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타르디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와이너리로 2021년 40주년을 기념했다. 니타르디는 와인과 예술을 접목해 니타르디 와인을 아는 모두에게 큰 행복을 주고 있다. 최근 한국에 소개되는 니타르디 와인이 다양해지면서, 소유주인 피터 펨퍼트에게 들은 진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카스텔리니 포도밭 전경, 사진 출처: 니타르디 페이스북]
니타르디 역사와 현황
니타르디(Nittardi)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리나(Castellina)에 있는 역사적인 영지로 중세 시대에는 빌라 넥타 데이(Villa Necta Dei)로 불렸다. 현 소유주인 피터 펨퍼트(Peter Femfert)는 무려 1183년부터 니타르디 영지가 언급된 오래된 문서 사진을 보여줬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는 르네상스 기간 이 영지를 사들였고, 그의 가문 소유로 18세기까지 남아있었다.

[빌라 넥타 데이에 대한 기록이 남긴 고문서]
1980년, 독일 태생인 피터 펨퍼트는 베네치아 출신으로 피렌체에서 공부하고 있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는 피렌체에서 머물 집을 구하던 중 카스텔리나 언덕에 올라 풍광을 보며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고, 가능하면 이런 곳에서 삶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독일에서 화랑을 운영하며 예술 작품을 거래하던 피터 부부는 1981년에 보고 첫눈에 반했던 12세기 건립된 오래된 돌집과 3.5헥타르 포도밭을 함께 사들이게 됐다.
피터에 따르면, 1980년대 당시 니타르디는 연간 15,000병 와인을 생산했는데, 이는 한 가족이 소비하기엔 너무 많고, 상업적으로 판매하기엔 적어 차츰 포도밭을 확장하게 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1998~1999년 키안티 클라시코 영역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되어 키안티 클라시코에서 더는 포도밭 확장을 할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이미 조성된 포도밭 안에서도 정해진 범위 밖에 심긴 포도나무는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피터는 수석 와인 메이커이자 컨설팅 담당인 카를로 페리니(Carlo Ferrini)와 의논해 마렘마(Maremma)에 포도밭을 만들게 됐다. 현재 니타르디는 키안티 클라시코와 마렘마 두 곳에 총 40헥타르 포도밭을 갖고 있으며, 연간 20만 병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 중 85%를 전 세계 3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니타르디 마렘마 포도밭, 사진 제공: 니타르디]
니타르디 포도밭
니타르디 포도밭은 3곳이며 모두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헥타르당 35~45헥토리터 정도 소량 생산한다. 니타르디 포도밭(Nittardi Vineyard)은 와이너리 심장부로 카스텔리나 북부에 있으며 참나무로 둘러싸여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 포도밭은 해발고도 400~500m 사이에 있으며, 주로 남이나 남동향이다. 토양은 주로 석회 점토이며, 대륙성 기후이며, 연간 강우량은 800mm 정도로 늦가을과 봄 사이에 내린다. 헥타르당 5500그루 정도로 심긴 산지오베제와 메를로가 자란다. 가장 어린 포도밭 구획인 비냐 도게사(Doghessa)는 헥타르당 6667그루를 심었다.

[니타르디 포도밭 토양, 사진 출처: 니타르디 페이스북]
빌라 로사 포도밭(Villa Rosa Vineyard)은 카스텔리나 남쪽에 있으며, 해발고도가 니타르디보다 낮다. 토양은 석회 점토에 편암 자갈이 많은 편이며, 대륙성 기후인데 니타르디 포도밭보다 온도가 살짝 높다. 대부분 산지오베제이며, 카나이올로 네로, 콜로리노, 말바지아 네라, 칠리에졸로 품종이 자란다. 석회 점토는 와인에 풍부한 골격, 힘과 깊이를, 편암은 신선함과 우아함을 더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몽지벨로 델레 만돌레이(Mongibello delle Mandorlaie) 포도밭은 마렘마 스칸사노(Scansano)의 남쪽에 있으며, 해안가에서 불과 8km 떨어져 있어 포도밭에 올라서면 바다를 볼 수 있다. 토양은 화강암과 화산층 위에 사암, 두꺼운 모래층으로 구성되며, 산지오베제, 카베르네 소비뇽, 베르멘티노, 시라, 쁘띠 베르도 등이 자란다. 이곳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은 온화하고 여름은 건조하다.

