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영국 왕실과 윔블던의 샴페인, 랑송(Lanson)

윔블던 테니스 경기 남자 결승, 노박 조코비치는 20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결승전에서 만났다. 그는 이전 대회에서 4연속으로 우승하는 등 윔블던 잔디 코트에서만 8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살아있는 테니스 전설 조코비치는 결국 4시간 42분의 혈투 끝에 신예 알카라스에게 패배했다. 15년 넘게 이어져온 빅3의 마지막 주자가 새로운 테니스 신성에게 무릎을 꿇는 순간이었다. 그 전날 펼쳐진 여자 단식 결승 또한 흥미로웠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의 세계 랭킹은 42위. 윔블던 여자 단식 최초의 '논 시드(non seed)' 챔피언이었다(초반부터 최고의 강자들을 만났다는 의미다). 수많은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우승한 그녀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023년 윔블던 테니스 경기는 이처럼 많은 스토리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그리고 2주간 경기를 시청한 수많은 사람들 곁에 함께 한 샴페인이 있었으니, 바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의 공식 샴페인인 랑송(Lanson)이다. 랑송은 1977년부터 윔블던과 제휴했고 2001년부터는 윔블던 토너먼트 공식 샴페인으로 사용되고 있다. 꽃 문양으로 덮인 윔블던 에디션은 대회 기간인 2주 동안에만 3만 병이  소비됐다. 전체적으로는 총 30만 병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랑송은 1977년부터 윔블던과 함께 해오고 있다 (출처: 랑송)]


영국을 대표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1877년 시작해 이번이 136번째 대회였다. 가장 오래된 역사가 있는 테니스 대회가 랑송을 공식 파트너로 선택한 것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 1760년 출발한 랑송 역시 오랜 역사가 있는 샴페인 하우스이기 때문이다.


윔블던 외에도 랑송은 영국과 인연이 깊다. 1900년부터 영국 왕실의 샴페인 하우스로 인증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고 모든 병에는 영국 왕실 엠블럼이 새겨져 있다. 물론 랑송의 인기는 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 80개 국 이상으로 수출되며 일본 및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인기가 좋다. 면세품이나 공항 와인샵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샴페인이기도 하다.


랑송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샴페인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샹파뉴에서는 포도 재배자들에게 안정적으로 포도를 공급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샴페인의 인기가 좋다 보니 포도에 대한 수요가 항상 많기 때문이다. 랑송은 샹파뉴의 많은 포도 재배자들과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현재 100명 이상의 생산자에게 포도를 공급받고 있다. 이 중에서 50%이상은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이다. 


[랑송의 모든 와인 병에는 영국 왕실 문양이 새겨져 있다 (출처: 타이거 인터내셔날)]


2006년 랑송은 부아젤-샤뉴안 샴페인 그룹(Boizel Chanoine Champagne Group)과 함께 랑송-BCC그룹을 결성했다. 이는 랑송을 포함해 그룹에 속한 여러 샴페인 하우스에 커다란 날개를 달아줬다. LVMH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샴페인 그룹은 재정적으로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서로에게 커다란 시너지를 주고 있다. 


랑송의 아시아 시장을 담당하는 마리안 조프루아(Marian Geoffroy)는 이러한 그룹의 결성으로 포도 재배자들에게 더 큰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은행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데에도 더 유리하기 때문에 최근 많은 샴페인 하우스들이 서로 그룹을 결성하고 있다. 랑송이 속한 랑송-BCC에도 총 8개의 샴페인 하우스가 있다. 랑송은 그중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며 맏형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랑송 샴페인의 또 하나의 상징은 빨간색 몰타의 십자가다. 창립자의 아들이 활동했던 몰타 기사단의 상징으로 일명 랑송 십자가라고도 불린다(출처: 타이거 인터내셔날)]


랑송은 자체적으로도 57헥타르의 포도밭을 직접 경작하는데, 16헥타르는 유기농법 및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에 따라 관리한다. 사실 샹파뉴에서 이러한 친환경 농법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 동북부에 위치한 샹파뉴는 습한 기후로 인해 질병에 취약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적 재해를 오로지 친환경 방법으로만 막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마리안 조프루아에 따르면 매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한다고 한다. 여러 친환경 농법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한 샴페인은 보다 높은 강도와 캐릭터의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농법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이를 랑송의 가장 큰 철학 중 하나로 여긴다. 실제로 랑송은 샹파뉴에서 지속 가능한 농법을 가장 먼저 시도한 선구적인 샴페인 하우스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생산한 비오(Bio)는 전 세계 샴페인 애호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타이거인터내셔날을 통해 랑송의 와인 3종이 수입되고 있으며, 앞으로 몇 종이 더 수입될 계획이다.


