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팬데믹 이후 몬탈치노에서는 브루넬로 별은 사라졌지만, 다른 별이 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몬탈치노 정상에서 내려다본 발도르차 (오르차 계곡, 유네스코 자연유산), 몬탈치노 시내, 몬탈치노 중심부 종탑과 가리발디 광장, 몬탈치노, 남단에서 올려다본 몬탈치노 전경]


31개월만에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 명산지 몬탈치노를 다시 찾았다.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여행하기가 여의치 않았지만, 몬탈치노의 대표 행사, 벤베누토 브루넬로 (환영 브루넬로'란 뜻)에 다행스럽게도 참가할 수 있었다.

벤베누토 브루넬로는 그동안 토스카나의 주요 명산지 순례 시음회인 '안테프리마 토스카나'의 마지막 정거장이었다. 이는 키안티를 필두로 해서 기타 토스카나 와인들, 키안티 클라시코, 베르나차 디 산지미냐노,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를 거쳐서, 종착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에 닿는 것으로 토스카나의 대표 와인들을 한자리에서 맛보는 귀중한 기회였었다.

하지만 브루넬로 조합은 팬데믹 기간 동안에 별도의 시음회를 계획했고, 2021년 11월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몬탈치노만의 단독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제목은 예전과 동일한 벤베누토 브루넬로다. 양조장들의 연합체 회장을 맡고 있는 빈도치(일 포지오네(Il Poggione) 양조장 대표)는 단독행사 개최의 이유를 “오직 몬탈치노 와인만의 행사를 오랫동안 계획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2월에 개최되었던 지난 날의 벤베누토 브루넬로 이벤트는 브루넬로가 이미 시장에 출시된 상태였기에, 전문가들의 시음 평가가 오히려 후행하는 결과였다는 설명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브루넬로 연합회를 이끄는 빈도치 회장(양조장 일 포지오네의 오너), 벤베누토 브루넬로 2022 행사장 입구, 137개의 양조장에서 출품한 와인 진열장, 와인저널리스트들의 시음을 돕는 소믈리에]


이번 행사에 출품된 2018 브루넬로는 2023년 1월에 출시된다. 출시를 앞둔 2018 브루넬로를 올해 11월에 미리 와인저널리스트들에게 충분히 시음기회를 제공하여 향후 출시될 브루넬로의 시장성을 가늠해 보는 기회, 바로 이것이 행사의 목적이다. 그는 순서를 바로 잡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마다 부여했던 브루넬로 별을 수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2021년 타일에도 아직 별은 없고, 2022년 올해의 타일에도 역시 별은 없다. 빈도치 회장은 “좀 더 긴 안목으로 해당 빈티지의 품질을 파악하여 나중에 별을 수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브루넬로 별은 기다려 봐야 하지만, 몬탈치노에는 다른 종류의 별이 또 나타났다”며 그는 말을 이어갔다. 바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다. 몬탈치노에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이제 두개가 된 것이다. 몬탈치노에서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 파인 다이닝을 더 손쉽게 할 수있게 되었다. 반피(Banfi)에 이어 카스틸리온 델 보스코(Castiglion del Bosco, 페라가모 패밀리)가 원스타를 얻었다.

타운 극장에서 있었던 브루넬로 2018의 마무리 행사에서 사회자는 2022년에 들어서면서 몬탈치노의 와인여행이 다시 급속하게 신장하였으며, 브루넬로 덕분에 몬탈치노 뿐 아니라 토스카나 경제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몬탈치노 소득 수준은 높다.

그는 이어서 키안티와 프로세코는 각각 많다, 크다 등으로 풀이되지만, 몬탈치노는 바로 브루넬로로 통한다며 이탈리아 와인산지 가운데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녔다고 강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몬탈치노 한가운데 위치한 호텔 일 질리오의 오너 마리오, 매년 한사람을 선정해 브루넬로 빈티지를 기념하는 타일 (2022년은 디자이너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뽑혔다), 마을의 유일한 생선가게(규모는 3평남짓), 바르베리(몬탈치노가 속한 시에나의 전통 경기 팔리오를 상징하는 나무로 만든 색구슬)]


이번 행사에서는 명산지 순례에서 반갑게 만나는 뉴 페이스가 돋보였다. 새로 양조장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거나,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와인을 처음 출품을 했거나 또는 은퇴한 아버지 뒤를 이어 자신이 전적인 책임을 지는 이런 새로운 얼굴들이 있다. 고렐리(Gorelli), 카스텔로 트리체르키(Castello Tricerchi), 카프릴리(Caprili) 등이 해당된다.

