 독립후에도 와인산업을 비롯한 대부분 산업의 발전은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다. 모비아(Movia)같은 뛰어난 와이너리가 품질 향상을 이끌며, 거기에 더하여 주변국 이탈리아 및 오스트리아등의 도움으로 슬로베니아 와인산업은 20년간 열정적으로 되살아났다.


슬로베니아의 와인 지역

슬로베니아 서부는 이탈리아와 아드리안해와 맞닿아 있다. 북쪽은 오스트리아와 알프스 산맥으로 구분이 되어 있으며, 동부에는 헝가리와 크로아티아가 위치해 있다. 와인 품종 및 스타일, 양조 방식등에서 서부는 이탈리아 영향을, 동부는 독일어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슬로베니아 대부분이 춥고 매마른 겨울, 더운 여름이 특징인 대륙성 기후이지만, 아드리안해 부근에 위치한 서부는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대부분 국토가 알프스의 영향으로 매우 언덕이 많은 지형이다. 따라서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몸으로 고생을 많이 해야 하는 환경이지만, 매우 다양한 미세기후가 존재하고, 좋은 품질의 와인이 탄생하기에 좋은 기후 및 지형 또한 많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 덕분에 슬로베니아 와인 지역은 크게 3군데로 나뉘어진다.

[슬로베니아의 세 종류의 와인 지역. 동쪽에 위치한 지역이 가장 역사가 깊지만, 최근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핫한 지역은 서쪽 지역이다: 출처: https://www.thinkslovenia.com)]


(1) 프리모르스카(Primorska)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어느날, 갑자기 이 지역에 국경이 생겨버렸다. 단지 이 곳이 전장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 두 나라로 나뉘어져버린 것이다. 슬로베니아로 속하게 된 땅에 집이 있었던 알레즈 크리스탄치치(Ales Kristancic)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가문 포도밭 반절이 이탈리아 땅에 속하게 되는 웃지못할 일들도 발생하였다. 즉 이 지역은 오랫동안 이탈리아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 지역과 같은 곳이었고 현재도 언어, 음식, 문화, 건축, 포도재배 환경등이 유사하다.


1947년 파리 평화 조약에 의한 이 비극은 2004년 슬로베니아가 EU에 소속되어 비로소 국경을 자유롭게 넘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완화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지역 사람들은 만약 세계에 국경이 없어진다면,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곳이 바로 이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몇몇 생산자들은 이탈리아 콜리오(Collio) 지역과 이 곳 부르다(Brda) 지역에서 자라는 포도를 섞어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지는 와인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국제 미아 같은 와인이 되어버린다. 나라를 넘어서는 와인 원산지 법(single cross-border wine appellation)을 가장 원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어느날 갑자기 생겨버린 국경때문에 갑자기 두 나라로 나뉘어버렸다: 출처: https://quentinsadler.wordpress.com)]


