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쥐라(Jura)의 모든 것 - 3편, 품종

[수확중인 쥐라 포도밭 (출처: 쥐라 와인 협회(CIVJ), credit Jérôme Genée)]


쥐라 지역의 포도 품종


품종의 역사

오늘날 쥐라 지역에서 와인을 만들 때는 5개의 공식 포도 품종을 사용할 수 있다. 3가지 레드 와인 품종인 트루쏘(Trousseau), 뿔사흐(Poulsard), 피노 누아(Pinot Noir)와 2가지 화이트 와인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와 사바냥(Savagnin)으로 총 5종이다. 이들은 어디서 왔고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는가? 양조용 포도(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는 “람브뤼스크(lambrusque; 영어식으로 람부르스코)” 라고 불리는 야생 포도(비티스 실베스트리스(Vitis silvestris))에서 기인했다. 이 야생 포도는 대략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며 기온이 상승하며 등장한, 유럽의 숲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칡의 일종에서 유래되었다. 포도 재배가 도입되고서부터 재배자들은 조금씩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들을 심어보기 시작했다. 꺾꽂이(식물 생식)나 포도 과실의 씨앗 파종(유성 생식)을 통해 여러 변화를 거치며 다양한 품종을 시도했었다. 수 세기 동안 각 원산지, 각 지역 혹은 각 마을에 따라 자연적인 지역 기후와 지형학적인 특성에 따라 자신들만의 품종을 선별해왔다.


필록세라 사태 이전 시기의 포도 품종들

몇몇 기록을 통해 우리는 이전 시기에 존재했던 품종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살랑 마을에서 포도 재배를 하던 오래된 가문의 샤를르 후제(Charles Rouget, 1828-1899)가 프랑스 포도 재배 지역 전역을 황폐화 시킨 필록세라 사태가 일어나기 몇 해 전인 19세기 말에 완성한 쥐라 포도 재배 지역의 현황에 대해 집필한 총론(Les Vignobles du Jura et de la Franche-Comté, synonymie, description et histoire des cépages qui les peuplent, par Charles Rouget, 1897)을 살펴봐야 한다.


당시 40여 개의 품종이 존재했고 재식 면적의 차이가 컸다. 15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보조적인 품종들은 산재해있었으며 엉파리네(enfariné) 품종과 같이 산도 보강을 위해, 혹은 떵튀히에르(Teinturier)나 몽두즈(Mondeuse)와 같이 레드 와인의 색상을 보강하는데 쓰였다. 대부분 지역적인 품종(레드 와인 품종으로는 뿔사흐, 엉파리네, 브레장(bregin), 베끌랑(béclan), 그라쁘누(grappenoux), 아흐강(argant) 등,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는 사바냥, 귀웨슈 블랑(gueuche blanc), 뿌히쏘(pourisseux), 쌩뀌엉(cinquien) 등)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품종(레드 와인 품종으로는 피노 누아, 몽두즈, 갸메 누아(gamay noir), 므니에(meunier), 펠뤼흐상(pelursin) 등, 화이트 품종으로는 샤르도네, 샤슬라(chasselas), 믈롱(melon), 알리고떼(aligoté), 갸메 블랑(gamay blanc) 등)도 있었다.


포도 품종들은 포도밭에 꽁쁠랑떼* 방식으로 심겨 있었다. 경사가 심한 밭을 예로 들면 쉽게 성숙시키기 어려운 트루쏘 같은 품종은 정상 쪽에, 토양이 보다 부서지기 쉽고 일조면이 가장 뛰어난 곳에 심고 덜 까다로운 품종들은 토양이 더 단단한, 구획의 아래쪽에 심었다. 수확 시에는 서로 다른 품종들을 함께 수확해 함께 발효했는데 가끔은 화이트와 레드 품종을 함께 발효하기도 했다. 오늘날 많이 쓰이는 각 품종 별 구분 수확 및 양조는 당시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 꽁쁠랑떼(complantées) : 여러 품종을 한 개 구획에 섞여 심는 방식


