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까오르(Cahors)의 말벡은 모른다 해도 멘도자(Mendoza) 말벡은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사실 말벡은 19세기 초 보르도 포도밭 면적의 60%를 차지했고 샤토 라피트와 같은 명성 높은 와이너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1800년대 후반에 발생한 필록세라와 이후 포도 품질 문제로 인해 특히 메독(Médoc)과 생테밀리옹(Saint-Émilion)에서 크게 쇠퇴했고, 블라이(Blaye)와 부르(Bourg) 지역에서 일부 생존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보르도의 블라이와 부르 지역에서 말벡 재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고온에 강하고 풍미가 강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말벡 품종의 특성 덕분이다. 샤토 보낭(Château Bonnange)과 샤토 몽콩세일 가쟁(Château Monconseil Gazin) 등의 와이너리들은 기후 변화와 품종의 견고함에 힘입어 말벡 식재를 크게 늘리고 있다.
보르도에서 말벡의 부활은 단일 품종 와인으로 전환해 멘도자 말벡과 경쟁할 수 있는 와인을 생산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보인다. 와이너리들은 말벡의 독특한 특성을 강조하며, 블렌딩 구성 요소로만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더운 해에 말벡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르도의 전통적인 지역인 메독에서는 여전히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며, 여전히 카베르네 소비뇽을 선호한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말벡의 성공과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말벡의 품종에 또다른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
쇠퇴, 적응, 그리고 부활로 이어지는 말벡의 이야기는 변화무쌍한 기후 조건과 소비자 기호의 진화에 따른 와인산업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