랑송 샴페인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말에 마리안은 무엇보다 신선함(freshness)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답했다. 260년 넘게 지켜온 랑송의 고유한 특징이며 현재 셀러 마스터인 에르베 당탕(Herve Dantan) 역시 이를 계승하면서 와인의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선함을 위해 유산발효도 최소한으로만 진행해 포도 고유의 산도를 최대한 유지한다. 높은 산도와 맛의 밸런스를 위해 모든 와인을 4년 이상 셀러에서 숙성한 후 세상에 선보인다. 마리안과 함께 테이스팅 한 5종류의 랑송 샴페인에서 이러한 맛에 대한 철학을 느낄 수 있었으며, 기본급 퀴베부터 빈티지 샴페인까지 모두 놀라운 품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랑송의 5종 샴페인. 왼쪽부터 르 블랙 크리아시옹 NV, 르 로제 NV, 르 블랑 드 블랑 NV, 르 블랙 리저브 NV, 르 빈티지 2012]


르 블랙 크리아시옹(Le Black Creation) NV

블랙 라벨이라 불리던 샴페인이 새 이름으로 단장했다. 랑송의 전체 샴페인 생산량에서 75-80%를 차지하는 가장 대중적인 샴페인이다. 이런 기본적인 퀴베의 품질을 매년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은 샴페인 하우스에서 가장 중시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랑송에서는 20년 이상 보관한 리저브 와인을 35% 이상 사용해 최대한 비슷한 품질을 내고 있다. 하지만 베이스가 되는 포도의 빈티지가 다른 이상 매년 약간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랑송은 와인 병에 몇 번째 탄생한 샴페인인지 숫자를 표기해 차이를 알리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와인에는 257이라는 숫자가 있는데, 260년이 넘는 샴페인 하우스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놀라운 숫자다. 기본 퀴베라고는 하지만 50%가 그랑 크뤼 및 프리미에 크뤼 포도로 양조된다. 이에 기본적인 맛과 향의 강도가 모두 풍부하다. 입맛을 다시게 하는 산도와 깔끔한 뒷맛에 브리오슈 계열의 숙성 향도 매력적인데 앞서 언급한 대로 기본급임에도 불구하고 4년 병 숙성을 마친 후 출시했다. 여러모로 한 차원 높은 기본급 퀴베의 맛을 보여준다. 


르 로제(Le Rose) NV

랑송은 1833년에 로제 샴페인을 탄생시킨 초창기 샴페인 하우스이기도 하다. 샹파뉴의 전통적인 로제 샴페인 양조 방식인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섞어 만드는 방식으로 양조하며, 약 7%의 레드 와인을 넣어 연한 연어 빛의 매력적인 색을 지닌 로제를 만든다. 르 블랙처럼 50%의 그랑 크뤼 및 프리미에 크뤼 포도를 사용하며 35%의 리저브 와인, 4년의 숙성 등 전체적인 양조방식은 동일하다. 하지만 좀 더 붉은 과실의 향이 묵직하게 다가오며 장미 잎다발 및 마른 과일 껍질류의 향이 더해진다. 맛과 피니시에서 과실맛의 뉘앙스를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식전주로도 훌륭하지만 다양한 음식과 매칭이 가능한 샴페인이다.


[5종류의 랑송 샴페인. 향과 맛이 모두 풍부하기 때문에 샴페인잔보다는 일반 와인잔에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르 블랑 드 블랑(Le Blanc de Blancs) NV

샤도네이 100%의 샴페인이다. 샤도네이로 가장 유명한 샹파뉴 지역인 꼬뜨 데 블랑(Côte des Blancs)의 포도를 사용해 블랑 드 블랑 다운 섬세함과 캐릭터를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샴페인 하우스 블랑 드 블랑보다는 좀 더 둥근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의 포도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와인에 복잡성과 무게감이 더해진다. 70%의 포도를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에서 공급받는다. 하얀 꽃과 과실의 향이 한결 강하며 기본적인 숙성에서 오는 토스트 향이 더해진다. 풍성한 산도가 있지만 날카롭지 않아 한결 마시기 좋다. 상쾌한 뒷맛 뒤에 따라오는 미네랄리티가 이 와인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르 블랙 리저브(Le Black Reserve) NV

2013년 에르베 당탕이 랑송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선보인 샴페인이다. 100개의 크뤼 중 선별한 포도만로 양조하며, 45%의 리저브 와인을 사용하고 5년의 숙성을 거친 후 출시하는 등, 한 단계 높은 양조 기법을 적용한다. 확실히 진한 노란 과실에 보다 풍부한 숙성향이 매력적이다. 하얀 꽃과 은은한 꿀 뉘앙스도 느낄 수 있으며 한결 다채로운 향을 선보인다. 산도가 높지만 전체적인 스케일이 커서 균형감이 좋고, 랑송 와인 전체를 관통하는 젠틀함이 살아있다. 논빈티지 샴페인이라고 믿기지 않는 높은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샴페인이다. 


르 빈티지(Le Vintage) 2012

오로지 특별한 빈티지에만 출시하는 샴페인으로, 랑송 역사상 현재까지 11종의 빈티지 샴페인이 출시됐다. 마리안은 2012년이 자신이 랑송에서 일하는 동안 마셔본 와인 중 최고라고 평하며 개인적으로도 여러 병을 셀러에 보관 중이라고 귀띔했다. 100%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포도로 양조하며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가 거의 절반씩 사용된다. 셀러에서 무려 10년을 숙성한 후 출시한다. 10분 정도만 잔에서 브리딩을 하면 모과를 비롯한 진한 노란 과실향과 풍족한 숙성향이 잔을 가득 채운다. 진하게 잘 짜인 맛이 입안 가득 흐르며 한 차원 다른 복잡성과 레이어를 보여준다. 무겁고 묵직하기보다는 아직도 신선하고 영한 느낌이다. 젠틀한 산도와 멋진 밸런스를 보여주는데 앞으로 10-20년 이상 셀러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샴페인이다. 매우 맛있고 훌륭하다. 그레이트 빈티지 샴페인의 전형을 느낄 수 있다.


[랑송의 아시아 담당 수출 매니저 마리안 조프루아]


프로필이미지유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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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8.02 10:49수정 2023.08.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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