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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와인]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의 거장, 도멘 꼬쉐 듀리(Domaine Coche-Dury)

[꼬쉐 듀리 와이너리, 사진 출처: Ficofi.com]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의 세계적 거장이자, 뫼르소(Meursault)를 대표하는 3대 생산자, 그리고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고 있는 도멘 꼬쉐 듀리(Domaine Coche-Dury). 이 도멘은 그랑 크뤼 하나 없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화이트 와인 생산자로 자리잡았다. 그가 가진 유일한 그랑 크뤼 밭인 '코르통 샤를마뉴(Corton Charlemagne)'는 가장 값비싸고 전설적인 화이트 와인으로 손꼽히며, 그가 뫼르소에서 생산하는 3개의 프리미에 크뤼 와인은 여느 생산자가 만드는 다른 마을의 그랑 크뤼 와인보다 몇 곱절 뛰어난 품질이라고 평해진다. 꼬쉐 듀리는 기본 마을급 뫼르소 와인조차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숭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화려함 대신 품질에 집중하며 묵묵히 전통을 이어가는 도멘 꼬쉐 듀리, 이 특별한 도멘의 역사를 들여다 보고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귀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보자.


4대의 가업, 명장이 되기까지  

도멘 꼬쉐 듀리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멘의 창립자는 레옹 꼬쉐(Léon Coche)로, 뫼르소(Meursault) 주변에 포도밭을 매입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기록이 많이 남아있진 않지만, 그는 당시 관례대로 포도를 네고시앙에게 판매하면서도, 일부 재배한 포도를 자신의 이름으로 출시하며 가문의 초석을 세웠다. 레옹 꼬쉐는 세 자녀 중 조르주 꼬쉐(Georges Coche)에게 도멘을 상속했고, 그는 이후 포도밭을 확장하며 가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 시기까지도 주된 수익원은 네고시앙에게 포도를 판매하는 것이었다.


큰 전환점은 1973년에 찾아왔다. 조르주 꼬쉐의 은퇴 후 그의 아들인 장-프랑수아 꼬쉐(Jean-François Coche)가 가업을 이어받고 포도밭 관리와 와인 양조에 열정을 쏟기 시작하며 도멘 와인을 넓히기 시작한 것이다. 1975년, 그는 오딜 듀리(Odile Dury)와 결혼하면서 와이너리 이름에 '듀리'를 추가하고 도멘 J.-F. 꼬쉐-듀리(Domaine J.-F. Coche-Dury)라는 이름으로 부르고뉴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그의 아들 라파엘 꼬쉐(Raphaël Coche)가 포도 재배와 양조학을 공부한 후 와이너리에 합류하면서 가문의 전통이 4대의 가업으로 이어졌다. 라파엘은 아버지의 지도를 받으며 전통적인 양조 방식에 현대적인 접근을 접목하고 와인의 품질을 한층 더 높였다. 2010년 장-프랑수아가 은퇴하자 라파엘은 도멘의 양조 책임자로서 전면에 나서며 명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 3대 와인메이커 장-프랑수아 꼬쉐, (왼쪽 세 번째) 4대 와인메이커 라파엘 꼬쉐, 사진출처: Ficofi.com]


장 프랑수아 꼬쉐, 그의 철학과 스타일

꼬쉐 듀리의 명성은 3대였던 장 프랑수아의 철학과 헌신에 비롯한다. 열네 살때부터 아버지 조르주와 함께 포도밭에서 일하며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를 배운 그는 2010년 은퇴하기까지 47년간 묵묵히 포도밭을 지켰다. 장 프랑수아는 내성적이며 언론을 피하는 인물로, 인터뷰나 대중적인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그의 스타일이 전해진다. 가령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비밀은 없다. 단지 포도밭에서 열심히 일할 뿐”이라고 답하거나, 큰 거래처에서 만남을 요청하면 “포도밭에서 돌아오는 저녁에만 가능하다”라는 답을 하는 식이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도 그가 포도밭에서 일을 끝마친 어두운 저녁에만 찾아갈 수 있었으며, 전 세계 큰 와인 행사의 초대를 고사하고 늘 와이너리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그를 신비로운 인물이자 묵묵한 은둔자, 그리고 완벽주의자라 칭한다.


