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년 전 인류 최초로 와인의 역사가 시작된 곳, 조지아(Georgia). 하지만 조지아 와인은 우리에게 아직 낯설다. 조지아는 연간 약 2억 리터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포도밭 면적도 550㎢에 달한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크베브리(Qvevri) 와인과 함께 앰버 와인(Amber Wine)으로도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한 마디로 현재 가장 '핫한' 와인 산지인 셈이다.

[산과 산 사이 협곡에 위치한 조지아의 포도밭. 멀리 눈 덮인 코카서스 산맥이 보인다. (사진 제공: 조지아 와인협회)]
조지아는 총 면적이 69,700㎢(대한민국 100,410㎢)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지형을 가진 나라다. 북쪽에는 대 코카서스(Greater Caucasus) 산맥이, 남쪽에는 소 코카서스 산맥(Lesser Caucasus)이 흐르고 서쪽은 흑해와 접해 있다. 지형도 바다에 가까운 저지대부터 눈 덮인 산악지대까지 다양하고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여러 줄기의 강을 이루어 농사에 필요한 물을 제공한다. 기후도 다채롭다. 서쪽의 흑해 연안 평야지대는 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동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건조해지고 산맥의 고지대로 올라가면 서늘하다.
지형과 기후가 다양하다보니 조지아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여러가지다.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는 물론 드라이한 스타일부터 스위트까지 모든 종류의 와인이 생산된다. 지역마다 와인의 개성도 뚜렷하다. 그래서 조지아도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PDO란 특정 지역의 전통적인 와인 스타일을 보전하기 위해 재배 지역, 포도 품종, 포도 재배 방법, 양조 방식, 와인 품질 수준 등을 규정한 제도다. 프랑스의 AOC, 이탈리아의 DOCG와 DOC, 스페인의 DOCa와 DO 등이 모두 PDO다. 이 시스템 때문에 우리는 레이블에 적힌 보르도, 키안티, 리오하 같은 단어만 봐도 와인 스타일을 가늠하고 사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지아 와인도 PDO명을 통해 어떤 와인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조지아에는 총 25개의 PDO가 있다. 이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PDO 13개를 스타일 별로 간추려 정리해 보았다.
-스파클링 와인-
PDO 아테누리(Atenuri)
아테누리는 조지아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PDO 등급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생산지는 조지아 남부의 카르틀리(Kartli)주에 자리하며 소 코카서스 산맥의 지류인 트리알레티(Trialeti) 산맥의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아테니(Ateni) 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아테누리라는 이름도 '아테니에서 만든 와인'이라는 뜻이다. 포도밭은 무트크바리(Mtkvari)강과 그 지류들이 이루는 협곡에 위치하고 있다. 포도밭의 해발 고도는 580~750m, 토양은 자갈이 섞인 갈색 충적토다. 여름이 덥고 겨울이 추운 대륙성 기후지만 한여름 기온이 치솟지 않고 한겨울에도 최저 기온이 0°C 수준이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는 아테누리가 주요 와인 산지로 꼽히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스파클링 와인의 뛰어난 품질 때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지아 토착 품종인 고룰리 므츠바네(Goruli Mtsvane)와 치누리(Chinuri)라는 청포도로 만들며, 샴페인(병 발효) 방식과 샤르마(Charmat, 탱크 발효) 방식을 모두 허용한다. 와인은 연한 레몬 색을 띠며,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과일향과 함께 살구, 건초 등의 풍미가 살짝 느껴진다. 샴페인 방식으로 만든 와인은 바디감이 약간 더 묵직하고 기포가 부드러우며 은은한 빵(이스트) 풍미가 매력적이다. 식전주로 즐겨도 좋지만 연어, 캐비어, 굴 등 가벼운 해산물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약간 당도가 있는 와인은 초밥에 곁들여도 좋다.

