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와인업계 종사자들이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려면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을 너무나 빨리 파고들고 있다. 과거에는 대체가 가능할까 하는 영역에까지 인공지능이 들어오고 있으며, 그 속도는 상상 이상이다. 얼마 전 변호사인 지인에게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법률 의견서를 하나 쓴 뒤 챗지피티(ChatGPT)에 내용 중 빠진 게 없는지 물어보니 바로 찾아주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는 것이었다. 인공지능은 빠르게 우리 일상을 잠식하며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공지능을 보며 “와, 이런 것까지 되네”라는 탄성을 질러 왔다. 내일이면 무슨 기술이 등장해서 우리가 또 어떤 탄성을 지를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기술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간혹 우리가 시장에서 새로운 조리 도구를 기가 막히게 쓰는 판매상들을 볼 때가 있다. 바람몰이에 걸려 덜컥 구입해 집에 와서 써보면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고 한두 번 쓴 뒤에는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공지능 기술도 이와 유사하다. 현란한 사용 사례가 있지만 우리가 이것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와인업계도 인공지능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며 작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주제다.


인공지능은 크게 두 가지로 분리할 수 있는데, 맞는지 틀린지 구분하는 것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찾아내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기술을 이용해 챗지피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인공지능 기반 인식 기술들이 나오고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두 가지는 우리에게 막강한 결과를 제공한다. 와인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더 좋을까?


번역

10년 전만 하더라도 전혀 생소한 언어가 적힌 와인 레이블의 정보, 홈페이지의 기술 정보들은 번역의 문제가 있었다. 포도원의 정보나 기사를 가져와 번역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제는 이 부분들을 인공지능이 도와줄 수 있다. 그런데 단순한 번역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요청하면 좋다. “다음의 기사를 한글로 번역하되, 개조식으로 3개 항목으로 정리할 것. 포도원의 고유명사는 괄호로 하여 원문을 쓰고, 전체 내용은 500자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식으로 설명이 구체적이면 더 도움이 된다.


검색

엑셀 시트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숫자나 정보가 가득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엑셀 시트를 연 다음 상단의 필터를 정의하고 정렬 기준을 맞춰 원하는 정보를 찾곤 한다. 수입사들도 상품의 종류나 재고 상태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데 여간 어렵고 복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경우에는 마이크소프트 엑셀 내에 있는 코파일럿 기능이나 구글 독스의 제미나이에 엑셀 자료를 넣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수입되는 칠레 와인 중 재고가 제일 많은 것은 무엇이니?”와 같은 질문을 보내면 인공지능이 찾아준다. 응용하기에 따라서 번거로운 업무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시음노트를 바탕으로 코파일럿에 질의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


생성

우리가 요즘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분이 생성일 것이다. 인공지능이 무엇인가 만들어낸다는 것인데, 업무에 쓰임새가 많다. 와인 분야에서는 제품 소개서의 초안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구글에서 나오는 노트북LM(NotebookLM)과 같은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설명을 만들 때 설명문과 양식에 대한 사항을 잘 넣어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지침(인스트럭션)을 잘 넣어주면 인공지능이 잘 알아듣고 이에 맞게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에이전트가 알아서 외부 자료도 찾아주고 근거도 만드니 사람은 좀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면 된다.


[노트북LM을 이용하여 와인 상품 소개서를 만들어보는 과정]


최근에 나도 연구과제 제안서를 쓰면서 하루 반나절 걸릴 내욜을 2시간 이내에 빨리 처리한 적이 있다. 물론 행정적인 부분은 사람이 다 손으로 써야 하지만, 그 이외에 형식적이거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은 인공지능이 초안을 만든 다음 내가 손을 보는 방식으로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우리가 과거에 하고 싶었지만 귀찮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 하지 못했던 일을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미래에는 이런 일이 더 가속화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똑똑해지는 것이지 사람이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와인은 사람이 마시는 것이지 인공지능이 먹는 것은 전기와 데이터다. 인공지능의 파고가 크게 다가온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내 와인을 뺏어먹는 일은 절대 없으니 안심하고 열심히 써보자. 다만 그로 인해 퇴화하게 될 내 지능의 일부분을 늘 경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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