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예술,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와인 명가 산 펠리체(San Felice)의 수석 와인메이커 출신 브랜드 앰배서더 레오나르도 벨라치니(Leonardo Bellacini)가 서울을 찾았다. 산 펠리체는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몬탈치노(Montalcino), 볼게리(Bolgheri) 등 토스카나의 핵심 지역에 세 개의 독립적인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벨라치니는 바로 작년까지 산 펠리체의 수석 와인메이커로 재직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정립한 인물이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와인웍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그가 30년 넘게 만들어온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를 코스 요리와 함께 버티컬로 시음하는 뜻깊은 자리를 가졌다.


[산 펠리체 브랜드 앰배서더 레오나르도 벨라치니, 사진: 김윤석]


레오나르도 벨라치니와 산 펠리체의 인연은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이탈리아 와인 산업이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던 격동의 시기였다. 중요한 시절 와인 업계에 뛰어든 그는 산 펠리체의 명성을 쌓아 올린 주역이 되었다. 레오나르도 벨라치니는 각 와이너리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우리는 세 지역의 포도를 절대 섞지 않는다. 각기 다른 고도, 토양, 미세 기후가 만들어내는 고유한 목소리를 병 속에 담아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몬탈치노 남서쪽 구릉지에 위치한 깜포지오바니는 해풍의 영향과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구조감이 뛰어나면서도 우아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생산한다.


또한 레오나르도는 일찍이 자연과의 공존을 고민한 선구자였다. 그는 와인메이킹의 기술적 완성을 넘어, 포도밭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2021년 산 펠리체가 공식적으로 지속 가능성 인증을 받고 유기농법을 정착시킨 것은 그가 수십 년간 묵묵히 실천해 온 노력의 결실이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연간 약 80,000병을 생산한다. 그 속에는 레오나르도 벨라치니가 30년 넘게 고수해 온 '테루아에 대한 존중'과 '품질에 대한 고집'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번 버티컬 테이스팅에서는 몬탈치노의 뜨거운 태양과 해풍, 그리고 장인의 손길이 만나 빚어낸 시간의 예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커다란 떡갈나무가 있는 깜포지오바니 포도밭(출처: https://www.sanfelice.com)]


특히, 이번 시음회의 백미는 리제르바급 와인 일 퀘르치오네(Il Quercione)였다. 이 와인은 깜포지오바니 포도원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동명의 단일 포도밭에서 수확한 산지오베제로 만들어진다. 일 퀘르치오네는 떡갈나무를 의미하는데 포도밭 앞에 있는 거대한 떡갈나무에서 유래했다. 레오나르도는 이 와인에 대해 '타협 없는 퀄리티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매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작황이 완벽하다고 판단되는 해에만 일 퀘르치오네라는 이름을 허락한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이 밭의 포도는 과감하게 기본급 브루넬로에 블렌딩해 전체적인 품질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만드는 해에도 생산량은 6,000병 정도에 불과해 전 세계 와인 수집가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완벽한 빈티지가 아니면 리제르바 등급을 포기하고 기본급 와인으로 블렌딩 해버리는 과단성은 상업적 이익보다 생산자로서의 자존심과 소비자와의 신뢰를 우선시했던 그의 철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레오나르도는 시음 도중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몇 가지 곁들였다. 그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는데, 각 아이가 태어난 해의 빈티지 와인들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 와인들은 훗날 아이들이 결혼할 때 따기 위해 아껴두고 있다”며 와인을 만드는 과정이 단순히 술을 빚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의 역사와 시간을 병 속에 봉인하는 숭고한 작업임을 시사했다. 


그는 여전히 포도밭이 아름답게 펼쳐진 산 펠리체 경내에 살고 있다. 그는 “만약 와인 컨설턴트가 되어 전 세계를 떠돌았다면 돈은 더 많이 벌었겠지만, 자신은 산 펠리체에서의 성취와 현재의 평화로운 삶에 더 만족한다”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음회에서 그가 보여준 미소는 치열한 거장의 모습보다는, 자신이 사랑한 대지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따뜻한 이웃의 모습에 가까웠다.


