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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공식 포도 품종 카탈로그, 신규 품종 3종 등재

[일러스트: 박인영]


프랑스가 자국의 '공식 포도 품종 카탈로그(Le Catalogue Officiel des Variétés de Vigne cultivées en France)'에 3개의 새로운 품종을 추가했다. 이는 곧 새로운 품종들을 EU 전역에서 합법적으로 재배하고 와인 생산에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번 결정은 기후 변화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프랑스 와인 산업의 적극적인 전략으로 해석된다.


공식 포도 품종 카탈로그란?

프랑스의 '공식 포도 품종 카탈로그'는 쉽게 말해 프랑스 땅에서 합법적으로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의 '공식 리스트'다. 이 카탈로그에 이름이 올라가야만 EU 차원에서 상업적 재배와 와인 생산이 허용된다. 아무리 오랜 전통이 있는 토착 품종이라도, 혹은 독일이나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신품종이라 해도, 이 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으면 공식 와인 생산에 사용할 수 없다.


프랑스는 이 카탈로그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포도 품종의 다양성 관리와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병성 품종이나 오래된 토착 품종을 다시 등록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런 과정은 와인 산업이 단순한 농업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산업임을 보여준다.


새롭게 합류한 품종들

칼다리스 블랑(Calardis Blanc): 독일 라인란트-팔츠에서 개발된 교배종으로, 병해(곰팡이병·블랙 로트)에 강한 내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산미가 또렷하고 향신료와 이국적인 과일 향을 내며, 스파클링 와인용으로 특히 기대를 모은다. 프랑스가 이 독일계 내병성 신품종(PIWI)을 공식 인정했다는 점은 아주 상징적이다.


마그들렌느 누아(Magdeleine Noir): 브르타뉴와 샤랑트에서 기원한 품종으로, 잘 알려진 사실처럼 메를로(Merlot)의 부모 품종 중 하나다. 복합미와 균형을 갖춘 와인을 만들 수 있으며, 유전자 다양성 보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 토착 품종을 재발견하고 부활시키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는 결정이다.


네그레 드 라 카누르그(Négret de la Canourgue): 남프랑스 타른 밸리(Tarn Valley)에서 전통적으로 재배한 적이 있는 토착 품종이다. 가볍고 연한 색을 띠며 늦게 익는 특성이 있어, 우아하고 신선한 스타일의 로제 와인 생산에 적합하다. 로제 시장의 확대와 함께 새롭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 넓은 맥락, 기후 변화와 EU 정책

프랑스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품종 다양화를 넘어, 기후 변화 대응 전략 중 하나다. 이미 보르도에서는 아리나르노아(Arinarnoa), 마르슬랑(Marselan) 같은 새로운 품종을 시험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랑그독을 비롯한 남부 산지에서도 내열성·내병성 품종의 활용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EU 차원에서도 포도밭의 생물다양성을 확대하고, 환경 변화에 맞춰 재배 가능성을 높이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프랑스 와인업계 반응

프랑스 와인업계에서는 새로운 풍미와 시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정체성의 혼란을 우려하는 의견도 동시에 나온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기후 변화가 와인 산업의 미래를 크게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조치는 '미래에 살아남을 와인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선제적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우리는 유난히 무더운 여름을 보냈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앞으로 경험할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이 올해일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십 년을 내다보며 포도를 심고 가꾸는 이들에게 이런 극단적 변화는 곧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품종의 다양화와 기후에 대한 적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으며, 이번 프랑스의 결정은 그 절박함 속에서 나온 응답이라 할 수 있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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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9.03 17:11수정 2026.03.2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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