19세기 필록세라 사태 강타

필록세라는 포도나무의 뿌리를 파괴하여 나무 자체를 죽이는 진디 기생충으로 미국에서 기인했으며 미국 품종은 이에 저항력이 있었다. 필록세라는 프랑스 항구 도시 쪽의 와인 생산자들이 생산성 높은 미국 품종 도입하며 갸흐(Gard) 데파르트멍(département; 행정 구역으로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에서 1863년부터 발견되기 시작했고 이내 프랑스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 필록세라에 감염되면 수년 내로 포도밭 전체가 죽어버렸다. 갸흐를 시작으로 북쪽으로 천천히 전파되었고 1878년에 꼬뜨 도르(Côte d’Or, Bourgogne)에서 피해가 발견되었다(파시에르-불랑제르(S. Fassier-Boulanger), 2000). 쥐라에서 첫 피해는 콜리니(Coligny) 근처의 몽플러르(Montfleur)에서, 그리고 보포르(Beaufort)에서 1879년에 관찰되었다(파시에르-불랑제르, 2000). 1884년까지 지역적으로 피해가 계속되었지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피해가 심해지며 쥐라 자치단체장이 대책위를 조직하여 대응하기 시작했다. 쥐라 지역은 다행히도 특유의 가혹한 기후와 이회암이 주를 이루는 토양 덕분에 필록세라가 북쪽으로 급격하게 확산되는 속도는 늦출 수 있었다. 하지만 피해는 계속 되었고 1884년에는 살랑(Salin) 마을에서, 1886년에는 롱-르-소니에흐(Lons-le-Saunier) 남부에서 피해가 발견되었다. 중앙부인 아흐보아(Arbois)와 폴리니(Poligny)의 경우에는 그보다 뒤인 1895년 쯤에 필록세라에 감염되었다. 1893년에서 1895년까지 쥐라의 덥고 건조한 기후 속에서 필록세라는 계속해 포도밭을 덮쳤고 쥐라 지역에서는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소각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피해는 다행히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20세기 초의 포도밭 재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남쪽 지역에서부터 필록세라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의도적인 포도밭 침수, 이황화 탄산 살포 등의 방식을 시도했다. 하지만 곧 접목이 최선의 선택지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미국 품종을 접본으로 하여 쥐라 토착 품종을 접가지로 하여 접목했다. 미국 품종의 뿌리가 더 이상 필록세라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접가지가 완벽하게 살아남게 되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순수 미국 품종(노아(Noah), 오셀로(Othelo), 이사벨(Isabelle) 등)을 심거나 하이브리드 품종을 심는 것이었다. 바코(Baco), 세이벨(Seibel), 마레샬 포슈(maréchal Foch), 가이야르(Gaillard) 혹은 노아 누아(Noha noir) 등이 생산자들이 직접 하이브리드로 키운 품종들이었다. 이 하이브리드 품종들은 필록세라 뿐만 아니라 오이디움(Oïdium)이나 밀듀(Mildiou)같은 일반적인 질병에도 저항력이 강했지만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아로마가 부족한 특징이 있었다.


때문에 접목이 실효성이 가장 높은 대책이었다. 양조 협회와 행정기관의 지원금 등으로 여러 가지 접본을 계속하여 실험한 결과 쥐라 떼루아에 완벽한 접본을 찾았고 종묘업자라는 직업이 각광받게 되었다. 1897년까지 단 18명의 종묘업자가 있었던 것에 비해 3년 새 30명이 늘어나 50여 명의 종묘업자가 활동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1900년대 7,900헥타르였던 포도밭 면적은 1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 12,000헥타르까지 늘어났다.