구관이 명관이듯이 클래시컬 빈티지에도 여지없이 살비오니(Salvioni), 포지오 디 소토(Poggio di Sotto), 카사노바 디 네리(Casanova di Neri)의 맛이 일품이었다. 레 키우제(Le Chiuse)는 10년 숙성한 2013 리제르바를 출품하였는데, 과연 브루넬로는 숙성력이 탁월하구나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브루넬로 양조장 도나텔라 치넬리 콜롬비니의 버티컬 시음, 2022년 브루넬로 타일에 선정된 디자이너 쿠치넬리의 수상 소감, 도나텔라 치넬리 콜롬비니 양조장을 방문한 저널리스트 단체사진(왼쪽 아래가 도나텔라), 올해 감벨리 젊은 양조가 어워드에 선정된 안드레아 스카치니]


버티컬 시음회가 있어서 개별적으로 방문했던 도나텔라 치넬리 콜롬비니 양조장은 우리 일행 외에도 방문객들이 많았다. 양조장 오너 도나텔라는 여성으로서 양조장을 물려 받았을 당시 만연했던 편견을 깨뜨리는 것을 자신의 와인 명제로 삼은 듯 했다. 그녀는 섬세한 입맛을 지닌 여성들도 셀러에서 일할 수 있으며, 남성 못지 않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래서 그녀는 이탈리아 최초로 여성들로만 구성된 셀러 집단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포도밭에서는 남성들도 일하고 있지만, 셀러 내에서는 오직 여성들만 일하다고 하며, 여러 분야에서 여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들에게 포상을 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의 브루넬로 타일은 패션 디자이너 브루넬로 쿠치넬리에게 헌액되었다. 유쾌하고 유머 넘치는 그는 시종일관 군중들을 즐겁게 했다. 수상소감에서 그는 자신도 조그마한 포도밭을 가꾸며 와인을 만들지만, 브루넬로에 비하면 거칠고 촌스러운 와인이라고 겸손해 했다. 지속가능을 강조하는 그는 사회자에 의해 박애정신이 투철한 자본주의자로 소개되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디너 테이블에 제공된 브루넬로 와인들, 양조장 벨포지오의 디너, 파스타 피치(몬탈치노의 향토 파스타), 양조장 벨포지오의 발효실]


2018년 브루넬로는 모두 137개의 양조장에서 출품되었다. 시음에 참가한 와인 저널리스트들은 이틀간 총 137개의 브루넬로 2018을 시음할 수 있었다. 더웠던 빈티지 2017과 비교하자면, 2018은 적절하게 비가 와서 무더위를 식히는 효과가 있는 서늘한 빈티지 성격을 띠어,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브루넬로라고 빈도치 회장은 설명하며 품질에 만족감을 표했다. 과거 브루넬로 별을 수여했던 타일에는 2018 빈티지는 별 넷으로 표시되어 있다.

2018 브루넬로는 풍부하고 강건한 구조감이 깃들어 있고, 숙성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의 2015, 2016과는 다르다. 2018은 우선 마시는 즐거움을 주는 빈티지이다. 즉각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진하고 풍성하지만 동시에 접근이 가능하고 타닌이 부드럽게 풀려 있어서 우아하고 세련되게 식탁에서 즐길 수 있다.

로쏘 디 몬탈치노는 양조장의 전략에 따라 2020 혹은 2021 빈티지가 준비되었다. 좀 더 숙성을 해서 출시하려는 양조장은 2020년을, 법에 따라 그대로 출시하려는 데는 2021년을 출품했다. 두 빈티지 모두 우수하다. 2020과 2021 브루넬로가 향후에 출시되면, 2018년을 능가하는 실력을 보일 것이다. 브루넬로의 동생답게 로쏘 디 몬탈치노 역시 산지오베제 100%로 양조된다. 로쏘 디 몬탈치노는 몬탈치노의 향토 파스타 피치를 라구 소스로 요리할 때 잘 어울린다. 물론 브루넬로는 스테이크나 숙성된 파르미자노를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2018 빈티지의 평가는 이렇다. 점점 위세가 강해지는 더위와의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서늘한 북쪽 포도밭의 품질이 남쪽 포도밭보다 뛰어나므로, 2018은 북쪽의 우세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브루넬로는 크게 나누어 북쪽과 남쪽의 포도를 블렌딩하는 양조장이 많아서 단적으로 남쪽, 북쪽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역을 구분하면 그런 결론에 이른다.


글,사진_ 글,사진 조정용 (키안티 클라시코 명예대사, 큐리어스와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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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11.25 18:28수정 2022.11.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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