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크룩 Krug

프랑스 프랑스 FranceHOME www.krug.com

크룩(Krug)은 1843년 조셉 크룩(Joseph Krug)이 프랑스 샹파뉴의 랭스(Reims)에 설립한 샴페인 하우스이다. 조셉 크룩은 해마다 달라지는 기후 조건에 좌우되지 않고 매년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샴페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정 빈티지의 우수성에 의존하기보다 각 포도밭과 개별 구획의 특성을 이해하고, 여러 해에 걸쳐 축적한 리저브 와인을 활용해 풍부하고 완성도 높은 샴페인을 만든다는 철학이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1848년 자신의 개인 노트에 기록했으며, 이는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크룩의 핵심 양조 철학이 되었다.

이 철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와인이 크룩 그랑 퀴베(Krug Grande Cuvée)이다. 일반적인 논 빈티지 샴페인과 달리 크룩은 이를 멀티 빈티지(Multi-Vintage) 샴페인으로 정의한다. 한 해의 와인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풍부한 아로마와 풍미를 완성하기 위해 여러 연도의 와인과 방대한 리저브 와인을 블렌딩하며, 각각을 새로운 **에디션(Édition)**으로 선보인다. 각 에디션은 동일한 레시피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연도와 구획에서 얻은 와인을 새롭게 조합해 크룩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구현한다.

크룩의 샴페인 메이킹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은 '하나의 구획, 하나의 와인(One Plot, One Wine)'이다. 샹파뉴는 수많은 작은 포도밭 구획으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같은 마을과 품종이라도 토양, 미기후, 경사와 포도나무의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조셉 크룩은 이러한 차이에 일찍부터 주목했고, 각각의 구획에서 수확한 포도의 특성을 개별적으로 이해하고 보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포도의 성숙도와 수확 시점을 구획별로 세밀하게 관찰하고, 수확한 포도 역시 구획별로 압착하고 양조한다. 작은 오크 배럴을 이용한 개별 발효 역시 이러한 철학에서 비롯된다. 오크의 풍미를 강하게 입히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 소량의 와인을 구획별로 분리해 양조하면서 각각의 개성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개별 와인은 최종 블렌딩을 위한 하나의 팔레트를 이루며, 서로 다른 색의 조각으로 모자이크를 완성하듯 하나의 샴페인으로 결합된다.

테이스팅은 크룩 샴페인 메이킹의 핵심 과정이다. 테이스팅 위원회는 해당 연도의 약 250개 와인과 이전 약 15년에 걸쳐 보존된 약 150개의 리저브 와인을 포함해 한 해 약 400개의 와인을 평가한다. 수개월에 걸친 반복적인 테이스팅을 통해 개별 와인의 아로마와 풍미뿐 아니라 신선함, 구조, 개성과 숙성에 따른 변화까지 세밀하게 기록하며, 한 해 약 5,000개의 테이스팅 노트를 축적한다. 이러한 방대한 기록은 각각의 와인이 최종 블렌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크룩의 방대한 리저브 와인 라이브러리는 하우스 스타일을 완성하는 핵심 자산이다. 여러 해에 걸쳐 보존한 다양한 구획의 와인은 단순히 빈티지 간 품질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연도의 개성과 아로마, 구조와 숙성에서 얻어진 풍미를 더함으로써 한 해의 와인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깊이와 복합성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크룩 그랑 퀴베를 구성하는 연도의 수와 베이스 와인의 수, 품종 비율과 리저브 와인의 비중은 에디션마다 달라진다.

크룩에게 시간은 제약이 아니라 샴페인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개별 구획의 양조와 반복적인 테이스팅, 리저브 와인의 축적과 정교한 블렌딩에 이어 병 안에서 이루어지는 긴 숙성을 통해 서로 다른 요소가 하나의 조화로운 샴페인으로 발전한다. 크룩 빈티지는 특정 연도의 개성을 충분히 발전시키기 위해 10년 이상 셀러에서 숙성한 뒤 선보인다. 크룩 특유의 깊이와 복합적인 아로마, 섬세한 버블과 긴 피니시는 이러한 긴 시간과 세밀한 양조 과정이 축적된 결과이다.

