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테일러 황금시대(Taylor Golden age)를 소유할 결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트 와인 하우스 테일러가 2022년 5월 새로운 와인을 출시했다. 테일러 골든 에이지 50년 토니 포트가 주인공이다. 한국을 방문한 테일러 수출 담당자인 조지 라모스(Jorge Ramos)에게서 들은 테일러의 진짜 이야기를 공유한다.




테일러 포트의 간추린 역사

테일러 포트(Taylor Port)는 1692년 잡 베어슬리(Job Bearsley)가 영국과 포르투갈 사이 와인 무역 사업으로 설립했다. 잡 베어슬리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1744년 포트 하우스 중 최초로 포도밭을 샀다. 이는 영국으로 보내는 와인 품질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이후 그의 후계자인 조셉 테일러(Joseph Taylor)는 전 세계로 와인 무역 사업을 확장했다. 1836년 와인 상인인 존 플래드게이트(John Fladgate)가 협력자가 되었고, 1838년 존이 모간 이트만(Morgan Yeatman)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맺게 되면서 1844년 테일러, 플래드게이트 앤 이트만(Taylor, Fladgate & Yeatman 이하 테일러로 줄임)이 설립됐다.


테일러 포트는 1900년대 혁신적인 포트 와인 출시로 다른 포트 와인 하우스 와인 생산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친다. 1934년 테일러는 최초의 드라이 화이트 포트, 1970년대 초 10, 20, 30, 40년 된 토니 포트, 1970년에 최초의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 포트를 선보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런 새로운 시도는 곧 다른 포트 하우스의 본보기가 됐다.


오래된 포트 하우스 중 하나인 테일러 포트는 설립 이래 9대째 가족 소유를 이어오고 있다. 역사가 오래되었으니 전통적인 포트 와인만 생산할 거 같지만, 앞서 이야기한대로 테일러는 항상 한발 앞서 혁신적인 포트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출시한 테일러 골든 에이지 50년 토니 포트 와인도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와인이다. 유명한 건축가인 르 꼬르뷔지에가 남긴 '젊은 상태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젊어질 것'이란 말이 떠오른다.



[도우로강 포도밭, 사진 제공: 테일러 포트]


테일러 포트 테루아와 포도 재배

포르투갈은 프랑스 보르도에서 1855년에 제정된 등급보다 100년 앞서 포도밭에 원산지 명칭 보호를 제정한 나라다. 포트 와인을 만드는 포도밭 등급 분류는 무척 까다로운데, 도우로강 인접성, 햇빛 방향, 토양, 경사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A부터 F등급까지 나눈다. 테일러 포트는 관개 농법을 하지 않으며, 제초제를 쓰지 않고, 토양 침식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도나무 식재, 생물 다양성을 위한 자연적인 식생을 적용하고 있다.



[포도밭 포도 식재 모습, 사진 제공: 테일러 포트]


포트 와인이 생산되는 도우로강 유역은 많은 부분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산 윗부분은 돌을 쌓아 만든 테라스 형태다. 이곳은 비가 많이 오면 토양이 침식되는데, 문화유산 보존 차원에서 무너진 테라스 돌을 다시 쌓는 거만 허락된다. 이 포도밭보다 해발고도가 낮은 포도밭에 새로 포도나무를 심을 때는 페타마레스(Petamares) 또는 수직 식재(Vertical Planting) 방식을 적용한다. 새로 조성된 포도밭은 포도나무와 경쟁하지 않는 풀들이 자라며, 바깥 경사면 쪽으로 7% 정도 흙을 돋우어 빗물이 경사면을 따라 흐르지 않고 물길을 형성하게 한다.



