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호주 와인 산지 톺아보기 (26)]지속 가능 와인 생산의 최전선, 맥라렌 베일(McLaren Vale)

[맥라렌 베일 근처 해안가, 사진 제공: Andy Nowell /호주 와인 협회]


한국에 수입되는 호주 와인을 살펴보면, 단일 지역으로는 맥라렌 베일에서 생산된 와인이 가장 많다. 이곳에선 국제 품종 와인도 있지만 지중해성 품종으로 만든 다양한 프리미엄 와인이 생산된다. 맥라렌 베일에서 개발된 지속 가능 농법 방식은 이 지역에서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이웃 호주 와인 산지, 그리고 멀리 유럽까지 전파되고 있다. 맥라렌 베일, 과연 어떤 산지인지 톺아보자.


[맥라렌 베일 와인 지도, 이미지 제공: 호주 와인 협회]


맥라렌 베일 소개

맥라렌 베일은 애들레이드에서 40km 떨어진 와인 산지로 성 빈센트만을 따라 위치한다. 웅장한 포도밭은 완만한 구릉과 해안 풍경에 둘러싸여 있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 방문자는 아름다운 해변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고, 여러 셀러도어에서 와인을 시음해볼 수도 있다. 매주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시장에 가면 방문자들은 농산물과 공예품, 지역 요리를 즐기며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다. 맥라렌 베일은 다양한 고품질 와인 생산으로 유명하며 점점 더 흥미로운 와인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하디스 틴타라 전경, 사진 제공: 호주 와인 협회]


맥라렌 베일 와인 역사

맥라렌 베일은 수천 년 동안 원주민인 카우르나(Kaurna)족이 살던 곳으로 남호주가 설립된 후 2년 뒤부터 유럽인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맥라렌 베일이라는 이름은 남호주 회사의 존 맥라렌 또는 데이비드 맥라렌 중 하나로부터 왔다고 전해진다. 다른 호주 와인 산지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 또한 이민자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영국 데본에서 온 농부인 윌리엄 콜턴(Willam Colton)과 찰스 토마스 휴잇(Charles Thomas Hewett)이 기름진 토양과 신선한 물에 끌려 각각 농장을 설립하면서 발전했다. 이 두 농장은 훗날 오센베리 팜(Oxenberry Farm)이 되었고 오늘날 수상 경력이 화려한 와인을 생산한다.


1840년대 초 또 다른 데본 출신 농부인 존 레이넬(John Reynell)이 남호주 최초 상업 와인 양조장을 설립했다. 기록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1838년이나 1839년 초기 포도를 심어 1840년대 초반 첫 수확을 했다고 여겨진다. 1850년 토마스 하디(Thomas Hardy)는 레이넬 밑에서 일하며 많은 경험과 지혜를 쌓은 뒤 1853년 그는 뱅크사이드에 자신의 농장을 설립했다. 1857년 토마스 하디는 시라즈와 그르나슈 약 600ℓ를 영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영국으로 보낸 가장 큰 물량의 와인 수출로 세계적으로 호주 유명 와인 브랜드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세월이 흘러 토마스 하디는 호주 와인계 전설이 됐다.


[맥라렌 베일 포도밭 전경, 사진 제공: 호주 와인 협회]


1900년대가 되고 192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는 달콤한 맛이 나는 주정강화 와인이 큰 성공을 거뒀다. 이때 많은 돈을 번 일부 와이너리는 병입 시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병입 시설은 맥라렌 베일 와인 품질 전환점이 됐다. 두 번의 세계대전 후 맥라렌 베일엔 이탈리아에서 온 이민자가 크게 늘었고 이들은 올리브와 음식 문화 특히 와인 문화를 지역 사회에 전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다른 호주 와인 산지처럼 쉬라즈, 카베르네 소비뇽, 그르나슈와 같은 전통적인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세계 와인 시장에서 이 지역의 명성도 나날이 높아졌다.