[1850년대 존재했던 품종과 재식 면적 (출처: Michel Campy, TERROIRS ET CEPAGES DU VIGNOBLE JURASSIEN :UN MARIAGE REUSSI, 2007]


그림설명)

- 화이트 품종 : 샤르도네 2,000ha, 사바냥 400ha, 귀웨슈 블랑 400ha, 파리네 블랑 300ha, 샤슬라 블랑 200ha, 믈롱 200ha, 메슬리에흐 블랑 200ha, 뿌히쏘 150ha, 알리고떼 50ha, 뿔사흐 블랑, 갸메 블랑, 쌩퀴엉

- 레드 품종 : 피노 누아 4,000ha, 뿔사흐 2,000ha, 몽두즈 1,200ha, 엉파리네 1,200ha, 트루쏘 1,000ha, 갸메 누아 1,000ha, 브레장 1,000ha, 발레 누아 600ha, 베끌랑 500ha, 므니에 400ha, 꼬르보 300ha, 페뷔르장, 그라쁘누, 아흐강, 다므홍, 떵뛰히에르



[1860년-2005년까지 포도밭 면적 변화 (출처: Michel Campy, TERROIRS ET CEPAGES DU VIGNOBLE JURASSIEN :UN MARIAGE REUSSI, 2007]


20세기 사회-경제적인 변화

세계 양차 대전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쥐라 지역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았다. 전쟁으로 인해 마을에서 젊은 일손들을 보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20세기 말에 포도밭 면적이 급격하게 줄어갔다. 1920년에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추락은 계속되었고 1936년에 쥐라 지역의 포도밭 면적은 4,000헥타르까지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과소 문제(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까지 더해져 인구 감소로 인해 더 가속화되었다. 산업이 발전하며 농촌의 젊은이들이 보다 고정된 봉급을 찾아 떠나갔다. 포도밭은 손으로 직접 가꿔야 했기 때문에 이런 과소 문제에 가장 처음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인 변화는 우리의 식습관까지도 바꾸었는데 “떼루아" 와인을 덜 마시고 수입을 하거나 맥주와 같은 다른 주류 소비가 늘었다.


AOC 규정의 탄생(1936) 포도밭 쇠퇴 저지

필록세라 사태로 인해 포도밭 면적이 크게 감소하였고 그 뒤 품질이 떨어지는 와인 생산이 늘었다. 인공적으로 가당을 하거나 첨가물을 넣는다거나 다른 지역 혹은 다른 국가의 와인과 섞고, 생산성이 높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하이브리드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다거나 하는 생산자들이 늘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양조 업계에서는 보다 강력한 규정을 필요로 했다. 1930년 이러한 의견들이 반영되어 입법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고 1937년 7월 31일, 선포된 법령에 의해 만들어진 쥐라 지역의 AOC로 고품질 와인 생산 시대의 막을 열었다. 특히 2번 조항에 의해 품질 품종이 5가지로 제한되었다.


조항 2 - 꼬뜨 뒤 쥐라(Côtes du Jura) AOC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 품종들만을 사용해야 한다.

•레드 와인 품종 : 뿔사흐 누아(또한 쁠루사흐 라고도 불리는), 트루쏘, 피노 누아(또한 노아히엉(noirien) 혹은 피노 그리(pinot gris)라고도 불리는)

•화이트 와인 품종 : 사바냥 블랑(또한 나뛰헤(naturé)라고도 불리는), 샤르도네(또한 믈롱 다흐보아(melon d’Arbois) 혹은 갸메 블랑(gamay blanc)이라고도 불리는)


이 시기에 각 전문가들과 와인 생산자들은 뛰어난 토양 등 떼루아에 대한 분석도 진행하였다. 가장 뛰어난 언덕에 포도나무를 심었고 경사면 아래쪽의 좋지 않은 떼루아에 심겨있던 포도나무는 뽑아냈고 그렇게 품질에 집중한 결과 시장 가격은 유지되었고 와인 산업의 추락을 멈출 수 있었다. 1950년대 말까지 포도밭 면적은 4,000헥타르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인 변화는 멈출 수 없었고 인구의 감소로 인한 와인 소비 감소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1955년에서 1965년 10년간 와이너리들은 포도밭 재식 면적을 늘리지 않았고 전체 면적은 2,000헥타르로 떨어진 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쥐라 포도 품종 (출처: 쥐라 와인 협회(CIVJ), credit Jérôme Genée)]


