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강하고 묵직한 남성미의 호주 와인-펜폴스의 그랜지(Grange)

강하고 묵직한 남성미의 호주 와인
펜폴스의 그랜지(Grange)
 

인애호가들에게 호주 와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포도품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자주 듣게 되는 것이 바로 쉬라즈(Shiraz)다. 호주의 레드 와인이 유명해 졌다면 그것은 순전히 쉬라즈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쉬라즈는 프랑스의 론 북부 지방에서 생산되는 시라(Shrah)라는 포도 품종이 호주로 전파된 것이다. 시라는 강건하면서도 묵직한 스타일로, 때론 입 안이 얼얼할 정도로 힘찬 남성적인 특성을 지닌다. 에르미타주(Hermitage) 혹은 코트로티(Cote Rotie)가 시라 품종으로 만든 대표적인 고급와인이다.

호주로 간 시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오시 쉬라즈(Aussie Shiraz)라고 불릴 정도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호주산 쉬라즈는 확실히 시라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묵직한 스타일의 떫은 맛을 많이 느끼게 하는 타닌성분이 많은 와인의 경우, 바로 마시기에는 너무 거칠게 느껴져 수년간 와인셀러에 보관한다. 이렇게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친 뒤에는 훌륭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으나, 호주의 쉬라즈는 와인셀러에 오래 보관하지 않고도 거친 타닌이 잘 연마된 듯 부드럽고 매끄러운 맛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호주의 쉬라즈는 스타일이 4가지다. 멜버른 중부와 남부의 빅토리아 지방에서 생산된 쉬라즈는 검은 후추의 매운 향이 마치 프랑스 론 밸리의 와인과 유사하다. 부드러우면서도 붉은색 체리와 민트 향을 약간 지닌 쉬라즈는 쿠나와라(Coonawarra)와 클레어(Clare) 계곡에서 볼 수 있다. 이곳은 아델라이드(Adelaide)의 해변가에 위치한다.

풍부한 향과 함께 조밀한 맛으로 구조가 탄탄한 쉬라즈는 아델라이드의 북서쪽에 위치한 바로사 밸리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호주 쉬라즈는 펜폴스사가 생산하는 그랜지(Grange)다. 호주의 쉬라즈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바로 펜폴스의 그랜지에 기인한다. 그랜지는 비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올해의 와인’(와인 스펙데이터 주관)에 선정돼 호주 와인의 위상을 드높였으며, 1999년에는 ‘20세기를 빛낸 와인’에 선정되어 명실상부한 호주 최고의 와인회사로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펜폴스의 그랜지는 강건하면서도 젊고 건강한 남성에 비유할 수 있다. 와인이 주는 조밀함과 벨벳같이 부드럽지만 단단한 구조감은 한동안 입 안을 꽉 쪼여주는 듯 하면서도 얼얼하게 한다. 연이어 나타나는 화려한 부케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복합적이고 강렬하다. 농익은 자두 향과 다크 초콜릿 그리고 감초 향이 주로 느껴지고 구수한 너트류의 향 그리고 오크와 감초의 매콤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입 안에서 머무는 여운이 꽤 길게 느껴지는 와인이다. 국내 시판 가격은 60만~70만원대로 꽤 비싼 편이다.

펜폴스는 150여 년 전 호주로 이주해 온 젊은 영국인 의사 펜폴스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펜폴스는 1811년 태어나 런던 소재의 세인트 바톨로뮤 병원(Bartholomew’s Hospital)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호주로 이주해 오는 길에 프랑스의 남쪽 지방에 들러 가져온 포도 묘목들을 아델라이드의 외곽인 마질(Magil)에 위치한 그와 그의 부인 마리(Mary)가 지은 소박한 오두막집 주변에 심었다. 그 때가 1845년이다. 펜폴스 부부는 마리의 영국집 이름을 따 이 오두막을 그랜지라 불렀다. 펜폴스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약용으로 주정강화와인(Port와 Sherry)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에 대한 수요가 치료용이 아닌 음용 용도로 늘어남에 따라 포도원을 늘리고 와인 생산을 늘렸다.

1870년 펜폴스가 작고한 후 그의 아내 마리가 포도원을 맡아 관리했다. 펜폴스사를 설립한 지 불과 35여 년이 지난 1881년에는 마질에서 10만7000 갤런의 와인을 저장했었다는 기록이 있다. 마리가 실질적으로 와이너리의 성장을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펜폴스의 양조 철학은 최상의 와인을 만든다는 것이다. 언제든지 양질의 와인을 만들고자 실험하는 펜폴스의 정신은 펜폴스가 호주 최고의 와이너리로서의 명성을 얻게 해 주었던 것이다.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와인업계종사자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