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에서 범죄자들을 호주로 보내는 유배형은 혹독한 처벌로 여겨졌다. 지구 반대편의 땅으로 추방돼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서 생을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형과 다를 바 없었다. 많은 범죄자들이 호주로 보내졌지만, 그중에는 범죄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 추방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영국은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주도한 피니언단(Fenians) 구성원들까지 호주로 유배 보냈다. 약 100년에 걸쳐 무려 16만 명이 호주로 추방됐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훗날 호주 개척사의 선봉에 서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갔다.
이 시기는 호주 와인의 역사와도 정확히 맞물린다. 호주로의 유배가 시작된 18세기 말, 대륙에는 처음으로 포도나무가 심어졌다. 초기에는 낯선 기후와 부적절한 품종 선택으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프랑스 와인과 비교될 만큼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호주 초창기 이주민들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로, 오늘날 호주는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호주로 유배됐던 19명의 인물을 라벨로 사용한 19크라임스, 사진: 유민준]
이러한 역사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탄생한 브랜드 19크라임스(19Crimes)는 독특한 라벨 디자인과 서사로 단기간에 전 세계 와인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21년 임팩트 데이터(Impact Data)에 따르면 19크라임스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와인 브랜드(Fastest Selling Wine Brand)로 기록됐으며, 오스트레일리언 드링크 어워드(Australian Drink Awards)에서는 '가장 독창적인 레드 와인(Most Distinctive Red Wine)', '팬 선정 최고의 화이트 와인(Fan Favourite White Wine)'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영국 시장에서도 2023년 기준 6위 브랜드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입증했고,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재 19크라임스는 2026년 1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탭샵바 5개 전 지점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19크라임스 와인 1병과 탭샵바 메뉴 1종을 세트로 1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각 지점에서는 특정일의 저녁 시간대에 시음회를 열어 19크라임스 와인을 자유롭게 테이스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첫 번째 시음회가 열린 1월 9일, 탭샵바 합정점을 찾아 다양한 19크라임스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음식과의 페어링을 경험해봤다. 특히 합정점은 설치미술 작가(@ales.ales.official)와의 협업을 통해 이번 프로모션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를 선보이며 공간에 색다른 분위기를 더했다.

[탭샵바 합정점에 설치된 19 크라임스 특별 전시, 사진: 유민준]
현재 19크라임스는 총 10종의 와인이 비케이 트레이딩(BK Trading)을 통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이날 저녁 시음회에서는 이 가운데 9종을 테이스팅하며 19크라임스의 다양한 라인업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각 와인의 스타일과 특징, 그리고 탭샵바 메뉴와의 페어링을 소개한다.
19크라임스 소비뇽 블록 19Crimes Sauvignon Block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약간 변주해 이름을 지었다. 호주 하면 더운 기후를 떠올리기 쉽지만, 생산 지역에 따라 이 와인처럼 생생하고 산뜻한 스타일이 구현되기도 한다. 구아바와 패션프루트 등 소비뇽 블랑 특유의 열대 과일 향에 청사과와 하얀 살구의 뉘앙스가 더해지며, 레몬과 자몽을 연상시키는 시트러스 풍미와 또렷한 산도가 특징이다. 입맛을 돋우는 아페리티프 와인으로 훌륭하며, 프레시 오이스터와의 궁합 역시 뛰어나다.
19크라임스 블랑 드 블랑 19Crimes Blanc de Blancs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은 샤도네이처럼 화이트 품종만으로 양조한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을 의미한다. 소비뇽 블랑과는 결이 다른 하얀 꽃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잘 익은 사과와 자두의 풍미가 균형 잡힌 산도와 어우러진다. 식전주로도 훌륭하지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버블 덕분에 양념이 가미된 다양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연어 아보카도 카르파치오나 고르곤졸라 퀘사디아와의 매칭 역시 추천할 만하다.

