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소노마의 조용한 발걸음, 듀몰(DuMOL)

소노마 코스트(Sonoma Coast)와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는 얼핏 단어가 비슷하게 들리기에 기후나 식생도 비슷할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방문해 보면 매우 다른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노마 코스트는 훨씬 산지가 많고, 숲이 빼곡하며 해양성 기후를 보인다. 반면 소노마 카운티는 비교적 평지이고 분지 성격이 강해 보다 뜨거운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을 이야기할 때 나파와 소노마를 하나의 지역으로 묶어 버리는 우를 범하는 이들이 있으나 두 지역은 완벽하게 다르다. 지난 5월, 소노마 카운티의 뛰어난 와인 생산자 듀몰(DuMOL)을 방문해 그 차이를 확인했다.    


[주로 러시안 리버 밸리 서쪽에 밭이 있으며, 생산시설은 북쪽에 있다. 바로 옆이 소노마 카운티 공항일 정도로 평지다. 

참고로 듀몰의 바로 옆에는 매우 유명한 맥주 브루어리가 있으니 함께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듀몰은 앤디 스미스(Andy Smith)가 1996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듀몰'이라는 이름은 앤디의 두 자녀인 던컨(Duncan)과 몰리(Molly), 둘의 이름에서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포도원이나 와인의 이름 중에는 이처럼 가족 이름으로 헌정의 뜻을 담아 짓는 경우가 꽤 있다. 그만큼 와인에 대한 애정도 명징하게 드러난다. 와인은 와인메이커를 비추는 거울이다. 수입사의 성향과도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듀몰의 한국 수입사 와인투유 코리아의 대표도 생산자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듀몰의 오너, 앤디 스미스]

 

이 포도원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농부'다. 포도밭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조에서 출발하는 포도밭 탐구는 해마다 다양한 와인들을 출시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수줍음을 많이 타면서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각 와인들은 필터링을 하지 않고 여러 수고스러운 와인 양조 과정을 거치며 섬세하게 다듬어진다. 덕분에 종류별 생산량은 많지 않으나 각각의 와인이 자신만의 캐릭터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해마다 다른 포도밭의 와인들이 생산되기에 이 포도원의 제품명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느 해에는 어느 포도밭의 와인이 출시되고, 다른 해는 다른 포도밭의 와인이 출시된다. 해마다 대부분의 와인은 배정(allocation) 방식으로 판매되니 어지간해서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     



대부분은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로 만들지만 매우 제한적으로 시라, 카베르네 소비뇽, 슈냉 블랑, 그리고 멘시아(!)로 와인을 생산한다. 포도밭의 특징과 함께 포도에 대한 특징을 명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이런 시도는 어려울 것이다. 진중한 탐구력은 더 좋은 와인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듀몰에서 포도원의 주인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와인만으로도 오너가 얼마나 섬세하고 진중하게 와인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수고로운 절차를 거치고 랩에서 와인을 정교하게 검사하고 양조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그리고 블렌딩 등 우리가 생각하기 어려운 여러 복잡한 과정이 느껴진다. 명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스스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한 땀 한 땀 섬세하게 다듬고 조합하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듀몰, 웨스터 리치 샤도네이 DuMOL, Wester Reach Chardonnay 2022

아주 깊은 밸런스를 보여주며 응집력, 섬세함이 드러난다. 피니시와 입안의 산미감이 매우 좋다. 여성적이면서도 풍성한 과실의 터치가 잘 올라온다. 입안에서 섬세하면서 집중력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듀몰, 하이디 빈야드 샤도네이 DuMOL, Hyde Vineyard Chardonnay 2022

훌륭한 미네랄, 올드바인, 산미감이 잘 전해진다. 기분 좋은 부르고뉴 이상의 밸런스를 보여준다. 집중력이 대단히 좋으며 깊이감이 있고 복합적인 캐릭터가 잘 느껴진다. 피니시가 매우 섬세하며 응집력이 좋다. 열대과실과 은은함이 매우 잘 살아 있다. 



듀몰, 웨스터 리치 피노 누아 DuMOL, Wester Reach Pinot Noir 2022

섬세하고 깊이 있는 루비색, 체리, 딸기 계열의 캐릭터가 명징하게 전달된다. 전통적이면서 깊이감 있는 질감이 전해진다. 어리지만 마시기 좋으며 은은하다. 피니시에서 전해지는 유려함, 여성적인 캐릭터 등 모든 부분이 응집력 있고 좋다.     


듀몰, 핀 피노누아 DuMOL, Finn Pinot Noir 2022

아들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타닌의 질감이 매우 부드럽다. 색상은 진하면서 루비색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입안에서 철분, 체리, 그리고 동물적인 느낌이 신선하게 잘 드러난다. 10~15년 가량 더 숙성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이 와인의 아름다운 캐릭터가 더욱 잘 드러날 것이다.     


듀몰, 메테오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DuMOL, Meteor Vineyard Cabernet Sauvignon 2017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생산했다. 색상은 진한 루비색을 띠고 있다. 매우 소량 생산되는 와인이며 섬세하고 구조감이 좋다. 입안에서 집중력이 대단하고 피니시도 엄청나다. 약간의 단 느낌, 그리고 산미감이 좋다. 앞으로 숙성 잠재력이 기대되는데, 피니시에서 매우 여리게 피어오르는 민트 계열의 마무리는 다른 와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듀몰, 시라 DuMOL, Syrah 2022

마치 에르미타주 같은 캐릭터를 보여준다. 좀 더 동물적이며 뭉근하게 잘 익었다. 블루베리, 블랙베리 계열의 터치가 전해진다. 색상은 약간 보라빛이 도는 루비색을 띠고 있다. 집중력이 있으며 기품이 있다. 잘 다듬어져 있고 오크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 지금 마시기에도 좋으나 4~5년 가량 숙성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 본다.     


듀몰, 슈냉 블랑 DuMOL Chenin Blanc 2022

부드럽다. 참외 계열의 터치, 달콤하며 산미감도 안정적이다. 은은한 오크 터치가 전해지는데 큰 오크통에서 숙성돼 과하지 않고 와인 자체의 질감이 명징하게 전달된다. 색상은 밝은 노란빛을 띠고 있다. 풋사과 같은 풋풋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 본 방문이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와인투유 코리아 관계자와 포도원에서 안내를 맡아준 듀몰 와이너리의 에릭 캐드월러더(Erin Cadwallader)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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