프리모르스카는 현재 슬로베니아 와인 산업에서 가장 발전된 지역이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가장 핫한 지역이기도 하다. 대부분 포도밭은 아드리안해와 알프스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프리울리 와인처럼 향기로우면서도 드라이한 화이트와인과 힘이 있는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슬로베니아는 화이트와인이 전체 와인의 75%정도를 차지하는 화이트와인의 나라인데, 이 지역에서는 레드와인의 생산량도 많으며,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훌륭한 레드와인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프리모르스카에서 가장 오래되면서도 널리 알려진 와인은 레불라(Rebula, 이탈리아어로는 Ribolla Gialla) 품종으로 만든 황금색 화이트와인이다. 흡사 비온 뒤 흙에서 느낄 것만 같은 오묘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이 지역 흙의 특징(pooka, 이탈리아어로는 ponca)으로부터 기인한다. 토카이(Tokaj) 혹은 토카이 프리울라노(Tocai Friulano)도 이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토착 품종이지만, 더 널리 알려진 헝가리 토카이와의 법적 분쟁때문에 야콧(Jakot)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등 국제 품종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사실 이런 국제 품종들은 슬로베니아 전역에 심겨져 있다). 국제적 유명세에 힘입어 최근에 새로 이사온 품종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이는 19세기초 나폴레옹 군대가 주둔할 때 심겨진 포도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품종들도 지역 품종으로 인정받는다. 이탈리아 베네토와도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프리모르스카에서는 파시토(passito) 방식으로 만드는 멋진 품질의 디저트 와인도 찾아볼 수 있다. 주로 품종은 베르둑(Verduc, 이탈리아어로는 Verduzzo)과 피콜릿(Pikolit), 루메니 무즈캇(Rumeni Muškat =Yellow Muscat)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프리모르스카는 최근 내추럴 와인 혹은 오렌지 와인 산지로 의도치 않은 유명세를 겪고 있다. 인위적인 기술을 최대한 자제하고, 오랜 시간 스킨 컨택으로 만들어지는 이러한 와인들은, 요 근래 뜨거운 이슈 수준을 넘어서, 와인계의 하나의 주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모비아(Movia)의 알레즈 크리스탄치치(Ales Kristancic)는 이 지역을 이끌어가는 리더이자 국외에 알려진 가장 유명한 슬로베니아 생산자이다. 극도로 내추럴한 와인양조기술을 적용하여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으며, 마리안 심치치(Marjan Simcic)등도 그의 영향을 받아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바로 옆 동네 이탈리아 프리울리에서 와인을 만드는 라디콘(Radikon)이나 그라브너(Gravner)같은 생산자도 국적만 다를뿐 이들과 동일한 철학으로 와인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최근에 곽광받고 있지만, 사실 내추럴한 와인 양조 방식은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온, 이들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양조방식이다. 아드리안해 부근 전역에서 오랫동안 내려오던 이 방식은 유고슬라비아 공산주의체제하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는 현대적이라고 불리는 와인 양조 기법이 소개되면서 점차 사라져갔지만, 이들은 오랜 인내와 경험이 요구되는 어려운 이 전통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었다. 이들의 노력이 최근에 빛을 보는 것은 여러 와인 양조자들에게도, 그리고 일반 와인 소비자에게도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온 나라가 알프스 산맥의 영향으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어쩌면 내추럴이라는 단어는 이 사람들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단어 일지도 모른다. 사진은 블레드(Bled)섬.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에서 조인성이 여기에 살았었다]


프리모르스카는 크게 4개의 세부 지역으로 나뉘며, 모든 지역이 개성을 지닌 특별한 와인을 생산한다.


(1-1) 고리즈카 부르다(Goriska Brda) 

부르다(Brda)는 슬로베니아어로 ‘언덕’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알프스 산맥 끝자락에 위치한 수많은 언덕을 찾아볼 수 있는 지역이다. 참고로 부르다는 이탈리아 콜리오(Collio) 지역과 이어지는데, 콜리오도 이탈리아어로 언덕이라는 뜻이다. 해변과 바로 닿지는 않지만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며 여름은 적당히 더우며, 강수량 또한 포도가 자라기에 적당하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처럼 언덕이 많다는 것은 포도가 자라기에 이상적인 언덕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부르다는 프리모르스카 중에서도 가장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핵심 지역이며 많은 수상 내역이 이를 증명한다. 오크 숙성된 화이트 와인과, 레불라,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 및 이들 블렌드 와인이 매우 뛰어나다. (추천 생산자: Movia, Simcic, Klinec, Ščurek)


(1-2) 비파브스카 돌리나(Vipavska Dolina) 

비파바(Vipava) 계곡이라는 뜻으로 24km에 이르는 긴 계곡을 따라 포도밭이 위치한다. 이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나노스(Nanos)산으로부터 200km/h이 넘는 강렬한 속도로 불어오는 보라(Bora)라고 불리는 바람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지역 자체도 5개 세부지역으로 나뉘고 많은 개성있는 와인이 생산된다. 매서운 바람덕분에 부르다지역보다 온도가 낮고, 따라서 낮은 알콜의 크리스피한 화이트와인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 널리 알려진 품종들도 좋지만, 피넬라(Pinela)와 젤렌(Zelen)이라는 토착 품종이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곳에 위치한 틸리아(Tilia)는 1994년에 세워진 작은 와이너리이지만, 슬로베니아 최고 모드리 피노(Modri Pinot=Pinot Noir) 와인을 생산한다. (추천 생산자: Batič, Mansus, Sutor, Tilia, Guerrilla)


(1-3) 쿠라스(Kras) 

이탈리아 카르소(Carso)와 연속되는 지역이다. (슬로베니아어) 쿠라스, (이탈리아어) 카르소 모두 카르스트(Karst) 지형을 뜻하는 말로, 이 일대는 커다란 카르스트 평원이 펼쳐져 있다. 따라서 포스토이나(Postojna) 동굴 등 감탄을 자아내는 세계 최고 동굴들을 찾아볼 수 있고, 땅 위에는 철분이 많은 붉은 토양, 테라 로사(terra rosa)가 펼쳐져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레포즈크(Refošk) 품종으로 만드는 테란(Teran)이라는 와인은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와인 중 하나이며, EU에 의해 원산지 보호를 받고 있다. 톡쏘는 맛이 특징인 어두운 색의 와인인데, 유럽 와인 중 가장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여러 종류의 미네랄 양이 많아 건강에도 좋은 와인으로 입소문이 나있다.