1999년 맥라렌 베일은 호주에서 최초이자 최대 재생 수도망을 구축했다. 이로써 맥라렌 베일은 강물 외 지속 가능한 농업용수를 얻게 됐다. 2009년 맥라렌 베일 포도 와인 및 관광 협회는 지속 가능 와인 재배 호주(Sustainable Winegrowing Australia)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포도밭 환경, 경제 및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고 재배자와 전반적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한다. 평가 분야는 총 7가지로 토양 건강, 영양소와 비료 관리, 해충과 질병 관리, 생물 다양성 관리, 수자원 관리, 폐기물 관리, 사회적 관계,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맥라렌 베일 총 포도밭 면적 40% 이상과 연간 와인 생산량 65% 이상이 생산 중이다. 매우 성공적으로 증명되어 현재 호주 전국 와인 산지에 확장 적용 중이다. 2010년대 맥라렌 베일은 애들레이드에서 가까워 도시 확장의 위협을 받았으나 적절한 법률 마련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오늘날 맥라렌 베일은 호주 총 와인 생산 및 수출량에선 일부분을 차지하지만, 국내외에선 호주에서 가장 흥미로운 와인 산지 중 하나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맥라렌 베일 포도밭 전경, 사진 제공: Andy Nowell /호주 와인 협회]


맥라렌 베일 포도재배

맥라렌 베일은 5억 5천만 년 전부터 1만 5천 년 전까지 다양한 연대를 가진 40개 이상 독특한 지질 구조로 되어 있다. 오랜 세월을 보낸 만큼 이곳 지질학적 다양성과 복합성은 대단하다. 간단히 줄여보면, 그레이트 서던 오션(Great Southern Ocean)과 윌룽가 단층(Willunga Fault) 영향이 중요하다. 맥라렌 베일은 한때 해양 속에 잠겼었고 이로 인해 해양 화석을 포함한 진흙과 석회가 남게 됐다. 이런 고대 해양 화석은 이 지역 광물 복합성에 이바지한다. 윌룽가 단층은 내륙 언덕과 해안가 언덕을 구분하며 이를 기점으로 토양이 상당히 달라진다.


맥라렌 베일의 토양은 매우 다양하다.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면, 테라 로사(Terra Rossa)는 점토와 석회암 혼합으로 포도나무 성장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모래 양토는 해안선을 따라 분포하는데, 특히 그르나슈와 쉬라즈 재배에 유리하다. 점토는 일부 지역에 존재하며 함수력이 뛰어나다. 비스케이(Biscay) 토양은 해양 침전물이 많은 진흙, 실트, 모래 혼합물로 맥라렌 베일 쉬라즈에 적합하다.


[와인 양조 모습, 사진 제공: 호주 와인 협회]


기후는 지중해성으로 여름이 따뜻하고 건조하며, 성 빈센트만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성장기 포도가 과열되는 걸 막아준다. 이는 와인이 좋은 산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는 대부분 겨울에 내리며 성장기 평균 강우량은 226mm 정도다. 맥라렌 베일은 엄격한 검역 덕분에 필록세라로부터 자유롭다.


맥라렌 베일은 대담하고 풍부한 맛을 지닌 쉬라즈로 유명하다. 그르나슈는 아주 많이 오래된 고목으로 활기찬 과실 맛과 우아함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 블렌드, 샤르도네, 무르베드르, 비오니에, 템프라니요, 산지오베제, 바르베라, 피아노, 스파클링 쉬라즈, 주정강화 와인 등이 생산된다.


맥라렌 베일은 지속 가능 농법 외 유기농법과 인증이 늘고 있으며, 대체 품종 시도, 단일 포도밭 와인, 최소한의 간섭 와인, 숙성하거나 리저브 와인 출시가 지속해서 증가 중이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맥라렌 베일 와인

[(왼쪽부터) 알파 박스 앤 다이스 타로 프로세코, 베커스 멕라렌 베일 시라, 코리올 맥라렌 베일 피아노]


알파 박스 앤 다이스(Alpha Box & Dice)는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와인 양조를 시도한다. 전통 품종은 물론 몬테풀치아노, 바르베라, 네비올로, 돌체토 등 대체 품종으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며 눈길을 끄는 와인 라벨로 젊은 와인 애호가에게 매력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타로(Tarot) 프로세코는 사과 꽃, 리치, 꿀 향이 있으며 매우 활기차고 신선한 산미를 지닌 와인이다.


