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와인은 블랙홀 같은 매력이 있다. 이로 인해 오스트리아 와인을 한 번도 안 마신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마신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도 상황은 같다. 세계 최고 소믈리에와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지속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보편적으로 통하는 내추럴 와인 정의
내추럴 와인 운동은 198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비공식적으로 시작되어 2000년대 국제적인 현상이 되었다. 초창기에 수십 년 와인 입맛을 길들이고 훈련한 사람들은 이 새롭고도 오래된 와인에 저항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내추럴 와인은 최근 10년간 가장 성공한 와인 종류가 됐다.
일반적으로 내추럴 와인이란,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에 야생 효모를 사용하고, 각종 첨가제를 쓰지 않으며,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제거하지 않고, 병입 시 최소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산화황을 첨가한 와인으로 정의한다. '자연적인'을 의미하는 내추럴(Natural)이란 단어가 상당히 많은 혼란과 논란을 일으키지만, 이번 글에서는 그냥 사용하기로 한다.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발전사
앞서 이야기한 대로 내추럴 와인은 최소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심장에 있는 작고 아름다운 나라로 환경 의식이 일찍부터 깨어난 나라다. 오스트리아 루돌프 슈타이너(Rudolph Steiner)는 유기농법보다 무려 20년이나 앞선 1924년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정리해 강의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바하우 니콜라이호프(Nikolaihof)는 세계 최초 바이오다이내믹 와이너리 중 하나이며, 2007년 오스트리아 최고 와인 생산자들은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와인 생산자와 힘을 합쳐 리스펙트(Respekt)를 조직해 활동한다. 리스펙트는 바이오다이내믹 농법 구현에 머물지 않고 그 이상의 발전을 도모한다. 이런 친환경적 인식이 바탕이 되어 오스트리아는 전체 포도밭 면적 중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 적용 포도밭 비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
오스트리아의 서늘한 기후도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 오스트리아는 리슬링이나 그뤼너 벨트리너와 같은 화이트 와인을 주로 재배한다. 서늘한 기후 덕분에 오스트리아 와인은 산도가 높고, pH가 낮아 자연적으로 와인에 기술적 결함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성장이 자연스레 억제된다. 심지어 오스트리아 남부 스티리아(Styria)는 상대적으로 위도가 낮아 온도가 높고, 강우량이 많아 곰팡이를 비롯한 질병 압박이 높은 와인 산지지만, 와인 산도가 좋아 건강하게 재배된 포도로 우수한 내추럴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소규모 장인 와인 생산자가 많은 오스트리아에서는 대를 이어 와인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내추럴 와인 생산에 회의적인 아버지 세대가 점점 마음을 열고 있으며, 새로운 세대로 와이너리 운영권이 넘어오며 더 많은 생산자가 내추럴 와인 생산하고 있다. 2022년 오스트리아 최대 와인 전시회인 비비눔에 방문한 주은의 김주용 소믈리에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불과 몇 년 만에 부모 세대가 물러가고 젊은 세대로 강력한 교체가 일어난 걸 확인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다양성과 품질 향상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북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도시 유명 레스토랑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으며 와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안드레아스 그젤만 Andreas Gsellmann
안드레아스 그젤만은 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Burgenland) 골스(Gols)에 있는 와이너리다. 1800년대부터 포도를 재배해 온 그젤만 가문은 2010년부터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21헥타르 규모 포도밭을 관리하고 있다. 2011년부터 그젤만은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생산자 협회인 리스펙트에 가입했으며, 골스 지역 와인 생산자 연합인 판노빌레(Pannobile) 그룹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골스는 2천 년 이상 와인 생산 역사를 지니며, 1921년까지 헝가리 일부였기 때문에 포도 품종과 와인 양조 문화에 오-헝 제국의 영향이 남아 있다. 기후는 상대적으로 따뜻하며, 가까이 있는 노이지들러 호주는 덥고 건조한 여름 날씨를 완충해준다. 토양은 판노니아 해양 퇴적물 중 자갈이 많아 배수가 잘된다.