[니타르디 포도밭 모습, 사진 출처: 니타르디 페이스북]
니타르디 팀
현 소유주인 피터 펨퍼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내인 스테파니는 베니스에서 태어나 피렌체에서 공부한 역사학자로 미국 콜럼버스 대학에서 교수로 일했다. 이들은 베를린에서 처음 만나 베니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리나에 니타르디를 사들이고 니타르디 와이너리에 헌신했다. 피터는 결혼하면서 요트를 처분한 대신 일 년에 한 번씩 꼭 아내와 요트로 여행을 떠나고, 친구들과 요트 경주에 참여하고 있다.
아들 레온(Léon)은 부르고뉴에서 와인 경영학을 공부한 뒤, 칠레 카사 라포스톨, 미국 프록스 립, 부르고뉴 베르타냐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13년부터 니타르디에서 가업을 거들기 시작했다. 레온은 수석 와인 메이커인 카를로와 주기적으로 만나 배럴 샘플을 시음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등 점차 깊이 니타르디 일에 뛰어들고 있다.
카를로 페리니(Carlo Ferrini)는 수석 와인 메이커이자 컨설턴트로 1991년 니타르디에 합류했다. 그는 감베로 로쏘 및 와인 인수지애스트 등에서 여러번 올해의 와인 메이커 상을 받은 이탈리아 중요 와인 메이커 중 하나다. 피터 펨퍼트는 카를로를 오랜 친구로 여기며, 그의 뛰어난 시음 능력, 시음 노트를 쓰지 않고도 단숨에 20종 이상 와인을 정확히 구별해 기억하는 비상한 능력, 인품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아낀다고 한다.
니타르니 와인 종류
니타르디 와인은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리나에서 생산되는 벨칸토, 니타르디 리세르바,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와 마렘마에서 자란 포도로 만드는 벤, 애드 아스트라, 넥타르 데이 총 6종이다.

[니타르디, 벨칸토]
벨칸토(Belcanto)는 카스텔리나 북쪽과 남쪽 포도밭 포도를 절반씩 섞은 니타르디 기본급 와인이다. 석회 점토, 편암이 풍부한 토양에서 자란 산지오베제, 카나이올로, 콜로리노, 말바지아 네라 등이 블렌딩 됐다. 라벨은 포도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레스트로(Galestro) 돌을 모자이크로 표현하고 있다. 와인은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발효한 뒤 중고 프랑스산 오크 통(500리터)와 보티(3500리터)에서 12개월 숙성한 뒤 병 숙성을 약간 거쳐 출시된다. 제임스 서클링, 와인 스펙테이터, 루카 마로니 등으로부터 꾸준히 90점 이상을 받는 와인이다.
니타르디 리세르바(Nittardi Riserva)는 최고의 해에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포도밭 포도로만 만든 와인이다. 산지오베제 95%에 메를로 5%가 블렌딩되며, 프랑스산 바리크나 토노에서 24개월, 콘크리트 통과 병에서 다시 숙성한 뒤 출시하는 와인이다. 역시 유명한 와인 평론가나 잡지로부터 꾸준히 90점 이상을 받고 있다.

