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포나(Philipponnat) 가문은 1522년부터 샹파뉴에서 포도나무 재배를 시작하였다. 샹파뉴의 핵심 지역인 아이(Aÿ)와 디지(Dizy) 사이 르 레온(Le Léon)에서 처음 시작하였으며, 여전히 이 지역과 인근 마뢰이-쉬르-아이에 20헥타르 가량의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을 소유하고 있다. 처음 포도나무를 키운 아브릴 르 필립포나(Apvril le Philipponnat) 시절부터 루이 14세의 왕실을 비롯한 여러 곳에 와인을 납품하였다. 특히 1999년 15대손 샤를 필립포나(Charles Philipponnat)가 샴페인 하우스의 운영을 맡은 후부터 국외로도 명성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여, 현재는 샴페인 애호가라면 누구라도 인정하는 고품질의 샴페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유명세의 속도가 가히 놀라울 정도인데, 2023년 드링크 인터내셔널(Drink International)이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샴페인 브랜드(World Most Admired Champagne Bands)에서 11위에 올랐다. 그 앞에는 동 페리뇽, 모에 샹동 등 공룡 같은 샴페인 하우스들이 위치해 있는데, 이 정도 중소규모의 샴페인 하우스로서는 무척 이례적인 순위이다. 또한 2022년 22위에서 1년 만에 11단계 상승하였는데, 앞으로 10위 안으로 진입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여겨진다.
이렇게 빠른 성장을 보인 것은 무엇보다 샴페인의 퀄리티가 좋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가문의 포도밭으로 유지해온 아이와 마뢰이-쉬르-아이 지역의 그랑 크뤼 및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은 샹파뉴의 심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높은 품질의 포도를 생산한다. 특히 이 지역은 피노 누아에 더욱 적합해 보이는데, 이에 필립포나는 모든 샴페인에 피노 누아를 60-70%의 비중으로 사용한다.
샤를이 운영을 맡은 20세기 후반부터 시도한 여러 가지 변화 또한 품질 향상에 중요했다. 18세기에 지어진 1.5km 길이의 셀러에서 더욱 오래 숙성한 후 샴페인을 출시하였고, 발효도 탱크, 푸드레(Fourdre), 작은 배럴 등 다양한 형태를 사용했다. 필립포나를 함께 이끌고 있는 셀러 마스터 티에리 가니에르(Thierry Garnier)의 뛰어난 능력도 한몫했다. 솔레라 시스템의 리저브 와인이 더욱 잘 익어갈수록 샴페인의 품질은 크게 향상하였다.
또한 필립포나에서는 논빈티지(NV) 샴페인의 경우도 백라벨에 가장 높은 비율로 사용된 와인의 빈티지와 도사주(dosage), 데로그주멍(degorgement)의 날짜가 적혀있다. NV 샴페인까지 이런 표시한 것은 샴페인 하우스 중에서 최초인데, 이러한 작고 섬세한 배려들 또한 필립포나의 현재 명성에 기여했음에 틀림없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