-쭈 티쉬 바이스 Zu Tisch Weiß 2017
쭈 티쉬는 '식탁에서'라는 의미로 함께 와인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즐거움을 전해주는 와인을 목표로 탄생했다. 손으로 수확한 그뤼너 벨트리너, 피노 블랑, 소비뇽 블랑이 블렌딩 된 와인이다. 10일간 침용한 뒤 야생 효모로 발효한다. 와인은 강렬한 구스베리, 라임 꽃향을 지니며, 허브와 신선한 시트러스 풍미가 가득하다. 산미가 탁월하며 긴 여운을 지닌다.
- 노이부르거 엑셈펠 Neuburger Exempel 2016
드라이한 노이부르거의 교과서 같은 와인으로 오스트리아 미식과 와인에 권위 있는 팔스타프에서 92점을 받았다. 와인은 밀짚 금색을 띠며, 구스베리, 복숭아, 꽃 향이 좋으며, 신선하고 잘 익은 과일이 주는 단맛, 균형 잡힌 산도와 구조를 지녀 음식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와인이다.
- 판노빌레 바이스 바이스부르군더 골드베르크
Pannobile weiß Weißburgunder Goldberg 2017
다뉴브 강변 자갈과 모래로 구성된 테라스 형태 골드베르크 단일 포도밭에서 자란 피노 블랑(=바이스부르군더)으로 만든 와인이다. 연둣빛이 감도는 금색을 띠며, 잘 익은 복숭아, 파인애플, 비스킷 향을 낸다. 노이지들러 호수 완충 효과로 싱싱하면서 생동감 있는 산미를 지닌다. 질감이 매우 뛰어나며, 은은하게 매운맛을 지녀 스페인 요리인 샤프론이 들어간 빠에야나 생선요리에 잘 어울린다. 팔스타프 93점을 받았다.
트라미너 Traminer 2017
아시아 음식에 정말 잘 어울리는 오렌지 와인. 손으로 수확한 트라미너로 만든 와인은 키위, 리치, 히비스커스, 스파이스 등 놀랍도록 매력적인 향을 잘 드러내는 와인이다. 단단한 구조, 균형 잡힌 산미, 잘 익은 과실 풍미와 장미 향기가 여운에 길게 머문다. 숙성 잠재력이 탁월하다.
클라우스 프라이징거 Claus Preisinger
클라우스는 부르겐란트 아이젠슈타트(Eisenstadt) 출신으로 빈 외곽에 있는 양조학교인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서 양조학을 공부하고 미국와 이탈리아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한스 니트나우스(Hans Nittnaus)에서 보조로 일했고, 노이지들러 호수 옆 골스 마을에서 2000년부터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파라디그마(Paradigma) 2000년 산은 블라우프랜키쉬와 메를로 블렌딩 와인인데, 팔스타프에서 블렌딩 와인 부문 2위를 차지하며 그 이름을 크게 알렸다.
클라우스 프라이징거 포도밭은 노이지들러제와 라이타베르크(Leithaberg)에 있으며 둘을 합쳐 20헥타르 규모다. 이외 임대한 포도밭 20헥타르를 부지런히 관리한다. 2005년 오스트리아에 잿빛곰팡이병이 번졌을 때, 유기농법으로 관리하던 생산자 피해가 적음을 보고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낙농업을 했던 부모님 영향으로 포도밭에 한 번도 화학 비료나 사료를 쓰지 않아 2006년에는 리스펙트에 가입할 수 있었다.
오직 순수하고 정체성이 분명한 거만 의미 있다고 믿는 클라우스 프라이징거 와인은 기본급부터 개성이 뚜렷하며, 그 라벨마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 칼크운트키셀 바이스 Kalkundkiesel Weiss 2020
칼크는 '석회', 키셀은 '자갈'을 의미한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기른 그뤼너 벨트리너, 피노 블랑, 뮈스카텔러, 벨쉬리슬링을 손으로 수확해 나흘간 침용한 뒤 다양한 오크통에서 반년 정도 숙성했다. 와인은 레몬, 모과, 멜론, 엘더플라워, 생강, 향신료 풍미를 지니며, 입안에서 과즙 가득하며 바삭거리는 산도와 크림 같은 질감이라 기분 전환에 적합하다.