[39번째 아트 라벨, 사진 출처: 니타르디 페이스북]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Casanuova di Nittardi Vigna Doghessa)는 단일 포도밭 와인이다. 비냐 도게사 토양은 편암 비율이 높으며, 남동향으로 2008년에 매우 고밀도로 재식재된 포도밭이라서 미네랄 풍미가 아주 뛰어나며 신선함을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도게사는 역사적인 베네치아 공국 여성 추장을 의미하며, 베니치아 태생인 피터 펨퍼트의 아내와 모든 여성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 와인은 1981년부터 매년 다른 예술가의 작품이 라벨과 포장지로 쓰이는 거로 유명하다. 화랑을 운영하는 피터는 전 세계 많은 예술가와 친분이 두텁다. 그는 예술가로부터 라벨로 쓸 수 있는 비율의 작품을 받고, 훗날 작품이 들어간 라벨을 붙인 와인을 작가들에게 선물해오고 있다. 훈데르트바써, 요코 오노, 밈모 팔라디노, 다리오 포, 한국의 김창열 화백 작품도 이 와인의 라벨이 됐다.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 2011]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 2011년 산은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드로잉이 쓰였다. 산지오베제 97%, 카나이올로 네로 3%, 발효 후 1년 사용한 프랑스산 오크 통에서 24개월 숙성했다. 11년간 숙성된 와인은 가장자리가 가넷으로 변한 중간 루비색을 띤다. 농밀한 감초, 마른 장미, 삼나무, 오레가노, 타르, 블랙 체리, 레드 체리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드라이하며, 잘 익은 타닌으로 매우 실크 같은 질감을 지니며, 짠맛을 동반한 감칠맛과 마른 허브와 꽃잎 풍미를 지닌 긴 여운이 훌륭하다.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 2019]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 비냐 도게사 2019년 산(39번째 빈티지)은 100% 산지오베제 와인으로 라벨은 베네치아 태생 비디오 아트의 우상인 파브리치오 플레시(Fabrizio Plessi)의 작품이 선정됐다. 베네치아의 가장 중요한 상징은 물과 금이다. 베네치아인들은 물을 통해 무역업을 했고 도시 번영의 초석을 다졌으며, 궁전, 교회, 옷과 보석에 금을 많이 사용했다. 이에 착안해 뜨겁게 달궈져 흘러내리는 반짝이는 액체 금의 흐름을 포착해 라벨과 포장지로 완성했다. 작가 파브리치오는 작품을 통해 팍스 티비(PAX TIBI) 즉, '당신과의 평화', '서로 평화롭기'를 외치고 싶었다고 밝혔다. 14개월간 500리터 중고 프랑스산 오크 통에서 숙성하고, 4개월간 콘크리트 통, 이후 병 숙성을 몇 달간 거쳐 출시됐다. 가장자리가 투명한 진한 자주색을 띤다. 레드체리, 라즈베리, 허브, 미네랄이 두드러진다. 산미가 높으며, 잘 익은 타닌을 지녀 아주 훌륭하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숙성에 따른 발전이 크게 기대되는 와인이다.

[니타르디, 벤]
벤(Ben)은 이탈리아어로 집안의 막내이자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뜻하는 베니아미노(Beniamino)에서 유래했다. 피터 펨퍼트가 출시한 마지막 시리즈로 2012년 출시되었고, 베르멘티노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제임스 서클링은 벤 2014년을 토스카나 최고 베르멘티노, 잰시스 로빈슨은 벤 2015년을 토스카나 최고 화이트 와인으로 호평하기도 했다. 포도밭에 티레니아해 바닷바람이 불어와 와인은 신선함과 미묘한 짠맛을 지닌다. 벤 2020년은 연두색이 스치는 중간 금색이며, 농밀한 아몬드, 잘 익은 시트러스, 복숭아 향에 기분 좋은 산미와 부드러운 질감, 짠맛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정말 신선한 느낌이라 식전주 혹은 차게 즐기는 해산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애드 아스트라(Ad Astra)는 마렘마에서 생산되며, 넥타르 데이의 세컨 와인으로 '고난을 통해 별까지'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문구인 페르 아스페다 애드 아스트라(Per Aspera Ad Astra)에서 따왔다. 가격이나 시음 적기 모두 접근성이 뛰어난 와인으로 감베로 로쏘 최고 등급인 세 잔(트레 비키에리)를 받았다. 산지오베제를 주로 쓰고,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등이 블렌딩 된 슈퍼 투스칸 와인이다. 제임스 서클링은 2021년 애드 아스트라를 가성비 최고 슈퍼 투스칸 12선에 추천하기도 했다.

