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2026년 3분기까지 와인 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

[출처: 챗GPT 생성 이미지]


올해 상반기를 마감하면서 다른 글을 통해 수입와인 시장이 약하게나마 반등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한 적이 있다. 1~6월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1.6% 늘어난 데 따른 판단이었다. 석 달이 더 지난 지금, 그 표현은 일단 거둬들여야 할 것 같다. 2026년 1~9월 수입와인 누계 수입액은 2억 9,955만 달러로 전년 동기(3억 293만 달러)보다 1.1% 줄었고, 물량은 3만 3,459톤으로 7.7% 감소했다. 병으로 환산하면 약 4,470만 병으로, 1년 전(4,850만 병)보다 약 380만 병 줄었다. 상반기에 기록한 금액 증가분을 3분기 한 분기가 모두 상쇄한 셈이다. 물량은 애초부터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3분기만 떼어 보면 흐름은 더 분명하다. 7~9월 수입액은 9,749만 달러로 전년 동기(1억 400만 달러)보다 6.3% 줄었고, 물량은 1만 1,347톤(약 1,520만 병)으로 11.5% 감소했다. 월별 수입액은 7월 3,083만 달러(-6.1%), 8월 3,241만 달러(-5.0%), 9월 3,424만 달러(-7.5%)로 석 달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물량 역시 7월 3,799톤(-13.3%), 8월 3,877톤(-11.2%), 9월 3,671톤(-10.0%)으로 매달  감소세를 보였다. 


분기별로 보면 수입액 증가율은 1분기 +9.8%에서 2분기 -6.4%, 3분기 -6.3%로 돌아섰다. 수입량도 1분기 +2.3%에서 2분기 -13.5%, 3분기 -11.5%로 두 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했다. 특히 5월 수입량은 2,978톤으로, 2024년 2월 이후 가장 적었다. 다만 기저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하반기로 갈수록 수입이 늘어 9월(3,702만 달러)과 10월(3,756만 달러) 수입액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량 역시 7월(4,383톤)과 8월(4,368톤)이 12월에 이어 연중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3분기는 지난해 수입이 크게 늘었던 시기와 비교되고 있는 셈이다.


물량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9월 누계 수입량은 3만 3,459톤으로, 2021년 같은 기간의 정점(5만 3,092톤)보다 37% 적다. 2024년(3만 3,678톤)과 비슷하고, 팬데믹 첫해인 2020년(3만 3,669톤)과도 사실상 같다. 지난해 7.6% 반등했던 물량이 올해 다시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팬데믹 특수로 늘었던 물량은 이제 사라졌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2만 9,160톤)보다는 여전히 15% 많다. 


반면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단가다. 1~9월 평균 수입단가는 kg당 8.95달러로 전년 동기(8.36달러)보다 7.1% 올랐고, 3분기만 봐도 8.59달러로 5.9% 높다. 수입액보다 물량이 훨씬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인부터 수입이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계 포털의 단가 추이를 보면 평균 수입단가는 2016년 kg당 6.07달러에서 2023년 9.89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2년간 조정을 거쳤지만, 올해 다시 9달러 선에 다가서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스파클링이 이러한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1~9월 스파클링 수입액은 5,993만 달러로 1.1% 늘었지만, 물량은 3,955톤으로 16.3% 줄었다. 평균 수입단가는 kg당 15.15달러로 20% 넘게 뛰었다. 대중적인 스파클링은 줄고 샴페인은 남는 모양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와인 시장은 죽어도 샴페인은 살아남는 것 같다. 화이트는 물량 1만 1,837톤(-3.0%)으로 가장 선방하며 물량 비중을 35.4%까지 끌어올렸다. 2016년 16.3%, 2021년 21.1%였던 화이트의 물량 비중은 해마다 상승해 이제 수입 와인 세 병 중 한 병꼴에 이르렀다. 금액은 8,306만 달러(+0.5%)로 비중 27.7%를 지켰다. 시장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레드는 1만 7,314톤으로 8.5% 줄었다. 전체 물량 감소분(2,795톤)의 절반 이상이 레드에서 발생한 셈이다. 반면 금액은 1억 5,179만 달러로 2.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레드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인부터 수입이 줄고 있음을 뜻한다. 다만 3분기만 보면 세 유형 모두 금액과 물량이 함께 감소했다. 금액은 레드 -7.5%, 스파클링 -8.1%, 화이트 -3.8%였고, 물량은 레드 -11.5%, 스파클링 -21.5%, 화이트 -8.6%였다. 상반기까지 성장을 떠받치던 화이트와 스파클링마저 3분기에는 힘이 빠졌다는 점이 이번 분기의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시장 상황은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방향성을 이야기한 지 2년가량 됐지만, 아직 어둠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국가별로 보면 금액 순위와 물량 순위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부터 짚어야 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프랑스가 1억 1,712만 달러(+5.2%)로 전체의 39.1%를 차지하지만, 물량 기준 1위는 칠레(7,393톤, 22.1%)이고 프랑스는 6,033톤(18.0%)으로 2위다. 프랑스는 물량이 전년 동기와 거의 같은 수준(-0.4%)을 유지한 가운데 평균 수입단가가 kg당 19.4달러로 올랐다. 반면 칠레는 금액이 16.1% 줄었고 물량도 12.0% 감소했다. 이탈리아(4,579톤, -13.9%), 스페인(4,459톤, -9.2%), 뉴질랜드(4,145톤, -6.2%), 호주(1,866톤, -12.4%) 등 물량 상위국 대부분이 감소세를 보였다. 예외는 미국이다. 미국은 물량 3,078톤(+6.6%), 금액 4,367만 달러(+3.6%)로 올해 주요 수입국 가운데 유일하게 금액과 물량이 함께 늘었다. 다만 미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 스페인은 금액이 0.4% 늘었지만 물량은 9.2% 줄었으니,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인부터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량 상위 5개국인 칠레·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뉴질랜드가 전체 물량의 79.5%를 차지하고, 금액 상위 3개국인 프랑스·미국·이탈리아가 전체 금액의 67.0%를 차지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3분기 들어 프랑스마저 수입액이 2.6% 줄었다는 점이다. 올해 처음으로 분기 기준 감소를 기록했다. 상반기 프랑스 수입액이 9.2%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기에는 가성비 산지의 물량 이탈에 더해 프리미엄 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만하다. 