(1-4) 슬로벤스카 이스트라(Slovenska Istra) / 코페르(Koper)

아드리안해 이스트라(Istra) 반도에 위치한 지역으로, 춥고 바람이 센 겨울과, 때때로 가물며 매우 더운 여름으로 무척 혹독한 기후의 땅이다. 이 지역 테란 와인도 인기가 좋지만 최근에는 크로아티아 국경을 따라 생산되는 말바지아(Malvazija) 품종의 화이트와인의 인기가 좋다. 이 지역에서 좋은 해에 생산되는 카베르네 소비뇽은 슬로베니아 최고 와인 중 하나이다. (추천 생산자: Rojac, Santomas, Vinakoper)

 [프리모르스카의 쿠라스 지역 아래에는 포스토이나 동굴을 비롯한 세계 최고의 동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위에는 붉은 토양이 펼쳐져 테란이라는 특산 와인이 생산된다.]


(2) 포드라브스카(Podravska) / 포드라비에(Podravje) 

슬로베니아 전체 와인의 반절을 생산하는 가장 큰 와인 생산지역이며, 고대시절부터 역사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진 지역이다. 지난 20년간은 프리모르스카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클래식은 어디 가지 않는다. 현재는 서부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와인으로 옛 명성을 다시금 찾아가고 있다. 또한 유고슬라비아 공산치하에서도 몇몇 와이너리에서는 꾸준히 전통을 지켜 오랫동안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왔다.


커다란 드라바(Drava)강이 중간에 흐르는데, 포드라브스카라는 이름도 ‘드라바’ 강에서 나온 이름이다. 약 97%의 와인이 화이트 와인이며, 드라이, 스파클링 및 디저트 와인 모두 품질이 뛰어나다. 주로 저온발효, 스테인스틸 숙성, 스크루캡 사용등 리덕티브한 생산방식이 이용되는데, 따라서 향기로우면서도 크리스피한 산도가 자랑인 화이트 와인이 생산된다. 최근에는 작은 새오크통 사용 및 부르고뉴 방식으로 양조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도 만들어지고 있다.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주력으로 하긴 하지만, 이 지역에서 가장 비싸면서도 인기가 좋은 와인은 귀부화된 포도로 만드는 달콤한 와인이다. 놀랄만한 수준의 와인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은 바로 위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와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헝가리의 달콤한 와인들과 라이벌로 여겨질만하다. 또한 아이스와인 역시 훌륭하다. 대표 품종은 이탈리안 리슬링이라고도 불리는 라즈키 리즐링(Laaki Rizling)이지만, 지폰(Sipon = Furmint)에도 점점 관심이 쏠린다. 렌스키 리즐링(Renski Rizling = Rhine Riesling)으로도 좋은 와인이 생산되며, 소비뇽 블랑 또한 좋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샤도네이와 피노 블랑, 피노 그리도 재배된다. 또한 모드라 프란키냐(Modra Frankinja) 품종은 슬로베니아 외 지역에서는 블라우프랜키쉬(Blaufrankisch)라고 불리는데 바로 이 곳, 슬로베니아 포드라브스카가 고향이다. 몇몇 생산자들은 이 품종으로 뛰어난 레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 지역에 위치한 마리보르(Maribor)는 슬로베니아 수도인 류블라냐(Ljubljana)에 이은 제2 도시이며 매우 오래된 와인 역사를 지닌 곳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마리보르에는 와인 예배당(Maribor Wine Tabernacle)이라 불리는 200년 된 오래된 건물이 있다. 이 아래 지하 터널은 약 3km 길이, 4.9에이커 넓이인데, 유럽에서 가장 긴 지하 터널 중 하나이며, 무려 7백만리터 와인을 저장할 수 있는 크기이다. 또한 마리보르에는 400년 이상 연식이 된 포도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로 기네스 기록에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매해 35-55kg 포도를 맺는 노익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 나무의 포도로 만들어지는 자메트나 츠르니나(Zametna Crnina = Black Velvet) 와인은 특별한 레이블로 판매되고 있다.


