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병오년, 힘차게 달리는 '말'의 기상을 담은 와인들


병오년(丙午年), 올해는 붉은 말의 해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본격적인 병오년은 2026년 2월 4일 입춘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는 아직 을사년의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지만, 해가 바뀌고 달력의 첫 장을 열었으니 희망을 가득 담아 병오년을 이야기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시기다.

 

태양을 의미하는 병화(丙火)와 말을 상징하면서도 화의 기운을 품은 오화(午火)가 만난 병오년은 불의 기운이 아주 강한 해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강렬한 추진력과 숨김 없이 드러내는 당당함이 자연히 떠오른다. 다만 강한 화의 에너지는 그 기세만큼이나 방향성도 중요하다. 그 에너지를 온전히 살리기 위해서는 병오년을 너무 들뜨지 않게 맞이하며, 얼마나 빠르게 가느냐보다 어떻게 가느냐를 살펴보는 차분한 자세도 필요하다.  


말의 기상과 에너지를 연상시키는 와인들을 즐기며 병오년의 시작을 기념하고, 한 해의 방향을 설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특별한 '병오년 에디션'을 출시한 세 가지 칠레 와인 브랜드를 포함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루마니아 등 한국에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말(馬)' 와인들을 소개한다. 병오년의 의미를 담아 다가오는 설 명절 선물로 준비하기에도 좋고, 새출발을 축하하거나 한 해의 시작을 기념하며 스스로의 리듬을 가늠해보는 순간에 함께하기에도 잘 어울리는 와인들이다.



몽그라스 데이원 그랑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 샤르도네 말띠 에디션 Montgras, Day One Gran Reserva Cabernet Sauvignon & Chardonnay

그동안 안투(Antu) 와인을 통해 신년 에디션 라벨을 선보여온 칠레의 몽그라스(MontGras) 와이너리가 병오년에는 데이원(Day One) 라인으로 말띠 에디션을 공개했다. 와인의 품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순간인 '수확 첫날'에서 영감을 받은 이 와인을 통해 새해의 시작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샤르도네 두 가지 와인으로 스페셜 라벨을 선보이며, 금빛 갈기를 휘날리는 붉은 말이 그려진 라벨에서 힘차게 도약하는 시작의 에너지가 전해진다.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 말띠 에디션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칠레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와인 브랜드 몬테스(Montes) 역시 병오년을 맞아 말띠 에디션을 선보였다. 몬테스의 대표 와인인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의 라벨에는 역동적인 붓터치로 표현한 말의 실루엣이 더해졌다. 동양적인 감성을 살린 디자인에 금빛 포인트 컬러를 가미해 기념 에디션의 의미를 강조했다. 라벨은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흰색 라벨은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붉은색 라벨은 이마트에서 각각 유통되고 있다. 이미 품질이 검증된 와인을 한 해의 상징을 담은 스페셜 에디션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865 적토마 리미티드 에디션 셀렉티드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1865 Selected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또 다른 인기 칠레 와인, 산 페드로(San Pedro)가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의 엄선된 포도밭에서 생산하는 '1865 셀렉티드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을 적토마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공개했다. 라벨에 그려진 말은 장식적인 문양으로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붉은 말의 힘찬 기운을 연상시키는 스페셜 라벨처럼, 검붉은 과실 향과 풀바디의 탄탄한 구조감을 갖추고 있다.



미구엘 토레스, 안디카 소비뇽 블랑 리제르바 Miguel Torres, Andica Sauvignon Blanc Reserva

1870년 스페인 페네데스(Penedès)에서 와인 생산을 시작한 토레스는 해외로 진출하며 글로벌 와이너리로 자리매김했다. 칠레에서는 센트럴 밸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안디카'는 칠레의 풍경과 생물 다양성을 존중하는 유기농 와인이다. 라벨에 그려진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는 자연에 대한 존중과 조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상징이다. 센트럴 밸리의 주요 와인 산지인 쿠리코 밸리에서 생산한 소비뇽 블랑으로,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과일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크라멜레 레카스, 노니우스 페테아스카 레갈라 샤도네이 Cramele Recas, Nonius Feteasca Regala Chardonnay

크라멜레 레카스(Cramele Recaș)는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주요 와이너리 중 하나로,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며 국제 품종과 토착 품종을 모두 재배해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한다. 와인 라벨에 그려진 말은 와인의 이름이기도 한 '노니우스'라는 말 품종으로, 온순하면서도 강인하며 믿음직한 지구력을 가진 승마용 말로 알려져 있다. 안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와인은 샤도네와 페테아스카 레갈라 품종을 블렌딩했으며, 신선하고 드라이하며 깔끔한 피니시 덕분에 가벼운 식사와 두루 어울린다.



샤토 슈발 블랑 Chateau Cheval Blanc

'말 와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와인, 샤토 슈발 블랑은 '하얀 말'이라는 의미다. 19세기 중반부터 이 이름으로 와인 생산을 했고, 보르도 생테밀리옹(Saint-Emilion)에서 등급이 제정된 1955년, 첫 분류부터 당당히 프리미에 그랑 크뤼 클라세 A(Premier Grand Cru Classé A)에 올랐다. 대부분의 생테밀리옹 와이너리가 메를로를 중심으로 와인을 생산하던 것과 달리, 슈발 블랑은 카베르네 프랑을 대거 식재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그렇게 완성된 고유한 스타일은 첫 등급 분류 이후에도 그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하얀 말은 남다른 길을 선택해 자신만의 궤적을 개척했고, 그 선택을 결과로 증명했다.



