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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의 의미를 담은 아트 레이블, 한국에서 공개한 '샤토 무통 로칠드 2022'

보르도 그랑 크뤼 1등급 와인이자 '아트 레이블'로 유명한 샤토 무통 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는 11월 중순에서 12월 초 사이에 새로운 빈티지의 레이블을 공개한다. 매년 새로운 아티스트가 아트 레이블을 작업하는데, 지금까지 세계적인 현대미술계 거장들이 선정됐기 때문에 다음 아티스트가 누구일지는 와인 애호가 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부분이다. 


지난 12월 1일, 샤토 무통 로칠드는 2022 빈티지의 레이블을 공개했다. 올해는 서울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 직접 참석해 특별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전 세계 8개 글로벌 파트너를 선정해 공개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올해는 그중 에노테카 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선정돼 에노테카 그랜드워커힐점에서 행사가 개최됐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샤토 무통 로칠드 2022 빈티지를 경험한 이야기와 이번 아트 레이블의 배경에 얽힌 이야기를 전한다.


[12월 1일, 아트 레이블 공개 행사에 선보인 샤토 무통 로칠드 2022]


유럽 현지 시각으로 오전, 한국에서는 일요일 저녁 6시에 열린 행사에서 공개된 2022 빈티지의 아티스트는 현재 프랑스의 대표적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제라르 가루스트(Gérard Garouste)다. 그는 2015년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2022년 가을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가 작업한 이번 레이블은 헌정의 의미가 담겨 있다. 현 오너의 할아버지인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남작은 1922년 본격적으로 샤토를 지휘하며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샤토 무통 로칠드의 세계적 명성을 이끌었다. 그는 1924년 처음으로 와인을 샤토에서 병입하며 장 카를뤼(Jean Carlu)에게 아트 레이블 제작을 의뢰했고, 1945년부터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레이블을 제작하는 전통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1988년 작고한 그는 1981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내가 1922년 무통 로칠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나의 100주년을 기념해 줄 이가 있을지 궁금하다'는 내용을 남겼다. 제라르 가루스트가 작업한 2022 빈티지의 레이블은 그에 대한 화답이라 할 수 있다.


[제라르 가루스트가 작업한 샤토 무통 로칠드 2022 레이블  ⓒChâteau Mouton Rothschild]


2022 아트 레이블에는 필립 남작의 초상화와 샤토의 상징인 숫양, 전면 벽, 그리고 포도 그림이 그려져 있고, 1922와 2022라는 숫자도 함께 표기돼 있다. 작품 제목은 'Hommage au Baron Philippe', 바롱 필립 드 로칠드 남작에게 보내는 헌사다. 작가는 필립 남작의 손주인 줄리앙 드 보마르셰 드 로칠드(Julien de Beaumarchais de Rothschild)와 대화를 나누고 여러 아이디어를 떠올리던 중 필립 남작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필립 남작의 삶과 업적에 대해 알아가며 “우아하고 열정적이며 장난기 어린 면과 자신감 넘치는 면모를 가진 사람이란 것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즐겨 사용하는 재료인 과슈(gouache)를 통해 자신이 포착한 필립 남작의 면모를 독특한 색감과 질감으로 표현했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오랜 세월 동안 기꺼이 예술가의 캔버스가 되며 매년 새로운 작품을 추가하는 예술 컬렉션으로 자리잡았다. 아티스트가 와인이나 포도나무, 혹은 샤토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협업으로, 한눈에 작가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고유한 화풍이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레이블이 많다. 지금까지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해 왔는데, 1969년 호안 미로(Joan Miró), 1970년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973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988년 키스 해링(Keith Haring) 등 유명한 레이블에서 작가 특유의 스타일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 빈티지를 살펴보면 자줏빛 컬러로 '점'을 표현한 2013년 이우환, 다양한 컬러 배합으로 색의 조화로운 순간을 포착한 2015년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포도밭에서 노래하는 듯한 순간을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으로 담은 2020년 피터 도이그(Peter Doig) 등 현재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이어진다.


[에노테카 그랜드워커힐점에 전시된 역대 샤토 무통 로칠드 아트 레이블 보틀]


샤토 무통 로칠드 2022 빈티지의 레이블을 맡은 제라르 가루스트는 신화와 고전, 성서, 역사, 대중문화 등 다양한 요소를 현대적이고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작가다. 스케일 큰 화면을 구성하고 드라마틱한 색채를 사용하며, 인물을 왜곡한 형태로 강렬하게 표현하는 등 과감한 방식으로 시각적 몰입감을 이끌어 낸다. 이번에 공개된 아트 레이블을 보면 고전과 현대를 독창적으로 융합하는 작가가 필립 남작의 와이너리 참여 100주년 기념 레이블을 제작하며 과거와 현재를 개성 있게 연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아트 레이블 공개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샤토 측에서 미리 선보인 2022 빈티지를 시음할 수 있었다. 카베르네 소비뇽 92%와 메를로 8%를 사용했고 잘 익은 검은 과일의 농축된 아로마가 처음부터 강한 임팩트를 주는 와인이다. 삼나무, 감초 등의 향신료 풍미가 뒤따르며 깊고 풍부한 복합미를 보여준다. 정식 출시는 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미 좋은 빈티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2022년인 만큼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기대된다. 헌정의 의미를 담은 특별한 아트 레이블이 훌륭한 빈티지와 만났으니 샤토 무통 로칠드 2022에 대한 이야기와 평가도 계속 이어질 듯하다.

프로필이미지안미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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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12.03 14:53수정 2024.12.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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