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뉴욕 소호(Soho)를 걷다 보면 레스토랑에 '바텀리스 브런치(Bottomless Brunch)'라고 적힌 입간판들을 볼 수 있다. 이는 주말 오후에 브런치와 함께 무제한으로 음료를 즐기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미모사 같은 스파클링 와인 베이스의 칵테일이나 와인, 맥주 등을 마신다. 그냥 보고 지나치기 힘든 주말의 유혹이다. 바야흐로 주말 오후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바텀리스 브런치를 먹기 좋은 날씨가 찾아왔다. 우리가 브런치에서 즐기는 음식은 어떤 와인들과 페어링하면 좋을까?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 5가지와 함께 페어링하면 좋은 와인 스타일을 소개한다.

발사믹 식초가 들어간 상큼한 샐러드
샐러드에 들어가는 메인 재료와 소스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발사믹 식초는 다양한 요리에 풍미를 더해주는 다용도 식재료이며, 새콤달콤하고 복합적인 풍미 덕분에 혼합 잎채소나 시금치, 루꼴라 같은 샐러드의 드레싱 재료로도 자주 쓰인다. 발사믹 식초를 드레싱으로 사용한 샐러드에 와인을 페어링하면 음식과 와인 모두의 풍미를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소비뇽 블랑은 아루굴라에 신선한 토마토, 페타 치즈를 뿌린 샐러드에 최고로 잘 어울린다.
파스칼 졸리베, 상세르 블랑(Pascal Jolivet, Sancerre Blanc)_ 레몬, 녹색 사과, 민트, 허브, 백도와 미네랄리티 노트가 가득한 와인으로 전반적인 푸릇한 느낌이 샐러드의 야채와 잘 어우러진다. 발사믹 식초 드레싱 덕분에 소비뇽 블랑의 높은 산도가 부드럽게 느껴지며 와인의 과일 노트를 강조해 조화를 이룬다. 파스칼 졸리베는 현재 루아르 지역의 상세르와 뿌이 퓌메, 뚜렌느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한다.

프렌치 토스트
프렌치 토스트는 까바와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전통방식으로 생산한 까바의 기포와 과일, 견과류 향은 프렌치 토스트의 달콤한 맛을 보완하며 시나몬 가루 향과도 잘 어울리고, 산뜻한 산미로 입안이 지나치게 텁텁해지지 않게 해준다. 까바 외에도 모스카토 다스티 또는 프로세코, 넌빈티지 샴페인, 크레망, 프란치아코르타 등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과 잘 어울린다.
보히가스, 엑스트라 브뤼 그랑 리저브(Bohigas, Extra Brut Gran Reserva)_ 코 끝에서 레몬, 라임, 허브, 하얀 꽃, 그리고 은은한 헤이즐넛과 캐러멜의 향기가 감돈다. 입안에 머금으면 잘 익은 사과, 레몬 향과 산뜻한 기포가 기분을 좋게 해준다. 산뜻한 버블감과 훌륭한 산도가 자칫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프렌치 토스트의 리치함을 잡아주며 조화를 이룬다. 보히가스는 카탈루냐에 위치하고 있으며, 8세기에 걸쳐 와인과 까바를 생산하고 있다.

훈제 연어를 넣은 오픈 샌드위치 또는 베이글
훈제 연어 요리는 피노 누아처럼 타닌의 강도가 세지 않은 레드 와인과 페어링하는 것을 추천한다. 바디감이 무겁지 않고 산도가 높으며, 체리나 딸기 등의 붉은 과일, 때로는 버섯이나 젖은 낙엽의 향을 지닌 피노 누아는 연어의 스모키한 풍미를 보완해 주며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켄 라이트 셀러즈, 피노 누아(Ken Wright Cellars, Pinot Noir)_ 입에 머금으면 라즈베리, 체리의 붉은 과일과 장미꽃, 삼나무, 젖은 흙내음이 겹겹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신선한 과즙과 산뜻한 산도의 밸런스가 훌륭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긴 피니시가 오리건 피노 누아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매력을 잘 보여준다. 'Master of Pinot Noir in Oregon'로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의 표지를 장식한 와인메이커 켄 라이트가 운영하는 켄 라이트 셀러즈는 1994년 설립됐다. 윌라멧 밸리 북부에 있는 13개의 다른 포도밭에서 싱글 빈야드 피노 누아를 생산하고 있다.

[전통 에그베네딕트에는 캐네디언 베이컨이 나오지만, 요즘은 연어를 곁들여 먹는 경우도 많다]
에그 베네딕트
에그 베네딕트는 뉴욕에서 대중적인 브런치 메뉴다. 잉글리시 머핀 위에 수란과 크리미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얹어 캐네디언 베이컨(Canadian Bacon)이나 연어, 채소 등을 곁들여 먹는다. 일반적인 달걀 요리보다 간이 세고 맛이 풍부한 편이라 붉은 과실향이 느껴지며 우아하고 산뜻한 프로방스 로제 와인, 또는 깔끔한 블랑 드 블랑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
샤토 미라발 로제(Chateau Miraval Rose)_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매입해 유명해진 샤토 미라발은 훌륭한 로제 와인을 생산한다. 섬세하게 균형 잡힌 딸기, 오렌지, 라즈베리 등의 과일과 우아한 질감을 보여준다. 뒷맛은 산뜻하고 신선하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아 에그 베네딕트와 같은 풍미가 가득한 음식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선데이 로스트
선데이 로스트는 영국에서 주로 일요일 점심(또는 저녁)에 즐기는 전통적인 음식으로, 아침에 고기를 오븐에 넣어 익혀두고 성당에 다녀와서 로스팅된 고기를 먹는 것에서 시작됐다. 보통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를 오븐에 굽고, 감자, 요크셔 푸딩, 야채, 그레이비 등을 곁들인다. 영국에서는 국민 요리라 어느 펍에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루피노, 리제르바 두칼레 오로 끼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Ruffino, Riserva Ducale Oro Chiant Classico Grand Selezione)_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보완해주기 위해서는 적당한 타닌과 산도가 있는 와인이 필요하다. 산지오베제가 주 품종인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는 품종 특유의 높은 산도로 선데이 로스트와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잘 숙성된 타닌이 와인에 무게감을 더하며 블랙 체리, 검은 자두, 라즈베리, 초콜렛 향이 느껴진다. 그란 셀레지오네는 최소 30개월 이상 숙성하고, 단일 포도 밭에서 생산되어야 하는 등 보다 엄격한 규정을 지켜야 하는 키안티 클라시코의 최상위 등급이다. 선데이 로스트와 그란 셀레지오네를 함께 페어링해 즐겨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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