[테일러 포트 포도밭 지도, 자료 제공: 테일러 포트]


테일러 포트는 주로 편암 토양으로 구성된 3개 농장(퀸타 Quinta)를 갖고 있다. 퀸타 데 바르젤라스(Quinta de Vargellas)는 테일러 포트가 1893년 사들인 곳으로 규모는 155헥타르이며 이 중 76헥타르가 A등급을 받았다. 포도밭은 도우로강 남쪽 둑에 있으며, 바이올렛과 감초 향을 비롯한 복합적인 풍미와 단단한 타닌을 지닌 포도를 생산한다. 이곳은 전 세계 우수 포도밭 25곳 중 하나다. 테일러 포트는 1958년 최초로 단일 포도밭 빈티지 포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퀸타 데 테라 페이타(Quinta de Terra Feita)는 1974년 획득한 곳으로 규모는 109헥타르, 피나웅(Pinhão)강 서쪽 둑에 자리한 A등급 포도밭이이며, 여기서 자란 포도는 풀 바디에 잘 익은 타닌이 특징이다. 테일러 포트가 1998년 사들인 퀸타 도 준코(Quinta do Junco)는 81헥타르로 이 중 41헥타르가 A등급을 받았다. 포도나무를 수직으로 심어 토양 침식이 방지된다.


포도밭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섞여 자란 약 40종의 포도품종이 있으나, 전통적으로 선호해온 투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투리가 프란세사(Touriga Francesa), 틴타 로리즈(Tinta Roriz), 틴타 바로카(Tinta Barroca), 틴타 싸웅(Tinta Cão), 틴타 아마렐라(Tinta Amarela) 6종을 주로 사용한다. 포도나무가 오래되거나 병들어 재식재할 때, 포도품종별 생산량과 생장 특성에 맞춰 가능한 6가지 품종에서 선택한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투리가 나시오날은 포트 와인에서 중요한 품종인데 실제 재배 비율은 지역 평균 2%만 차지하지만, 테일러 포트 포도밭에서 투리가 나시오날 비율은 17%로 지역 평균의 8배가 넘는다. 이렇게 우수한 품종 비율이 높기에 테일러 포트는 그만큼 개성이 뚜렷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조지 라모스씨가 전통 방식 양조를 경험한 사진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


테일러 포트 와인 양조

테일러 포트는 적포도든 청포도든 같은 방식으로 양조한다. 포트 와인용 포도는 손으로 수확하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작은 바구니에 담아 퀸타 다 노구에이라(Quinta da Nogueira)에 있는 와이너리로 운반한다. 와인 생산자는 포도송이에서 줄기를 제거한 뒤 화강암으로 만든 발효조인 라가르(Lagares)에서 포도를 으깨 발효를 시작한다. 테일러 포트는 루비나 토니의 경우엔 사람 다리처럼 포도를 눌러주는 피스톤 발효조(테일러 포트가 최초로 도입)를, 빈티지 포트에는 11명의 사람이 라가르에 들어가 무릎 아래까지 오는 포도를 군대식으로 밟는 방식으로 포도를 으깬다. 테일러 포트는 수확기 3주 동안 라가르에서 포도를 밟는 인원 450명을 동원해야 하지만, 포도 씨를 깨트리지 않고 색과 타닌을 섬세하게 추출할 수 있기에 전통을 지키고 있다.



[기계가 머스트(must)를 밟아주는 피스톤 발효조 모습, 자료 제고: 테일러 포트]


2~3일 정도 발효한 450ℓ 와인에 알코올 도수 77%인 주정 100ℓ를 섞어서 발효를 중지시킨다. 그러면, 총 550ℓ에 알코올 도수 20%인 포트 와인이 생산된다. 1993년 개정된 포트 와인 법에 따라 포트 와인 하우스는 어떤 주정을 첨가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다. 테일러 포트는 조금 더 어린 단계에서부터 마시기 편하면서 스타일을 잘 살릴 수 있게 하려고 코냑을 비롯한 고품질 주정을 쓴다.