쥐라 5 품종


사바냥(혹은 나뛰헤(Naturé))

사바냥은 쥐라만의 지역적인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품종으로 지역 내의 떼루아와 잘 맞아 방 존(Vin Jaune)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품종이다. 특히 보알르(Voile)라는 효모막 아래에서 우이야주(Ouillage; 오크 통 숙성 시 자연적으로 증발하는 양만큼 와인을 채워주는 작업) 없이 오랫동안 숙성했을 때 산화 풍미가 잘 발전되는 특징을 가진 품종이다. 포도 나뭇가지에서 눈의 가장자리는 양홍색이며 흰색 솜털로 뒤덮이며 발아가 시작된다. 잎은 작고 둥글며 돌기가 많이 발견되고 무늬가 뚜렷하다. 포도송이는 크기가 작고 실린더 형태로 길쭉하며 포도알 밀도가 높다. 포도알의 크기는 작고 둥근 모양이며 껍질이 두껍다. 샤슬라(Chasselas)와 같은 시기에 발아하며 일찍 성숙을 시작하고 쥐라 지역에서 가장 늦게 성숙을 마치는 품종이다. 최근 들어 생장 주기가 짧아져 해가 갈수록 수확 시기가 당겨지고 있다. 사바냥 품종은 특히 기생충에 의한 병에 저항력이 강한데 두꺼운 껍질 덕분에 부패 등에 쉽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트루쏘와 마찬가지로 포도나무 자체의 질병에는 약한 편이다. 또한 붉은 거미에 의한 질병에 약하다. 대략 460헥타르에 식재되어있어 총 재배 면적의 23%를 차지하며 평균 생산량 35hl/ha를 보인다.


사바냥 품종에 대한 첫 기록은 1732년 브장송(Besançon)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렇지만 쥐라 지역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전부터 키워왔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223년에 이미 첫 서리가 올 때까지 수확을 기다리는 품종을 선별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립 농업 연구소(Instituit National de la Recherche Agronomique; INRA)와 몽플리에 국립 고등 농업 대학(Ecole Nationale Superieure Agronomique de Montpellier; ENSAM)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전적으로 비티스 실베스트리와 큰 유사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다른 품종에서 기원한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오리지널 품종이라는 의미이다.


샤르도네

이웃한 부르고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쥐라의 2개 화이트 품종 중 하나로 쥐라 지역에서 꽤 오래전부터 경작하던 품종 중 하나이다. 포도나무 가지에서 눈의 가장자리가 양홍색을 띠며 솜털이 자라나며 발아를 시작한다. 잎은 중간 정도 크기의 둥글고, 작은 돌기가 있으며, 다소 바깥쪽으로 말려있으며, 잎 안쪽으로 파인 부분은 뾰족하고 좁다. 포도송이의 크기는 작거나 중간 사이즈이며 실린더 형태로 길쭉하며 포도알의 밀도가 높다. 포도알은 둥근 모양에 얇은 껍질을 지니고 있다. 샤슬라보다 하루 정도 빨리 발아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성숙하는 품종 중 하나로 피노 누아와 함께 쥐라 지역에서 가장 일찍 수확하는 품종이다. 피토플라스마(Phytoplasma; 식물 기생 세균)에 의한 오이디움과 황엽병에 약하다. 또한 잿빛곰팡이 병에도 취약하다. 꽃은 비와 함께 급격하게 낮아지는 기온에 약하며 이는 *꿀뤼흐와 **밀헝다주를 만들어낸다. 19세기 말에는 1,700헥타르 면적에 재식되어 있어 전체의 45%를 차지했고 오늘날에는 900헥타르 면적에 전체 면적의 42%를 차지하는, 여전히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다. 샤르도네는 또한 아흐보아 지역에서는 믈롱 다흐보아(Melon d’Arbois), 폴리니에서는 물라흐(Moular), 남쪽에서는 갸메 블랑(Gamay Blanc)이라고 불렸다. 전반적으로 토양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편이다.

