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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땅에서 온 와인, 비뉴 베르데

포르투갈 북서부, 대서양과 맞닿는 곳에 자리한 비뉴 베르데(Vinho Verde)는 이름 때문에 자주 오해받는 와인 산지다. 직역을 하면 '초록 와인'이라는 뜻이 되는 탓에 한동안 '녹색 빛이 감도는 화이트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라 여겨졌었다. 하지만 정작 이 이름은 포르투갈 북서부를 뒤덮은 울창한 녹음에서 왔다. 오는 10월 23일(금),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2026 비뉴 베르데 와인 시음회(Vinhos Verdes Wine Show 2026)'가 열린다. 이를 앞두고 비뉴 베르데의 진정한 모습을 미리 들여다보았다.


[포르투갈 비뉴 베르데 빈야드 풍경, 사진: CVRVV]


대서양이 빚어낸 아홉 개의 얼굴

비뉴 베르데는 포르투갈 최북단,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미뉴(Minho)강 유역부터 대서양 연안까지 펼쳐진 광활한 산지다. 산과 강이 많고 풍부한 강우량과 대서양의 습한 바람이 연중 짙은 녹음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그래서 비뉴 베르데는 와인이나 포도의 색깔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초록이 가득한 땅에서 생산된 와인' 즉, 이 땅의 푸르름을 담은 이름이자 이곳 와인 특유의 신선하고 생동감 있는 개성을 의미한다.


비뉴 베르데가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와인의 공식 원산지로 지정된 해는 1908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원산지 지정 산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포도밭 면적은 17,268헥타르에 이르며, 약 1만 6천 가구의 포도 재배 농가와 381곳의 와이너리 및 병입업체가 1,400개가 넘는 와인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9,600만 리터, 수출 시장은 100개국이 넘는다.(CVRVV 2025년 통계 기준)


[울창한 녹음 한가운데 자리한 비뉴 베르데 와인 산지, 사진: CVRVV]


비뉴 베르데는 몬사웅 이 멜가수(Monção e Melgaço), 리마(Lima), 카바두(Cávado), 아베(Ave), 아마란테(Amarante), 바이아웅(Baião), 바스투(Basto), 수사(Sousa), 파이바(Paiva)까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9개의 하위 산지로 이뤄져 있다. 토양은 대체로 화강암 기반이지만 대서양과의 거리와 고도에 따라 기후와 와인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진다.

해안에 가까운 리마·카바두·아베 지역은 대서양의 영향이 강해 신선하고 향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남쪽 내륙에 자리한 아마란테·바이아웅·바스투·수사·파이바는 일교차가 크고 화강암 토양이 두드러져 미네랄리티가 강하고 구조감 있는 와인이 생산된다. 스페인 국경에 맞닿은 최북단 몬사웅 이 멜가수는 산맥이 대서양의 영향을 막아 기후가 더 따뜻하고 건조해서 전통적으로 알바리뉴(Alvarinho)의 본고장으로 여겨져 왔다. 한때는 비뉴 베르데에서 알바리뉴 100% 와인에 한해 라벨에 품종명을 표기할 수 있는 유일한 산지였지만, 2020/21 빈티지부터는 모든 하위 산지가 'Vinho Verde Alvarinho' 표기를 쓸 수 있도록 규정이 완화됐다. 


'가볍고 저렴한 와인'이라는 오해를 넘어 폭넓은 스펙트럼과 품질로

비뉴 베르데는 오랫동안 저렴하고 가벼우며 약간의 기포감이 느껴지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 산지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이 산지가 품은 다양성이 전 세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비뉴 베르데 DOC는 45개의 품종을, 미뉴 PGI는 그보다 많은 67개의 품종을 허용하며 다채로운 스타일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표적인 토착 품종을 꼽자면 화이트로는 알바리뉴, 로우레이루(Loureiro), 아린투(Arinto), 아베수(Avesso), 아잘(Azal), 트라자두라(Trajadura) 등이, 레드로는 비냐웅(Vinhão), 에스파데이루(Espadeiro), 보라살(Borraçal), 알바렐랴웅(Alvarelhão) 등이 있다.


[비뉴 베르데의 다양한 스타일은 전 세계 다양한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린다, 사진: CVRVV]


여기에 여러 품종을 블렌딩한 클래식 스타일부터, 단일 포도밭의 개성을 살린 테루아 중심 와인, 고목에서 생산한 것이나 오크 숙성을 거친 무게감 있는 와인, 몇 년씩 숙성한 올드 빈티지까지 비뉴 베르데의 스펙트럼은 예상을 뛰어 넘는다. 포르투갈 와인법은 이런 품질 차이를 등급으로도 구분하는데, 에스콜랴(Escolha)·콜레이타 셀레시오나다(Colheita Selecionada)·레제르바(Reserva)·그란데 레제르바(Grande Reserva)·가라페이라(Garrafeira)로 이어지는 전통적 등급 체계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비뉴 베르데의 품질은 CVRVV(비뉴 베르데 와인생산자협회)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로 관리된다. 포도밭의 위치·면적·생산량을 등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완성된 와인은 물리화학적 분석과 시음 평가를 모두 통과해야 하며, 검증을 마친 와인에만 품질보증 실(Guarantee Seal)이 발급된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병에서 확인할 수 있는 CVRVV의 고유 식별 번호는 그 와인이 정통 비뉴 베르데 와인임을 보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음회에서는 비뉴 베르데의 9개 하위 산지에서 온 15개 생산자의 100여 종에 달하는 와인이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 음식은 물론 향신료가 강한 인도·멕시코 요리, 아시아의 화려한 미식까지 폭넓게 어울리는 비뉴베르데. 그 다양한 스타일은 '2026 비뉴 베르데 와인 시음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2026 비뉴 베르데 와인 시음회' 참가신청 링크(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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