그는 '철저한 포도밭 관리', '지속적인 경계', 그리고 '옛 전통에 대한 고수'를 중시했다. 봄과 여름에는포도밭을 마치 정원처럼 완벽하게 관리하고, 철저한 프루닝(Pruning)을 통해 포도나무의 생장력을 개선하고 그에 맞게 수확량을 미리 계산해 불필요한 그린 하베스트(Green Harvest: 여름철 일부 포도열매를 제거해 남은 포도의 응축력을 높이는 과정)를 피했다.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밭갈기와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토양의 구조를 개선했다. 그의 양조방식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했고, 상대적으로 이른 수확을 통해 와인에 높은 산도와 긴장감을 줬다. 또한 효모찌꺼기를 적극 활용하고, 바토나쥬 시 산소의 노출을 최소화해 구운 헤이즐넛(Grilled Hazelnut) 등 특유의 환원적인 향과 풍만한 질감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최근 라파엘 꼬쉐는 이 환원 특성을 조금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와인의 과실적 순도와 밀도를 강화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 오크통의 비율은 빈티지별, 포도밭 구획별로 신중하게 결정되며 평균 20%-30% 정도에서 최대 50%의 뉴 오크만 사용한다. 15개월에서 22개월간 천천히 숙성하며 와인의 순수함과 테루아의 특성을 강조한다.


꼬쉐 듀리 와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장기 숙성력이다. 최소 10-15년 이상 숙성해야만 그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우아하고 깊은 복합성을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꼬쉐 듀리의 빼어난 산도뿐 아니라, 산화의 저항력을 주는 과산화 양조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라파엘 꼬쉐의 절친인 부아쏭 바도(Boisson-Vadot)와 훌로(Roulot), 삐에르 이브 꼴랭 모네(Pierre-Yves Colin-Morey) 등도 이러한 과산화 양조 방식을 일정 부분 채택하고 있다)  잰시스 로빈슨은 꼬쉐 듀리와 콩트 라퐁(Comtes Lafon) 도멘을 '최고의 뫼르소 거장'으로 꼽으며 라퐁 스타일은 좀 더 관대하고 과실향이 풍부하지만 일부 빈티지는 좀 더 빠르게 노화하는 반면, 꼬쉐 듀리의 와인은 좀 더 절제되고 타이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하는 와인이라 평한 바 있다. 프랑수아 꼬쉐 듀리는 12년 전 짧은 인터뷰를 통해 “그레이트 와인이란 섬세함과 조화로움, 넉넉한 활력과 산도의 긴장감, 그러나 바디의 둥근 질감과 긴 여운을 가진 와인”이라며 그답지 않게 매우 긴 정의를 내린 바 있다.   


[꼬쉐 듀리의 포도밭, 사진 출처: Uvawines]


꼬쉐 듀리의 포도밭 

꼬쉐 듀리의 포도밭은 약 9 헥타르에 이르며, 이 중 약 6헥타르는 샤르도네가 식재돼 있고 나머지는 피노 누아와 매우 소규모의 알리고떼를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도밭 구획은 뫼르소를 비롯해 쀨리니 몽라셰(Puligny Montrachet), 몽뗄리(Monthelie), 옥세-뒤레쓰(Auxey-Duresses), 볼네(Volnay)와 알록스 꼬르통(Aloxe Corton)의 6개의 마을에 흩어져 있다. 꼬쉐 듀리가 소유한 유일한 그랑 크뤼 밭은 알록스 꼬르통에 위치한 꼬르통 샤를마뉴(Corton Charlemagne)로, 이 중 단 0.33헥타르만 소유하고 있다. 또한 페리에르(Perriéres)를 포함해 뫼르소의 세 프리미에 크뤼 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의 도멘 이름으로 나오는 AOP는 아래와 같다.




