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와인21 도슨트] 템프라니요(Tempranillo)


템프라니요(Tempranillo)는 스페인 리오하(Rioja)와 나바로(Navarro) 지역에서 유래한 레드 품종이다. 껍질이 두꺼운 편으로 안토시아닌 함량이 풍부하다. 때문에 짙은 컬러에 구조감이 좋고 미디엄 풀에서 풀바디의 강건한 레드 와인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한다. 템프라니요는 2020년 기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식재된 양조용 포도 품종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베리아 반도, 그러니까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재배한다. 아르헨티나,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일부 재배하지만 확실히 자리 잡지는 못했다. 포르투갈에서는 틴타 호리츠(Tinta Roriz), 아라고네스(Aragones) 등으로 불리며 활발하게 재배한다. 일반 와인은 물론 포트(Port)와 같은 주정 강화 와인에도 사용하는데, 포르투갈에서는 블렌딩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템프라니요 하면 스페인 와인이 떠오른다. 스페인 전역에서 재배하며 특히 리오하(Rioja),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토로(Toro)에서 최고의 템프라니요를 생산한다. 템프라니요는 온화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일교차가 큰 경우 단단한 골격과 우아한 풍미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해발고도 500m~750m 사이의 리오하와 토로, 800m 이상 올라가는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 빼어난 템프라니요 와인이 나오는 이유다. 리오하에서는 가르나차(Garnacha, 그르나슈(Grenache)의 스페인 이름), 마주엘로(Mazuelo, 까리냥(Carignan)의 스페인 이름), 그라시아노(Graciano) 등을 소량 블렌딩해 풍미와 복합미를 더한다.

 

템프라니요는 대표적인 조생종 중 하나다. 이름이 '일찍'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템프라노(Temprano)에서 유래했다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리베라 델 두에로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틴토 피노(Tinto Fino)라고도 부른다. 가벼운 스타일이나 숙성 초기의 템프라니요 와인은 딸기, 검붉은 베리, 검은 체리, 라즈베리, 자두 등 다양한 과일 풍미를 가볍게 드러낸다. 하지만 숙성이 진행되며 감초, 담배, 훈제 육류, 코코아 등의 뉘앙스도 드러난다. 템프라니요는 특히 오크 숙성이 잘 되는 품종이다. 리오하에서는 템프라니요 와인을 전통적으로 아메리칸 오크에서 장기간 숙성했다. 리오하의 크리안자(Crianza), 리제르바(Reserva), 그랑 리제르바(Gran Reserva)의 오크 숙성 기간이 다른 지역보다 길다는 점만 봐도 얼마나 오크 숙성을 중요시했는지 알 수 있다. 반면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는 프랑스산 오크통과 중고 오크통을 함께 사용하고 숙성 기간을 살짝 짧게 함으로써 템프라니요의 과일 풍미를 드러내는 동시에 오크의 향신료 뉘앙스를 가볍게 더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과 상관없이 와인메이커의 의도에 맞춰 숙성 기간을 조절해 출시하는 와인들도 많다. 전통적인 등급보다는 고객의 입맛과 양조자의 의도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스타일이든 모던한 스타일이든 참 좋은 템프라니요 와인이 많다. 특히 한국 시장에는 우리 입맛과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들이 다수 수입돼 있다. 올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맛있는 요리와 함께 템프라니요 와인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롤랑 갈라레타 리오하  Rolland Galarreta Rioja

다크 체리, 검붉은 베리의 생기 있고 섬세한 아로마. 입에서는 부드러운 타닌과 신선한 산미가 균형을 이루며 감초 등 각종 스파이스가 조화롭게 드러난다. 풍부한 과일 풍미는 피니시까지 매력적으로 이어진다. 소고기 구이, 고기 스튜,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광학 테이블을 이용해 세밀하게 선별한 템프라니요를 파쇄해 잔여물과 함께 오크통에서 저온 장기 침용 및 발효한 후 새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12개월 숙성한다. 롤랑 갈라레타는 2010년 세계 최고의 양조 컨설턴트 미셸 롤랑(Michel Rolland)과 스페인 프리미엄 와인 그룹 아라엑스(ARAEX), 스페니시 파인 와인즈(Spanish Fine Wines)의 총책임자 하비에르 갈라레타(Javier Galarreta)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리오하,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을 필두로 다양한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리제르바 리오하  Marques de Murrieta Reserva Rioja

잘 익은 검붉은 과일 풍미가 은은한 감초, 스파이스, 오크 뉘앙스와 함께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타닌과 적절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며, 진한 과일 풍미가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매끄러운 질감과 우아한 맛으로 쌀쌀한 계절에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각종 육류 요리 및 샤퀴테리, 모둠 치즈 등에 곁들이기 좋다. 템프라니요를 중심으로 그라시아노, 가르나차, 마주엘로를 블렌딩해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21-24개월 숙성한다.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는 '카스틸로 이가이'로 잘 알려진 와이너리다. 보르도의 양조 기술과 오크 숙성을 도입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루이스 까냐스 그랑 리제르바  Bodegas Luis Cañas Gran Reserva

