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스트리아 와인과 음식 페어링 가이드(A Guide to Austrian Wine and Food Pairings)

오스트리아 와인은 '소믈리에 비밀 병기'로 불릴 정도로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린다. 오스트리아는 다채로운 풍경에서 다양한 스타일 와인을 생산하며, 오스트리아 와인은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 외에 다른 여러 나라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알아두면 쓸모 많은 오스트리아 와인과 음식 페어링을 살펴보자.


[와인 문화가 발달한 오스트리아, 사진 제공: Kulinarik Shooting Shared Plates, © Austrian Wine / Robert Herbst]


오스트리아는 유럽 심장부에 위치한 나라로 이웃한 여러 나라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오스트리아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궁전과 클래식 음악,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떠올리지만, 오스트리아는 전통과 현대, 이웃 나라의 영향을 모두 받아들여 새로운 요리를 창조해내는 미식 중심지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와인은 생활필수품이며 연간 생산량만큼 와인을 소비하는 강력한 와인 문화가 있다. 오스트리아는 젝트(Sekt)라 불리는 스파클링 와인,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가벼운 스타일부터 묵직한 레드, 탁월한 산도와 당도 균형을 자랑하는 디저트 와인까지 모두 생산한다. 기후가 서늘해 와인이 전반적으로 아담하고 우아하며 음식과 즐기기에 딱 좋은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을 지닌다. 소믈리에들이 레스토랑에 오스트리아 와인을 갖추는 건 어쩌면 필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Grüner und weißer Spargel mit Rohschinken © Austrian Wine / Ulli Kohl]


그렇다면 꼭 알아두어야 할 오스트리아 와인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그뤼너 벨트리너 품종을 기억하자. 그뤼너 벨트리너(Grüner Veltliner)는 풋사과, 시트러스, 시트러스 껍질 향에 독특하게 백후추 향이 묻어나며, 놀라운 산미를 지닌다. 와인만 마셔도 맛있지만, 신선한 샐러드부터 닭고기나 돼지고기, 싱싱한 해산물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그뤼너 벨트리너를 '마시는 액체 후추'로 기억해두면 후추를 뿌렸을 때 더욱 맛있는 음식에 그뤼너 벨트리너 와인을 자연스레 페어링할 수 있다. 그뤼너 벨트리너는 어린 아스파라거스 볶음, 브로콜리 샐러드, 참치 회, 항정살 구이, 심지어 어묵탕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Dim Sum with white wine © Austrian Wine / Blickwerk Fotografie]


두 번째로 리슬링을 추천한다. 오스트리아에서 리슬링은 그뤼너 벨트리너 다음으로 중요한 품종으로 독일과는 달리 완전히 드라이한 와인으로 생산된다. 잘 익은 과실 풍미에 높은 산도와 미네랄 풍미가 탁월하다. 단맛이 있는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오스트리아 리슬링은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된다. 미국의 맥앤치즈과 비슷한 요리로 캐제슈패츨(Käsespätzle)이라는 요리가 있다. 드라이한 리슬링이 산도와 함께 치즈에서 온 짠맛을 동반한 감칠맛과 매력적인 페어링을 이룬다. 오스트리아 리슬링엔 와인 안주로 자주 먹는 하몽, 프로슈토, 만두나 딤섬, 수육 같은 감칠맛을 지닌 음식이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Wagyu beef and red wine © Austrian Wine / Blickwerk Fotografie]


