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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맛있는 크리스마스

[피렌체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 Fani Kurti)]


이탈리아 사람들이 일 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는 언제일까. 그들은 주저 없이 성탄절이 있는 12월을 꼽을 것이다.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 축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말이 되면 피렌체 시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가톨릭 공휴일인 12월 8일 마리아 대축일(Immacolata Concezione)에 맞춰 거리의 성탄 장식들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 시기부터 성탄 준비를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장식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고른다. 오후 네 시반이 되면 해가 지고 피렌체 거리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불빛이 쏟아진다. 매일 저녁 이런 분위기를 즐기며 쇼핑을 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코로나 19로 도시가 봉쇄됐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쇼핑을 위해 상점을 오픈할 수 있게 한 정책은 이탈리아에서 성탄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성탄절을 기대하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에게 성탄절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년 중 가장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다. 물론, 맛있는 음식과 와인도 함께한다. 그런 의미에서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기는 성탄절 가족 식사는 이탈리아 크리스마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탄절 식사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의미할까, 아니면 25일 성탄절 점심을 의미할까. 정답은 두 날 모두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들은 대여섯 시간에 걸친 완벽한 코스 요리를 이틀 연속으로 즐긴다. 전통적으로 이브 저녁에는 해산물 요리를, 성탄절 점심에는 고기 메뉴를 준비한다. 메뉴에 따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준비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은 전채요리를 뜻하는 안티파스토(Antipasto)와 프로세코 한 잔으로 시작된다.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입맛을 돋우는 시간으로 캐주얼하게 건배를 하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눈다. 새우, 조개, 안초비, 홍합, 연어 등 해산물을 조리해 얇은 빵에 얹은 크로스티니(Crostini)를 맛본 뒤 아페리티보 시간이 끝나면 준비된 식탁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한다.


첫 번째 요리인 ‘프리모 피아또(Primo piatto)’는 파스타 혹은 리조토 요리다. 해산물을 주재료로 만든 꽃게 리조또와 해산물 스파게티 등을 즐긴다. ‘세콘도 피아또(Secondo piatto)’라고 불리는 메인 메뉴는 생선구이 요리이다. 구운 감자와 함께 달고기로 불리는 산 피에트로 생선이 인기다. 화이트 와인은 해산물 코스 요리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 특별한 날인만큼 각 메뉴에 맞춰 다양한 와인을 즐긴다. 식사 후에는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돌체를 즐길 시간이다. 메인 메뉴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디저트만큼은 이탈리아 어느 곳이든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전통 빵 파네토네(Panettone)를 나누어 먹으며 이브 저녁을 마무리한다. 모스카토 다스티 혹은 빈산토 와인 등 스윗한 와인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전통 디저트 파네토네 (사진:김예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와인 페어링 리스트의 예

1. 해산물 전채요리(Antipasti di pesce, 안티파스토)와 프로세코

메로또 스푸만티, 쿠베 델 폰다토레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수페리오레 Merotto Spumanti, Cuvee del Fondatore Valdobbiadene Proseco Superiore DOCG Rive di Col San Martino Brut 2019

2. 꽃게 리조토(Risotto con granchio, 프리모 피아또)와 화이트 와인

리비오 펠루가, 샤리스 Livio Felluga, sharis 2019

3. 생선구이(Pesce San Pietro con patate, 세콘도 피아또)와 화이트 와인

콜테렌지오, 샤도네이 라 포아 Colterenzio, Chardonnay La Foa 2018

4. 파네토네(Panettone, 돌체)와 와인

카스텔로 디 아마, 빈 산토 Castello di Ama, Vin santo 2014


저녁 7시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식사는 자정이 되기 전 끝을 맺는다. 사람들이 밤 12시 미사를 보기 위해 성당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성탄 인사를 주고 받으며 일년 중 가장 특별한 시간을 경험한다. 다음날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으면 사람들은 트리 앞에 모여 선물을 열어본다.


크리스마스의 두 번째 축제는 성탄절 점심이다. 전날 저녁에 먹은 푸짐한 코스 요리 때문에 여전히 배가 부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필요 없다. 와인을 곁들여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다섯 시간 동안 천천히 즐기는 이탈리아 식사에서 과식을 했다는 말은 좀처럼 듣기 어렵다.

성탄절 점심은 고기 요리 중심이다. 지방마다 다른 요리법을 사용해 구체적인 메뉴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토스카나의 경우, 전채요리로 닭의 간을 으깨어 만든 양념을 얹은 빵(Crostini con fegatini)을 즐긴다. 첫 번째 메뉴는 고기를 넣어 동그랗게 반죽한 토르텔리니를 고기 육수와 끓인 파스타이며, 메인 메뉴는 쇠고기 혹은 돼지고기 구이다. 점심 식사에도 크리스마스 전통 돌체는 빠질 수 없다. 이브 저녁에 파네토네를 먹었다면 성탄 점심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와 쿠키를 맛본다.


[토스카나의 전통 성탄절 메뉴, 토르텔리니 콘 브로도 (사진: 김예름)]


성탄절 점심, 와인 페어링 리스트의 예

1. 크로스티니(Crostini, 안티파스토)와 또르텔리니 콘 브로도(Tortellini con brodo, 프리모 피아또)와 레드 와인

살케토,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리제르바 Salcheto, Nobile di Montepulciano riserva 2016

2. 쇠고기 스테이크(Tagliata, 세콘도 피아또)와 레드 와인

테레 델 마르케사토, 마르케살레 볼게리 수페리오레 Terre del Marchesato, Marchesale Bolgheri Superiore 2017

3. 크리스마스 디저트(Pandoro, Ricciarelli, 돌체)와 와인

라 카우드리나, 모스카토 다스티 라 카우드리나 La Caudrina, Moscato d'Asti 2019


[에노테카에 진열된 성탄절 특별 와인 (사진: 김예름)]


글. 김예름 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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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0.12.22 13:11수정 2021.04.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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