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포르투갈 현지에서 만나는 포르투갈 와인

[사진: Shutterstock]


현재 포르투갈 포르토를 여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1년 전에 기획한 여행이다. 2026년 9월 하순으로 접어들었지만 이곳은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낮 기온이 34~36도에 이르며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아서 무조건 선크림을 바르고 양산을 필수적으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 더위에 약한 내게는 쉽지 않은 여행인 셈이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관련 칼럼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포르투갈 현지에 와서 보니 이곳 와인의 품질이 매우 뛰어나고 가격마저 합리적이라 그런 관점에서 포르투갈 와인에 관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때마침 10월 말경에 포르투갈 비뉴 베르데(Vinho Verde) 지역 와인 시음회가 서울에서 열린다고 하니 좋은 소식이다.


포르투갈 와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6년 8월까지 누적 금액 기준 약 1.3%, 중량 기준 약 1.4%로 독일보다 우위에 있다. 상대적으로 포트 와인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라함 포트(Graham's Port) 등 몇몇 강력한 생산자들의 와인이 메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현지에서 포트는 전체 와인의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현지 레스토랑의 와인 가격은 매우 착하다. 일반 식당을 가면 잔 와인당 가격이 7유로 전후인데, 저렴한 병 와인은 15유로가량이다. 즉, 잔을 시킬 바에는 병을 주문하라는 의미다. 저렴하다고 해서 맛이 그냥 알코올 보충용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기 와서 마셔보는 어지간한 와인들은 다른 유럽에서 마시는 와인 40~50유로 정도의 맛이 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나는 주로 20유로 정도의 와인을 주문하고 있다. 정말 비싼 와인이라면 큰마음(?) 먹고 30유로대로 주문한다. 30유로 정도의 와인들은 오크 숙성이 되어 있고 밸런스가 좋아서 어지간한 캘리포니아 고급 와인들을 넘어서는 품질을 보여준다. 물론 품종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특징은 다르다.


이곳에서 와인은 거의 김치의 위치다. 음식의 간이 상대적으로 센 경우가 많고, 해산물, 특히 '바칼라우'라 하는 대구 염장 요리는 약간의 발효취가 있어서 단독으로 먹는다면 분명히 입안에서 약간의 비릿함을 느끼게 된다. 먹다 보면 적응되지만 처음에는 약간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이럴 때 이 지역의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고 개운함을 전해준다. 즉, 이곳의 화이트들은 산미가 상당히 좋고 가볍지만 피니시에서 쌉싸래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음식과의 조화가 기대 이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음식과 조화로운 것은 비뉴 베르데 와인들이다. 식당에서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대부분 담당자들이 비뉴 베르데, 특히 품종으로는 알바리뇨를 많이 추천하고 있다. 해당 품종은 스페인에서도 보편적이지만, 이곳은 지역적으로 포르투갈 북부, 특히 산악이 많기 때문에 와인 재배에 좋다. 음식이 해산물 중심이다 보니, 그리고 투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품종 계열의 레드는 상대적으로 숙성을 요구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서 레드를 시킬 일은 많지 않은 듯싶다. 여기 와서도 마신 와인의 80%가 화이트, 10%가 레드, 10%가 포트 와인이다.


포트 와인은 거의 디저트용으로 한 잔씩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포르투갈 와인의 핵심은 스틸 와인, 그리고 화이트 와인에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의 로제가 대단히 바디감도 좋고 피니시의 터치가 매우 훌륭한데, 한국의 로제 와인 시장은 아직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보니 국내에서 맛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사실 포르투갈 로제 와인은 한식과도 정말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격 면에서는 일반 레스토랑에서 30유로 정도면 고가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고, 숍에서는 15~20유로 사이 와인도 상당한 고급 맛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가성비 와인의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지 레스토랑에서도 많이 추천하는 비뉴 베르데 와인이 국내에서 전시회를 앞두고 있다니 개인적으로도 더 친밀감을 느낀다. 방한하는 와이너리 이름을 보니 현지에서 내가 사서 마신 곳도 있다. 아마 알찬 곳들로 잘 꾸려 온 듯싶다.


맛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국가가 포르투갈이라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고, 이제는 확인할 시간이다.


비뉴 베르데 와인 행사 신청(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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