- 에르델루프트 그라스운트레벤 그뤼너벨트리너
ErDELuftGRAsundreBEN Grüner Veltliner 2018
클라우스는 2009년부터 조지아에서 크베브리(Qvevri)를 사용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화이트 와인 숙성과 발효에 암포라를 쓴 이 지역 개척자 중 하나다. 에델그라벤(Edelgraben) 단일 포도밭에서 자란 그뤼너 벨트리너를 크베브리에 넣어 몇 달 동안 침용하며 발효했다. 와인은 오렌지, 사과, 시드르, 레몬그라스, 엘더플라워, 스모크, 부싯돌, 살짝 견과류 향을 지닌다. 잘 익은 과실 풍미가 관대하고, 풀바디에 껍질에서 얻은 기분 좋은 페놀계 화합물이 주는 긴장감과 구조가 아주 훌륭하다.
구트 오가우 Gut Oggau
아마도 와인 애호가라면, 마셔본 적은 없어도 본 적은 있을 와인이다. 왜냐하면, 얼굴이 그려진 라벨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구트 오가우는 스티리아 남부 출신인 에두아르드 체페(Eduard Tscheppe)와 오스트리아 유명 레스토랑인 타우벤코벨(Taubenkobel) 집 딸인 스테파니 에젤뵈크(Stephanie Eselböck) 부부가 운영 중이다. 두 사람은 빈에서 열린 한 와인 시음회에서 만나 결혼하면서 오가우 마을에 정착했다. 그들의 보금자리는 20년 동안 비어있던 오래된 저택으로 낡은 양조장과 압착기가 있었는데, 뭔가 재미난 일을 해보자며 부부는 이곳에서 2007년부터 와인을 빚기 시작했다.
포도밭은 13헥타르 규모로 노이지들러 호수 옆에 있으며,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관리하며, 디미터(Demeter) 인증을 받았다. 연간 1만 5천~1만 8천 병 정도 와인을 생산하며, 유럽 최고 레스토랑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와인이 됐다.
구트 오가우 라벨의 얼굴은 놀랍게도 상상 속 가계도 속 인물들이다. 1세대인 조부모 세대, 2세대인 부모 세대, 3세대로 구성된다. 3세대에는 아타나지우스와 여동생인 테오도라 와인이 있는데, 대부분 단순하고 마시기 편안하다.
- 테오도라 Theodora 2020
테오도라는 자갈과 석회암 토양에서 자란 평균 수령 35년 이상 그뤼너 벨트리너와 벨쉬리슬링 블렌딩 와인이다. 500, 1000, 1500리터 배럴에서 발효하며, 9개월간 효모 저어주기 없이 유지하다가 정제와 여과하지 않고 이산화황도 넣지 않고 병에 담았다.
테오도라는 2세대인 윌트루드의 딸로 쾌활하고 밝은 성격에 우아하기도 해 많은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다. 와인은 살짝 뿌옇고, 은은한 효모, 콤부차, 말린 꽃, 감귤, 오렌지 꽃 향에 쌀뜨물, 청사과, 잘 익은 복숭아, 스모크 풍미를 지니며, 짠맛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병을 열기 전에 약간 흔들어서 효모 찌꺼기를 골고루 섞어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마스케라드 바이스 Maskerade Weiss 2020 1L
마스케라드는 구트 오가우가 조성한 새로운 포도밭에서 자라는 어린 포도나무에서 얻은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매년 품종 비율과 양조방법이 달라서 마스크를 쓴 얼굴이 그려진 라벨을 지닌다. 2020년엔 자갈, 석회, 점판암 토양에서 자란 그뤼너 벨트리너, 피노 블랑, 벨쉬리슬링이 블렌딩 됐다. 와인은 첫 모금에 살짝 기포가 있으며, 복숭아, 꿀, 시트러스, 기분 좋은 여름 과실, 미네랄 등을 잘 나타내는 오렌지 와인이다. 입에서 아주 산뜻해서 꿀꺽꿀꺽 마시기 좋다.
