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는 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한국에서는 특정 방송사의 단독 중계 체제와 시차 등의 영향으로 예전만큼의 화제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대 규모의 스포츠 축제다. 한국 선수들의 메달 소식도 전해지기 시작했고, 온라인에서도 관련 에피소드가 이어지며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이탈리아는 '조화(Armonia)'를 주제로 개최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연출을 선보였다. 특히 60여 명의 모델이 지난해 별세한 이탈리아 패션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수트를 입고 스타디움을 패션쇼 런웨이로 연출한 장면과,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공연은 개막식의 인상적인 순간으로 남았다.

패션과 음악 외에도 이탈리아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와인이다. 이탈리아 국가올림픽위원회(CONI)는 현지 시간 2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이탈리아를 소개하는 공식 공간인 카사 이탈리아(Casa Italia)에서 선보일 26종의 '앰배서더 와인'을 선정했다. 이탈리아가 국토 전역에서 와인이 생산되는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와인을 포함했으며, 대형 와이너리부터 협동조합, 소규모 생산자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도록 구성했다. 선정된 와인의 상당수는 이탈리아 와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토착 품종 와인이다.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 중에는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이 포함돼 있다. 토스카나를 비롯해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사르데냐 등 산지도 다채롭다. 와인 애호가라면 주목할 만한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 8종을 소개한다.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엘레나 월쉬 알토 아디제 피노 블랑코 크리스탈베르크 Elena Walch Alto Adige Pinot Bianco Kristallberg 2023
이탈리아 북동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에서도 이번 동계 올림픽의 일부 종목이 개최되고 있다. 엘레나 월쉬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국제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으로는 피노 비앙코(Pinot Bianco)가 선정됐으며, 이외에도 한국에서는 샤르도네로 생산한 비욘드 더 클라우드(Beyond the Clouds)와 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ztraminer) 등 다양한 와인을 만나볼 수 있다.

메짜코로나 테롤데고 로탈리아노 수페리오레 리제르바 카스텔 피르미안 Mezzacorona Teroldego Rotaliano Superiore Riserva Castel Firmian 2022
1904년 설립된 메짜코로나는 트렌티노 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형 와이너리다. 지역 포도 재배 농가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트렌티노 와인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카스텔 피르미안(Castel Firmian)은 메짜코로나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이 지역의 토착 레드 품종인 테롤데고(Teroldego)로 생산한 와인이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으로 선정됐다.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피노 네로(Pinot Nero), 레드 블렌드 등 다양한 메짜코로나 와인이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

테누테 루넬리 트렌티노 샤르도네 빌라 마르곤 Tenute Lunelli Trentino Chardonnay Villa Margon 2021
루넬리 가문이 운영하는 와인 그룹 테누테 루넬리는 트렌티노, 토스카나, 움브리아 등 이탈리아 주요 산지에서 각 지역의 개성을 반영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트렌티노에서는 고지대 경사면에 위치한 가족 소유 포도밭에서 샤르도네와 피노 네로를 중심으로 고품질 와인을 선보인다.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으로 선정된 '트렌티노 샤르도네 빌라 마르곤'은 일부 오크 숙성을 거쳐 풍부한 질감과 복합적인 풍미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는 샤르도네를 비롯해 피노 비앙코, 소비뇽 블랑, 인크로시오 만조니(Incrocio Manzoni)를 블렌딩한 '피에트라그란데(Pietragrande)'가 수입 중이다.

토스카나
프레스코발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카스텔지오콘도 Frescobaldi Brunello di Montalcino CastelGiocondo 2020
70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이탈리아의 와인 명가 프레스코발디 그룹도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에 이름을 올렸다. 프레스코발디가 토스카나 각지에서 생산하는 와인 가운데 선정된 것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카스텔지오콘도'는 프레스코발디가 소유한 유서 깊은 포도원으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선구적으로 생산해 온 핵심 산지로 꼽힌다. 풍부한 타닌과 복합적인 아로마, 뛰어난 장기 숙성 잠재력을 갖춰 정통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테누타 세테 퐁티 크로뇰로 Tenuta Sette Ponti Crognolo 2023
토스카나 발다르노 디 소프라(Valdarno di Sopra) 지역에 위치한 테누타 세테 폰티는 모레티 쿠세리(Moretti Cuseri) 가문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산지오베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제 품종을 활용해 전통과 현대적 스타일을 결합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와이너리의 첫 출시 와인인 '크로뇰로'는 포도밭 인근에 자생하는 야생 식물 코르누스(Cornus)에서 이름을 따왔다. 산지오베제 90%와 메를로 10%를 블렌딩해 생산하며, 잘 익은 베리류의 과실 향을 중심으로 꽃과 허브, 스파이스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어우러진다. 균형 잡힌 산미와 미네랄리티를 갖춘 구조감 있는 와인이다.

아브루초
칸티나 자카니니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쪼 트랄체토 Cantina Zaccagnini Montepulciano d'Abruzzo Tralcetto 2023
아브루초 지역의 올림픽 앰배서더 와인으로는 칸티나 자카니니가 선정됐다. 볼로냐노(Bolognano)에 위치한 칸티나 자카니니는 1978년 치초 자카니니(Ciccio Zaccagnini)가 설립한 이후 아브루초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자리 잡았다. 병목에 포도나무 가지를 묶은 독특한 패키지로 유명한 '트랄체토' 시리즈를 통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역 토착 품종 몬테풀치아노로 생산한 이 와인은 중간 정도의 바디와 풍부한 과실 풍미, 균형 잡힌 산미를 갖춰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풀리아
판티니 에디찌오네 Fantini Edizione Cinque Autoctoni
이탈리아의 주요 와인 기업인 판티니 그룹은 이탈리아 중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판티니의 대표 와인인 '에디찌오네'는 몬테풀치아노, 프리미티보, 산지오베제, 말바시아 네라, 네그로아마로 등 다섯 가지 이탈리아 품종을 블렌딩해 생산한다. 이탈리아 고유의 토착 품종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표현한 와인으로, 뛰어난 구조감과 농축미, 부드러운 질감이 조화를 이룬다.

사르데냐
셀라 에 모스카, 칼라 레알레 베르멘티노 디 사르데냐 Sella & Mosca Cala Reale Vermentino di Sardegna 2025
이탈리아 본토 서쪽 지중해에 위치한 사르데냐 섬의 와인도 올림픽 와인으로 선정됐다. 사르데냐 와인 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온 역사적인 와이너리 셀라 에 모스카의 와인 '칼라 레알레'다. 사르데냐 해안의 고대 해양성 토양에서 자란 베르멘티노 100%로 양조했으며,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뒤 짧은 리(lees) 숙성을 거쳐 풍부하면서도 신선한 스타일로 완성했다. 열대 과일과 흰 꽃, 지중해 허브 아로마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짭짤한 풍미와 미네랄리티가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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