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 오키나와에서 즐기는 와인

 

높은 인기를 받는 국내 관광지로서 한국에 제주도가 있다면 일본에는 오키나와가 있다. 수도 도쿄에서 비행시간 2시간만으로 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하와이, 동남 아시아 등 해외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바다, 원시림 같은 예부터 그대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자연, 일년 내내 따뜻한 남국의 낙원… 그런 분위기가 동경을 받고 있다는 것은 역시 한국인들이 제주도를 찾는 이유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또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 중국에서의 영향 양쪽을 받아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1879년까지 존재한 류큐왕국 때문에 특유의 역사 유적, 음식,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어서 기타 국내 여행지와 다른 독특한 매력으로 여행자를 매혹하는 곳이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기 때문에 항상 따뜻한 휴양지 이미지가 있는 오키나와. 그래도 1-2월은 기온이 10도까지 떨어질 때도 있고, 아침 저녁은 쌀쌀해진다. 해수욕은 못하지만 관광객이 적어 오히려 문화 탐방하기에 좋은 이 계절에 우리는 오키나와로 떠났다. 인천에서 직항편으로 2시간15분. 2012년 2월에는 임시로 부산에서의 직항도 운영되어 이것을 이용했다.

 

목적지를 결정한 다음 우선 알아 보는 것은 역시 현지의 음식과 술에 대해서이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술은 “아와모리”라고 하는 일본주(사케)를 증류한 증류주이다. 특이한 점은 일본 사케는 보통 맵쌀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아와모리는 전통적으로 맵쌀보다 더 길쭉하고 찰기가 적은 인디카(타이)쌀을 사용한다.

 

일본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오키나와라고 하면 아와모리” 바로 그렇게 답이 나올 정도로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것이지만, 혹시 오키나와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곳도 있을까 찾아 봤다. 최근들어 일본 곳곳에는 와인 생산을 시도하는 의욕적인 와이너리를 자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일반적인 “와인”을 생산하는 곳은 없는 것 같았다. 잘 떨어지지 않는 기온, 그리고 여름에 자주 오는 수많은 태풍 때문에 오키나와에서의 포도 재배는 어려움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토착품종을 이용한 와인개발에 착수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어 봤지만 아직 시험단계인 것 같았다.

 

오키나와에서는 포도 대신에 특산 농산물인 아세로라, 패션푸르트, 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을 이용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 그걸 시음할 수 있는 곳도 찾아 냈다. 사실, 이전에 친구에게 오키나와의 파인애플와인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와인이라고 부르기가 불편할 정도 깊은 풍미가 전혀 없었다. 그런 경험 때문에 이번에 오키나와 방문시에도 이러한 와인에 대하여 큰 기대는 없었지만, 양조시설을 갖춘 곳이라니 여행 일정에서 뺄 수가 없었다. 향한 목적지는 이토만 관광 농원(糸満観光農園). 


퍼터 골프, 산악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는 넓은 부지에 이토만 와이너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토만 관광 농원의 한 시설이기도 한 건물, 와인관은 양조시설 구경과 같이 홍보자료를 보면서 시음하고 직접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키나와에서 재배된 아셀로라 또 패션푸르트로 만든 와인 4가지를 시음했는데, 그 풍미와 바디감에 솔직히 놀랐다. 그냥 과즙과 벌크와인을 섞은 리큐어 스타일이나, 단순한 과일향을 품기는 달콤한 가벼운 스타일이라는 선입견을 반성할 정도 잘 만들어진 와인이었다. 

 

와인의 원료가 되는 과일(아세로라, 패션푸르트)은 오키나와 이토만시 중심으로 위치하는 계약농가들이 정성껏 재배한 것이다. 산호의 화석이 포함된 토양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오키나와의 뜨거운 여름 햇빛과 함께 재배되는 과일의 성분에 좋은 영향을 준다. 특히 아세로라는 “과일 영양제”라고 불릴 정도 비타민C가 풍부하며 그 함유량은 무려 레몬의 35배가 된다. 또, 폴리패놀 성분도 풍부하다. 과일의 영양 성분을 그대로 담은 와인. 그 완성에 있어서는 몇 년에 걸치는 개발 담당자들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일본와인의 메카 야마나시현 그리고 미야자키현의 유명 와이너리 “추노 와인”에서의 기술연수를 받고도 원료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아세로라 농가와의 계약재배 시작부터 상품으로 출하 될 때까지 무려 7년이나 걸린 것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아세로라 와인을 시음해 봤다. 알코올 도수 12%의 미디엄 바디. 진한 연어살색의 외관은 남부 프랑스의 로제를 연상 시키며, 그 맛은 폴리페놀 성분이 많아서 그런지 레드와인에 가까운 무게가 있는 스타일이다. 떫은 맛도 적당히 있기 때문에 너무 차게 먹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산딸기, 스파이스향이 느껴지고 과실 특유의 약간의 단맛과 신선한 산미가 균형 잡혀있었다. 식사와 다양한 마리아주를 생각할 수 있는 식중주로서 적합할 것 같고, 특히 독특한 산미가 이태리 와인처럼 토마토를 기본으로 한 음식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키나와의 햇빛과 바다의 바람 향을 품은 공기와 잘 어울리는 경쾌한 와인. 현재 해외 수출은 안 하고 있지만 일본 본토에서는 판매처가 늘어나고 있다. 활동 홍보를 의욕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이토만 관광농원에서 오키나와 만의 와인 체험을 즐겨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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