이렇게 주정 강화된 포트 와인은 지하 저장고로 보내져 오크 통에서 숙성된다. 테일러 포트는 오랜 세월 건조된 나무를 보관 중이며, 15명의 오크 통 장인이 일하고 있어 부분적인 보수나 새 오크 통을 직접 만들어 쓴다. 테일러는 루비 포트는 1~2년, 크러스티드 포트는 2~3년, 리저브 루비 포트는 9만 리터 오크 통에서 4~5년,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 포트는 5년, 토니는 600ℓ 오크 통에서 10, 20, 30, 40, 50년 숙성한다. 빈티지 포트는 10년에 3번 정도만 공표될 정도로 희귀한 와인이다. 빈티지 포트는 포도를 수확한 해 와인을 만들고 이듬해 봄에 시음해 잠재력을 판단한 뒤 다시 그다음 해에 맛을 보고 품질을 판단해 빈티지 포트 생산을 공표한다. 만약 포도를 수확한 해에서 2년 뒤 빈티지 포트로서는 장기 숙성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단일 포도밭 와인인 싱글 퀸타 또는 단일 빈티지 콜헤이타(Colheita)와인을 출시한다.



[ 숙성 중 알코올 증발로 진한 갈색으로 변한 포트 랏지 지붕]


와인들은 도우로강 유역에서 철도로 빌라 노바 데 가이아로 이동해서 랏지에서 숙성한다. 랏지는 해발고도가 낮고, 대부분 북향이며, 서늘해서 와인 숙성에 완벽하다. 포트 와인이 숙성되는 동안 평균적으로 연간 3% 와인이 증발하는데, 테일러 포트는 140만 리터를 숙성 중이므로 전체적으로 양을 따져보면 그 양이 상당하다. 재미난 사실은 빌라 노바 데 가이아 도시 풍경 사진을 보면, 지붕이 진한 갈색을 띠거나 밝은 적갈색으로 보이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진한 갈색 지붕 건물이 바로 포트 와인이 숙성 중인 곳으로 알코올이 증발하며 색이 진해진 거라 한다.




테일러 포트 와인

조지 라모스 아시아 수출 담당자와 함께 테일러 포트 5종을 시음했다. 드라이 화이트 포트 원조인 칩 드라이 포트, 2017년에 생산된 레이트 바틀드와 빈티지 포트 비교 시음, 토니 기본급인 10년과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50년을 연이어 맛봤다.




테일러 칩 드라이 엑스트라 드라이 포트 Taylor's Chip Dry Extra Dry White Port

보통 포트 와인은 발효 시작 2~3일 후 주정 강화하지만, 이 와인은 9~10일 후 주정을 넣었다. 1934년 테일러 포트가 실수로 만들게 된 와인인데, 반응이 좋아 식전주, 온 더 락(On the Rock) 또는 민트와 토닉 워터 또는 진과 섞는 칵테일용으로 생산한다. 말바지아 피나를 주로 블렌딩 했고, 2천 리터 오크 통에 4~5년 숙성한 와인이다. 약간 호박색이 스치는 진한 금색을 띤다. 영롱한 광과 눈물이 대단하다. 아몬드, 아몬드 가루, 미네랄, 말린 레몬 칩, 찐 땅콩, 미미한 캐러멜 향이 느껴진다. 약간 단맛이 느껴지며, 중상 산미, 풀 바디, 고소한 땅콩, 생강, 올리브, 계피, 나무, 감칠맛이 느껴지며 백후추와 버터 풍미를 지닌 여운이 길다.




테일러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 2017 Taylor's L.B.V. Port 2017

투리가 나시오날, 투리가 프란세사, 틴타 로리즈, 틴타 바로카, 틴타 싸웅이 블렌딩 된 와인이다. 와인은 진한 자주색을 띤다.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자두, 다크초콜릿, 초콜릿 파우더, 포푸리 향을 낸다. 은은하게 달콤하며, 꽤 조이는 타닌, 짠맛, 감칠맛, 중상 산미가 강렬하게 녹아있다. 블랙체리, 스모크, 말린 과실, 약간 타임, 클로브 같은 향신료 풍미가 좋으며, 풀 바디에 긴 여운을 지니고 있다. 테일러 포트의 전형적인 멋을 보여주며, 지금 마셔도 된다. 와인 애드보킷 90점을 받았다. 치즈 케이크나 초콜릿과 아주 잘 어울린다.