[조지아의 주요 와인 산지 (자료 제공: 조지아 와인협회)]
-드라이 화이트 와인-
PDO 치난달리(Tsinandali)
치난달리는 조지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생산지는 조지아 동쪽 끝 카헤티(Kakheti)에 위치한다. 카헤티는 조지아 와인의 70%가 생산되는 곳이다. 그 안에서도 치난달리 산지는 알라자니(Alazani)강의 우안, 곰보리(Gombori)산맥의 북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포도밭은 해발 300~750m 고도에 위치하며 한여름은 평균 기온 23.2°C로 더운 편이지만 겨울은 0°C 내외로 춥지 않은 편이다. 연평균 강수량도 644~845mm로 포도 재배에 최적이다. 치난달리 와인은 조지아 와인의 근대화를 이끈 왕자 알렉산더 차브차바제(Alexander Chavchavadze)와 인연이 깊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차브차바제는 1백만 루블을 대출 받아 이곳 치난달리에 와인 셀러와 증류소를 짓고 크베브리와 오크 배럴 등을 구입했다고 한다. 1920년대에 작성된 문서 중에는 와인의 이름을 새로 짓고 번호를 매긴 것이 있는데, 거기에도 치난달리는 1번으로 기록되어 있다. 치난달리가 오래 전부터 인정받는 와인이었다는 증거다. 치난달리는 르카치텔리(Rkatsiteli)를 주품종으로 하며 므츠바네 카후리(Mtsvane Kakhuri)를 최대 15%까지 블랜드해 만든다. 르카치텔리는 블렌드에 바디감을 므츠바네 카후리는 상큼한 신맛을 부여한다. 와인은 살구와 복숭아 등 핵과류 향이 풍부하며 꽃향이 섬세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경쾌한 신맛의 밸런스가 탁월하다. 조지아에서는 이 와인을 송어 요리와 자주 즐긴다고 한다.
PDO 마나비(Manavi)
마나비는 싱그럽고 경쾌한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이다. 마나비 산지는 카헤티 남부 사가레조(Sagarejo) 지역에 위치하며 곰보리 산맥의 남쪽 기슭이다.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Tbilisi)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이므로 만일 조지아를 여행한다면 잠시 들러 와인 투어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포도밭은 해발 450~800m 고도에 위치하며, 여름 평균 기온은 23.5°C 겨울 평균 기온은 0°C 정도다. 토양은 주로 충적토로 이루어져 있다. 마나비는 므츠바네 카후리 100%로 만든다. 므츠바네는 조지아어로 '녹색'이라는 뜻. 그래서 이름처럼 와인 색에서 녹색이 살짝 감돈다. 신맛이 상큼하며 질감이 부드럽고 은은한 꽃향과 함께 사과, 배, 감귤류 등 신선한 과일향이 매력적이다. 조지아에서는 마나비를 꼬치에 끼워 구운 고기나 스튜 같은 고기 요리에 자주 곁들인다고 한다. 우리 음식 중에 비슷한 걸로 갈비구이나 갈비찜을 선택해 마나비와 즐겨 보면 어떨까? 와인의 상큼함이 음식의 기름진 맛을 개운하게 씻어줘 요리를 한층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PDO 스비리(Sviri)
스비리는 조지아의 서부에 위치한 이메레티(Imereti)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PDO 와인이다. 와인 산지는 크비릴라(Kvirila)강 좌측에 위치하며 포도밭의 평균 고도는 해발 220m다. 흑해의 영향을 받아 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동쪽과 서쪽에서 바람이 자주 불어와 더위를 식혀준다. 토질은 부엽토가 섞인 탄산암과 양토로 이루어져 있다. 스비리 와인은 오래 전부터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했다. 치츠카(Tsitska), 촐리코우리(Tsolikouri), 크라후나(Krakhuna)를 블렌드해 만드는데, 이 품종들이 이루는 하모니가 일품이다. 특히 치츠카와 촐리코우리가 단짝처럼 자주 블렌드 되는데, 치츠카는 와인에 바디감과 구조감을, 촐리코우리는 신선함과 풍미를 부여한다. 크라후나는 블렌드에 힘과 생동감을 더한다. 스비리 와인은 레몬, 자몽, 서양 모과, 멜론, 배 등 과일향이 풍부하며 숙성될수록 감미로운 꿀향이 더해져 한층 복합적인 풍미를 자랑한다. 스비리 와인은 추리(Churi)라는 전통 방식으로도 만드는데, 크베브리와 유사하지만 와인에 차차(Chacha, 포도껍질, 씨, 줄기 등 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침용하는 기간을 한 달로 제한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비리는 샐러드나 해산물에 곁들여도 좋고 닭고기 같은 가벼운 가금류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땅에 묻은 크베브리에서 와인을 떠 잔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 제공: 조지아 와인협회)]