[탭샵바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그릴드 오이스터. 대부분 화이트 와인과 조화롭고 가벼운 레드 와인과도 어울린다, 사진: 유민준]
19크라임스 칼리 골드 19Crimes Cali Gold
라벨에는 범죄자의 이미지와는 다른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미국의 유명 래퍼 스눕 독(Snoop Dogg)이다. 그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와인은 19크라임스 라인업 가운데 유일하게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다. 콜롬바드(Colombard), 리슬링(Riesling), 뮈스카(Muscat) 등 다양한 화이트 품종을 블렌딩해 향부터 매우 다채롭다. 허니서클을 연상시키는 달콤한 하얀 꽃 향과 은은한 꿀 향이 어우러지며, 이름처럼 한층 고급스러운 인상을 남긴다. 입안에서는 기분 좋은 당도가 느껴져 대부분의 음식과 매칭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요리를 한 병으로 아우르고 싶을 때 특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19크라임스 하드 샤르도네 19Crimes Hard Chardonnay
이름처럼 풀바디에 힘이 넘치는 샤르도네 와인이다. 16%에 이르는 높은 알코올 도수는 향의 농도는 물론, 입안에서 느껴지는 밀도와 긴 여운까지 한층 강화한다.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바닐라와 버터, 스모키한 뉘앙스가 풍성하게 펼쳐지며 존재감이 느껴진다. 탭샵바의 시그니처 메뉴인 그릴드 오이스터와의 조합은 특히 인상적이다.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자에게도 흥미로운 와인 경험을 선사하며, 다른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19크라임스의 대표 화이트 와인이라 할 만하다.

[루꼴라 치즈 떡볶이. 무겁지 않은 레드 와인은 약간 매운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사진: 유민준]
19크라임스 쉬라즈 19Crimes Shiraz
쉬라즈는 호주의 국가대표 품종이다. 일반적으로 진하고 묵직한 스타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19크라임스 쉬라즈는 의외로 붉은 과실 풍미가 두드러지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붉은 자두와 체리, 라즈베리의 향긋한 아로마에 향신료와 바닐라 뉘앙스가 부드럽게 뒤를 받친다. 약간의 당도가 더해져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며, 그릴드 오이스터와의 조합마저 훌륭하다. 해산물에는 반드시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19크라임스 카베르네 소비뇽 19Crimes Cabernet Sauvignon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레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다. 쉬라즈에 비해 보다 진중하고 어두운 풍미를 지니면서도, 레드 커런트와 라즈베리 등 붉은 과실의 향과 맛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품종 특유의 향신료 뉘앙스가 더해져 항정살 구이나 그릴드 소시지와 같은 구운 고기 요리와 특히 훌륭하게 매칭된다.
19크라임스 레드 블랜드 19Crimes Red Blend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을 모두 즐기고 싶다면 레드 블렌드가 해답이다. 이 와인은 두 품종을 정확히 반반씩 블렌딩해 각각의 개성을 균형 있게 담아냈다. 향과 맛에서 쉬라즈의 풍부한 과실감과 카베르네 소비뇽의 구조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보이센베리(Boysenberry)와 타임(Thyme)을 연상시키는 아로마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시너지 효과를 더한다. 19크라임스가 추구하는 기분 좋은 풍미와 뛰어난 음식 궁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와인이다.

[항정살 구이와 알배추쌈. 양념과 향신료 또한 오크 숙성한 와인의 풍미와 잘 어우러진다, 사진: 유민준]
19크라임스 업라이징 레드 19Crimes Uprising Red
30일간 럼 배럴에서 숙성했으며, 아메리칸 오크를 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스타일과 달리 프렌치 오크를 함께 사용했다. 그 결과 허브와 향신료의 뉘앙스가 한층 더 다채롭게 드러난다. 묵직한 과일 풍미가 입안을 풍성하게 채우면서도 질감은 한결 부드럽다. 항정살 구이에 곁들인 알배추쌈이나 라구 라자냐, 트러플 바질 짜장라면처럼 양념과 향신료가 풍부한 요리와의 페어링을 특히 추천한다.
19크라임스 바니쉬드 레드 19Crimes Banished Red
이 와인은 예외적으로 라벨에 특정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추방된(Banished)'를 뜻하는 이름처럼, 19크라임스 라인업 가운데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와인이다. 다른 와인에 비해 커피와 카라멜, 코코아 등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풍미가 더 진하게 느껴지며, 무엇보다 맛에서 한 단계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는 이 와인에만 블렌딩된 그르나슈(Grenache) 품종의 역할 덕분이다. 한층 고급스러운 향과 구조감 덕분에 자연스럽게 프라임 립아이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싶어지는 와인이다.

[19 크라임스 무료 시음회, 사진: 유민준]
앞으로 예정된 19크라임스의 무료 시음회는 1월 15일(목) 청계 삼일빌딩점, 1월 22일(목) 여의도점, 1월 23일(금) 도산점, 1월 30일(금) 동대문 두타점에서 열린다. 일정에 맞춰 무료 시음을 즐기고, 지인들과 함께 와인 페어링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는 와인 브랜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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