완숙한 과일 풍미와 발사믹 힌트, 스모키 오크 뉘앙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타닌이 우아하게 드러나며, 풀바디의 단단한 구조감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바로 마셔도 10년 이상 숙성해도 좋을 와인. 소고기 스테이크, 프렌치랙, 갈비찜 등 진한 육향의 메인 요리와 잘 어울린다. 백악질과 점토질 포도밭에 식재된 60년 이상 수령의 올드 바인을 유기농으로 재배해 손 수확한 후 줄기를 제거한 템프라니요 95%, 그라시아노 5%로 양조한다. 침용 및 발효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젖산발효는 새 오크통에서 진행한다. 숙성은 100% 새 오크로 만든 프렌치 오크통 70%, 아메리칸 오크통 30%에서 2년 진행하며, 병입 후 3년 추가 숙성한다. 루이스 까냐스는 리오하 알라베사(Alavesa)의 중심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2세기에 걸쳐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어 왔다. 350 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포도밭에서 엔트리급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



타마랄 크리안자 리베라 델 두에로  Tamaral Crianza Ribera del Duero

은은한 붉은 꽃향기, 생기 있는 검붉은 베리, 자두 풍미가 친근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타닌과 깔끔한 신맛이 균형을 이루며, 가벼운 바닐라 오크 뉘앙스와 초콜릿 힌트가 피니시를 장식한다. 야채와 함께 구운 소고기, 감자를 넣은 갈비찜, 고기 스튜 등과 잘 어울린다. 석회암과 점토질 토양에서 재배한 템프라니요 100%로 양조해 미국과 프랑스 오크 배럴에서 14개월 숙성한다. 타마랄은 4대를 이어 와인을 양조해 온 데 산티아고(De Santiago) 가문이 1997년 리베라 델 두에로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전통적인 양조 방식과 현대적인 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빼어난 와인을 만들고 있다.



비냐 사스트레, 페수스 리베라 델 두에로  Viña Sastre, Pesus Ribera del Duero

라즈베리, 블루베리, 블랙베리, 자두 등 완숙한 과일 풍미와 함께 바닐라, 시나몬, 정향, 후추, 스모키 커피, 은은한 오크 뉘앙스가 어우러져 복합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벨벳 같은 질감이 편안하고 동시에 묵직한 바디와 힘이 느껴진다. 미묘한 여운이  긴 피니시를 선사하는 프리미엄 와인. 장기 숙성 잠재력이 있으며, 바로 마셔도 좋지만 기념일을 위해 숙성하는 것도 좋다. 해발고도 830m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100년 이상 수령의 고목에서 수확한 템프라니요 85%,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 15%를 사용해 좋은 빈티지에만 양조한다. 새 프렌치 오크에서 18개월 숙성하는데, 중간에 통갈이를 할 때 50%는 다시 새 오크통을 사용한다. 새 오크 사용 비율이 150%인 셈이다. 병입 시 정제와 여과는 하지 않는다. 비냐 사스트레는 60년 이상 수령의 올드 바인이 식재된 25 헥타르의 포도밭을 기반으로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해 양질의 와인들을 만들고 있다. 



베가 시실리아, 핀티아 토로  Vega Sicilia, Pintia Toro

라즈베리, 딸기, 다양한 붉은 베리 아로마에 말린 허브, 시가 박스 뉘앙스가 오묘하게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붉은 과일의 풍부한 맛이 신선한 신맛과 조화를 이루며, 스파이시한 여운이 은은하게 남는다. 풍성한 타닌과 산미가 만드는 견고한 구조는 숙성 이후를 기대하게 만든다. 다양한 육류는 물론 퓨전 요리 등 다양한 음식들과 페어링할 수 있는 푸드 프랜들리 와인이다. 손 수확한 템프라니요 100%를 저온에서 이틀간 안정화해 커다란 나무통에서 발효한다. 숙성은 100% 새 오크로 만든 프렌치 오크통 70%, 아메리칸 오크통 30%에서 1년 진행하며, 병입 후 2년 추가 숙성한다. 핀티아는 스페인 최고의 와인 생산자 중 하나인 베가 시실리아 그룹에서 토로 지역에 건립한 와이너리로 2001년 첫 빈티지를 출시했다. 척박한 토양에 식재된 올드 바인 등으로 집중도 높은 와인을 생산한다.

프로필이미지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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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11.18 17:08수정 2025.05.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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