[400년이 된 포도나무이다. 아직도 매해 포도를 맺고 와인이 만들어진다. 출처: https://www.inyourpocket.com/maribor/the-old-vine-house_45269v]


포드라브스카는 가장 큰 지역이니 만큼, 공식적으로 두 메이저 지역과 7개 소지역으로 나뉘어진다.

 

(2-1) 프렉무리에(Prekmurje)

‘무르(Mur) 강 너머’라는 뜻으로, 커다란 강으로 인해 슬로베니아 다른 지역과 분리 되어 있다. 와인 산지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맞닿아 있다. 중부 유럽에 위치한 커다란 평원인 파노니아(pannonia)  평원이 시작되는 곳으로,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강한 대륙성 기후, 즉 더운 여름과 적은 강수량, 두터운 가을 안개, 매우 추운 겨울이 특징이다. 이 지역 포도는 빨리 성숙되지만 여름 비가 부족해 수확량이 적다. 라즈키 리슬링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2-2) 즈타예르스카 슬로베니아(Stajerska Slovenija) 

포드라브스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6개 소지역으로 나뉜다. (추천 생산자: PRA-VinO , Ptujska Klet, Crnko)


- 라드고나-카펠라(Radgona - Kapela): 오스트리아 국경과 맞닿아 있는 고르냐 라드고나(Gornja Radgona)부터 카펠라(Kapela)를 지나 류토메르(Ljutomer)까지 이어진 지역이다. 라드고나와 카펠라 두 지역은 흙 조성과 산 언덕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다. 이 지역은 슬로베니아 스파클링 와인 수도로 유명한데, 1852년부터 샴페인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해오고 있다.


- 류토메르-오르모즈(Ljutomer-Ormoz): 포드라브스카 소지역 중 최고 와인 생산지역이다. 무라(Mura)강과 드라바강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두 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기 때문에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가진다. 레이트 하베스트(Late Harvest)와 아이스 와인이 특히 유명하다. 품종으로는 디제치 트라미넥(Dišeči Traminec = Gewurztraminer)과 라니나(Ranina)를 기억할만하다.


수레드네 슬로벤스케 고리체(Srednje Slovenske Gorice): 역시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인 지역으로 이 곳 셀러에서는 세계대전 이전 빈티지 와인들도 구경할 수 있다. 알프스로부터 시원한 대류의 영향을 받아 좋은 화이트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할로제(Haloze): 드라바 강을 따라 이어진 가는 언덕에 위치한다. 동쪽면은 로마시대부터 와인을 만든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산지이다. 언덕위를 따라 포도밭이 이어지며, 대부분 와인은 근처 도시인 프투이(Ptuj)에서 병입되고 저장된다.


마리보르(Maribor): 앞서 소개한 슬로베니아 제 2 도시 주변에 펼쳐진 와인지역으로 아로마틱한 화이트와인으로 유명하다.


즈마리에-비르즈타니(Smarje-Virstanj). 알프스의 높은 지형 위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적으로 할로제 등보다 더 춥다. 따라서 신선한 라즈키 리슬링을 주로 생산하지만 모드라 프란키냐로 만든 와인도 좋다.


[슬로베니아 세부 와인 지역 지도. 참고로 이 지도에서 포사비에(Posavje)에 포함되어 있는 즈마리에-비르즈타니(Smarje-Virstanj) 지역은 공식적으로 포드라비에(Podravje)에 속해 있다. 

처: http://www2.o-fp.kr.edus.si)]


(3) 포사브스카(Posavska) / 포사비에(Posavje) 

중간에 흐르는 커다란 사바(Sava)강에서 이름을 얻은 포사브스카는 슬로베니아 3개 와인 지역 중에서 가장 작은 지역이다. 또한 유일하게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이보다 많이 양조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가장 기억해야 하는 와인은 츠비첵(Cvicek)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특별한 와인이자,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와인이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낮은 알콜(8-9%)의 가벼운 핑크색 와인인데, 자마트나 츠리니나(Zametna Crnina)를 비롯하여 적어도 4가지 이상의 레드 및 화이트 품종 블렌드로 만들어진다.

츠비첵이라는 이름은 옛 슬로베니아어로 신맛이 나는 와인(sour wine)이라는 뜻인데, 레드 품종에 화이트 품종을 더하여 신맛을 강조한 것이 가장 특징이다. 최근 젊은 양조자들에 의해 전통적이면서도 훌륭한 츠비첵이 생산되고 있다. 슬로베니아인들은 츠비첵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와인이라고 믿고 있으며 자국내에서 매우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와인이다.

