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와인업계 종사자들이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려면 (2)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현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도 그 변화가 놀라울 정도다.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개선점도 놀라운 속도로 극복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10년 뒤에 사람이 맡아야 할 일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다. 먼저 이 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성한 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을 밝혀둔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향후 의미 있는 기술적 진전이 있을 경우 이 칼럼 역시 판올림(version) 방식으로 동일한 제목 아래 이어서 게재할 생각이다.


이전 글을 복기해보면, 번역·검색·생성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챗지피티(ChatGPT)와 구글(Google)의 노트북엘엠(NotebookLM)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설명했다. 해당 글을 쓴 것은 2025년 7월 말, 지금으로부터 약 5개월 전이다. 그 사이 챗지피티는 5.2 버전(2025년 12월 12일 기준)이 발표됐고, 구글은 제미나이 3(Gemini 3)를 공개하며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은 여전히 누구에게나 다양하게 열려 있다. 이러한 도구의 한계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업무에 어떻게 반영해 역량을 강화하느냐는 결국 전적으로 사용자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 사이 구글의 제미나이는 '나노 바나나' 등 여러 신기능을 포함해 새롭게 공개됐다. 한국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기술들이 포함돼 있어, 와인 관련 업무 전반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공지능 연구의 핵심적인 방향은 결국 '지시문(instruction)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로 수렴되고 있다. 어떤 모델을 사용하든 지시를 잘 내릴수록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활용 역량의 핵심은 지시문을 얼마나 잘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서류 스캔과 정보 분석

와인 통관 과정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상황 중 하나는, 전산에 입력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 특정 자료나 내용을 소명해야 하는 경우다. 이때 제미나이나 챗지피티에 촬영한 사진을 입력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질문할 수 있다. “당신은 관세·통관 및 식품 검사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입니다. 첨부한 사진은 잔류농약 등에 대한 검사 결과를 기록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한국의 현행 법령과 비교해 허용되지 않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 또는 기준치를 초과한 항목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관련 근거는 국내 법령에 따라 함께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이처럼 질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인공지능은 관련 정보를 종합해 비교적 적절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인공지능은 확률에 기반해 작동하기 때문에, 문서의 글씨 형태나 해상도에 따라 정보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숫자 8과 9가 뚜렷하게 촬영되지 않을 경우, 이를 잘못 인식해 잘못된 정보로 판단하거나 그에 근거한 조언을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각 수치와 항목은 반드시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활용만으로도 업무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라이선스에서 자유로운 이미지 생성

활용하고 싶은 멋진 사진이 있음에도 저작권 문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성형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이때 역시 핵심은 지시문을 얼마나 잘 구성하느냐에 있다. 질문을 반복적으로 다듬어 갈수록 결과물의 완성도는 눈에 띄게 개선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에 제공해야 할 설명은 가능한 한 상세할수록 좋다. 이미지나 동영상 생성은 문자 기반 작업에 비해 훨씬 많은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므로, 한 번의 요청 이후 결과를 받기까지 상대적으로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지시문을 충분히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나노 바나나 프로를 이용해 생성한 이탈리아 해변가. 우측 하단에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임을 표시하는 별표가 있다]


어떤 서비스와 모델을 선택할 것인가 

이전에는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가 사실상 시장을 주도했다면, 현재는 다양한 도구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선택지가 늘어났다. 각 도구를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 특징과 활용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챗지피티: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고 유연한 답변을 내놓는 편이다. 반면 문서 파일을 처리하는 기능에서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제미나이3: 현 시점(2025년 12월)에서는 전반적인 효용성이 가장 높은 편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에서 널리 사용하는 한글 파일을 별도의 처리 없이 바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사용성이 크게 개선됐다. 딥 리서치와 같은 조사 기능도 다수 포함돼 있어, 다양한 유형의 업무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나노 바나나'와 같은 이미지 생성 기술은 물리적 법칙을 비교적 잘 반영해 구성하기에 결과물이 한층 자연스럽다.

코파일럿: 윈도우 11에 기본 탑재돼 있으며,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과도 연동된다. 문서 번역이나 초안 작성 용도로 활용하기에 유용하다. 다만 숫자 정보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는 사람이 더 정확하며, 특정 자료를 찾아야 하는 경우에는 사람의 직접 검색이 더 빠를 때도 있다.


각 인터페이스는 온라인으로 접속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일정 범위까지는 사용해 볼 수 있으니, 직접 테스트해 보며 자신의 업무 방식에 가장 잘 맞는 도구를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현재 업무 환경에서는 구글의 제미나이3가 편의성과 호환성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특정 기업을 홍보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내용은 이전 글에서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똑똑해진다 해도, 똑똑해지는 주체는 결국 인공지능이지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와인은 사람이 마시는 것이지, 인공지능이 소비하는 것은 전기와 데이터일 뿐이다. 인공지능의 파고가 아무리 크게 다가온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내 와인을 빼앗아 마실 일은 없으니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다.”


다만 그 과정에서 퇴화할 수 있는 나 자신의 지능 일부에 대해서는 늘 경계가 필요하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기억력 저하, 비판적 사고 능력의 감소,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의존 현상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위험 요소를 내포한 도구인 만큼, 신중하게 활용해 스스로의 발전을 돕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디 이 칼럼의 다음 판올림인 세 번째 버전은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등장하길 희망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른 것도 좋지만, 때로는 너무 빠르게 느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와인업계 역시 이 강력한 도구를 현명하게 활용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한발 앞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와인업계종사자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