요제프 프리츠 Josef Fritz
요제프 프리츠는 빈 북서부 바그람(Wagram)의 쾨니히스브룬(Königsbrunn) 근처 자우센베르크(Zaußenberg)에서 총 15헥타르 포도밭을 관리하고 있다. 1912년부터 오스트리아 토착 품종을 집중적으로 재배했다. 2003년부터 요제프 프리츠는 생태계 균형을 고려해 환경, 포도나무, 양조까지 일체적인 접근을 염두에 두고 포도를 기르기 시작했다. 요제프 프리츠는 직접 만든 자연 퇴비를 주고 식물 보호 스프레이 사용을 줄여 환경 부담을 줄인다. 생산량을 줄여 농사가 어려운 해에도 포도나무가 최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기른 포도를 손으로 선별해서 수확해 바로 양조장으로 보내 와인을 만든다. 이런 수많은 노력과 혁신을 인정받아 국내외 많은 상을 받았다.
포도밭 토양은 빙하기에 형성된 황토층과 해양 퇴적물, 자갈 등으로 구성됐다. 바그람은 따뜻한 기후와 시원한 바람이 훌륭한 상호작용을 이루기에 복합성, 균형 잡힌 산미, 풍부한 미네랄 풍미와 구조를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소희 셰프는 그녀의 레스토랑 킴 코흐트에서 요제프 프리츠 와인을 페어링에 쓰고 있다.
요제프 프리츠는 로터 벨트리너(Roter Veltliner), 그뤼너 벨트리너, 샤르도네, 로터 트라미너(Roter Traminer)에 특화된 생산자다.

- 로터 벨트리너 슈타인베르크 프리밧
Roter Veltliner Ried Steinberg Erste Lage Privat 2020
슈타인베르크는 바그람 최고 포도밭 중 하나다. 로터 벨트리너는 야생 효모로 발효되고 큰 오크 통에서 4개월 동안 숙성했다. 와인은 연두색이 살짝 스치는 금색이며, 이국적인 멜론, 무화과, 패션프루트, 허브, 라즈베리, 팔각 등 강렬하고 복합적이다. 맛을 보면, 부드럽고 섬세한 산도를 느낄 수 있으며, 오렌지 껍질, 사과, 가벼운 미네랄 풍미를 지녀 마시기 좋다. 2020 빈티지는 다른 어떤 해보다 잘 만들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 테르티에르 T Tertiär T 2020
테르티에르는 지질시대 제 3기(Tertiary)를 의미하며 이 시대에 생성된 자갈 비율이 매우 높은 토양을, T는 로터 트라미너를 의미한다.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22일 정도 침용한 뒤 압착한 뒤 500리터 아카시아 배럴에서 숙성했다. 두 달에 걸쳐 효모 저어주기를 해 트라미너의 고급스러움을 돋보이게 하고 여과하지 않고 병입했다. 와인은 연두색이 감도는 금색을 띠며, 살짝 뿌옇다. 섬세한 꽃, 허브, 레몬 밤, 정향, 시트러스 향을 지니며, 우아하고, 섬세한 산도, 좋은 구조와 짠맛을 내는 미네랄 풍미를 지닌다. 음식과 즐기기에 참 좋은 와인이다.
- 테르티에르 S Tertiär S 2020
S는 다양한 소비뇽 블랑을 의미한다.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19일 정도 침용한 뒤 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500리터 배럴에 채워 숙성했다. 소비뇽 블랑 향에 복합성을 주기 위해 첫 달 동안은 효모 저어주기를 이틀에 한 번씩 해주고 여과하지 않고 병에 담았다. 와인은 연두색이 감도는 금색을 띠며, 풀, 허브, 자몽, 자몽 껍질, 약간 피망, 배 향을 낸다. 맛을 보면, 신선하고 활기차며 구조가 좋고 스파이시한 여운을 지닌다. 아주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며 품격이 넘치는 와인이다.
유디트 벡 Judith Beck
마티아스(Matthias)와 크리스틴 벡(Christine Beck)은 1976년 부르겐란트 골스에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부부의 딸 유디트 벡은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서 공부한 뒤 보르도의 샤토 코스 데스투르넬, 피에몬테의 브라이다와 칠레 에라주리즈는 포함한 세계 유명 와이너리에서 국제 경험을 쌓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는 2001년에 첫 와인을 출시했고, 2004년 와이너리를 물려받았다.
