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칼럼] 와인 황제` 로버트 파커는 누구인가? [조인스]

[e칼럼] `와인 황제` 로버트 파커는 누구인가? [조인스]

와인 향기 속으로 <6>

“이 와인은 RP 포인트(로버트 파커 점수)가 90점이 넘어요. 매우 좋은 와인이죠” 라고 와인샵이나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듣는 경우가 많다.

와인샵에서 와인을 구매하다 보면, 판매하는 사람이든 구매하는 사람이든, 미국의 유명 와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나 로버트 파커와 같은 유명 평론가들이 준 점수를 언급하고 그에 따라 구매 의사를 결정한다. 그 만큼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의 위력은 대단하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점수를 인정하거나 심지어 맹신하기도 한다. 특히 와인을 많이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좋은 와인을 고르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점수들은 좋은 참고가 되며 와인 선택을 쉽게 할 수 있게끔 도와 준다.

와인 황제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로버트 파커의 최근 한국방문은 와인 업계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재거리가 되었다. 많은 언론에서도 그에 대한 열띤 취재가 있었다. 와인을 좀 접해본 사람이라면 로버트 파커가 유명한 와인 평론가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가 확실 누구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중요한 인물로 알려졌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마도 별로 없을 것이다.

공식적인 방문으로는 이번이 처음인 그는 신라호텔과 삼성카드에서 개최하는 갈라 디너에 참석하여 와인 애호가들은 좀 더 가까이 그를 접하고 대화도 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그런데 참석한 일부 와인을 사람들이 로버트 파커에게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 = 영어로 버건디 Burgundy 라 부름) 지방의 와인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은 요즘 국내에서 뜨고 있는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하는 와인이다. 그러나 이 질문은 로버트 파커 에겐 매우 난감 했을 것이다. 왜냐면 그는 유일하게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는 와인 업계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미국을 포함해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파커 포인트에 의존하여 와인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특히 프랑스 보르도의 특급 와인들에 대한 평가에서 많이 돋보이는 역할을 했고 지금은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들을 제외한 전세계 와인들에 대한 평가를 한다.

변호사였던 그가 와인으로 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 프랑스 파리에서 현재 부인인 팻(Pat)과 함께 마셨던 와인들에 매력을 느끼면서부터 이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계속해서 와인을 마시고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1970년대 후반에 그는 와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 평가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우리에게 알려진 책 “와인 에드보켓(The Wine Advocate)” 이다. 와인을 막 알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로버트 파커의 와인 평가는 하나의 좋은 참고서 역할을 했다. 그가 발송하는 와인평가 뉴스레터는 와인을 잘 몰랐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영국에서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기자 출신의 젠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이 와인 마스터의 자격을 취득한 후 와인 평론가의 길을 걸었고 지금은 로버트 파커와 쌍벽을 이룬다. 이들은 가끔씩 동일한 와인을 가지고 대조적인 평으로 논쟁을 가지면서 전세계 와인 관계자 및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잰시스 로빈슨도 몇 개월 전에 현대 카드의 VIP 고객을 위해 초청되어 한국을 잠시 방문했지만 조용히 왔다 간 경우이다. 잰시스 로빈슨은 미국 보다는 영국에서 더 인정받는 유명 와인 평론가 이다.

와인 업계 및 애호가들이 로버트 파커를 인정한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후각과 미각의 우수성과 뛰어난 기억력 때문 이었다. 미국의 어느 와인 애호가를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그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거의 대부분의 와인을 맞춘다는 것이다. 포도품종이나 생산 지역 뿐만 아니라 빈티지(수확년도)와 생산자명 까지도 맞춘다는 사실이었다.

로버트 파커가 스타덤에 오르고 가장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었던 가장 큰 이슈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1982년 빈티지의 와인 평가였다. 그는 1982년을 세기적인 최고의 빈티지로 평가 했고 주변의 와인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에 회의적 이었으나 결국 로버트 파커의 예견은 적중했던 것이다. 파커의 포인트는 50-100점 사이에서 정해지는데, 90점이 넘으면 그 와인은 스타가 되어 가격은 높아지고 심지어 구하기 조차 힘들어진다. 반대로 파커 포인트가 70점대 아래로 평가 될 경우, 그 와인은 판매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로버트 파커는 유일하게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들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그가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들을 평가하지 않게 된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다. 1993년경에 부르고뉴의 매우 크고 유명한 와이너리인 패블리(Faiveley)가 로버트 파커를 법적으로 고소한 데서 시작된다. 그는 패블리 와이너리에서 배럴 테이스팅을 하고 그 와인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그리고 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같은 빈티지의 와인을 병으로 구매하여 다시 테이스팅 했을 때에는 배럴에서에서 맛보았던 맛과 많은 차이가 났다고 이야기했고 다시 점수를 재 조정하여 내놓았다.

이때 <패블리가 로버트 파커를 대상으로 사기친 것 아니냐>는 식의 오해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패블리는 로버트 파거를 법적으로 고소하게 된 사건이었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로버트 파커는 그가 소장했던 부르고뉴 와인들을 모두 팔아 변호사경비로 썼으며 결국은 합의로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로 인해 로버트 파커는 여러모로 많은 손실을 가졌다고 한다. 여하튼, 그 이후로 그는 부르고뉴 와인들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참고로,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에 있어서 유명 와인 평론가를 꼽으라 한다면 알렌 메도우즈(Allen Meadows)를 추천할 수 있다. 최근 부르고뉴 와인 생산자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입을 모아 추천하는 와인 평론가 이기도 한데 그는 부르고뉴 와인을 위주로 와인 평가를 하는데 홈페이지 www.burghound.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로버트 파커를 만났을 때 그의 와인 평가를 위한 테이스팅 방법에 대하여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하나의 와인을 평가하기 위해 3번 테이스팅 한다고 한다. 한번은 현지 에서 배럴 테이스팅 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미국에서 병에 있는 동일 빈티지의 와인들을 다시 테이스팅 한다. 그가 주는 점수 기준은 50점부터 100점 만점으로 5%는 와인의 색, 15%는 와인의 향기, 20%는 와인의 맛 그리고 나머지 10%는 그 와인의 숙성 잠재력을 포함한 여러가지 요소들이 포함된다. 그가 최고의 점수를 줄 때에는 와인의 숙성 잠재력과 발란스가 좋았을 때 이다.

◇ 로버트 파커의 신간 도서 소개
로버트 파커에 관련된 번역 도서가 국내에서 몇 가지가 소개 되어있다. 최근 출간된 『로버트 파커의 The Greatest Wine』는 원제 『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의 번역본은 로버트 파커가 뽑은 위대한 와인들을 국가별로 분류하여 하나씩 소개하면서 빈티지별 높은 점수의 와인들에 대한 테이스팅 노트까지 씌어 있다. 그 외에도 『로버트 파커의 보르도 와인』, 엘린 맥코이가 쓴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 란 번역물들이 나와 있다.

로버트 파커의 와인 평가에 대한 공식 홈페이지는 www.erobertparker.com 이다 .

최성순 칼럼니스트

 
2008.06.05 10:20 입력 / 2008.06.05 10:25 수정  중앙일보 조인스닷컴
 

프로필이미지

기자 페이지 바로가기

작성 2008.06.10 00:00수정 2008.06.10 00:00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탭샵바 5월 큐레이션 & 페어링
  • 아스티 로제 기사
  • 조지아 와인 판매 행사
  • 5월 도슨트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