-크베브리 와인-
PDO 티바아니(Tibaani)
티바아니는 르카치텔리를 크베브리에서 발효해 만든 와인이다. 산지는 조지아 최대 와인 생산지인 카헤티의 동쪽 끝, 알라자니 강의 동쪽이자 곰보리 산맥의 남동쪽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티바아니의 품질과 명성은 산지의 자연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운 여름과 온화한 겨울, 연간 636mm의 적당한 강수량, 다양한 토질, 여기에 르카치텔리라는 토착 품종과 수 세기를 이어온 와인 전통이 완벽하게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티바아니는 르카치텔리를 크베브리에서 포도 껍질, 씨, 줄기 등 부산물(차차)과 함께 발효해 만든다. 발효가 끝난 뒤에도 와인은 차차를 담은 채 이듬해 2월 1일까지 숙성된다. 색은 레몬 색부터 진한 호박색까지 다양하며 포도 껍질에서 우러나온 타닌 때문에 질감이 탄탄하다. 숙성될수록 진해지는 마른 과일향이 매력적이며 견과류와 부드러운 향신료 풍미가 특징이다. 볶음밥이나 튀김처럼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와 즐기면 타닌이 느끼한 뒷맛을 개운하게 씻어주며, 마늘이나 파처럼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풍미가 강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티바아니를 매콤한 양념치킨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PDO 카헤티(Kakheti)
카헤티는 조지아에서 가장 큰 PDO다. 산지가 11,300㎢에 이를 정도로 광활한 곳이어서 기후도 온대부터 아열대까지 다양하다. 카헤티에서는 화이트, 레드, 로제, 앰버 등 다양한 와인이 생산되고 와인 양조도 전통적인 방식부터 현대적인 방식까지 폭넓게 행해지고 있지만, 레이블에 카헤티 PDO를 적으려면 반드시 르카치텔리, 므츠바네 카후리, 키시(Kisi), 히흐비(Khikhvi) 등 토착 청포도를 껍질과 함께 크베브리 안에서 발효해야 한다. 품종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다른데, 르카치텔리로 만든 것은 신맛이 경쾌하고 배와 복숭아 등 잘 익은 과일향이 감미로우며 향신료와 허브 향이 복합미를 더한다. 키시로 만든 와인은 사과, 복숭아 살구 등 마른 과일향의 풍미가 달콤하고 질감이 탄탄하다. 히흐비 와인은 마른 과일향이 풍부하고 야생화 향이 그윽하며 타닌이 강건하다. 모두 숙성잠재력도 좋아 와인이 오래될수록 마른 과일향이 진해지고 달콤한 꿀향의 발현도 기대할 수 있다. PDO 카헤티도 티바아니처럼 풍미가 강하거나 기름진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레드 & 화이트-
PDO 나파레울리(Napareuli)
나파레울리 화이트는 르카치텔리로 만들고, 레드는 사페라비(Saperavi)로 만든다. 산지는 카헤티에 위치하며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에 자리한다. 알라자니강 유역에 위치하는 포도밭은 해발고도가 400~700m에 이른다. 나파레울리는 조지아어로 '양떼'라는 뜻.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곳은 과거부터 와인 생산과 함께 목축업과 농업이 활발했던 곳이다. 여름은 평균 기온이 27℃까지 올라가 덥고, 겨울은 5℃ 정도로 온화하다. 점토, 모래, 석회질이 적절히 섞인 토양은 포도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르카치텔리 화이트 와인은 연한 레몬색을 띠며 산도는 중간 정도다. 신선한 과일과 야생화 향의 조화가 매력적이며 숙성될수록 3차향의 발현이 기대되는 스타일이다. 사페라비 레드 와인은 색이 진하고 드라이하며 산도가 높지 않아 맛이 부드럽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딸기와 체리 등 과일향이 진하며, 담배, 가죽, 바닐라, 향신료 등이 복합미를 더한다. 조지아에서는 나페레울리 와인을 향신료나 크리미한 소스를 넣은 고기 요리 또는 치즈 파이와 자주 즐긴다고 한다.