그녀는 알텐베르크(Altenberg), 가바린차(Gabarinza), 잘츠베르크(Saltzberg)와 샤플라이텐(Schafleiten) 구획 포함 총13.5헥타르 포도밭을 가꾸고 있다. 이곳은 판노니아 기후와 노이지들러 호수 영향을 받는 매우 따뜻한 지역으로 최고급 풀 바디 드라이한 레드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유디트 벡은 전체 포도밭의 85%에 블라우어 츠바이겔트(Blauer Zweigelt), 블라우프랜키쉬(Blaufrankisch), 상크트 라우렌트(St. Laurent), 피노 누아와 메를로 같은 적포도를, 나머지 15% 포도밭에는 벨쉬리슬링, 피노 블랑, 샤르도네 같은 백포도를 재배한다. 수확량을 억제하고 잘 익은 포도를 얻기 위해 헥타드랑 최대 7천 그루로 고밀도 식재한다. 포도밭 아래는 양토와 점토, 위로 갈수록 석회암으로 구성된다. 모든 포도는 손으로 수확한다. 2005년 현대적이며 기능이 뛰어난 와인 양조장과 숙성실을 건립했다.
그녀는 츠바이겔트, 블라우프랜키쉬, 상크트 라우렌트와 같은 적포도에 강하며, 그녀의 와인은 우아하고, 품종 자체 특성과 포도밭 구획 특징을 잘 나타내는 거로 알려졌다. 일상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와인부터 아주 뛰어난 고품질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만든다.

- 바이스부르군더 밤뷸 Weissburgunder Bambule 2018
모래, 석회암, 자갈의 토양에서 자란 피노 블랑을 손으로 수확하여 약 1,300리터 용량 오래된 오크 통에서 약 1년간 야생 효모 발효와 효모 숙성을 거쳤다. 정말 잘 익은 복숭아와 미네랄이 두드러지며 아주 복합적인 풍미와 풍성한 질감을 지녔다. 짜릿한 산미와 미네랄, 감칠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샐러드 같은 음식과도 좋고 더운 날씨에 즐기기 특히 좋은 와인이다.
젭 무스터 Sepp Muster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생산자다. 젭 무스터가 스티리아 남부 10헥타르 규모 포도밭을 물려받은 건 2000년이지만, 무스터 가문은 1727년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했다. 젭 무스터는 인도와 호주에서 몇 년 동안 지낸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포도밭을 관리한다. 이들 포도밭은 제초제나 살충제를 쓴 적이 없어 순조로이 전환될 수 있었고 2003년 디미터 인증을 받았다.
포도밭은 스티리아의 독특한 오포크(Opok)로 토양이며 가파른 비탈에 있다. 오포크는 석회암, 실트, 점토가 굳은 일종의 퇴적암으로 운모와 조개껍데기가 보이며 반짝이는 특성이 있다. 이 땅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은 둥글둥글한 질감과 이에 상반되는 날 선 부싯돌 같은 미네랄 특성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포도나무는 헥타르당 2800그루로 매우 여유 있게 심으며, 포도나무 지지대는 주변 숲에서 자란 밤나무를 쓴다. 포도밭 주변에서 20년 정도 자란 나무는 지지대가 되었다가 기능을 다 하면 장작으로 쓰인다. 젭 무스터는 양조장에서는 거의 간섭하지 않고 정제와 여과도 하지 않고 이산화황도 병입 전에 거의 무황 와인에 가까운 수준으로 첨가한다.
젭 무스터 와인은 독특한 병과 라벨을 갖는데, 젭과 마리아 부부의 친구인 베포 플리엠(Beppo Pliem)이 그린 간결한 그림을 쓴다.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두, 갈색, 주황 등으로 그려진 라벨은 땅, 하늘, 포도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상시킨다.
젭 무스터는 다른 와이너리와 뜻을 모아 슈멕트 다스 레벤(Schmeckt das Leben, 인생 맛보기라는 의미)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 그라핀 Gräfin 2018
그라핀은 독일어로 '백작 부인'을 의미하며 젭 무스터가 만드는 그라프(Gräf) 와인 종류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의 상징적인 오렌지 와인이다. 오포크 토양에서 자라는 평균 수령 30년 이상인 소비뇽 블랑을 손으로 수확해 부분적으로 줄기를 제거한 뒤 야생 효모로 2400리터 나무 통에서 발효했다. 포도는 2주~4주 동안 껍질과 접촉한 뒤 약 23개월 간 2400리터와 1200리터 타원형 오크 통으로 옮겨 숙성한 뒤 정제나 여과 없이 병에 담았고 황은 첨가하지 않았다.