베커스(Bekkers)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포도밭 컨설턴트인 토비 베커와 그의 프랑스 태생 아내이자 와인메이커인 엠마뉴엘이 이끄는 부티크 와이너리다. 부부는 맥라렌 베일의 특성을 가장 많이 이해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베커 와인은 섬세한 질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시라(Syrah)는 맥라렌 베일과 베커 와인의 플래그십 와인으로 관대하고 담대한 과실, 향신료 향과 풍미에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코리올(Coriole)은 쉬라즈와 다른 전통 품종으로 잘 알려진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대체 품종 실험에 앞장선 와이너리다. 특히, 피아노와 네로 다볼라는 품질과 독특함으로 크게 인정받았다. 현재 맥라렌 베일 피아노 인기가 호주 현지에서 심상치 않는데, 그 기원을 코리올로 봐도 좋다. 코리올 피아노는 매우 풍부하고 복합적인 백도, 구운 사과, 버터에 구운 과실, 금방 자른 풀, 로즈힙, 파파야, 멜론 향을 지니며, 중상 산미를 지닌 와인이다.


[(왼쪽부터) 다렌버그 데드 암 쉬라즈, 히킨보탐 더 리바이벌리스트 메를로, 히더 앤 용 쉬라즈, 휴 해밀턴 다크 에이전트 프로보카튀어]


다렌버그(d'Arenberg)는 1912년 조셉 오스본(Joseph Osborn)이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곳은 전통적인 와인 양조 기술에 전념하는 거로 유명하며, 데드 암 쉬라즈(Dead Arm Shiraz)가 잘 알려졌고, 이 지역 유명 와인 중 일부를 생산 중이다. 포도밭 가운데 세운 다렌버그 큐브는 박물관이자 미술관, 셀러도어와 레스토랑으로 이용 가능하며, 세계 최고 포도밭 50에 이름을 올렸다. 데드 암 쉬라즈는 아주 많이 오래된 포도나무로 만들기에 생산량이 지극히 적은 희귀 와인이다. 엄청난 힘, 강렬함, 복합성을 지닌 와인으로 아주 오래 숙성할 수 있다. 소고기와 즐기기에 이상적인 와인이다.


히킨보탐(Hickinbotham)은 오래된 카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로 유명하며 한정 생산되는 와인으로 와인 수집가들이 매우 선호하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히킨보탐 메를로는 호주의 샤토 페트뤼스로 불릴 정도로 고품질 와인이다. 1971년 심은 메를로를 손으로 수확해 살짝 냉침용 후 21일 동안 껍질 접촉했다. 녹색 올리브, 자두, 졸인 딸기, 삼나무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중간 바디에 긴 여운, 담배와 라즈베리 풍미가 좋은 와인이다.


히더 앤 용(Hither & Yon)은 환경을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맥라렌 베일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와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주 최근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에 상륙했다. 히더 앤 용 쉬라즈는 친환경 와인으로 멀베리, 블루베리, 민트 초콜릿 비스킷 향과 풍미를 지니며 적당한 바디에 경쾌하고 입안에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타닌을 지닌 와인이다. 구운 야채를 곁들인 고기구이에 잘 어울린다.


휴 해밀턴(Hugh Hamilton) 검은 양 로고처럼 전통과 혁신을 적절히 사용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다. 그르나슈에 특히 강한 생산자로 가문의 헌신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크 아트 에이전트 프로보카튀어(Dark Arts Agent Provocateur)는 그르나슈, 프롱티낙, 쉬라즈가 섞였고, 블루베리, 풍선껌, 장미, 라즈베리, 살짝 오렌지 기름, 재스민 향이 나며, 코듀로이 같은 질감을 선사하는 와인이다.


[(왼쪽부터) 캉가릴라 로드 쉬라즈, 미니스트리 오브 클라우즈 킹수기, 미톨로 마르시칸 쉬라즈]


캉가릴라 로드(Kangarilla Road)는 쉬라즈 같은 국제 품종뿐만 아니라 진판델, 프리미티보 등 다양한 대체 품종 와인 생산으로 유명하다. 캉가릴라 로드 쉬라즈는 매우 오래된 토양에서 자란 쉬라즈로 만든 풀바디 와인으로 검은 과실과 다크 초콜릿, 크림 같은 질감을 지녔다. 소고기 갈비와 완벽한 페어링을 이루는 와인으로 자주 소개된다.