PDO 코테히(Kotekhi)
코테히도 레드 와인은 사페라비로, 화이트 와인은 르카치켈리로 만든다. 14㎢에 불과한 작은 산지는 카헤티에 위치하며 알라자니강의 중류에 자리하고 있다. 여름이 덥고 겨울이 온화한 대륙성 기후이고, 연 강수량은 800mm 정도로 포도 재배에 이상적이다. 포도밭이 주로 곰보리 산맥 경사면에 개발되어 있어 해발 고도가 200m에서 700m까지 다양하다. 르카치텔리 화이트 와인은 색이 연하고 품종 특유의 신선한 과일과 야생화 풍미를 잘 드러낸다. 사페라비 레드 와인도 과일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이다.

[조지아 와인과 함께 즐기는 토착 음식들]
-드라이 레드 와인-
PDO 크바렐리(Kvareli)
크바렐리는 사페라비로 만든 레드 와인이다. 크바렐리 지역은 청동기 시대부터 와인을 생산해온 곳인데, 지금은 와인의 품질도 우수하고 생산량도 많으며 해외로 활발히 수출되고 있어 조지아를 대표하는 레드 와인으로 꼽힌다. 산지는 카헤티에 위치하며 알라자니 강의 좌측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포도밭은 코카서스 산맥 남쪽 경사면에 100㎢ 크기로 드넓게 펼쳐져 있고, 평균 해발 고도가 450m에 이른다. 토양은 점토가 섞인 충적토로 배수가 원활하다. 겨울이 온화하고 여름이 덥지만 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어 카헤티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서늘한 편이다. 여러모로 자연 조건이 포도 재배에 친화적인 곳이다. 크바렐리 PDO는 사페라비 품종만 허용하므로 레이블에 크바렐리가 적혀 있으면 사페라비 100%로 만든 와인이다. 잘 익은 베리류의 풍미가 워낙 달콤해서 잔당이 4g/l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와인이 오프-드라이처럼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숙성 잠재력도 좋아서 오래 묵힐수록 우아한 3차향을 발현하며 복합미가 증대된다. 바비큐한 육류나 두터운 햄버거처럼 육즙이 풍부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조지아에서는 견과류를 올린 포도 푸딩과도 즐긴다고 하니, 디저트에 곁들여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하다.
PDO 무쿠자니(Mukuzani)
무쿠자니는 사페라비로 만든 조지아 레드 와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와인이다. 산지는 카헤티에 위치하며 알라자니강의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포도밭의 해발 고도는 350~750m이고 총 면적은 2.46㎢다. 다른 카헤티 지역처럼 이곳도 여름이 덥고 겨울이 온화한 대륙성 기후를 띤다. 무쿠자니 와인은 전통적으로 오크 배럴에서 숙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맛을 보면 잘 익은 검붉은 베리류의 풍미가 가득하고 은은한 오크향이 무척이나 친숙해 자주 즐기는 와인처럼 술술 잘 넘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낯선 조지아 와인과도 금방 친해지게 만드는 마법 같은 와인이다. 묵직하고 부드러운 질감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스타일이다. 무쿠자니는 육류, 치즈, 채소 등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며 향신료 풍미와도 잘 맞기로 정평이 나있다. 파, 마늘, 고춧가루 등 진한 양념이 듬뿍 들어간 요리와 즐기기에 좋은 와인이다.