* 꿀뤼흐(coulure) : 밀헝다주와 비교해 굉장히 작아 씨앗 정도의 크기를 보이는 작은 포도알을 의미한다.

** 밀헝다주(millerandage) : 포도송이 내에서 다 자라지 못한 중간 크기의 포도알을 의미한다. 정상적인 포도알의 생장을 방해한다.


샤르도네 품종이 처음 언급된 것이 언제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현재 추측하고 있는바로는 14세기와 15세기에 프랑슈-꽁떼(Franche-Comté) 지역과 부르고뉴 지역 간에 긴밀한 관계가 있었고 이 즈음 시기부터 샤르도네 품종을 재식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연구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갸메와 알리고떼 품종을 포함해 샤르도네 품종이 프랑스 동북부에서 기원한 구에 블랑(Gouais blanc)과 피노 누아 품종의 직계 후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트루쏘

트루쏘 품종은 18세기 프랑슈-꽁떼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진 품종이다. 포도 품종학의 최고 권위자 샤흘르 후제에 의하면 ‘트루쏘'라는 이름은 통통하게 생긴 포도 모양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의 트후쎄(troussé)에서 왔다고 한다. 둥근 잎 위로 큰 돌기가 있으며 살짝 바깥쪽으로 말려있는 모습을 보인다. 포도송이의 크기는 작거나 중간 사이즈에 실린더 형태를 띠고 포도알들이 촘촘하게 달려있다. 포도알의 크기는 작고 조금은 타원형의 모양을 보이며 두꺼운 껍질을 지니고 있다. 굉장히 활력이 높은 품종이다. 샤슬라보다 이틀 정도 뒤에 발아를 시작한다. 트루쏘 품종은 밀듀와 오이디움에 저항력이 강한 편이다. 두꺼운 껍질은 잿빛곰팡이 병에도 높은 저항력을 보인다. 하지만 활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이런 질병들에 취약성을 보인다. 취약한 질병은 Esca와 BDA(Le Black Dead Arm)와 같은 포도나무 질병이 있다. 또한 멸구(초록 매미충)에 의한 상처로 생기는 질병에 취약하다. 트루쏘는 총 160헥타르 면적에 심겨있어 전체 면적의 8%를 차지하며 평균 생산량 40-50hl/ha를 보인다. 아흐보아 마을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집중도와 함께 풍성한 아로마를 부여하고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품종이다. 굉장히 섬세한 품종으로 다른 품종보다 더 많은 열기와 햇빛을 필요로 해 키우기 까다로운 품종으로 꼽힌다. 풍성하고 타닌감이 있는 우아한 와인으로 그릴에 구운 고기와 소스로 조리한 고기, 그리고 잘 숙성 시킨 치즈와 만났을 때 더 좋은 풍미로 발전한다. 루비의 붉은색을 띠며 와인마다 색의 강도가 다르다. 코에서는 레드 베리, 향신료, 곱게 간 후추, 양귀비와 바이올렛 등의 꽃 풍미가 느껴진다. 입에서는 신선하면서도 구조감이 좋고 균형감이 완벽하다. 톡 쏘는 맛이 인상적이며 스파이시한 느낌과 붉은 과실 풍미가 함께 느껴진다. 13-16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고 10년 이내에 음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트루쏘는 사바냥과 함께 1732년에 가장 먼저 언급된 품종으로 당시 가장 품질 좋은 품종 중 하나로 꼽혔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트루쏘 품종이 사바냥 블랑에서 기원한 품종이라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결과를 통해 트루쏘 품종이 다른 지역이 아닌 쥐라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2017년 진행된 트루쏘 품종 양조에 관한 연구(Etude de la vinification du Trousseau, Vincent GERBAUX et Jérôme THOMAS - IFV, Unité de Beaune - Projet "Au Coeur du Vignoble" - Juin 2017.)는 트루쏘 품종의 품질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양조 방식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는 2013년 1개 롯트, 2014년 2개 롯트, 2015년 2개 롯트의 3개 빈티지, 5개 구획에서 수확한 트루쏘를 3가지 양조 방식(TE(전체 제경 후 양조), VE(50~80% 제경하지 않은 채 전 송이 양조), MFC(양조 마지막 부분에서 40ºC 고온에서 24시간 동안 침용))을 비교했다. 실험의 결론은 MFC(La macération finale à chaud; 발효 후 고온 침용) 방식이 트루쏘 품종에 더 많은 색상과 폴리페놀을 부여하고 안정화 관점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추가적인 타닌 추출은 아로마를 개선해 주며 복합적으로 만들어주는 등 테이스팅 품질 면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뿔사흐(혹은 쁠루사흐)

