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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가격 책정 딜레마 직면


2024 빈티지 보르도 엉 프리뫼르(En primeur)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다시금 가격 책정 전략에 쏠리고 있다. 최근 <디캔터(Decanter)>의 보도에 따르면, 와인의 품질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많지만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가격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이번 캠페인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주목된다.


최근 빈티지의 보르도 와인 가격은 출시 이후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새로운 데이터가 발표됐다. 보르도 인덱스(Bordeaux Index)와 온라인 거래 플랫폼 라이브트레이드(LiveTrade)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와인은 영국 내 엉 프리뫼르 출시 이후 파운드화 기준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르도 인덱스의 게라인트 카터(Geraint Carter)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비교적 낮은 가격에 출시됐던 2019 빈티지조차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2015 및 2016 빈티지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예를 들어, 레 카름 오브리옹 2015(Les Carmes Haut-Brion 2015)는 12병에 약 1,000파운드까지 오르며 두 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고급 와인 전반의 가격은 2022년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보르도 와인의 부진은 그보다 더 오래 지속돼 왔다. 보르도는 지난 5년 사이 가격이 하락한 유일한 블루칩 와인 산지로, 글로벌 와인 거래소 리브-엑스(Liv-ex)에 따르면 '보르도 500' 지수는 2019년부터 2024년 3월까지 4.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러 지역으로 구성된 '리브-엑스 1000' 지수는 같은 기간 5.5% 상승했다.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일부 샤토는 2년 연속 출시가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다만 생산자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다. 컨설팅 그룹 와인 리스터(Wine Lister)에 따르면, 포므롤의 샤토 라플뢰르(Château Lafleur)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다섯 개 빈티지의 출시 이후 평균 가격이 62%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르도 와인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게라인트 카터는 <디캔터>에서 만점을 받은 샤토 라투르(Château Latour) 2016의 3월 첫 출시를 두고 “올해 들어 가장 주목받은 판매 이벤트”였다고 평가했다. 4월 기준, 이 와인은 6병에 약 3,200파운드에 거래됐다. 비눔 파인 와인즈(Vinum Fine Wines)의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는 “정말 순식간에 완판됐다. 마치 예전의 좋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엉 프리뫼르 빈티지를 구매한 많은 소비자들이 현재 '장부상 손실(paper loss)'을 떠안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출시가가 인접한 빈티지 시세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데다, 보르도 와인 가격 전반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캠페인이 성공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시각도 있다. 충분한 매력적인 가격이 제시될 경우,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고 보르도 지역 전체에 대한 수요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위해서 최근 몇 년간 출시된 빈티지 중 가장 저렴한 와인보다도 더 낮은 수준에서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소폭 인하만으로는 현재 분위기 속에서 실질적인 수요를 불러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브-엑스는 “2024 빈티지를 적절한 가격에 출시하는 것은 단순히 엉 프리뫼르 시스템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침체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4 빈티지가 어려운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보르도 샤토들이 해마다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꾸준히 만드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언급된다. 가격만 적절하게 책정된다면 수집가들이 이번 빈티지를 장기 보관용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으며, 나아가 최근 몇 년간 출시된 다른 빈티지에까지 관심이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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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5.13 09:38수정 2025.05.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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