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츠, 장크트 마르틴의 포도밭
출발
나는 독일 팔츠(Pfalz)를 방문하여 포도재배지를 직접 견학하고, 와인 양조기술을 체험하기 위해 2011년 9월 15일 오후 1시 45분에 인천 국제공항에서 독일 루프트한자 LH 713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여행은 와인 양조기술을 체험하고 싶다는 나의 생각에 따라 근 2년 전부터 미리 계획되어 이제 실행된 것이다. 그 동안 나의 생각을 실현 시켜주기 위해 나를 도와준 나의 독일 친구에 대한 고마움과 독일 현지에 도착하면 어떻게 미지인들로부터 와인양조기술을 배우고, 체험할 것인가 등에 대한 걱정들이 틈틈이 나에게 밀려왔다.
특히 내가 독일로 떠나기 10여일 전에 독일친구가 나에게 보내준 독일신문보도 내용은 나를 더욱 걱정스럽게 하였다. 보도 내용에 의하면 기상 이변으로 금년 5월에 독일의 포도재배지역에 때늦은 서리가 내렸으며, 8월 29일에는 모젤(Mosel)의 벨덴츠(Veldenz) 포도재배지역에 테니스공만 한 크기의 우박이 내려 몇몇 포도 재배농가들이 포도수확을 포기하게 하여, 근 3천만 유로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었다. 단지 다행스러운 것은 금년 봄에 작년 보다 더 일찍 포도나무가 개화했기 때문에, 최적 포도수확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가고 있는 팔츠의 포도재배지역도 이와 같은 피해가 있었을까? 또한 포도수확이 앞 당겨졌다면 포도수확 체험을 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우려였다.
그러는 동안 시간이 거의 10시간이 흘러 내가 탄 비행기가 현지 시간 9월 15일 오후 6시 25분에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입국수속은 간단하였으나 짐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찾는데 근 1시간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짐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출구 앞에서 나의 독일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나를 프랑크푸르트로부터 팔츠까지 이미 예약되어 있는 나의 숙소로 데려다 주기 위해 마중 나온 것이다. 주차장까지 걸어가서 자동차에 짐을 싣고 우리가 목적지를 향해 떠났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좀 지난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도움으로 우리는 밤 10시 30분쯤에 팔츠의 로트 운터 리트부르크(Rhodt unter Rietburg)에 도착하였다. 숙소의 주인인 루츠(Lutz, gästehaus zum schreiner)씨 부부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루츠씨 부부는 그날 아무 연락이 없어 내가 내일쯤 올 것으로 생각 했다고 한다. 매우 늦었으므로 나의 친구는 나중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고 그 즉시 다시 자기의 집이 있는 율리히(Jülich)로 떠났다. 아마도 3시간 이상 걸렸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로트 운터 리트부르크에서 나의 4주간의 독일생활이 시작되었다.
로트 운터 리트부르크
팔츠에는 매년 8월 마지막 토요일에 세계에서 가장 긴 와인축제가 거행되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바인쉬트라쎄(Weinstraße)가 있다. 이것은 1935년에 개통되었으며, 남부의 슈바이겐(Schweigen)으로부터 북부의 복켄하임(Bockenheim)까지 약 85km이상 뻗쳐있다. 그사이에 바켄하임(Wachenheim), 바트 뒬크하임(Bad Dürkheim), 다이데스하임(Deidesheim), 노이쉬타트(Neustadt), 장크트 마르틴(Sankt. Martin), 란다우(Landau), 안바일러(Annweiler), 라인스바일러(Leinsweiler), 바트 베르크자베른(Bad Bergzabern), 되렌바흐(Dörrenbach) 등과 같은 포도재배지로도 유명하고, 팔츠 산림의 경치가 아름다워, 휴양지로도 유명한 도시와 마을 들이 산재해 있다. 로트 운터 리트부르크도 바인쉬트라쎄가 통과하는 마을로서 1,1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마을에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은 로마인이 이 지역을 지배하던 1-4세기경으로 추측되고 있다. 단지 처음으로 역사적으로 증명된 날짜는 지금은 폐허가 되어 로트의 뒷산에 남아,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는 리트부르크 성곽이 1200년에서 1204에 걸쳐 건축되었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밤에 도착하느라고 아무 것도 보지 못했던 외부로 산책을 나갔다. 루츠씨네 집에서 에데스하임(Edesheim)쪽으로 불과 20미터 정도 걸어 나가니, 이미 포도밭이 평지에 바다와 같이 펼쳐져 있지 않은가! 포도밭 사이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는 중에 도처의 포도나무마다 백포도 송이와 적포도 송이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때 동시에 내가 비행기에서 포도수확기를 걱정한 것이 기우였구나 하는 생각이 나의 머리를 갑자기 스쳐갔다. 산책 후에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가보니 전형적인 독일식 아침식단으로 빵, 치즈, 소시지, 오렌지주스, 과일, 커피 등이 차려져 있어 맛있게 먹었다.