와인은 탁하며, 강렬한 과실, 스모크, 허브, 미네랄을 느낄 수 있으며, 골격이 잘 잡혀 있고 조화롭다. 맛이 아주 좋으며, 다양한 음식과 완벽한 페어링을 이룰 수 있는 와인이다.
니글 NIGL.COM
게로르그 니글(Georg Nigl)은 오스트리아 빈 남쪽 페르흐톨즈도르프(Perchtoldsdorf)에서 2006년부터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포도밭은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관리되며, 야생 효모로 발효하고 여과나 정제 없이 병입하며 이산화황을 넣지 않는다. 따라서, 니글 와인은 표현력이 풍부하고 대체불가한 매력을 뽐낸다. 니글 와인 라벨엔 정성스레 손으로 키운 포도도 만든 와인임을 나타내는 지문이 찍혀 있다.

- 게미슈터 잣츠 알테 레벤 오렌지
Gemischter Satz Alte Reben Orange 2017
오스트리아는 빈은 수도이자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 산지다. 이곳에는 예전부터 포도밭에 섞여 자란 포도 품종을 함께 수확해 와인으로 만드는 게미슈터 잣츠(Gemischter Satz)라는 전통 와인이 있다. 니글의 가장 오래된 포도밭에는 14종 포도가 자라는데 이를 오렌지 와인 방식으로 만든 와인이다.
와인은 금귤, 효모, 갓 으깬 사과, 오렌지, 레몬 타르트 향을 낸다, 드라이하며, 즙이 풍부하고 라임과 금귤 풍미가 폭발적으로 전해진다. 마시는 즐거움이 보장되는 최고의 오렌지 와인이다.
베를리치 Werlitsch
체페(Tscheppe)가문은 17세기부터 농사를 지어왔는데 2004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삼남매 중 막내인 에발트(Ewald)가 2005년 베를리치를 물려받았다. 에발트와 안드레아스 형제의 누나는 젭 무스터의 부인인 마리아이며, 안드레아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다. 결국 이 삼남매는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에서 따로 또 함께 큰 힘을 내는 셈이다.
에발트는 라이프니츠에서 포도재배와 양조 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연수를 받으며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익혔다. 베를리치 포도밭은 스티리아에 있으며 약 8헥타르 규모이며 오포크 토양이며,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관리된다. 젭 무스터와 함께 슈멕트 다스 레벤 구성원이다. 그는 테루아를 잘 표현하는 와인을 만드는데 집중해 단일 품종이 아닌 같은 구획 품종을 블렝딩한 와인을 만든다. 그리고 와인 이름을 라틴어로 '진실로부터'라는 의미를 지닌 엑스 베로(Ex Vero)라 부른다. 엑스 베로 와인은 포도밭 해발고도에 따라 번호가 다르며 로마 숫자로 표시한다. 에발트는 2014년부터 오렌지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 글뤼크 Glück 2017
글뤼크는 '행운'이라는 의미이며, 해발고도가 높은 포도밭에서 자란 소비뇽 블랑과 샤르도네를 줄기를 제거하고 5~6주간 침용한 뒤 배럴 숙성한 오렌지 와인이다. 향에서는 잘 익은 파인애플, 패션프루트, 살구가 느껴지며, 맛을 보면 건포도와 아카시아 꿀 풍미도 느낄 수 있다. 베를리치가 만드는 가장 강렬한 와인으로 압도적인 복합성이 핵심인 와인이다. 구운 가지에 고트 치즈를 곁들인 요리를 추천한다.
최근 한국에 수입되는 오스트리아 와인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엔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으며, 위에 소개한 와인보다 훨씬 다양한 와인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분들 사이에서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우수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매니아층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매우 흥미로우며 만족도가 높은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 세계도 여행을 떠나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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