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칠레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는 비냐 돈 멜초(Viña Don Melchor)가 한국에서 또 한 번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돈 멜초를 구성하는 여러 구획 중 하나의 구획에 주목해 리미티드 에디션 '더 파셀(The Parcels)' 시리즈를 기획했고, 그 첫 번째 와인 'DM/01'을 공개한 것이다. 이번 론칭은 지난해 김환기 화백의 작품으로 선보인 아트 에디션, 그리고 2021년 빈티지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TOP 100' 1위에 오른 뜻깊은 성취 이후 공개된 행보라 더 큰 관심을 모았다.
돈 멜초는 콘차이토로 그룹(Concha y Toro Group)의 자회사인 비냐 돈 멜초가 안데스 산맥 기슭 푸엔테 알토(Puente Alto)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으로, 1987년 첫 빈티지를 출시한 이후 그동안 단 하나의 와인만 생산해 왔다. 초기에는 100%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생산했지만 현재는 빈티지에 따라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쁘띠 베르도 등을 소량 블렌딩하고 있다.

[DM/01의 론칭 이벤트를 진행한 비냐 돈 멜초의 CEO 겸 수석 와인메이커 엔리케 티라도, 제공: 비냐 돈 멜초]
칠레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DM/01은 돈 멜초가 처음으로 선보인 신규 와인이다. DM/01을 소개하기 위해 돈 멜초의 CEO 겸 수석 와인메이커 엔리케 티라도(Enrique Tirado)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1995년 와이너리에 합류해 1997년 빈티지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최근 레스토랑 NOR에서 열린 론칭 행사에서 그는 돈 멜초를 구성하는 각 파셀의 특징을 소개하며, 특별한 와인의 탄생 배경을 전했다.
“돈 멜초 빈야드의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고 테루아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포도밭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관리합니다. 제가 와이너리에 합류했을 당시에는 35개 구획으로 분류돼 있었지만, 이후 토양과 포도나무, 그곳에서 생산된 와인을 분석한 결과 지금은 127헥타르의 포도밭을 151개 세부 구획으로 분류해 정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7개의 주요 구획으로 나눠 각각 양조한 뒤 매년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합니다. 이런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테루아를 정확히 파악하고 카베르네 소비뇽의 전형을 담아내기 위해서입니다.”
그가 '모자이크'로 비유할 만큼 돈 멜초는 각 파셀의 독창적인 표현력을 중시하며, 여러 파셀을 블렌딩해 카베르네 소비뇽의 조화로운 복합미를 이끌어낸다. 와인메이커는 “2018 빈티지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에게 100점 만점을 받고, 2021 빈티지가 <와인 스펙테이터> 1위에 오르는 등 큰 성과를 낸 비결도 적절한 블렌딩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돈 멜초를 이루는 각 파셀의 역할에 궁금증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내한 행사에서는 7개 파셀에서 탄생한 와인들을 시음하며 각각의 특징을 느껴볼 수 있었다.

[DM/01 론칭 행사에서 선보인 7개 파셀의 와인들, 사진: 안미영]
파셀 1은 1979년 식재된 돈 멜초 빈야드에서 가장 오래된 구획으로, 붉은 과일의 생동감과 뛰어난 구조감, 높은 집중도를 지닌 와인을 생산한다. 빈야드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파셀 2는 향신료 풍미와 강한 타닌이 특징이다. 파셀 3은 척박한 토양 덕분에 뛰어난 구조감과 미네랄을 드러내며, 파셀 4는 여러 파셀을 연결해줄 만한 복합미를 선사한다. 파셀 5는 마이포강 근처의 진흙질 토양에서 신선한 산미와 에너지가 잘 표현된다. 파셀 6은 돈 멜초 와인의 뼈대를 담당하며 구조감을 잡아주고, 가장 위쪽에 위치한 파셀 7은 생동감 있는 에너지와 긴장감 넘치는 여운이 특징이다.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구획 중, '더 파셀' 시리즈의 첫 번째 와인인 DM/01 2022 빈티지는 파셀 1에서 생산했다. 와인메이커는 첫 와인으로 파셀 1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돈 멜초 빈야드에서 가장 오래된 구획이라는 상징성과 오랫동안 돈 멜초 블렌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구획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돈 멜초 2022년 블렌드에도 사용됐는데, 단독 와인으로 출시한 것은 특히 작황이 좋았던 파셀이라는 이유도 있다.

[파셀 1의 테루아를 담은 DM/01 2022 빈티지, 제공: 비냐 돈 멜초]
파셀 1의 테루아가 순수하게 반영된 DM/01은 카베르네 소비뇽 88%와 카베르네 프랑 12%를 블렌딩했고,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5개월간 숙성했다. 와인메이커는 “파셀 1의 특징인 붉은 과일 아로마와 꽃 향, 신선하고 활기찬 개성을 보여주며, 우아함과 부드러움, 섬세한 타닌이 돋보이고 즐거운 여운이 이어지는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제임스 서클링은 이 와인을 “돈 멜초의 가장 오래된 포도밭에서 탄생한 기념비적 와인”이라고 평가하며 9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번 DM/01 2022 빈티지는 총 6,000병 생산됐으며 전 세계 프리미엄 채널을 통해 한정 출시된다. 비냐 돈 멜초는 DM/01의 생산량 중 10%에 해당하는 600병을 한국에 선보이며, 한국이 핵심 시장임을 분명히 했다. 돈 멜초가 초창기부터 유지해온 파셀 콘셉트를 극대화하고 돈 멜초의 유산을 독창적으로 구현한 더 파셀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단순한 세컨드 와인이 아니라, 비냐 돈 멜초의 또 다른 와인이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자리매김하며 애호가들에게 소장 가치를 더할 것이다. 이번 파셀 1의 뒤를 이어 내년에는 어떤 파셀을 주인공으로 선택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와이너리의 귀한 테루아를 강조하고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와인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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