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얄룸바 카버네쉬라즈 / 펜폴즈 쉬라즈 까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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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사나이 중의 사나이 와인’이라 불리는 이 와인들은 가장 남성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포도 품종 2가지를 섞어서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와인 중의 왕이라 할 수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제왕 같은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다. 그리고 다육질의 스파이시한 향신료가 느껴지는 쉬라즈(Shiraz)는 근육질의 성실한 농부가 연상되는 포도 품종이다. 이 둘의 조우는 강인함에 강인함을 더하는 절묘한 만남이 된다.
와인메이커들이 와인을 만들 때 너무 강한 맛이 나면 부드러움으로 적절한 밸런스를 주고자 하는데, 호주에서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강인함에 강인함을 더해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와인의 탄생을 시도했고 멋진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
1962년 호주 바로사(Barossa) 지역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을 했던 와이너리 얄룸바(YALUMBA)는 얄룸바 더시그너처 카버네-쉬라즈(YALUMBA The Signature Cabernet-Shiraz)라는 이름으로 호주 와인 역사의 계보를 잇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더 시그너처(The Signature)의 스타일은 가장 남성적인 포도품종으로 알려져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를 혼합하여 만든 와인으로 ‘강함’에 ‘다른 강함’을 더하는 매우 독창적인 호주의 창조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호주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자리매김했고, 교과서적인 와인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호주의 명품와인들인 펜폴즈 빈389(Penfolds BIN 389)라든가 울프 블래스 블랙 라벨(Wolf Blass Black Label) 같은 추종작들을 잉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나이 중의 사나이라 할 수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의 블랜딩은 장기 숙성을 보장할 수 있는 와인이다.
실제로 호주의 와인, 특히 쉬라즈를 국제시장에서 인정받게 하고 유명하게 만든 것은 펜폴즈의 역할이 꽤 크다. 원래 쉬라즈는 프랑스의 론 북부 지방에서 생산되는 시라(Syrah)라는 포도 품종이 호주로 전파된 것이다. 시라는 강건하면서도 묵직한 스타일로, 때론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힘찬 남성적인 특성을 지닌다. 에르미타주(Hermi tage) 혹은 코트 로티(Cote Rotie)가 시라 품종으로 만든 대표적인 고급와인이다.
호주로 간 시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오시 쉬라즈(Aussie Shiraz)라고 불릴 정도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호주산 쉬라즈는 확실히 시라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묵직한 스타일의 떫은 맛이 강한 탄닌 성분이 많은 와인은 바로 마시기에는 너무 거칠게 느껴져 수년간 와인셀러에 보관한다. 이렇게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친 뒤에는 훌륭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으나, 호주의 쉬라즈는 와인셀러에 오래 보관하지 않고도 거친 탄닌이 잘 연마된 듯 부드럽고 매끄러운 맛이 느껴진다.
풍부한 향과 함께 조밀한 맛으로 구조가 탄탄한 쉬라즈는 아델라이드의 북서쪽에 위치한 바로사 밸리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호주 쉬라즈는 펜폴스사가 생산하는 그랜지(Grange)다. 호주의 쉬라즈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바로 펜폴스의 그랜지에 기인한다. 그랜지는 비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올해의 와인’(와인 스팩데이터 주관)에 선정돼 호주 와인의 위상을 드높였으며, 1999년에는 ‘20세기를 빛낸 와인’에 선정되어 명실상부한 호주 최고 와인회사로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
/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 -
위클리조선 -[1974호] 2007.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