그렇다면 남은 한 분기의 흐름은 어떨까. 출발점은 계절성이다. 4분기 수입액이 1~9월 누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0.34배, 2025년 0.35배였다. 재고 조정이 겹친 2023년에는 0.29배에 그쳤다. 이 비율을 올해 1~9월 실적에 적용하면 4분기 수입액은 9,600만~1억 800만 달러, 중심값은 약 1억 4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연간 수입액은 3억 9,500만~4억 700만 달러, 중심값은 4억 400만 달러 안팎이다. 이는 2025년 연간 실적(4억 990만 달러)보다 1~2% 낮은 수준으로, 연간 수입액은 5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감소폭은 2023년 -14.3%, 2024년 -8.6%, 2025년 -7.5%에서 올해 -1~-3%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연간 수입액이 증가세로 돌아서려면 4분기에 1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해야 한다. 지난해 4분기보다 3% 이상 늘어야 하는 셈인데, 3분기 수입액이 6.3% 감소한 흐름을 고려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금액 기준으로는 시장의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변동 폭도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다만 이것이 시장의 회복을 의미하는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물량 전망은 금액보다 어둡다. 4분기 수입량이 1~9월 누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0.37배, 2025년 0.34배였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4분기 수입량은 1만 1,000~1만 2,400톤, 중심값은 1만 1,900톤이다. 연간으로는 4만 4,500~4만 5,800톤, 중심값은 4만 5,400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4만 8,635톤)보다 6~8% 줄어든 수준이다. 이 전망대로라면 2024년(4만 6,200톤)에도 못 미쳐 2019년 이후 최저 물량을 기록하게 된다. 병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6,070만 병으로, 지난해(6,500만 병)보다 430만 병 적다. 연간 수입량이 지난해 수준에 도달하려면 4분기에 1만 5,200톤이 들어와야 한다. 지난해 4분기보다 23% 늘어야 하는데, 팬데믹 특수가 한창이던 2021~2022년 이후로는 보기 어려웠던 규모다. 물량 감소는 사실상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제 남은 변수는 감소폭이 6% 선에서 그칠지, 8%까지 확대될지다. 감소폭이 6% 수준에서 멈춘다면 2027년에는 반등을 기대해 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기저효과다. 지난해 10월 수입액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올해 10월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11월은 비교 기준이 낮아 반등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수입액은 3,345만 달러, 물량은 3,644톤이었다. 둘째는 환율이다. 지난해 연평균 1,437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어느 수준에 자리 잡느냐에 따라 수입 원가가 달라진다. 다만 발주부터 통관까지 시차가 있어 환율의 영향은 4분기보다는 내년 상반기에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연말 수요의 성격이다. 3분기 데이터는 선물과 모임 수요가 몰리는 샴페인과 고가 레드 와인이 수입액을 떠받치는 반면, 대중적인 가격대의 와인은 물량이 더 빠르게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4분기에도 금액은 프리미엄 와인이, 물량은 가성비 와인이 좌우하는 이중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량이 회복되려면 칠레·스페인·이탈리아의 대중적인 가격대 와인 수입이 살아나야 한다. 그러나 3분기 이들 세 나라의 수입량은 13~16% 감소했다. 젊은 층의 주류 소비 감소 등 시장 전반의 변화가 이들 산지의 대중적인 가격대 와인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망하건대, 올해 4분기는 팬데믹 이후 시장의 바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큰 정치적 변동 등이 없다는 전제에서다. 운동이 몸을 건강하게 한다면, 와인은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 운동이 몸을 극한으로 이끌어 다른 것을 잊게 해준다면, 와인은 알코올로 다른 것을 잊게 해준다. 둘 다 목적이 같다. 어쩌면 궤변 같지만, 한편으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과도한 음주가 건강을 해치듯, 과도한 운동 역시 뉴스에서 보다시피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 뭐든 과한 것은 나쁜 법이다. 이런 이치가 와인 시장에도 적용되니, 남은 기간 시장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카스티야 레온 와인 로드쇼
  • 와인21비즈
  • 2026 감베로 로쏘
  • OIVE 행사
  • 부쇼네 없는 20년, 프랑스 코르크 기업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