아침 산책길 옆의 포도나무(리슬링과 도른펠트)
리트부르크
우선 로트 마을과 주변 지역에 대해 알기 위해 마을을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였다. 그 후에 부레터스베르크[Blättersberg, 618미터, 하르트(Haardt)산맥에 속함]의 535미터 지점에 있는 폐허가 된 리트부르크 성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마을에서 그쪽 산 밑으로 가는 길 주위는 모두가 포도밭이었으며, 가끔 사과와 배가 탐스럽게 가득 열린 사과나무와 배나무가 보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밤나무와 똑같은 밤나무가 도처에서 심어져 있어 그대로 밤알이 밑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으로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지역 사람들을 제외한 독일 사람들은 아직도 이 밤을 먹을 줄 모른 다는 사실이었다. 별장 루드빅스회에(Villa Ludwigshöhe, 1852년 완공)를 지나 뒤쪽으로 돌아가니 리트부르크까지 올라가는 리프트(Sessellift) 설비가 있었다(1954년 설치, 길이 220미터, 일인당 왕복 8유로). 리프트를 타고 리트부르크 성곽 옆까지 올라가는데 8분 정도 걸렸다. 역사적으로는 이 성곽은 상기한 바와 같이 1200에서 1204년 사이에 콘라드 2세, 폰 리트(Konrad II, von Riet)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1470년 바이쎈부르거 사투(Weißenburger Fehde) 동안에 이 성곽이 심히 파괴 되었으나, 그때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으며, 1525년 농민 전쟁시에는 피해가 없었으나 30년 전쟁(1618-1648)시에 결국은 파괴되어 지금까지 재건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다. 성곽으로 가보니 성곽 벽에는 “리트부르크. 약 1200년에 건축됨, 그 후 제국의 성채 그리고 폰 리트, 웩센쉬타인(Ochsenstein), 라이닝겐(Leiningen) 밑 스파이어의 주교들과 주교좌 성당참사회로 소유가 교체됨. 30년 전쟁에서 파괴.” 라고 글이 쓰여 진 철판이 붙어 있었다. 성곽의 일부가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야외 간이식당으로 되어 있었으며, 여러 관광객 들이 발밑에 펼쳐져 있는 포도밭과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그날따라 화창했던 가을 날씨를 즐기고 있었다. 리트부르크에서 로트 마을을 내려다보니 매우 아름다웠으며, 주위는 에덴코벤(Edenkoben), 에데스하임(Edesheim), 하인펠트(Heinfeld) 및 베이어(Weyher)와 같은 마을로 둘러 싸여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끝이 없는 듯이 전개된 광활하고 아득한 포도밭, 그것은 정말로 장관이었다.
팔츠의 포도재배 기원
포도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로 전해지고 있다. 고고학적 발굴물에 의하면 지구상에 포도나무가 약 1억 3,000만 년 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야생포도나무가 남부 코카서스(Caucasus)에, 또한 마찬가지로 열대기후 지역에서 자라는 것으로 추측되었다.
팔츠에서는 1세기 이후부터 포도재배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웅쉬타인(Ungstein)에서 발굴된 로마인의 와인 압착기 혹은 마찬가지로 바켄하임에서 발굴된 “빌라 루스티카(Villa Rustica, 로마인의 농촌빌라)”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포도나무가 로마인과 함께 서기기원 조금 후에 그들에 의해 정복된 땅에 보급되었다. 그들은 단지 편리함을 위해 그들의 남부 고향인, 이탈리아의 포도나무를 더 북쪽위도에 있는 팔츠에 이식하였다. 그들은 와인을 암포라(amphora, 포도주 저장 및 운반용 용기)에 넣어 여기까지 수송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더 마실 수 있게 하기 위해 직접 포도를 경작하였다. 중세기에는 수도원이 와인제조 일을 떠맡았으며, 새롭게 품질을 개선하였다. 팔츠에서 포도밭이 사유화 된 것은 나폴레옹이 라인 지역 좌측을 정복하였을 때인, 1803년이라고 한다.