포사브스카는 크게 3개 지역으로 나뉜다.


(3-1) 비젤리스코 스레미츠(Bizeljsko Sremic

포드라브스카에서 이어지는 지역으로 북쪽 알프스에서 불어오는 추운 바람을 피할 수 있어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레드 와인, 로제 스파클링 및 토니 포트 스타일 와인도 생산된다. 비젤리찬(Bizeljcan) 이라고 불리는 화이트 및 레드 스파클링과 토착 품종인 루메니 플라벡(Rumeni Plavec)으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 모드라 프란키냐 품종 와인들이 알려져 있다.


(3-2) 돌레니스카(Dolenjska) 

포사브스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인기와인 츠비첵의 고향이다. 2001년부터는 EU와 슬로베니아에서 돌레니스카에서 생산되는 츠비첵에 대한 원산지가 보호받고 있다. 또한 돌레니스코 벨로(Delenjski Belo)라고 불리는 화이트 품종 블랜드로 만들어지는 와인이 있는데, 슬로베니아인들은 이 와인 또한 만성 류머티즘등에 효과가 있다고 믿기도 한다.


(3-3) 벨라 크라이나(Bela krajina) 

지중해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가 섞여있는 곳으로, 아드리아해로부터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불어오지만, 여름은 매우 덥고 겨울은 적절하게 춥다. 화이트와인이 크게 우세해지고 있는 지역으로 루메니 무즈캇 품종이 가장 유명하다. 또한 이 곳도 귀부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포드라브스카처럼 뛰어난 스위트 와인이 생산되기도 한다. 레드품종은 보다 강한 스타일로 만들어지는데 모드라 브란키냐가 특히 잠재력이 좋다. (추천 생산자: Zurst Prepovedan Saden, Sturm)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라냐의 한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 심치치(Simcic), 크리스탄치치(Kristancic)등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이들의 와인 가격도 이정도 수준이다. 좋은 가격 경쟁력 또한 슬로베니아 와인의 매력이다.]


부록) 슬로베니아 와인 규약 및 단어 소개

1) 모든 슬로베니아 와인은 화학적 분석과 시음을 거친 후에 출시할 수 있다. 이러한 화학적 분석 정보가 레이블에 적혀있는 경우도 있다. 와인 등급은 일반적인 EU의 QWPSR시스템을 따르며, 다음 4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전체 생산 와인 중 70%이상이 퀄리티 와인 이상 등급을 받고 있다.

- Table wine (namizno vino)

- Country wine (dezelno vino PGO)

- Quality wine (kakovostno vino ZGP)

- Premium quality wine (vrhunsko vino ZGP)


2) 슬로베니아에서 특별한 지역에서 나오는 전통적인 와인들은 따로 PTP(posebno tradicionalno poimenovanje)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원산지 보호를 받는다.

- Cvicek PTP: 돌레니스카(Dolenjska) 지역에서 생산되는 밝은 색 와인. Zametovka, Kraljevina, Modra frankinja, Laski rizling 품종 등 적어도 4종류 이상 블랜드로 만들어진다.

- Teran PTP: 쿠라스(Kras) 지역 붉은 토양에서 생산되는 어둡고 강한 Refošk 품종 와인

- Metliska Crnina PTP: 벨라 크라이나(Bela Krajina) 지역에서 생산되는Modra frankinja, Šentlovrenka, Modra portugalka, Gamay 품종 레드 블랜드 와인

- Belokranjec PTP:  벨라 크라이나 지역에서 생산되는Kraljevina와 Laski rizling 품종 화이트 블랜드 와인. 때때로Sauvignon, Chardonnay, Zeleni silvanec, Sivi pinot, Beli pinot 등도 블랜드 될 수 있다.

- Bizeljcan PTP: 비젤리스코 스레미츠(Bizeljsko Sremic)지역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및 레드 블랜드 스파클링 와인


3) 포드라브스카 지역에서 나오는 귀부와인은 당도에 따라 독일시스템과 매우 유사하게 분류된다.

- pozna trgatev (Spatlese)

- izbor (Auslese)

- jagodni izbor (Beerenauslese)

- ledeno vino (Eiswein)

- suhi jagodni izbor (Trockenbeerenauslese)


4) 그 외 당도에 따라 레이블에 표시되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 suho (dry), polsuho (medium-dry), polsladko (medium-sweet) and sladko (sweet).


프로필이미지유민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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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9.09.30 15:10수정 2019.11.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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