아흐보아와 쀠삘랑(Pupillin)에서 쁠루사흐라고도 불리는 이 품종은 14세기부터 발전해온 쥐라의 전형적인 포도 품종이다. 잎모양은 굴곡이 심한 편이고 5각 모양을 띠며 측면이 U자로 파인 형태를 보인다. 포도송이의 크기는 중간 정도로 실린더 형태를 보이며 밀도는 덜 촘촘하며 포도알은 타원형으로 얇은 껍질을 지녔다. 샤슬라보다 하루 일찍 발아를 시작한다. 뿔사흐는 오이디움, 밀듀, 잿빛곰팡이 병 등 질병에 취약한 편이다. 봄철 서리에 취약하며 여름철 강한 햇볕으로 인해 포도알이 타는 경우도 있다. 기온이 낮거나 비가 오면 잎사귀가 쉽게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산량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취약성은 나무의 활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뿔사흐는 14세기에 첫 언급이 있었고 그 뒤에 샤를르 후제가 1897년에 “와인 생산자들이 오랫동안 깊은 구릿빛의 색상과 세련된 풍미의 포도로 인식하고 있는 품종이다.”라고 언급한 기록이 있다. 이 품종은 2천 년 넘게 쥐라와 뷔제(Bugey)지역에서만 자라왔다. 전체 경작 면적의 14%, 레드 와인 생산의 40%를 차지하며 2번째로 널리 퍼진 품종이다. 쥐라 전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지만 아흐보아 남쪽에 위치한 쀠삘랑 마을은 “쁠루사흐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이 뛰어난 곳이다. 쀠삘랑에서 자란 뿔사흐는 최적의 성숙도를 달성하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처음 와인을 만들었을 때는 색이 조금 부족하고 숙성 과정에서 양파 껍질과 같은 색으로 발전해간다.


신선하고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뿔사흐 와인은 포도의 얇은 껍질로 인해 파스텔 톤의 주변부 색을 보이며 때때로 로제가 아닌가 착각할 때도 생긴다. 부드러운 미감의 와인으로 하몽 등 샤퀴트리와 이국적인 음식들과 잘 어울린다. 식사 중 한 병의 와인만 마신다면 뿔사흐가 좋은 선택이 된다. 색상은 파스텔 톤의 붉은빛을 띠며 루비 빛이 감돈다. 코에서는 굉장히 부드럽고 프루티 하며 향신료와 꽃 풍미가 함께 느껴진다. 체리와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야생 자두, 신선한 후추 풍미 또한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입에서는 생동감 넘치면서도 부드럽지만 존재감 있는 타닌이 좋은 균형을 이루고 향신료 풍미가 피니시에서 느껴진다. 11-13도 사이에서 마시는 것이 좋고 5-8년 내로 마시길 권장한다.