핑카 펠라 Finca Fella

스페인 중부의 넓은 평원 지역인 라 만차(La Mancha)는 소설 <돈키호테>로 유명하며, 말을 타는 기사 이미지가 라 만차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라벨에서 늠름한 말을 자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핑카 펠라는 이탈리아의 판티니 그룹(Fantini Group)이 라 만차의 고지대 알만사(Almansa)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하는 와인이다. 판티니 그룹의 와인 생산 노하우와 스페인의 테루아가 만난 결과, 여러 와인 대회에서 수상하며 높은 평가를 받는 와인이 탄생했다. 칼라 레이 베르데호 소비뇽 블랑(Cala Rey Verdejo Sauvignon Blanc)은 화사한 열대 과일과 청사과 아로마가 돋보이는 화이트 와인이며, 칼라 레이 템프라니요 시라(Cala Rey Tempranillo Syrah)는 잘 익은 붉은 과일 아로마와 감초 풍미가 느껴진다. 지역 토착 품종인 가르나차 틴토레라(Garnacha Tintorera)로 생산한 엘 마소(El Maso)는 농축미가 돋보이며 잠재력이 뛰어나다.



카스텔로 디 아마 Castello di Ama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와이너리 카스텔로 디 아마는 마르코 팔란티(Marco Pallanti)와 로렌자 세바스티(Lorenza Sebasti) 부부가 함께 운영하며 수십 년간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지역에서 손꼽히는 와이너리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곳은 지난 연말, '키안티 클라시코의 기준이 되는 와이너리이자 놀라운 숙성 잠재력을 보여주는 와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와인 전문지 <비너스(Vinous)>가 선정한 '2005년 올해의 와이너리'에 오르기도 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산 로렌조 키안티 클라시코 그랑 셀레지오네(San Lorenzo Chianti Classico Gran Selezione)와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빈산토(Vinsanto) 등 카스텔로 디 아마의 모든 와인 라벨에는 말을 탄 기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중세 시대 기마와 함께 영지를 지키던 기사의 모습을 통해 와이너리가 위치한 역사적인 땅과 문화를 상징한다.



카스텔로 디 가비아노 Castello di Gabbiano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역사적인 와이너리 카스텔로 디 가비아노는 12세기부터 기록이 남아 있는 고성에 자리하며, 14세기부터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을 했다. 현재는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Treasury Wine Estates) 그룹 소속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말을 탄 기사의 모습은 카스텔로 디 가비아노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말과 기사는 와인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프로세코와 피노 그리지오, 키안티, 키안티 클라시코, 그리고 국제 품종과 산지오베제를 블렌딩한 다크 나이트(Dark Knight) 등 다양한 와인에서 만날 수 있다.



꽁뜨리 스푸만티, 꽁떼 디 깜삐아노 네로 디 트로이아 & 꽁떼 디 깜삐아노 수수마니엘로

이탈리아 와이너리 꽁트리 스푸만티(Contri Spumanti)는 베네토와 풀리아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며 개성 있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꽁떼 디 깜삐아노 네로 디 트로이아'와 '꽁떼 디 깜삐아노 수수마니엘로'는 꽁트리 스푸만티의 인기 와인들. 풀리아 지역에서 토착 품종인 네로 디 트로이아와 수수마니엘로 100%로 생산했다. 품종의 이니셜이 새겨진 골드 컬러 라벨에 각기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검은 말의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다크 호스 샤도네이 & 카베르네 소비뇽 Dark Horse Chardonnay & Cabernet Sauvignon

원래 경마에서 유래한 '다크 호스'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경주마가 예상 밖의 성과를 내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 표현은 이후 의미가 확장돼, 유력하지 않아 보였지만 놀라운 결과로 판을 뒤집는 존재를 일컫는 말로 자리 잡았다. 캘리포니아 와인 다크 호스는 이런 '뜻밖의 승자'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기대 이상의 품질을 선보이겠다는 콘셉트로 출발해, 가성비를 앞세운 와인들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라벨에는 숨은 강자인 다크 호스를 상징하는 말의 얼굴이 새겨져 있으며, 한국에서는 샤도네이와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만날 수 있다.



포틴 핸즈 14 Hands 

워싱턴 와인 중에도 힘차게 달리는 말의 기상을 담은 와인이 있다. 포틴 핸즈는 과거 야생마들이 워싱턴 동부의 광활한 대지를 자유롭게 누비던 시절에서 영감을 받아, 워싱턴의 자연과 역사적 이야기를 담아냈다. 콜롬비아 밸리(Columbia Valley)를 중심으로 과실미가 풍부하고 균형 잡힌 구조의 와인들을 선보인다. 소비뇽 블랑, 샤도네이,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 블렌드 등 다양한 라인업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스칼리올라, 돌체스바고 Scagliola, Dolcesvago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자리한 스칼리올라 아지엔다 아그리콜라(Scagliola Azienda Agricola)는 4대째 이어지고 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와인마다 개성 있는 이름을 붙이고, 아티스트 마시모 리치(Massimo Ricci)가 제작한 라벨을 사용한다. 달콤한 모스카토 와인 돌체스바고의 라벨에는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된 동화적 분위기의 목마가 그려져 있다. 향긋한 꽃 향과 함께 세이지와 로즈메리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달콤하고 잘 익은 과실 풍미가 부드럽게 이어진다. 알코올 도수가 5도 정도로 낮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병오년을 달콤하게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프로필이미지안미영 편집장

기자 페이지 바로가기

작성 2026.01.21 15:40수정 2026.01.22 10:54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글로벌 와인
  • 책갈피 속 와인아로마
  • 프로바인 광고
  • 와인업계종사자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