테일러 빈티지 포트 2017 Taylor's Vintage Port 2017

테일러 3개 포도밭 포도가 골고루 블렌딩 된 와인이다. 좁은 보라색 가장자리를 지닌 진한 자주색을 띠는데, 색 밀도가 대단하다. 아직 어린 단계로 체리 리큐어, 약간 신선한 타라곤 같은 허브, 꽃, 자두, 감귤류, 은은한 견과류, 밀크초콜릿, 바이올렛 향이 매우 야리야리하게 전해진다. 신선함을 지닌 허브 향이 낯설면서 매력적이다. 맛을 보면, 은은하게 달콤하고 조이는 고운 타닌이 많은 편이다. 풀 바디, 중상 산미, 향과 같은 풍미가 잘 느껴진다. 스파이시한 여운이 길다. 와인 애드보킷이 99점을 줬다. 블루치즈를 비롯 다양한 치즈와 페어링할 수 있다. 단, 어릴 때 마신다면, 바비큐와도 잘 맞는다.




테일러 10년 토니 포트 Taylor's 10 Year old Tawny Port

가장자리가 가넷으로 변한 중상 적갈색을 띤다. 잘 익은 체리, 농익은 또는 말린 무화과, 황설탕, 감초, 호떡, 조청, 달고나, 은은한 나무, 땅콩 잼, 소금 향을 느낄 수 있다. 달콤하며 다양한 견과류의 고소함, 캐러멜, 버터 스카치, 스파이스, 약간 대추청, 자두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스파이시한 긴 여운을 지닌 균형 잡힌 와인이다. 크렘 브륄레나 티라미수와 잘 어울린다.




테일러 골든 에이지 50 년 토니 포트 Taylor's Golden age 50 Year old Tawny

포트 와인 하우스 중 40년 토니 포트 생산자는 한 손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다. 상황이 이러하니 50년 토니 포트는 더 희귀한 와인이다. 테일러가 이런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이유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래된 배럴을 꾸준히 사들였기 때문이다. 무려 반세기 숙성된 와인은 진한 토니색을 띤다. 톡 쏘는 위스키 같은 향, 아몬드, 스모크, 정향, 육두구, 금방 부서트린 후추 같은 스파이스, 호두, 호두마루, 커피, 토피, 아몬드, 버터스카치, 자두, 말린 살구, 말린 레몬, 오렌지 필 향을 느낄 수 있다. 맛을 보면, 달콤하고 고소하고 짜고 시고 다섯가지 맛이 이루는 균형이 예술이다. 입에서는 초콜릿, 버터스카치, 호두마루 풍미가 대단하다. 산도가 예술적이며, 질감, 구조, 균형이 탁월하며, 우아하고 여운이 정말 길다.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완벽하게 온도를 맞춰 와인만 즐겨보시길 정말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미 와인으로 충만하다.


포트 와인 시장은 2021년 전년도 대비 40% 성장했다. 바야흐로 포트 와인의 절정기인 셈이다. 이에 맞춰 황금시대를 의미하는 테일러 골든 에이지 50년 토니 포트가 출시된 건 정말 시기적절한 일이라 생각된다. 와인 애호가 특히 평소 포트 와인을 즐기는 사람에게 골든 에이지는 정말 완벽한 선물이 될 거라 짐작된다. 평생 한 번쯤 나에게 이런 사치를 허락해도 되지 않을까? 마.침.내. 테일러 황금시대(Taylor Golden age)를 소유할 결심을 해본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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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09.08 14:16수정 2022.09.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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