[니타르디, 넥타 데이]
넥타 데이(Nectar Dei)는 마렘마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으로 1183년 문서에서 발견된 니타르디 영지의 고대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다. 과거 니타르디를 소유했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교황 율리우스 2세에게 경의를 표했던 것처럼 이 와인은 출시되던 해부터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증정되어 현재 교황에 이르기까지 바티칸으로 보내진다. 넥타르 데이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쁘띠 베르도 블렌딩 와인으로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발효한 뒤 프랑스산 오크 통 24개월, 콘크리트 통에서 6개월, 병에서 다시 6개월 숙성한 뒤 출시된다. 넥타르 데이 2016년은 가장 자리가 아직 살짝 보라색이 감도는 중간 자주색을 띤다. 블랙커런트, 자두, 삼나무, 스모크 바닐라, 금방 간 후추 향과 풍미가 진하며, 시간이 지나면 구운 고기와 가죽 풍미가 더해지며 아주 멋스럽다. 꽤 강한 품종 와인이지만, 무게가 적당하고 균형이 탁월해 아주 맛이 좋다.

[니타르디 포도밭을 오래 일군 농부 비르질리오 시몬치니, 사진 출처: 니타르디 인스타그램]
니타르디 주인장인 피터 펨퍼트는 17년 연속 한국을 방문해 시장을 돌보고 있다. 2021년 40주년을 맞이한 걸 축하하면서 그에게 니타르디 와인와 아트 라벨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60년 이상 포도 농사를 지은 비르질리오 시몬치니(Virgilio Simoncini)가 니타르디 포도밭에 쏟은 헌신, 피터가 마렘마 포도밭을 사러 갔을 때, 그 포도밭 마저 그가 어려서 심은 포도나무들이었다는 일화, 그가 94세로 작고한 뒤 그의 이름을 새긴 명패를 포도밭에 남겨 둔 이야기는 듣는이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들었다. 1997년 니타르디 팀은 포도 농사가 원하는 만큼 잘되지 않아 걱정했지만, 와인이 숙성되면서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반전의 빈티지며, 지난 40년 동안 가장 선호하는 빈티지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39번째 아트 라벨과 포장지, 사진 출처: 니타르디 페이스북]
그는 40주년 기념 아트 라벨을 제작하기 위해 작품을 그려줄 예술가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230명의 작가가 모였고, 정해진 크기와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받아 90개 작품을 고르고, 전 세계 7명의 심사 위원(신동 와인 김영호 회장 포함)이 최종 작품 6개를 선택했다. 그리고 특별한 와인에 쓸 작품 하나를 추가로 골랐다. 최종 선택된 6개 작품은 라벨에 부착되어 6병들이 박스에 담길 예정이다.

[아트 라벨 원본, 사진 출처: 니타르디 페이스북]
피터 펨퍼트는 41번째와 42번째 라벨을 그려줄 작가를 내정한 상태이며, 이들은 시간을 내어 니타르디를 방문해 직접 땅과 와인을 맛본 뒤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피터는 그동안 아트 라벨에 쓰인 예술 작품 원본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라벨과 포장지 디자인을 포함하면 작품 수가 약 100여 점에 이른다. 이에 피터는 니타르디 영지에 작은 미술관을 세워 원본을 전시하고픈 마음이 있다고 한다. 이미 가꿔둔 니타르디 조각 공원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싶다.
한국에서 그동안 만날 수 있었던 니타르디 와인은 단일 포도밭 와인이자 아트 라벨로 유명한 카사노바 디 니타르디였는데, 최근 6종류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필요한 용도에 맞춰 니타르디 와인을 자주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40주년 아트 라벨 시리즈는 10월에 출시 예정이라고 하니 살면서 한 번쯤 명작과 와인을 손에 쥐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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