도멘 꼬쉐 듀리 코르통 샤를마뉴 그랑 크뤼 2019(Domaine Coche-Dury, Corton-Charlemagne Grand Cru 2019)

도멘 꼬쉐 듀리 코르통 샤를마뉴 2019는 초키한 광물성 느낌과 함께 마르(Marl)의 점토 성분이 부여하는 풍부한 질감과 크리미한 텍스처, 달큰한 과실향이 일품이다. 빼어나게 화려한 아로마를 자랑하며 잘 익은 배, 누가와 헤이즐넛, 아카시아 꽃, 감귤 껍질, 이국적인 향신료의 향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매우 풍부하고 밀도감 있는 질감을 선사하고, 풍성한 과실 속 긴장감 있는 산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입안에서 끝도 없이 지속되는 긴 여운을 남긴다. 2019 빈티지는 지금도 접근 가능하지만 앞으로 수십년 간 멋지게 진화하며 숙성될 것이다. 디캔터 100점.

* 참고로 코르통 샤를마뉴 밭은 쀨리니나 샤사뉴 몽라셰의 다른 화이트 그랑 크뤼 밭과 달리 좀 더 각이 있고, 강건하며 직선적인 스타일로 높은 산도와 광물성 느낌이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다.



도멘 꼬쉐 듀리 뫼르소 페리에 프리미에 크뤼 2019 (Domaine Coche-Dury Meursault Perrieres 1er cru 2019)

석회질 토양이 우세한 포도밭으로 미네랄리티가 매우 강한 샤르도네를 생산한다. 2019 빈티지는 따뜻하고 풍부한 와인으로 패션프루트, 레몬 껍질, 잘 익은 배의 향과 함께 짭잘한 염분기와 산사나무, 연기와 다양한 향신료의 노트를 복합적으로 표현한다. 질감은 밀도 있고 단단하며, 구조적이지만 부드럽고 실키한 면이 있어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와인은 '페리에'의 두 개 구획에서 생산되며, 총 0.6헥타르에 이른다. 이곳은 예전 채석장 아래에 위치하며 토양에는 활성 석회가 매우 풍부하고 바위는 부스러질 정도로 부드러워서, 강하지만 과하지 않은 미네랄리티를 제공한다. 디캔터 99점.



도멘 꼬쉐 듀리 뫼르소 카이예레 프리미에 크뤼 2019 (Domaine Coche-Dury Meursault Caillerets 1er cru 2019)

카이예레는 뫼르소에서 가장 작은 프리미에 크뤼 중 하나로 석회암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된다. 카이예레 와인은 페리에에 비해 좀 더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좀 더 일찍 마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 빈티지는 풍부하고 잘 익은 열대 과일 같은 아로마를 선사하며, 버터, 신선한 크림, 향신료의 뚜렷한 느낌을 준다. 약간의 환원성 특성과 훈연 향이 있으며 피니시가 길고 강렬하다. 탄탄한 구조로 더운 기후에도 불구하고 장기 숙성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디캔터 96점.



도멘 꼬쉐 듀리 뫼르소 제네브리에 르프리미에 크뤼 (Domaine Coche-Dury Meursault Genevrières 1er cru 2019)

제네브리에르는 꼬쉐 듀리의 세 프리미에 와인 중 가장 무게감이 있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9 빈티지 역시 강렬한 집중도와 구조를 자랑한다. 그러나 와인은 놀랍도록 우아하며 무게에 비해 기교적으로 섬세한 느낌까지 선사한다. 잘 익은 사과와 배 향과 함께 뚜렷한 미네랄리티가 느껴지며 꽃과 향신료의 풍미가 복합적이다. 꼬쉐 듀리가 소유한 0.2헥타르의 제네브리에 포도밭은 석회암과 점토가 혼합된 토양 위에 풍부한 돌이 분포돼 있으며, 포도밭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산량이 제한돼 농축도가 있는 포도가 생산된다. 디캔터 97점. 

프로필이미지엄경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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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10.03 09:00수정 2024.12.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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