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의 전 세계 수요는 2023년부터 약 10년간 연평균 약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형성된 약 2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2033년에는 약 52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1)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을 마시는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 문제로 금주를 하는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경우, 출산과 양육 문제, 음주가 종교의 교리에 어긋나는 경우 등 개인적 차원의 상황 외에도 팬데믹 이후 회식이나 모임이 줄어든 사회 분위기의 변화,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음주운전 처벌 강화 같은 환경적 변화 역시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 성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트렌드에 따라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는 이런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이 다수 생겨나고 있다. 카페인과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와인도 소비자들이 알코올과 논알코올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미국 뉴욕 어퍼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저/무알코올 전문점 부아송(Boisson)의 진열대]
무알코올은 정말 '無'알코올일까?
이는 국가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알코올 함량에 따라 무알코올(Alcohol-free, 알코올 함량 0.05% 이하), 비알코올(De-alcoholised, 알코올 함량 0.5% 이하), 저알코올(Low-alcohol, 1.2% 이하)로 구분한다. 한국의 경우, 주세법에 따라 알코올 함유량 1% 이상인 경우에만 주류로 정의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라 알코올 함유량이 0%인 경우에는 무알코올, 1% 미만인 경우에는 비알코올로 표기한다. 따라서 국가별 법규에 따라 무알코올이라도 알코올은 소량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논무알코올 와인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별로 기준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논의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톰슨앤 스콧의 '노티(Noughty)' 무알코올 스파클링 와인]
알코올은 어떻게 제거할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알코올 제거 방법은 역삼투압(Reverse osmosis)과 진공 증류 방식(Vacuum distillation)이다. 역삼투압 방법은 와인을 미세 다공성의 얇은 막에 투과시켜 알코올을 제거한다. 와인을 투과하면 고농축 와인, 그리고 물과 알코올의 혼합물로 나뉘는데, 물과 알코올 혼합물을 가열해 알코올을 제거한 후 남은 물을 와인 농축액에 다시 첨가한다. 하지만 일부 와인 생산 지역에서는 와인에 물을 첨가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이 생산 방식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진공 증류는 와인을 가열해서 알코올을 증발시키는 기본적인 원리를 이용한 방식이다. 하지만 와인의 온도를 높여 알코올을 증발시키면 와인의 맛과 성분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끓는점을 낮추기 위해 압력을 최대한 낮춘다. 진공 증류 장비의 경우 압력이 매우 낮기 때문에 최대 온도가 섭씨 48도를 넘지 않아 와인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알코올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알코올 와인 시장의 미래는?
주류 전문 리서치 회사 IWSR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시장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6%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2) 또한 IWSR의 수지 골드 스핑크(Susie Goldspink)는 이 카테고리가 향후 몇 년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국제와인기구(OIV)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와인 소비가 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은 더 이상 틈새 시장이 아니라 미래의 새로운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이 계속되려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항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맛과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 알코올을 제거하거나 줄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와인의 맛과 품질이다. 알코올은 와인의 바디감과 맛에 영향을 주며 와인의 밸런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알코올을 제거하면 밸런스가 깨지거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그것이 와인의 품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
둘째, 선택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제품 출시가 필요하다. 급격한 성장을 이뤄 현재 무알코올 시장의 72%를 차지하는 맥주, 사이다(Cider)에 비해 저알코올과 무알코올 와인 브랜드의 종류는 아직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입사와 와인 생산자들은 시장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종교적인 이유로 알코올 섭취가 금지된 중동 여러 국가에서 무알코올 와인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022년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에서 알코올 판매는 금지되었지만 무알코올 맥주 판매는 예외적으로 허용되었던 것이 좋은 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류 통신 판매는 허용되지 않지만, 이커머스가 활발한 환경에서 무알코올 주류는 인터넷 주문과 배송이 가능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무알코올 와인의 판매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으니 향후 상황을 지켜볼 일이다.
[참고 링크: 통계 및 분석 자료]
(1) https://www.factmr.com/report/4532/non-alcoholic-wine-market
(2) https://www.theiwsr.com/no-alcohol-share-of-overall-alcohol-market-expected-to-grow-to-nearly-4-by-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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