* 2017년 진행된 뿔사흐 품종 양조에 관한 연구(Etude de la vinification du Poulsard,

Vincent GERBAUX et Jérôme THOMAS, Juin 2017)는 뿔사흐 품종의 품질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양조 방식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는 2013년 2개 롯트, 2014년 1개 롯트, 2015년 2개 롯트의 3개 빈티지, 5개 구획에서 수확한 뿔사흐를 4가지 양조 방식(TE(전체 제경 후 양조), VE(75% 제경하지 않은 채 전 송이 양조), MPC(VE를 전제로 발효 전 65ºC 고온에 12시간 동안 침용) MFC(양조 마지막 부분에서 40ºC 고온에서 24시간 동안 침용))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TE를 제외한 다른 3가지 대체적인 양조 방식은 폴리페놀 추출이 더 많이 일어나 색상이 더 진해지는 공통점을 보였다. MFC는 역시 아로마와 과실 풍미를 증진시키고 식물 계열 풍미를 감소시키는 모습을 보이지만 트루쏘에 비해 미미한 정도에 그쳤다. 뿔사흐에게 더 흥미로웠던 양조 방식은 MPC*(La macération préfermentaire à chaud; 발효 전 고온 침용)으로 신선한 과실 풍미와 함께 좋은 타닌 표현력을 보여주었다.

* MPC 방식은 보졸레에서 갸메 품종을 양조할 때 사용하는 방식으로 60~70ºC 고온에 8~16시간 동안 제경하지 않은 전 송이 채 침용을 한 뒤 25ºC로 급랭시켜 짧은 침용을 거치는 방식이다.


피노 누아

장 드 샬롱(Jean de Chalon) 백작이 쥐라 지역으로 14세기에 처음 들여온 품종으로 ‘랑띠끄(L’Antique; 고대의)’라는 별칭을 가졌다. 가장 먼저 익는 품종이자 서리에 가장 취약한 품종이다. 잎은 둥글고 큰 돌기들이 있고 두꺼우며 움푹 파인 모양을 하고 있다. 포도송이는 작고 실린더 형태를 띠며 밀도가 높고 포도알은 작고 둥그런 구형이거나 아주 살짝 난형을 보인다. 샤슬라보다 2일 늦게 발아가 시작된다. 샤르도네와 함께 쥐라 지역에서 가장 일찍 성숙하는 품종이다. 피노 누아 품종은 밀듀와 프수도페지퀼라(Pseudopezicula; 잎이 붉게 변하는 기생충에 의한 병), 잿빛 곰팡이 병에 취약하다. 포도알은 최적 성숙기에 도달할 때 즈음 빠르게 말라죽는 경우가 있다. 일찍 성숙하는 특징 덕분에 포도에서 산성 부패(la pourriture acide)는 관찰되지 않는다. 빨간 거미에 의한 질병도 유의해야 한다. 사바냥 누아(Savagnin noir)라는 이름으로 뿔사흐와 같은 시기, 즉 14세기 말에 처음 재식 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 농업 연구소와 몽플리에 국립 고등 농업 대학의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바로는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 품종에서 샤르도네, 갸메, 알리고떼 등의 품종들이 전부 파생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270헥타르 면적에 재식되어 있어 전체 면적의 13%를 차지하며 레드 와인 중 37%를 차지하며 평균 35-50hl/ha의 생산량을 보인다.


그릴에 굽거나 소스에 조리한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색상은 깊고 밝은 붉은 루비 빛을 띤다. 코에서는 체리, 라즈베리와 같은 붉은 과실과 블랙커런트와 블루베리 등의 풍미와 함께 향신료 풍미가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입에서는 풍성하고 복합적이며 부드러우면서 타닌이 느껴진다. 13-15도에서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가끔 단일 품종으로 양조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쥐라 지역의 다른 레드 와인 품종들과 블렌딩하여 양조한다. 와인에 주로 색을 부여하는 품종이며 “트라디씨옹(tradition)”이라는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단일 품종의 뀌베를 만드는 품종이다.


프로필이미지오동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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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0.08.21 10:11수정 2020.08.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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