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NEWS

WSA와인 아카데미 광고
WSA와인 아카데미 광고

샤토 보카스텔의 명성, 파미유 페랑

브랜드스토리
공감하기
기사입력 : 2019.12.02 10:47   |  
최종수정 : 2019.12.27 11:05

페랑(Perrin) 가문은 100년 넘게 샤토네프 뒤 파프의 명품 샤토 보카스텔(Chateau Beaucastel)을 생산하고 있다. 샤토 보카스텔은 샤토네프 뒤 파프에 허락된 13개 품종을 다 넣고 와인을 만들기로도 유명하다. 샤토네프 뒤 파프에 집중된 보카스텔과 달리 가문의 이름을 건 파미유 페랑(Famille Perrin)은 남부 론(Rhone) 일대에서 보다 좋은 가성비로 만든 와인이다. 최근 페랑 가문의 5대손이자 와인메이커인 피에르 페랑(Pierre Perrin)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를 만나 파미유 페랑과 샤토 보카스텔 와인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 자리에 모인 파미유 페랑의 4대, 5대, 6대손들]


피에르 페랑에게 한 첫 질문은 샤토 보카스텔에 대한 것이었다. 왜 보카스텔은 모든 품종을 다 넣기를 고집하는가? 빈티지에 따라 작황이 좋지 않은 품종도 있을텐데 그럴 때도 모든 품종을 다 넣는 것일까?


“샤토네프 뒤 파프의 핵심은 전통적인 양조 스타일과 맛을 지키는 것”


피에르 페랑의 답변은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원래 샤토네프 뒤 파프 와인은 15~16가지 품종을 넣고 만드는 것이 전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870년 필록세라가 남부 론을 덮쳤다. 약 30년간 필록세라가 론 일대의 포도밭 대부분을 초토화시키자 와이너리들은 모든 품종을 다 넣고 샤토네프 뒤 파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결국 샤토네프 뒤 파프 와인의 양조법이 느슨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페랑의 증조부는 원래 부르고뉴 출신 과학자였다. 그는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 필록세라가 덮치기 전과 똑 같은 비율로 모든 포도를 다시 심었다. 그르나슈의 경우 그르나슈 루즈, 그리, 블랑이라는 세 가지 품종으로 나뉘고, 뮈스카도 두 가지 품종으로 다시 나뉘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보카스텔에 들어가는 포도 품종 수는 16가지에 이른다는 것이 피에르 페랑의 설명이다.  보카스텔만큼은 전통적인 양조 스타일과 맛을 지킨 샤토네프 뒤 파프로 만드는 것이 집안의 전통을 잇는 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파미유 페랑의 샤토네프 뒤 파프, 뱅소브르, 코트 뒤 론 와인]


파미유 페랑의 대표적인 와인 세 가지를 맛보며 인터뷰는 계속 됐다. 맨 먼저 마셔본 와인은 샤토네프 뒤 파프였다. 과연 이 와인에도 모든 품종이 다 들어가는지 궁금했다.


파미유 페랑은 만든 취지부터 보카스텔과 다르다고 피에르 페랑은 답했다. 보카스텔에는 수령이 20년 이상 된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만 들어간다. 그래서 수령 20년 미만의 어린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긴 숙성 없이 일찍 마실 수 있는 편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드는 것이 파미유 페랑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파미유 페랑 샤토네프 뒤 파프에는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만 들어간다. 이중에서 그르나슈가 전체 블렌드의 70%를 차지하는데, 그르나슈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와인이 일찍 숙성될 수 있다는 것이 피에르의 설명이었다. 양조 방식도 조금 다른데 보카스텔의 경우 발효시 오크와 콘크리트를 병행해 사용하는 반면 파미유 페랑 샤토네프 뒤 파프를 만들 때는 오크와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를 이용한다.


파미유 페랑 샤토네프 뒤 파프 한 모금을 머금자 과일향의 농밀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나도 모르게 눈이 스스르 감겨지는 풍부함이었다. 타닌이 벨벳처럼 부드럽고 체리, 자두, 라즈베리 등 갖가지 베리의 달콤함이 적당한 신맛과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진하고 부드럽고 풍성한 와인 느낌.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스타일의 샤토네프 뒤 파프였다.


[파미유 페랑의 뱅소브르 포도밭, 석회질 땅이 특징이다]


이어 시음한 와인은 뱅소브르(Vinsobres)였다.  뱅소브르는 샤토네프 뒤 파프에서 복쪽, 차로 약 4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마을이다. 해발 고도는 약 200미터. 이곳은 땅에 석회질이 많아 시라가 특히 잘 자라는 곳이라고 한다. 뱅소브르의 블렌딩 비율은 시라 50%와 그르나슈 50%다. 피에르 페랑은 뱅소브르 시라가 워낙 맛이 좋아 시라를 더 많이 넣고 싶었지만, 규정상 그르나슈가 반드시 50% 이상이어야 해서 두 품종을 반반씩 넣었다고 설명했다.