[라차-레츠후미 지역에서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 제공: 조지아 와인협회)]
-스위트 와인-
PDO 흐반츠카라 (Khvanchkara)
흐반츠카라는 라차-레츠후미(Racha-Lechkhumi) 지역에서 생산되는 세미-스위트 레드 와인이다. 라차 -레츠후미는 조지아의 중북부에 위치하며, 흐반츠카라는 그 안에서도 암프로라울리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총 면적이 9㎢에 불과한 작은 산지로, 포도밭은 리오니(Rioni)강의 우측에서 시작해 레츠후미 산맥의 남쪽 사면을 따라 펼쳐져 있다. 포도밭의 고도는 해발 450~750m에 이른다. 여름이 덥고 겨울이 온화하며 강수량도 충분해 포도 재배에 좋은 조건이다. 흐반츠카라는 이 지역에서 1932년부터 생산해온 와인이다. 알렉산드로울리(Aleksandrouli)와 무주레툴리(Mujuretuli)라는 품종을 블렌드해 만드는데, 포도즙을 모두 발효하지 않고 잔당을 남겨 단맛을 낸다. 와인은 진한 루비빛을 띠고 바디감이 묵직하며 질감이 벨벳처럼 부드럽다. 딸기, 라즈베리, 석류 등 달콤한 베리류의 풍미가 진하지만 신맛이 많고 타닌이 느껴져 다양한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린다. 과일이나 가벼운 디저트와 즐겨도 좋다.
PDO 트비시 (Tvishi)
트비시는 라차-레츠후미에서 생산되는 세미-스위트 화이트 와인이다. 산지는 라차-레츠후미 안에서도 차게리(Tasgeri) 지역에 위치한다. 포도밭은 해발 고도 435m의 리오니강 유역에 자리하고 있다 흐반츠카라와 유사하게 이곳도 여름이 덥고 겨울이 온화하며 강수량이 충분하다. 트비시는 촐리코우리로 만든다. 촐리코우리는 원래 이메레티 지역에서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품종이지만, 트비시의 더운 기후에서 자라면 포도의 당도가 높아져 스위트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해진다. 1952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으므로 역사는 짧은 편이지만 조지아 안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와인은 영롱한 금빛을 띠며 복숭아와 멜론 등 달콤한 과일향과 섬세한 허브 향이 매력적이다. 트비시는 과일이나 비스킷 같은 가벼운 디저트류와 즐겨도 좋지만 풍미가 강한 커리나 돼지고기 요리와 즐겨도 별미다. 달콤한 소스를 끼얹은 탕수육과 즐겨보고 싶은 와인이다.
PDO 킨즈마라울리(Kindzmarauli)
킨즈마라울리는 사페라비로 만든 세미-스위트 레드 와인이다. 산지는 카헤티의 크바렐리 지역 안에 위치하며 포도밭이 알자니 강의 좌측 기슭부터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 경사면에 걸쳐 펼쳐져 있다. 포도밭의 총 면적은 24㎢, 해발 고도는 250~550m다. 킨즈마라울리의 우수한 품질과 남다른 개성은 검은 이판암으로 구성된 토양이 한 몫 한다. 검은 돌이 햇빛을 받아 따뜻해지면 지면의 온도가 상승하고, 이것이 곧 포도의 완숙을 돕고 당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킨즈마라울리는 1942년부터 생산되어 왔으며 지금은 조지아를 대표하는 스위트 와인이다. 포도즙을 모두 발효하지 않고 잔당을 남겨 단맛을 내는 이 와인은 바디감이 묵직하고 열대 과일향이 달콤하며 향신료, 소나무, 건포도 등의 풍미가 복합미를 더한다. 킨즈마라울리는 평소 스위트 와인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강건한 타닌과 산뜻한 신맛이 와인의 단맛을 상쇄시켜 와인이 경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디저트와 즐겨도 좋지만 짭짤한 치즈나 향신료 풍미가 강한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조지아에서는 고기 요리와도 자주 즐긴다고 하니 닭강정처럼 매콤달콤한 요리에 곁들여도 별미일 듯하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