레드 와인으로는 블라우프랜키쉬(Blaufränkisch)가 있다. 오스트리아 블라우프랜키쉬는 '오스트리아 레드 와인의 왕자'로 불린다. 블라우프랜키쉬 와인은 체리, 자두, 커런트 등 과실 향이 밝은 느낌을 주는 스타일부터, 후추와 클로브 등 허브와 향신료 향이 드러나는 장기 숙성용 블라우프랜키쉬, 흙내음과 미네랄 풍미가 좋은 와인까지 그 스타일 범위가 넓다. 때로는 피노 누아, 다른 때는 프리오랏 가르나차, 또 어떤 경우엔 시라 같기도 해서 블라우프랜키쉬를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대신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숙성된 블라우프랜키쉬는 부드러운 타닌에 황홀한 향을 내며 지극히 우아하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타펠슈피츠(Tafelspitz)나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과 즐긴다. 타펠슈피츠는 부드럽게 삶은 소고기에 뿌리채소, 사과 소스, 고추냉이가 함께 나오는 요리이며, 비너 슈니첼은 돈가스처럼 얇게 튀긴 송아지 요리로 크림 같은 감자 샐러드나 과일 잼을 곁들여 내는 전통 요리다. 블라우프랜키쉬는 소고기, 양고기, 오리고기, 다양한 풍미의 소시지, 바비큐와도 페어링 할 수 있다. 숙성된 딱딱한 치즈가 있다면 그것도 좋은 선택이 된다.


[Kaiserschmarrn mit Sekt Austria © Austrian Wine / Robert Herbst]


오스트리아는 귀부균의 영향을 받은 디저트 와인과 아이스바인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와인의 매력은 당도에 균형을 맞추는 산도다. 진한 금색을 띠는 와인을 차게 해서 잔에 따른 뒤 아주 조금씩 맛보면 산도가 탁월해 단맛이 질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입에 침이 고이며 입맛을 돋운다. 아주 좋은 소금을 올린 푸아그라 구이, 매콤한 살라미에 곁들이면 달고 짠, 또는 달고 매운 페어링이 이뤄지며 입이 지극히 행복해진다. 카페 문화가 시작된 나라인 만큼 다양한 케이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데, 이때 이 '액체 금'과 같은 오스트리아 디저트 와인을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오스트리아는 애플 스트루델이 유명한데, 요리에 쓰이는 사과 품종 자체가 산도와 좋고 얇게 썰어 물만 넣고 끓여도 조직이 풀어져 스트루델 소로 만들기에 좋다. 은은한 계피 향이 스민 애플 스트루델에 달콤한 와인 한 모금도 아주 좋은 페어링을 이룬다.


[Klassisches Wiener Schnitzel mit Preiselbeeren © Austrian Wine / Robert Herbst]


만약 오스트리아 와인이 처음이라 품종을 보고 음식을 정하는 게 힘들다면, 음식에 따라 오스트리아 와인을 페어링해볼 수 있다. 보통 초밥 같은 일식 요리에 오스트리아 화이트 와인, 특히 그뤼너 벨트리너가 참 잘 어울린다. 5가지 맛이 다 있는 태국 요리는 소믈리에에게 참 어려운 메뉴지만 잘 고른 그뤼너 벨트리너라면 두루 잘 어울린다. 일상에서 자주 먹는 피자나 파스타 같은 이탈리아 요리엔 오스트리아 샤르도네(오스트리아 남부에선 모리용(Morillon)으로 부름)나 스티리아에서 생산된 소비뇽 블랑을 추천한다. 만약 바질 페스토처럼 바질이 풍부하게 들어간 이탈리아 요리를 즐긴다면 오스트리아 소비뇽 블랑을 반드시 경험해 보길 바란다. 오스트리아 남부 스티리아 소비뇽 블랑은 토양 때문에 미묘한 짠맛이 있고 허브 향이 절묘해 바질과 하늘이 맺어준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고기구이집을 가거나 바비큐를 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대로 블라우프랜키쉬가 좋고 오스트리아 피노 누아도 훌륭하다. 오스트리아 피노 누아는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맛이 좋다.


[Tempura with white wine © Austrian Wine / Blickwerk Fotografie]


오스트리아에서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며, 사실 음료보다 와인을 더 많이 즐긴다. 오스트리아에서 와인은 요리와 깊은 관련이 있는 문화의 한 부분이다.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즐기는 전통 요리나 일상에서 먹는 음식, 다른 여러 나라의 음식과 오스트리아 와인은 언제나 만족스런 조화를 이룬다. 오스트리아 와인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음식과 함께 체험하는 데 좋은 가이드가 되길 희망하며! Prost!(프로스트! 오스트리아식 건배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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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11.17 09:00수정 2024.07.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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