맛을 보니 시라 특유의 신선함과 톡 쏘는 향신료향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보디감은 무겁지 않았지만 질감이 매끄럽고 탄탄했다. 검은 체리, 블랙베리 등 잘 익은 검은 베리류의 향이 풍부했고 라벤더, 블랙 올리브 같은 꽃과 채소향도 살짝 어우러져 있어 무척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남부 론 와인은 최적지에서 자란 최상의 포도로 최고의 하모니를 이루어야”


세번째 시음은 파미유 페랑의 리저브 코트 뒤 론 루즈였다.  피에르 페랑은 이 와인을 각기 다른 곳에서 자란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느라슈는 샤토네프 뒤 파프 부근에서 자란 것이고, 시라는 뱅소브르에서, 무르베드르는 론 강 서쪽 편에서 자란 것을 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르나슈와 무르베드르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그르나슈가 과일향이 풍부하고 알코올이 높은 편이며 쉽게 산화되는 특징을 가진 반면, 무르베드르는 알코올이 적고 산화되는 것을 최소화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품종이 가진 특징 또한 서로 하모니를 잘 이루는데, 그르나슈가 풍부한 과일향을 담당한다면, 시라는 색상과 향신료향, 무르베드르는 담배, 버섯, 육질향을 맡고 있다고 한다.


리저브 코트 뒤 론 루즈의 맛을 보니 무엇보다 묵직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이었다. 베리향, 향신료향, 담배, 버섯 등 다채로운 향미의 농밀함도 뛰어났다. 과일향과 신맛의 밸런스도 탁월했다. 가격 대비 매우 훌륭한 품질이었다. 오크향이 두드러지지 않아 물어보니, 오크향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커다란 나무통(poudre)에서 숙성시킨다고 한다.


[파미유 페랑의 새로운 스파클링 와인, 라 비에이 페름 스파클링 리저브 브뤼]


마지막으로 시음한 와인은 라 비에이 페름 스파클링 리저브 브뤼였다. 파미유 페랑에서 스파클링을 생산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 신선한 충격이었다. 맛을 보니 제법 오래 숙성된 샴페인처럼 구수한 견과류 향과 농익은 과일향이 느껴졌다. 이 와인은 생산된지 얼마 안된 와인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8월부터 시판됐다고 한다.


그런데 만드는 방식이 무척 독특했다. 라 비에이 페름 스파클링의 경우 샤르도네로 만들었는데, 전통적인 샴페인 방식도 아니고 탱크 방식도 아니었다. 화이트 와인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방식인데, 그 탄산가스가 바로 샤르도네가 발효될 때 나온 것을 모아서 다시 와인에 주입했다는 것이다. 이스트 앙금과 함께 숙성된 샤르도네 와인에 탄산가스를 더해 만들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왜 와인에서 견과와 농익은 과일향이 느껴졌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꾸준한 실험과 연구 개발로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파미유 페랑”


하지만 왜 굳이 발효시 생성된 탄산가스를 모아서 와인에 주입 했을까. 그건 바로 아로마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피에르 페랑의 설명이었다. 일반 탄산가스와 달리 발효할 때 만들어진 탄산가스에는 와인의 다채로운 향미가 가득한데, 이것을 다시 주입해야만 와인의 향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것이다. 샴페인에 비해 기포는 비교적 빨리 사라지는 편이었지만, 질감이 부드럽고 과일향이 풍부하며 복합미 또한 훌륭해 가격 대비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스파클링 와인임에는 틀림 없었다.


파미유 페랑은 이제 4대와 5대손을 넘어 6대손도 와이너리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가족의 숫자가 많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서로 협업하고 있다는 말에 페랑 집안이야말로 여러 품종을 블렌드해 최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남부 론 와인을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2019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6위', '2014 디캔터가 뽑은 올해의 인물' 등 굵직한 수상 경력이 결코 행운이 아니었다. 대대로 이어온 전통과 실력이 뒷받침된 노력이 그 비결이었던 것이다. 남부 론 와인의 순수하고 풍성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파미유 페랑을 추천한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공 유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url 복사
  • 화면 인쇄 & 이메일 발송
샤토 보카스텔의 명성, 파미유 페랑 http://www.wine21.com/11_news/news_view.html?Idx=17457 http://img.wine21.com/NEWS_MST/TITLE/17000/17457.jpeg 반드시 13개 품종을 모두 다 넣고 만드는 보카스텔 샤토네프 뒤 파프. 이 와인을 100년 넘게 만들어온 페랑 가문의 오너 와인메이커 피에르 페랑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를 만나 보카스텔과 파미유 페랑의 차이점을 비롯, 다양한 와인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05년부터 유럽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와인에 올인, 영국 Oxford Brookes University에서 Food, Wine & Culture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논문 ‘An Exploratory Study to Develop Korean Food and Wine Pairing Criteria (한국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2014 Global Alliance of Marketing & Management Associations(GAMMA) Conference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학술지 Beverages에도 게재됐다. (http://www.mdpi.com/2306-5710/3/3/40). 2015년 영국 런던 Wine & Spirit Educational Trust(WSET)에서 Diploma를 취득했다. 2014년부터 5년간 주간동아에 와인칼럼을 연재했으며, KT&G 상상마당 홍대와 춘천 아카데미에서 와인을 가르치고 있다.
Sangmi fell in love with wine when she was working as an IT manager in Europe since 2005. In 2012, she left her job to change her career to wine business. In 2014, she earned Master of Art for Food, Wine & Culture from Oxford Brookes University. Her master’s thesis, 'An Exploratory Study to Develop Korean Food and Wine Pairing Criteria' was introduced at the Global Alliance of Marketing & Management Associations(GAMMA) Conference in 2014, and was published in an academic journal ‘Beverages’ ((http://www.mdpi.com/2306-5710/3/3/40). In 2015, she achieved Diploma from Wine & Spirit Educational Trust(WSET) London School. She wrote wine columns for Dong-A Weekly News Magazine for over five years since May 2014. She teaches wine at various institutes including KT&G Sangsangmadang and Shinsegae academy.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