훌륭한 와인은 훌륭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레오나르도 벨라치니는 자신의 생애를 통해 증명해 보였다. 산 펠리체의 브랜드 앰배서더로서 이어가는 산 펠리체와의 인연 역시 그가 만든 와인처럼 우아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길 응원한다.


[레오나르도 벨라치니와 함께 시음한 와인들, 사진: 김윤석]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 2015

바이올렛, 버섯, 부엽토의 풍미와 함께 잘 익은 자두와 라즈베리의 과실 향이 풍부하게 피어오른다. 짙은 정향과 허브 뉘앙스가 타닌과 조화를 이루며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선사한다. 너티 & 토스티 한 오크의 터치가 매력적이며, 어린 빈티지임에도 서서히 드러나는 숙성향이 인상적이다. 2015년은 몬탈치노의 골든 빈티지답게 압도적인 구조감과 복합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긴 여운을 남긴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 2018

타르 같은 미네랄리티를 바탕으로 장미와 검붉은 베리의 풍미가 즉각적이고 밀도 있게 다가온다. 입에 넣으면 촘촘한 타닌과 생생한 산미가 만들어 내는 샤프한 첫인상이 돋보이며, 부드럽고 편안한 질감과 우아한 밸런스가 특징이다. 온난했던 여름을 지나며 형성된 비교적 가벼운 타닌과 세련된 산미가 조화를 이루어 지금 마시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 2020

장미, 바이올렛 같은 꽃향기가 맑고 섬세하게 피어나며, 블랙 커런트, 블루베리, 앵두 등 작은 베리류의 향이 어우러진다. 은은하게 감도는 향긋한 허브와 은은한 커피 뉘앙스는 복합미를 더한다. 입에서는 싱그러운 산미와 부드러운 타닌이 돋보이며, 어린 와인의 생동감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와인메이커 레오나르도가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잠재력 풍부한 빈티지”라고 평가할 만큼 잠재력 또한 넘치는 와인이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28-30°C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0일 이상 침용 및 발효한 후 500리터 프렌치 오크와 60 헥토리터 슬라보니안 오크에서 36개월, 병입 후 12개월 숙성한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일 퀘르치오네 2011, 사진: 김윤석]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일 퀘르치오네  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Il Quercione 2011

부엽토와 버섯 같은 숙성향을 필두로 커런트, 자두, 체리 풍미와 발사믹 뉘앙스가 화한 민트와 감초, 약재 뉘앙스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잘 익은 과일 풍미와 완전히 둥글어진 타닌이 우아한 볼륨감을 형성하며, 숙성 부케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성숙한 와인의 매력을 드러낸다. 매콤한 스파이시함이 가미된 미티(meaty)한 여운이 아주 길게 이어지는 훌륭한 와인이다. 이날 참석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일 퀘르치오네  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Il Quercione 2015

완숙 베리와 체리 풍미와 함께 가벼운 발사믹 뉘앙스가 입안을 감싼다. 상대적으로 날카로운 산미와 타닌이 견고한 구조감을 형성하며, 가벼운 약재 풍미가 복합적인 뉘앙스를 세련되게 드러낸다. 생생한 산미 덕분에 음식과의 궁합이 매우 뛰어나다. 같은 2015년 빈티지의 기본급 브루넬로에 비해 확실히 다층적인 풍미와 깊이 있는 밀도를 보여준다. 강력한 힘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일 퀘르치오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빈티지 중 하나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일 퀘르치오네  Campogiovanni,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Il Quercione 2016

화사한 장미 꽃잎과 바이올렛 같은 플로럴 아로마가 블랙 커런트, 블랙베리 등 다양한 베리 풍미와 조화를 이룬다. 입안에서는 완숙한 과일과 곶감, 표고버섯, 약재의 뉘앙스가 층층이 쌓여 압도적인 복합미를 선사한다. 산미와 타닌, 알코올, 과일 풍미의 균형감이 빼어나다. 많은 평론가가 높은 점수를 부여했던 훌륭한 빈티지답게 완벽한 균형미를 자랑하며, 20~30년 이상의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닌 걸작이다.


깜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일 퀘르치오네는 30°C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5일 이상 침용 및 발효한 후 500리터 프렌치 오크에서 24개월, 병입 후 36개월 숙성한다.


프로필이미지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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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3.30 11:25수정 2026.03.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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