크룩에서 그랑 퀴베와 빈티지는 단순한 품질의 상하 관계로 구분되지 않는다. 그랑 퀴베는 여러 연도와 수많은 구획의 와인을 블렌딩해 해마다 가능한 가장 풍부하고 완전한 샴페인을 구현하려는 조셉 크룩의 철학을 상징한다. 반면 **크룩 빈티지(Krug Vintage)**는 특정 연도의 기후와 포도가 만들어낸 독특한 성격을 표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때 만들어진다. 멀티 빈티지가 여러 해의 개성을 결합해 완성도를 추구한다면, 빈티지는 하나의 해가 지닌 고유한 이야기를 표현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크룩 클로 뒤 메닐(Krug Clos du Mesnil)과 크룩 클로 담보네(Krug Clos d'Ambonnay)는 하나의 포도밭이 가진 개성을 극한까지 보여주는 샴페인이다. 클로 뒤 메닐은 르 메닐 쉬르 오제(Le Mesnil-sur-Oger)의 벽으로 둘러싸인 1.84ha 포도밭에서 수확한 샤르도네만을 사용하는 단일 포도밭 블랑 드 블랑이며, 클로 담보네는 암보네(Ambonnay)의 벽으로 둘러싸인 0.68ha 포도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만으로 만드는 단일 포도밭 블랑 드 누아이다. 여러 연도와 구획을 결합하는 그랑 퀴베와 하나의 구획만을 표현하는 두 클로는 서로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와인이 지닌 개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동일한 철학에서 출발한다.

크룩 로제(Krug Rosé) 역시 하우스의 블렌딩 철학을 독창적으로 보여주는 샴페인이다. 여러 연도와 품종의 와인에 전통적인 마세레이션 방식으로 양조한 피노 누아 레드 와인을 더해 색과 구조, 풍미의 깊이를 완성한다. 그랑 퀴베와 마찬가지로 에디션 방식으로 출시되며 각 에디션의 품종 구성과 리저브 와인의 비율도 달라진다.

크룩 컬렉션(Krug Collection)은 시간에 대한 크룩의 철학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표현이다. 일부 크룩 빈티지를 하우스의 셀러에서 더욱 오랫동안 숙성한 뒤, 시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깊이와 복합성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선보인다. 새로운 블렌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빈티지가 훨씬 긴 숙성을 거치면서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샴페인이다.

크룩 가문의 철학은 6대에 걸쳐 이어져 왔다. 5대 앙리 크룩(Henri Krug)의 아들 **올리비에 크룩(Olivier Krug)**은 1989년 가업에 합류해 다양한 업무와 테이스팅 경험을 쌓았으며, 크룩 가문 6대손으로서 하우스의 철학을 계승하고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일본에서 직접 활동하며 현지 와인 업계와 관계를 구축한 경험은 크룩이 아시아 시장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크룩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힘이나 풍부함만이 아니다. 강렬함과 우아함, 풍부함과 신선함, 깊이와 정교함 사이의 대비와 조화가 크룩 스타일을 이루는 핵심이다. 서로 다른 구획과 품종, 연도와 리저브 와인이 하나의 모자이크처럼 결합하면서 복합적인 아로마와 층위 있는 풍미, 섬세한 질감과 긴 피니시를 만들어낸다.

1843년 조셉 크룩이 시작한 개별 구획에 대한 존중, 방대한 리저브 와인, 블렌딩의 예술, 그리고 시간에 대한 인내는 크룩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이다. 여러 연도의 수많은 와인을 결합한 그랑 퀴베부터 하나의 빈티지를 표현하는 크룩 빈티지, 단 하나의 포도밭을 표현하는 클로 뒤 메닐과 클로 담보네까지 서로 다른 샴페인을 관통하는 것은 각각의 와인이 지닌 개성을 이해하고 이를 가장 완전한 형태로 표현한다는 하나의 철학이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뉴스 전체보기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 조지아 와인 쇼
  • 비뉴베르데 와인시음회
  • 부쇼네 없는 20년, 프랑스 코르크 기업
  • OIVE 행사
  • 와인21비즈
  • 2026 감베로 로쏘
  • 비뉴 베르데 산지 소개 기사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