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락힐 와이너리, 제공: 커넥스]
해발 860m의 바이오다이내믹 명가 락힐, 피노누아·리슬링·빈티지 스파클링으로 한국 론칭
호주 와인 하면 여전히 남호주의 풍만한 시라즈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수도 캔버라 인근 언덕에는 정반대의 미학을 지닌 산지가 숨어 있다. 겨울이면 포도밭에 눈이 내리는 해발 860m의 절벽 위, 캔버라 디스트릭트에서 가장 높고 차가운 재배지 락힐(Lark Hill)이다. 1978년 개원해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지낸 이 바이오다이내믹 가족 와이너리가 피노누아와 리슬링, 빈티지 스파클링 세 품목으로 국내 시장에 처음 론칭한다. 세계 최고 권위의 비평가 젠시스 로빈슨 MW와 호주 와인 비평의 대부 제임스 홀리데이가 인정한 이름이 이제야 한국 시장에 등장하는 셈이다.
니콜라 졸리에게서 배운 살아있는 토양, NASAA 인증의 의미
락힐을 단순한 '고도 산지 와이너리' 이상으로 만드는 것은 영농 방식이다. 개원 첫해인 1978년부터 유기농 원칙으로 포도밭을 관리해 온 이들은 2003년 비챗워스의 바이오다이내믹 컨퍼런스에서 프랑스 루아르의 전설적인 생산자 니콜라 졸리(Nicolas Joly)를 만나 그 방향에 대한 확신을 얻었고, 2006년 '전환(transition)' 인증을 거쳐 2008 빈티지부터 호주 공인 기관 NASAA의 정식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을 받아 왔다.

[락힐 와이너리 대표 겸 와인메이커 크리스 카펜터, 제공: 커넥스]
그 실천은 업계 표준보다 몇 걸음 앞선다. 농장과 양조장의 모든 유기물을 퇴비로 되돌리는 닫힌 순환 영농을 기본으로 하고, 유기농의 표준 도구인 황·구리 살균제조차 줄여 유익한 균을 촉진하는 우유 분무(milk spray)로 대체했다. 수확한 포도는 자체 야생 효모로만 발효하며, 병입 시 첨가하는 유리 황은 최대 20ppm 이하로 인증 기준 중에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크리스 카펜터의 요약은 단호하다. “외부 첨가를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와인은 곧 그 땅과 그해 빈티지 그 자체다.”
와인메이커 크리스 카펜터, 포도밭에서 태어난 과학자
창업자 부부의 아들인 크리스 카펜터는 트랙터를 타고 자란, 이른바 '포도밭에서 태어난 와인메이커'다. 어린 시절 포도 수확과 탱크 세척, 병입을 몸으로 배웠고, 찰스 스튜트 대학(CSU)에서 와인과학과 재배학을 공부한 뒤 펜폴즈(Penfolds)와 세펠츠필드(Seppeltsfield)에서 호주 최대 규모의 양조 시스템을 경험했다. 거대 시스템과 대조되는 소규모 정밀 양조의 감각은 바로 이 이력에서 왔고, 2017년에는 호주 신세대 와인메이커를 대표하는 어워드인 영거 건 오브 와인(Young Gun of Wine)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왼쪽부터) 락힐 리슬링·피노누아·빈티지 스파클링, 제공: 커넥스]
세 잔으로 읽는 락힐, 스파클링·리슬링·피노 누아
이번 국내 첫 수입 품목은 모두 락힐의 정체성이 담긴 에스테이트 와인이다. 빈티지 스파클링은 포도밭에서 가장 높고 서늘한 구획의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를 사용해 샴페인을 만드는 전통 방식으로 병내 2차 발효한 와인으로, 와인서처(Wine-Searcher) 전문가 종합 90점을 받았다. 극한의 쿨 클라이밋이 기포와 산도에 부여하는 힘을 그대로 보여준다.
리슬링은 라임과 백화, 머스크의 향에 고도가 빚어내는 미네랄을 더한 스타일로, 호주 리슬링의 중심지인 클레어 밸리·에덴 밸리와는 다른 성격을 보인다. 더 리얼 리뷰(The Real Review)가 집계한 2024 빈티지 캔버라 디스트릭트 리슬링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피노 누아는 860m의 가을 햇살 속에서 천천히 익어 다크 체리와 숲 하층부, 은은한 게임 향을 지닌다. 제임스 홀리데이 와인 컴패니언은 2023 빈야드 피노 누아에 95점을 부여했으며, 와이너리 전반에 대해서는 “진정한 품질과 스타일, 우아함을 지닌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가 이미 아는 이름, 콴타스에서 시작된 검증
락힐의 와인은 국제 무대에서도 꾸준히 소개됐다. 2024 빈티지 그뤼너 벨트리너와 알티튜드 피노 누아는 콴타스항공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 기내 와인으로 선정됐으며, 젠시스 로빈슨 MW는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한 캔버라 특집 기고에서 락힐 피노 누아를 직접 소개했다. 호주 와인 리뷰 플랫폼 더 리얼 리뷰의 와인360 어워드에서는 골드 리본 5회, 실버 리본 34회, 브론즈 리본 26회를 기록했다. 기내 와인부터 국제 비평가의 리뷰, 호주의 와인 어워드까지 다양한 무대에서 소개된 락힐이 이제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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