미니스트리 오브 클라우즈(Ministry of Clouds)는 포도밭과 양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우아함과 기교가 뛰어난 그르나슈, 쉬라즈, 리슬링을 생산한다. 킹수기(Kinsugi)는 그르나슈, 마타로, 쉬라즈 블렌딩 와인으로 40% 전송이 발효했다. 스파이시하고 생기 있는 부케, 중간 바디를 지닌 와인으로 마시기 편안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미톨로(Mitolo)는 쉬라즈로 유명하지만, 그르나슈도 만만치 않다. 테루아를 살린 뛰어난 와인으로 맥라렌 베일 그르나슈 특징을 알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픈 와인이다. 마르시칸(Marsican) 쉬라즈는 검붉은 과실, 뚜렷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백후추 향을 지녔고, 흠잡을 데 없는 균형과 고운 타닌을 지닌 와인이다. 가장 좋은 해에만 한정 생산된다.


[(왼쪽부터) 몰리두커 더 벨벳 글러브 쉬라즈, 팍스톤 퀸 오브 더 하이브 레드 블렌드, 위라 위라 처치 블록, 양가라 PF 쉬라즈]


몰리두커(Mollydooker)는 대담하고 과일 향이 강한 와인으로 많은 추종자가 있다. 특히, 대표 와인인 더 벨벳 글러브(The Velvet Glove) 쉬라즈는 풍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와인으로 유명하다. 블랙베리, 블랙 체리, 자두 등 진한 색 과일에 바닐라와 풍성한 초콜릿 향이 강렬하다. 맛을 보면 다크 초콜릿, 에스프레소, 팔각 같은 향신료의 강렬한 풍미에 부드러운 타닌이 잊기 힘든 경험을 선사한다. 


팍스톤(Paxton)은 1979년 데이비드 팍스톤이 포도밭을 일구기 시작하며 시작됐다. 지속 가능 농업 또는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관리하며 테루아를 선보이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 퀸 오브 더 하이브 레드 블렌드(Queen of the Hive Red Blend)는 그르나슈, 쉬라즈, 카베르네 소비뇽, 마타로가 블렌딩 됐다. 딸기, 피자두, 오렌지 필, 감초 향이 나며, 맛을 보면 졸인 루바브와 자두 풍미가 진하다. 굉장히 비단 같은 질감을 지닌 우아한 와인이다.


위라 위라(Wirra Wirra)는 로버트 스트랭웨이즈 위글리(Robert Strangways Wigley)가 1800년대 후반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후 소유주가 여러 번 바뀌었지만, 20세기 후반부터 다시 활성화되어 호평 받고 있으며 쉬라즈 와인이 유명하다. 처치 블록(Church Block)은 1972년 그렉 트로트가 최초로 생산한 와인으로 호주에서 인기가 많다. 위라 위라 건너편에 있는 포도밭 이름을 땄고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즈, 메를로가 블렌딩 됐다. 잘 익은 레드 커런트, 다크체리, 블랙베리, 다크 초콜릿, 시나몬, 넛맥, 로즈메리, 가을 낙엽 향이 나는 와인으로 타닌이 부드러워 마시기 참 편안하다.


양가라(Yangarra)는 주로 그르나슈와 쉬라즈로 알려진 생산자다. 또한, 루산느, 무르베드르, 쌩소와 같은 대체 품종도 많다. 양가라는 이 지역 혁신의 상징이자 명성의 시작이기도 하다. PF 쉬라즈는 프리저버티브 프리(Preservative Free)의 약자로 보존제 무첨가를 의미한다. 제초제, 진균제 또는 합성 화학물질을 일절 쓰지 않았고, 양조 과정 중에 아황산염을 쓰지 않은 와인으로 중간 바디, 신선한 레드 체리와 자두, 말린 요리용 스파이스 풍미가 좋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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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9.25 09:00수정 2023.09.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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