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과 양조장, 유럽 5개국 와인어리 배낭여행
<기획 의도>
3개월 동안 배낭 메고 뚜벅뚜벅, 와인만 생각하며 와인 길을 걸었다
이 와인이 저 와인 같고 저 와인이 이 와인 같다!
와인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와인과 친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가슴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와인세계의 이질적인 언어에 가까스로 익숙해졌다가도, 사실 유럽 곳곳의 와인산지나 와인하우스가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기 때문에 알면 알수록 이 와인이 저 와인 같고 저 와인이 이 와인 같기만 했다. 전설적 와인이라고 해도 실제로 한 번도 마셔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와인의 본고장에 가서 포도밭을 거닐고, 양조과정도 살피고, 와인저장고도 구경하고, 와인메이커와 이야기도 나누고, 직접 그 와인도 마셔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와인에 대한 공부를 구체화하고 싶었다.
와인은 비싸고 사치스럽고, 와인투어는 무조건 럭셔리해야 하는 것일까?
프랑스 보르도의 이름난 샤토와 부르고뉴의 명망 높은 도멘느, 독일의 순박한 바인구트, 이탈리아의 소규모 테누타, 스페인의 기업형 보데가, 포르투갈의 기품 있는 포트하우스까지 모두 거쳐 갔다. 여행의 방식은 다소간 고단했다. 1박에 15유로 하는 호스텔에서 잠을 자고, 동네 마트에서 산 빵 한 조각으로 점심을 때우고,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채 기차와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야 했으니까. 그러나 와인을 살 때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았다. 소박한 풍요로움이었다.
<저자 소개>
소믈리에.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유럽과 일본을 몇 달씩 여행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티베트와 남미를 1년 넘게 여행했다. 와인은 8년 전 홍콩에서 근무할 때 처음 접했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 공부를 시작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와인 가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책의 내용>
와인에 이르는 길, 유럽 5개국 와인로드
프랑스 샹파뉴에서 시작해 알자스를 거쳐, 독일의 모젤과 라인가우에 갔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보르도를 걸었다. 그 후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로 움직였다. 장장 3개월, 배낭을 메고 뚜벅뚜벅 유럽 5개국의 주요 와인산지를 걷고 또 걸었다. 그 와인로드에서 약 600종의 와인을 시음하고, 약 60종의 와인을 사 마셨다. 이 책은 현지에서 썼던 여행일지를 중심으로 각 지역 여행안내소와 와인협회, 와인어리들에서 받은 가이드북과 담당자 명함, 직접 찍은 3천 장의 사진을 비교해 가면서 썼다.
와인어리 여행이면서 동시에 배낭여행
저자는 물론 와인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온 소믈리에이다. 동시에 유럽과 남미, 아시아에서 몇 차례의 장기간 배낭여행을 했던 경험이 있는 배낭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번 유럽 와인 여행에도 그 방식을 접목해 적은 비용으로 실속 있는 여행을 다녀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숙소도 가능한 한 저렴한 곳을 찾아 다녔다. 대신에 시음할 때를 제외하고 와인을 사마실 때에는 제값 주고 제대로 사서 마셨다.
와인로드는 결국 사람을 향한 길
포도주가 익어가는 마을로만 찾아다녀서 그런가, 이번 여행에서는 유난히 다정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여행안내소에서 만난 독일인 아줌마,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보르도 대학생, 프로방스의 노부부, 독일와인여왕, 손님을 빈손으로 보내지 않고 와인을 손에 쥐어주고, 아침부터 빈속에 와인을 시음해야 하자 치즈를 내놓고, 점심때가 되면 같이 먹자며 식당으로 이끌고, 부르트고 갈라진 손으로 기꺼이 와인을 대접하는 사람들. 이번 와인을 찾아 떠난 길에서도 남은 건, 마셔서 없어진 와인이 아니고 만나서 가슴에 남은 사람들이었다. 와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마리아주는, 역시 사람이다. 저자의 와인로드는 결국에 사람을 향한 길로 이어져 있었다.
프랑스 보르도의 8대 샤토를 만나다
프랑스 와인을 알면 세계 와인에 대해 반은 아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저자는 이 말에 덧붙여 보르도 와인을 알면 프랑스 와인의 반은 아는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 보르도를 대표하는 8개의 위대한 샤토를 일컫는 말이, ‘클륍 데 위트’이다. 여기에는 샤토 마르고, 샤토 디켐, 샤토 라 투르, 샤토 오브리옹, 샤토 라피트, 샤토 무통, 샤토 오존, 샤토 슈발 블랑이 속한다. 저자는 이중 네 곳의 샤토, 마르고, 디켐, 라 투르와 오브리옹을 방문해 양조시설을 견학하고, 양조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와인저장고를 둘러보고, 그곳의 명품 와인들을 시음했다. 그리고 와인저장고 공사 등의 이유로 방문이 불가능했던 곳에서는 해당 포도밭에서 그 와인을 만드는 포도를 따먹었다. ‘클륍 데 위트’를 모두 경험한 것이다.
와인은 무조건 고마운 것이다
그러나 막상 와인어리가 어디에 있든지, 또 규모가 크든지 작든지, 잘 알려진 곳이든지 아니든지 간에 직접 방문해서 양조가와 담당자를 만나 보면, 저자는 그동안 와인이 어떻다저떻다 입으로만 떠들었던 게 참 죄송스러웠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가와인은 고가와인대로, 양조가 한 명이 1년에 2천병쯤 만드는 작은 와인어리의 와인은 와인대로 얼마나 제각각 향기롭고 맛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양조가의 손은 어디에서든 다 똑같이 못생겼다. 그래서 저자에게 와인은 무조건 고마운 것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마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와인어리 방문 팁
이 책에 실린 유럽 5개국의 주요 와인산지와 방문한 와인어리, 그곳에 가장 가까운 기차역과 버스정류장, 소요시간, 숙박시설들은 저자가 일일이 발품을 팔아서 확인한 정보들이어서 유용하다. 그리고 와인어리를 방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행을 떠나기 전과 현지에 도착한 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 쉽다. 특히 저자가 무작정 부딪히고, 문을 두드려서도 와인을 마시는 것은 물론 식사를 대접받고 선물까지 챙겨 나오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이것을 보면 용기를 얻게 된다.
<주요 차례>
프랑스
모엣샹동-에페르네, 스트라스부르, 샤토 마르고, 샤토 디켐, 샤토 라 투르, 샤토 팔메르, 부르고뉴, 마콩, 샹베르탱, 보졸레, 투르, 낭트, 셍테밀리옹, 샤토 오브리옹, 페트뤼스, 코냑, 비도방-프로방스, 샤토네프 뒤 파프, 반돌, 코트로티, 에르미타주
독일
베른카스텔, 코블렌즈, 뷔르템베르크, 요하니스베르크
이탈리아
토리노-피에몬테, 팔레르모-시칠리아, 바르바레스코, 바롤로, 베로나, 시에나, 몬탈치노, 몬테풀치아노
스페인
코스테르 델 시우라나, 산트 사두르니, 토레스, 아로-리오하, 라 리오하 알타, 바야돌리드-리베라 델 두에로, 헤레스
포르투갈
빌라 노바 드 가이아-포루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