팔츠의 포도재배
독일에는 포도재배 지역이 13곳이 있다. 그 중에서도 독일에서 제일 많은 포도경작지를 지닌 지역이 라인헤쎈(Rheinhessen, 26,444헥타르)이며, 두 번째로 많은 포도경작지를 지닌 곳이 팔츠(23,462헥타르)이다. 지금도 독일 포도주의 세 병 중에 한 병이 “신의 정원”이라 말하는 팔츠로부터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팔츠에서 포도밭은 평균수면보다 100 내지 350미터의 고도에 있다. 포도밭의 약 90%가 경사도가 10%이하이며, 매우 적은 면적의 포도밭이 경사도가 20%이상이다. 포도재배 벨트는 단지 7킬로미터의 폭을 지닌다. 포도재배지역은 라인 강에 평행으로 뻗어 있으나 어떠한 곳도 라인강과 접한 곳이 없다.
팔츠의 지역은 두 개의 남부 바인쉬트라쎄(Südliche Weinstraße, 12,555헥타르)구역과 중부하르트-도이췌 바인쉬트라쎄(Mittelhaardt-Deutsche Weinstraße, 10,928헥타르)구역으로 나뉜다. 남부 바인쉬트라쎄로 불리는 지구는 슈바이겐(Schweigen)으로부터 바트 베르크차베른(Bad Bergzabern), 란다우(Landau)와 에덴코벤(Edenkoben)을 거쳐 노이쉬타트(Neustadt)까지이다. 중부하르트-도이췌 바인스트라쎄는 북쪽의 라인헤쎈 경계에서 시작하며, 쩰러탈(Zellertal), 그륀쉬타트(Grünstadt), 바트 뒬크하임(Bad Dürkheim)과 다이데스하임(Deidesheim)을 거쳐 노이쉬타트까지 뻗어 있다.
이와 같이 팔츠의 포도재배지는 두 개의 구역(Bereich)으로 나뉘며, 그 내부에 25개의 그로스라게(Großlage)와 325개의 아인첼라게(Einzellage)가 있다. 팔츠에는 약 4,000명의 포도경작자가 있으며, 그 중에 약 45%가 포도농사를 주업으로 경작하고 있다. 팔츠에서 포도재배는 이미 매우 오랫동안 높은 위상을 지켜왔으며. 와인은 팔츠에서 중요한 경제요소이다. 현재 팔츠에서는 거대한 전통적인 포도재배 및 양조장 이외에 또한 1,600개(그들은 팔츠의 경작면적의 3/4 이상을 경작한다.)의 작은 기업과 21개의 협동조합 산하에 속하는 훌륭한 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숙박하고 있던 로트의 포도재배지는 남부 바인쉬트라쎄 구역에 속하며, 로트에만 포도를 재배하고 양조하는 바인굿(Weingut)이 22군데나 있다. 그중에서도 하인리히 크리거( Heinrich Krieger), 페더-카스타니엔호프(Fader-Kastanienhof), 크리스티안 호이슬러( Christian Hueßler) 등의 바인 굿이 유명하다.

하인리히 크리거 바인 굿 전경
기후와 토양
팔츠에서 자라는 포도가 훌륭한 와인이 생기게 하는 것은 기후와 토양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 연 중 1,800내지 2,000 사이의 일조시간은 포도재배를 위해 매우 따뜻한 기후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며, 하르트 산맥과 팔츠 숲은 찬바람과 강우로부터 포도밭을 보호하고 있다. 연 중 11도의 평균 온도와 심한 서리가 내리는 날이 드문 것은 거의 지중해성 기후와 같은 온화한 기후를 제공하기도 한다 팔츠에서의 년 평균 강우량은 668미리미터이다.
토양의 다양성이 팔츠에서 다수의 포도종자에게 매우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단층, 화산폭발, 가끔 있었던 바닷물의 범람과 황토퇴적물은 다양한 모양의 토양구조를 만들어 주었다. 중앙하르트에 있는 토양은 가볍다- 찰흙, 모래, 점토, 이회암이 우세하다. 물 투과성이 좋아, 포도나무가 따뜻하게 자라나, 충분한 물을 섭취하기 위해 깊이 뿌리가 박혀있다. 남부 바인쉬트라쎄에서는 토양이 더 점토를 지니기 때문에 더 무거우며, 더 양분이 풍부하다. 두 지구에는 폐각석회, 석묵, 반암지역과 혈암지역이 존재하기도 한다.
팔츠의 포도밭토양은 하르트 산맥과 바스가우스(Wasgaus)의 황토와 잡색 사암에 의해 특징지어진다고 말해지고 있다. 산지의 2/3에 점토토양과 이토토양이 있다. 석회 이회토 및 적저통, 현무암과 점판암으로부터의 산발적인 토양들이 그 지역 표면에 흩어져 있다.

장크트 마르틴에서 바라본 홈바흐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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